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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부광훈은 그 길로 본가까지 쉼 없이 달려갔다. 그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 도착해 경비원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며 최근 이 아파트에 새로 입주한 입주민이 없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CCTV 영상에는 한 청년이 이현정에게 길을 묻는 장면이 담겨있었지만, 마스크를 쓴 채 두 눈만 내놓고 있었던 탓에 얼굴을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었다.

영상을 앞으로 돌려 추적해보니 청년은 처음부터 옷 소매에 유리병을 숨기고 있었다. 그는 이현정을 발견하자마자 병마개를 뽑아 소매에 감춰두고는 이현정의 뒤로 따라붙어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며 길을 물었다.

이 자식이 분명했다.

부광훈이 확신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딘가 석연찮은 부분이 존재했다.

처음에는 청년이 이현정을 해치려다가 이웃들에게 들켜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다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CCTV를 확인해보니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정말 이현정을 해치려 했다면 기회는 많고도 많았지만 청년은 그저 이현정이 쓰러지는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곧장 아파트 단지를 벗어났다.

그렇다고 단순히 청년이 이현정을 병원에 보내기 위해 일을 꾸몄다고 봐야 할까?게다가 세화 병원 응급실 의사도 이상했다. 혈액 검사만 하면 알 수 있는 증상을 오진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한 구석이 한둘이 아니었다!

부광훈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접수하고는 CCTV 영상과 이현정의 진단서를 증거로 첨부하며 범인을 잡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그 청년은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자마자 증발하기라도 한 듯 반나절 동안이나 수색해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부광훈은 사람을 시켜 세화 병원에서 이현정의 병을 오진한 의사라도 찾으려 했지만 그 역시 함께 모습을 감추었다.

...

병원을 나선 온하랑은 부현승의 차를 얻어타고 스튜디오까지 도착했다. 그 상태로 저녁까지 일에 집중하고 나서야 퇴근할 수 있었다.

집 문 앞에 도착하자 양현수 경호팀이 온하랑에게 작별인사를 고하며 내일 아침 8시 반에 데리러 올 것을 약속했다.

온하랑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가정부가 이미 준비해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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