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06화

두 남자가 눈빛을 주고받았다. 왼쪽에 있던 남자가 사진 세 장을 꺼내 테이블 위로 올려놓더니 부승민의 앞에 내밀었다.

부승민은 어두운 표정으로 사진을 집어 들어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그중 두 장은 이미 이메일에서 본 적이 있는 사진이었지만 세 번째 사진은 처음 보는 것 같은 사진이었다.

사진 속 온하랑은 병상 위에 누워 잠들어 있었고 옆에는 아기 포대기가 있었다.

부승민은 쿵쿵 뛰는 심장을 억지로 진정시키며 고개를 들어맞은 편에 있는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더 있습니까? 사진 속 아기는 지금 어디 있는 겁니까?”

남자가 대답했다.

“사진은 많고도 많죠. 아기가 어디 있는지는 찰스 님의 성의에 달려있겠죠.”

“원하는 게 뭡니까?”

“죄송하지만 찰스 님, 저에게는 결정권이 없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저희 주인님께서 협상하러 찾아오실 겁니다.”

“알겠습니다.”

부승민이 다시 고개를 숙여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마실 건 뭐 드릴까요?”

“뭐든 괜찮습니다.”

문을 열어줬던 남자가 차 두 잔을 우려 각각 부승민과 비서의 앞에 놓아주었다.

“천천히 드시고 계세요.”

호텔 밖의 육광태는 은밀한 장소에 숨어 호텔 입구를 예의주시하며 수시로 시간을 확인했다.

“형씨, 불 좀 있어요? 라이터 좀 빌립시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육광태는 고개를 돌려 그 남자를 흘겨보며 아무렇게나 대답했다.

“없어요.”

“알았어요.”

휴대폰을 확인하던 육광태는 문득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하고는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조금 전 그 사람은 분명 백인이었는데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정말 라이터가 필요했다면 길거리에서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빌려도 될 텐데 왜 하필 육광태에게까지 찾아왔던 걸까?

육광태는 곧장 몸을 돌렸다. 조금 전의 그 백인이 웃으며 무거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퍽”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육광태는 순간적으로 시야가 캄캄해지더니 곧이어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큰일 났다!

두 사람은 지금 속은 거다!

남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