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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사모님!”

남자가 갑자기 이를 악물더니 순식간에 목소리가 매서워졌다.

“왜... 왜 그래?

”온하랑이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몇 초 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남자가 웃었다.

“아니야. 사모님, 칭찬 고마워. 내가 잘 모셔줄게.”

“모신다”라는 말을 남자는 일부러 강조하듯 힘주어 말했다.

남자는 약속대로 입, 혀와 손을 모두 사용해 온하랑을 제대로 애무해 주었다. 그는 결박된 온하랑의 손목과 발목을 모두 풀어주었다.

일이 끝나자 온하랑은 이미 온몸이 나른해져 침대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녀는 미동도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피곤했지만 또 그만큼 편안했다. 몸이 나른해진 온하랑의 눈꺼풀이 점점 내려앉았다. 이제 남자고 뭐고 신경 쓸 기력이 없었다.

그 순간, “딸깍”하는 스위치 소리와 함께 불이 켜졌다.

눈부신 백열등의 불빛에 온하랑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눈을 가리고는 실눈을 가늘게 뜬 채 천천히 밝은 불빛에 적응했다.

남자는 바닥에 흩어진 옷가지들을 주워 소파 한쪽에 올려두었다.

온하랑은 옷도 입지 않고 방안을 돌아다니는 남자를 보며 이불을 끌어 올려 자신의 몸을 가렸다.

“출장 간 거 아니었어?”

“비행기 안 탔어.”

“범인” 부승민이 천천히 다가와 이불을 걷어내더니 온하랑의 곁에 자리 잡고 누웠다.

“왜?”

온하랑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처음 누군가에 의해 입이 틀어막히고 벽에 밀쳐졌을 때, 온하랑은 정말 깜짝 놀라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남자가 입을 여는 순간, 온하랑은 그의 정체를 눈치챘다. 그녀는 익숙한 향기를 맡으며 자신의 판단에 확신을 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온 덕에 아무리 목소리를 낮게 깔아봤자 온하랑은 단번에 그 남자의 정체가 부승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 누군가 날 일부러 거기까지 끌어들이려는 게 아닐까 싶네.”

부승민이 말했다.

그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당장 필라시로 향하라는 메일을 받았다.

그때부터 부승민은 배후 인물의 목적이 무엇일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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