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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이사님.”

서 비서가 문을 두드리고는 안으로 들어와 부현승의 명령을 기다린다는 듯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서수현 기억하지?”

“네, 저번 인턴이었잖습니까.”

“작년 12월부터 최근까지의 행적 좀 조사해줘. 최대한 빨리.”

“네.”

....

부현승의 차에서 내린 서수현이 천천히 걸어 자신의 월세방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마음이 이토록 혼란스러웠던 적은 없었다.

서수현의 이성이 지금 그녀의 직감이 틀리지 않았다고 얘기해주고 있었다. 서혜민의 모든 행동이 의심스러운 게 맞았고 준서도 자신의 아이일 가능성이 정말 컸다.

하지만 서수현은 어떻게든 부현승이 그날 밤 자신을 강간한 사람이고 믿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두 사람이 계속해서 싸우고 있었다.

한 명은 서수현의 의심이 너무 지나치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겉보기엔 젠틀한 신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더러운 변태일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서수현은 점점 복잡해지는 생각에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서혜민 몰래 준서와 자신의 친자확인 검사를 해보는 것이었다.

만약 성공적으로 서수현과 준서의 모자 관계를 입증해낸다면 그녀는 자신의 매부인 현승을 다시는 마주할 수 없을 것이다. 부현승과 서혜민의 관계는 또 어떻게 될까?

만약 실패한다면 모든 것이 그녀의 망상이었을 뿐이고 그렇게 된다면 서수현은 큰아버지 가족을 다시 마주할 면목이 없을 것이다.

서수현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냥 이쯤에서 멈춰야 하나.

준서의 엄마가 누구든 간에 부현승의 아이인 것은 확실하니 아이는 부씨 가문에서 행복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준서가 자신의 아이임이 증명된다 하더라도 서수현은 부현승을 절대 이길 수 없었다. 그리고 준서에게 더 나은 삶은 선사해줄 수도 없었다. 그러니 결국 아이는 부씨 가문에 남아야 한다.

이 점을 고려해보니 서수현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녀가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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