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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1화

“오진”이라는 두 글자를 듣는 순간, 유리로 된 출입문 옆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양현수와 여자 경호원이 눈빛을 주고받으며 더욱 신중하게 행동할 것을 다짐했다.

온하랑은 드디어 졸였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괜찮다니 다행이네요.”

“이제 병실로 옮겨도 되니까 어르신 잘 보살펴 주세요.”

의사가 말했다.

“퇴원은 언제 가능할까요?”

부광훈이 물었다.

“이틀 정도만 더 지켜봤다가 아무 이상 없으면 퇴원하셔도 됩니다.”

의사가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 순간, 할머니가 간호사들에 의해 수술실 밖으로 나왔다.

가정부도 다급히 병상 옆에 따라붙어 병실로 향했다.

온하랑도 함께 따라가려던 그때, 순간적으로 무언가가 떠오른 듯 의사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뇌출혈이랑 고혈압으로 인한 심장박동 이상 증상이 비슷한 건가요? 어떻게 오진이 되죠?”

강남 세화 병원이라 하면 큰 규모의 국립병원이었다. 게다가 뇌출혈이라면 노인들에게 흔한 질환일 텐데 상식대로라면 이런 실수가 없어야 했다.

의사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온 지 얼마 안 된 인턴이라,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다행히 큰 문제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어요.”

“생명이 걸린 중요한 일입니다. 이번에는 문제가 없었으니 다행이겠지만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돌아가면 제가 그 인턴 제대로 혼내고 위에다가도 사실대로 보고 올려서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조처를 하겠습니다.”

온하랑은 더 말을 얹지 않고 할머니의 병실로 향했다.

“하랑 씨, 이번 일 어딘가 조금... 이상한 것 같지 않나요?”

양현수가 그녀의 뒤를 따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온하랑도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초반까지는 그대로 괜찮았지만, 이번 오진으로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의심이 점점 커져만 갔다.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할머니의 많은 나이 탓에 교통사고 같은 과격한 수단은 차마 사용할 수 없으니 뇌출혈이라는 오진으로 온하랑을 병원까지 유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만약 정말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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