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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남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천 한 조각을 꺼내 온하랑의 입을 틀어막고는 두 손으로 그녀를 침대 위까지 들어 올렸다.

온하랑이 애써 발버둥 쳐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남자는 순식간에 온하랑의 발까지 묶어버리고는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반항하지 마, 그래봤자 아무 소용 없으니까, 아가씨.”

“...”

남자의 행동으로 온하랑은 지금 방 안에 이 남자 한 명만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온하랑을 침대 위로 내던진 남자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온하랑은 힘겹게 고개를 들어보았다. 어둠 속에서 휴대폰 화면의 불빛이 유난히 밝게 느껴졌다.

그는 온하랑에게서 등을 돌린 채 어딘가로 전화를 걸고 있었다.

온하랑은 그 미약한 불빛을 통해 침대 머리맡에 놓아둔 유리컵을 발견했다.

어젯밤, 그녀가 물을 마시고 놓아둔 컵이었다.

온하랑은 기회를 엿보며 천천히 침대 머리맡까지 기어갔다.

남자는 통화가 연결되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성공했어... 이미 다 묶어놨어... 왜 바로 처리 안 하냐고? 부승민 와이프가 예쁜 임산부라고 하던데, 딱 내 취향이라는 거 잘 알잖아... 이렇게 좋은 기회를 내가 그냥 놓칠 리가 있겠어?... 걱정하지 마, 아무 문제 없을 테니까. 다 끝나면 바로 죽여버릴게!”

“...”

그녀는 가까스로 침대 머리맡에 다다랐다. 목을 길게 뺀 온하랑은 이마로 유리컵을 건드렸다. 컵은 꽤 차가웠다.

이 상태로 조금만 힘을 주어도 유리컵이 바닥에 떨어져 깨질 것이다. 그러면 가정부가 그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지 물으며 바닥에 떨어진 유리 조각들을 치워주러 달려올 것이다.

밖에 있는 가정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남자는 온하랑이 가정부에게 대답할 수 있도록 그녀의 입에 물려두었던 천을 빼줄 것이다.

그러면 온하랑은 그 기회를 틈타 가정부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온하랑이 머리를 이용해 유리컵을 힘껏 앞으로 밀려던 순간, 그녀의 목덜미가 뒤로 잡아당겨 졌다.

그녀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온하랑은 그저 가장자리에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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