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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서혜민은 줄곧 부현승과 서수현이 만나는 것을 꺼렸다. 두 사람은 결혼식에서만 한 번 보고 끝난 사이어야 했다.

하지만 오늘 점심에 식당으로 향하기 전 아빠에게서 서수현이 부현승의 회사에서 인턴 실습을 했었다는 얘기를 전해 듣게 되었다. 그것도 부현승의 밑에서.

하지만 부현승은 서수현을 알아보지 못한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이런 식으로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현승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어땠어?”

“꽤 괜찮았어. 나름 우수 인턴사원이었으니까.”

“... 그거 좋은 건가?”

“졸업하고 나서 BX 그룹에 이력서를 제출했을 때, 우선채용 조건이 될 수 있지.”

“아... 우리 사촌 언니 대단하네.”

서혜민이 부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큰아버지가 계속 언니 학비도 다 대주고 엄청나게 잘 해주셨거든. 난 중학생 때 집안일 도우라고 자퇴했는데. 가끔 언니가 학교에 가는 걸 보면 정말 부러웠어.”

부현승은 서혜민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의 눈길은 준서의 얼굴에 고정된 채 뭔가를 유심히 바라보는 것 같았다.

순간 긴장된 서혜민이 물었다.

“뭘 그렇게 봐?”

“네가 봤을 땐 준서, 나 닮은 것 같아, 아니면 너 닮은 것 같아?”

서혜민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말했다.

“몇 개월이나 됐다고. 누굴 닮았는지 벌써 어떻게 알아?”

“내가 봤을 땐, 날 더 많이 닮은 것 같거든.”

부현승이 대답했다.

서혜민은 조금 빨개진 얼굴로 다급히 화제를 돌렸다. 그녀의 눈은 어딘가 모르게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맞다, 준서도 이제 백 일 지났는데... 이제 돌아와서 나랑 같이 살자...”

둘이 처음 같은 집에서 지낼 때는 서로가 서먹서먹했다. 그나마 가장 친밀한 스킨쉽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손을 잡는 것 정도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혜민이 임신을 했고 그 이후로 두 사람은 같은 침대에서 자지 않았다.

서혜민이 출산한 후에는 유모가 아이와 엄마를 편히 돌볼 수 있도록 부현승은 아예 자신의 방을 손님방으로 옮겼다.

서혜민은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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