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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Penulis: 봄가을
도검과 곤봉을 든 수백 명의 장정들이 그들을 향해 뛰어왔다. 그들의 기세에 강우연은 그 자리에서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런데도 강우연은 어깨가 찢어지는 고통을 견뎌내며 연약한 몸으로 한지훈의 앞을 막아서 그를 보호하려 했다. 그녀는 손에 중절모를 들고 파이프를 피는 중년 남자에게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 제 잘못이에요. 이 사람은 풀어주세요! 제가 다 책임질게요... 제발요..."

다리 힘이 풀려 스르륵 쓰러지는 그녀의 어깨를 따뜻한 손이 감싸주었다. 그녀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화가 난 얼굴을 한 한지훈을 보면서 말했다.

"뭐 하는 짓이에요! 김씨 가문의 김정학 어르신이에요. 어르신의 수하만 몇천 명이에요, s 시의 탑4 재력가중의 한 명이세요. 당신이 상대할 사람은 아니니 먼저 고은이를 데리고 이 자리를 떠나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

한지훈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다정한 눈빛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정리해 주면서 말했다.

"자기는 내 사람이야, 내 여자가 누구 앞에 무릎 꿇고 비는 걸 볼 수 없어."

"아! 삼촌... 삼촌... 살려줘요! 제발요..."

피투성이가 된 김태우가 김정학을 향해 울부짖었다.

김정학은 그런 김태우를 쓸쓸한 눈빛으로 보았다. 너무나 비참한 모습을 한 조카를 보고 있자니 분노가 몸에 치솟았다.

"감히! 내 조카를 건드려? 죽는 게 두렵지 않나 보군?"

한지훈이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그는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강우연을 자기 쪽으로 끌어안으면서 말했다.

"당신이 날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이놈!"

김정학의 분노한 소리에 뒤에 있던 수백 명의 수하들이 도검과 곤봉을 꽉 쥐어 올렸다. 김정학의 한마디면 한지훈과 강우연을 흔적도 없이 썰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내 앞에서 두 눈 똑바로 이런 말을 하는 녀석은 처음이군. 너에게 두가지 선택지를 주겠다. 하나는 무릎 꿇고 빌게 된다면 사지를 못 쓰게 만드는 거로 끝내겠어. 다른 하나는 너와 이 여자 둘 다 죽는 거야."

김정학의 말을 들은 강우연은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한지훈의 뒤에 숨어 그의 옷자락을 끌어당기면서 말했다.

"지훈 씨, 빨리 도망가요. 당신까지 해치게 할 수 없어요. 고운이는 살아야 하잖아요..."

오년이라는 기다림의 시간이 지난 후 한지훈의 얼굴을 본 것만으로 강우연은 행복했다. 그녀 때문에 한지훈이 위험에 처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아버지 없는 딸로 키우고 싶지 않았다.

이 상황에 웃고 있는 한지훈이 이상하게 보였다. 한지훈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차갑고 칼날 같은 눈빛으로 김정학을 보면서 말했다.

"우연이는 먼저 보내. 내가 김태우를 이렇게 만든 거니 나와 끝장을 봐."

김정학은 굳은 얼굴로 한지훈을 보았다. 한지훈의 위치는 김정학이 손을 까딱이라도 한다면 바로 김태우를 처리해 버릴 수 있는 위치였다. 한지훈의 눈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조카의 안위가 중요했던 김정학은 그녀를 풀어주기로 했다.

"알았어. 여자는 일단 보내."

김정학은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녀 뒤에 있던 수하들이 양옆으로 갈라서 길을 내주었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은 강우연은 울면서 소리쳤다.

"나 못가! 당신 여기에 두고 절대 혼자 갈 수 없어!"

한지훈이 이렇게 하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오 년 전 받았던 상처는 연기처럼 사라지고 그에 대한 그리움만이 남아있었다.

"말 들어, 고은이에겐 네가 필요해. 뒤에 데리러 온 사람이 있을 거야. 먼저 고은이한테 가봐. 걱정하지 말아, 꼭 돌아갈게, 꼭!"

한지훈은 강우연을 꽉 껴안으면서 귓가에 속삭였다.

"당신이 여기 있으면 내가 집중할 수가 없잖아."

말을 마친 한지훈은 강우연을 확 밀면서 말했다.

"빨리 가! 고은이를 위해!"

강우연의 나약한 몸뚱아리가 뒤로 몇 발짝 밀려갔다. 그녀는 눈시울이 빨개진 채 입을 손으로 막고 뛰었다.

고개를 돌리면 보기 싫은 끔찍한 광경을 보게 될까 봐 앞만 보고 달렸다.

달빛에 강우연의 그림자가 길게 비쳤다. 그녀가 그곳을 벗어나고 수백 명의 수하들이 한지훈을 다시금 둘러쌌다.

한지훈은 그 자리에서 꼿꼿이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일말의 두려움과 공포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살기와 한기가 그의 주위를 맴돌았다.

강우연은 팔을 부추이면서 뛰어가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앞에 지프차가 멈췄다.

차에서 용사가 뛰어내리면서 말했다.

"형수님! 올라타요. 고은이한테 데려다줄게요. 팔 상처도 빨리 치료해야 해요, 아니면 팔을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

강우연은 눈앞의 용사를 보고 그에게 매달리면서 말했다.

"지훈 씨 친구예요? 얼른 가서 그를 구해줘요. 김씨 집안 수하들에게 둘러싸여 있어요... 제발요..."

용사는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걱정 하지 말아요. 그 사람들은 큰형님의 상대도 안 돼요. 빨리 차에 타요, 저택으로 데려다줄게요."

"정말요? 정말 지훈 씨가 무사할까요?"

