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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온하랑의 심장은 두 번 크게 뛰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손에 든 작은 빨간 방울토마토를 만지작거리며 무심한 듯 물었다.

“뭐가 그렇게 좋아?”

그러자 부승민은 손을 닦으며 온하랑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부드럽고 그 속에는 별빛처럼 빛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냥... 그저 기뻐.”

그는 이전에 받은 두 개의 이메일로 인해 느꼈던 모든 답답함이 사라진 것 같았다.

“아, 그래.”

대충 대답한 뒤, 온하랑은 그가 김시연과 자신이 한 통화를 엿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씻은 방울토마토를 들고 부엌을 나서려고 했다.

그러나 부승민은 온하랑의 앞을 가로막고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온하랑은 그를 피해 옆으로 한 걸음 옮기려 했지만 부승민도 따라 움직였다.

“뭐 하는 거야?”

온하랑은 미간을 찌푸렸다.

부승민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에서 과일 접시를 받아들고 조리대 위에 올려두며 말했다.

“하랑아, 난 정말 행복해.”

그의 목소리는 이미 하늘 끝까지 올라간 듯 들떠 있었다.

“기쁘면 기쁜 거지 왜 자꾸 나한테 말하는 건데?”

온하랑은 약간 짜증이 난 듯 말했다.

“알았어. 하랑아, 너 진작부터 나를 좋아했구나.”

“자만하지 마.”

“자만하는 게 아니라 네가 직접 말했잖아.”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부승민의 눈가에는 약간의 붉은 기운이 맴돌았다.

온하랑이‘만약 부승민이 죽으면’이라고 말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부승민은 나머지 모든 말을 들었다.

그리고 이제야 온하랑이 그를 좋아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부승민은 그녀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주었다.

그 당시 그의 관심은 다른 사람에게 향해 있었고 온하랑이 자신을 바라볼 때마다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부승민은 온하랑의 뜨거운 사랑을 잃어버렸고 그녀가 가장 그를 사랑했을 때 그 기회를 놓쳐버렸다.

이를 깨달았을 때, 온하랑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하지만 부승민은 다행히도 그녀를 다시 붙잡았다.

이제 그는 그녀에게 조금씩 더 다가갈 것이다.

“난 아무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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