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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아뇨, 방금 제가 실수한 거였더라고요.”

“아, 네...”

유모는 서혜민의 잠옷을 흘깃 보았다.

상당히 요란하게 노는 스타일 같았다.

서혜민은 서재 앞으로 찾아가 문에 두어 번 노크했다.

허락을 받자 그녀는 곧장 문을 열고 서재 안으로 들어섰다.

“무슨 일이야?”

부현승이 고개를 들어 서혜민을 슬쩍 바라보고는 물었다.

“다름이 아니라 다음 달이면 우리 엄마 생신이시거든. 그때 나랑 같이 가줄 수 있어?”

“그러지, 뭐.”

“무슨 선물을 사면 좋을까?”

서혜민은 이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애썼다. 그 순간, 책상 위에 올려두었던 부현승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서혜민은 궁금한 마음에 휴대폰 화면을 슬쩍 쳐다보았다. 발신인은 서 비서였다.

“네가 알아서 해.”

부현승은 서혜민에게 대충 대답하고는 곧장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

“...그래... 알겠어. 지금 바로 갈게.”

부현승은 곧장 몸을 일으켜 의자 등받이에 걸쳐둔 겉옷을 집어 들고 말했다.

“회사에 일이 좀 생겨서, 가봐야 할 것 같네.”

서혜민의 표정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내일 가면 안 돼?”

“급한 일이라 그래. 일찍 쉬어, 나 기다리지 말고.”

말을 마친 부현승이 곧장 밖으로 뛰어나갔다.

“꼭 가야 해? 너희 부이사도 있잖아.”

“출장 중이야.”

“...”

서혜민이 무슨 말을 하든 부현승의 발걸음은 멈출 줄 몰랐다.

그녀는 그저 멍하니 부현승이 문을 열고 홀연히 떠나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정말 아무 물건이나 집어 던지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차에 올라탄 부현승은 점점 불쾌해지는 기분에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예전에도 이런 경험이 없었던 게 아니었던 부현승은 오늘따라 왠지 이상한 서혜민을 떠올리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로 눈치챘다.

서혜민이 자신과 서수현의 관계를 눈치채고 초조해지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겠나?부현승의 표정이 어두워졌디. 그는 운전 기사에게 회사에 가기 전, 병원에 한 번 들러야겠다고 전했다.

그때의 BX 그룹은 일부 부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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