강우연은 믿기 힘든 표정으로 물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을 어떻게 한지훈이 처리한단 말인가!

"형수님, 큰형님을 믿으세요! 이번에 돌아온 것도 고은이를 보호하기 위해서예요. 만약 고은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평생 후회할 거예요."

강우연은 빨간 눈시울로 뒤돌아보았으나 한지훈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빨간 입술을 깨물고 차에 올라탔다.

용사는 강우연이 차에 올라타자마자 엑셀을 끝까지 밟았다.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강우연을 안전하게 데리고 가는 것 그뿐이다. 용일과 용삼이 있는 한 절대 문제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김씨 집안이라 하더라도 삼십만 대군을 거느리고 있는 북양왕을 어쩌지는 못할 것이다.

한지훈이 처리하고자 마음먹은 사람은 누구든 살아서 돌아올 수 없다.

김정학의 사람들이 이미 한지훈을 둘러싸고 있었다. 제아무리 날고 긴다 한들 이 많은 사람을 처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김정학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처럼 이렇게 미련하고 오만한 사람은 처음이군! 하지만 오만함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르는 법!"

한지훈은 고개를 까딱거렸다. 김정학의 사람들은 두렵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김정학은 그런 그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수많은 사람이 그를 둘러싸고 겨냥하고 있는데 웃고 있다니!

심지어 그의 미소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지훈의 눈에는 앞에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개미같이 하찮은 존재 같아 보였다.

한지훈은 그의 살기를 숨기지 않은 채 말했다.

"김정학, 틀렸어. 오늘 대가를 치르게 될 사람은 내가 아닌 너야! 그리고 김씨 집안 전부!"

그의 말에 김정학은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올랐다. 그는 몸에 두르고 있던 외투를 벗어 던지면서 말했다.

"네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 오늘 천왕이 오더라도 내 앞에서 죽게 될 것이야!"

와-!

김정학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뒤에 있던 백 명이 되는 사람들이 한지훈을 향해 뛰어갔다.

한지훈은 핏빛이 그린 달을 바라보다 말했다.

"과연 김씨 집안이군!"

한지훈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를 향해 단검을 들고 돌진하던 세 사람이 삼 미터 정도 코앞에 다가왔을 때 누군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튀어오더니 세 사람을 한 방에 날려보냈다. 세 명은 하늘에서 포물선을 그리면서 멀리 내팽쳐졌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옆에 있던 사람들에게 떨어져 열몇 명이 함께 나자빠졌다.

백 명의 눈앞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사신과도 같았다.

그들의 옷자락이 바람에 펄럭이었고 그들이 내뿜는 살기만으로도 모든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김정학은 상상하지 못한 상황에 소름이 끼쳤다. 갑자기 나타난 두 사람을 보고 소리쳤다.

"한 명도 남기지 말고 전부 죽여!"

용일과 용삼은 차가운 웃음을 짓더니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공중에서 사람들의 급소만 노려 때려눕혔다. 몇 명은 수십 미터를 날아가고 몇 명은 나무나 차 위에 뒹굴어 갔다.

"믿... 믿을 수 없어..."

김정학은 그 자리에서 벌벌 떨었다.

이렇게 강한 사람들은 본 적이 없었다. 그의 수하들도 고강도의 훈련은 받았으나 이들 앞에서 부추처럼 잘려 나가는 것을 본 김정학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었다.

'엄청난 고수다!'

슥-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김정학의 생각이 채 정리가 되지 않았을 때 용삼이 그의 앞의 수십 명을 처리하고 검을 그의 목에 댔다.

날카롭고 차가운 칼날이 김정학의 피부를 짓누르고 있었고 빨간 피가 떨어져 내렸다.

김정학은 눈앞에 나자빠진 수십 명의 부하들을 보고 벌벌 떨었다.

"움직이지 마, 이 검이 당신의 머리를 자르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어."

용삼은 차갑고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주룩-

땀방울이 김정학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김정학은 침을 꿀꺽 삼켰다. 목에서 느껴지는 한기에 다리가 풀릴 지경이었다. 한지훈은 그런 김정학에게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는 김정학의 앞에 멈춰 경멸의 눈길로 김정학을 보면서 말했다.

"김정필에게 가서 전해. 아들 살리고 싶으면 7일 뒤 낭월 산장에 오라고. 7일간 어떻게 살릴지 한번 궁리해 봐."

한지훈은 이미 반병신이 된 김태우를 끌고 자리를 떴다. 김정학은 떠나가는 지프차를 보며 그 자리에 쓰러져 큰 숨을 몰아쉬었다.

십 분이 지나도록 얼이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대체 누구지?"

김정학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또한, 김씨 일가가 전례 없는 큰 문제에 직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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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과다출혈로 벌써 죽었겠다 작가가 생각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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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호는 어찌 된 영문인지도 모른 채 교진산의 부하들에 의해 쫓겨났다.전화 한 통에 교진산이 이토록 이상해지다니…… 김정호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이마에 식은땀이 나기까지 했다.그는 그 전화 한 통이 한지훈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김정호는 인맥이 꽤 있는 편이라 이미 한지훈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의 구체적인 정보는 아예 찾을 수가 없었다.이것이 바로 김정호가 이곳에 온 이유다.“가자! 빨리 데려다줘!”심상치 않은 기운에 김정호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느꼈고 빨리 자신의 형에게 이 일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김씨 가문이 상대하기에도 한지훈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그런데, 김정호가 도로에 진입했을 때 주위에 4대 녹색 지프차가 나타나 거칠게 그들을 막아섰다.끼익!급정거로 인한 괴성이 온 거리에 울려 퍼졌고 김정호의 자동차는 지면에 긴 검은색 타이어 자국을 남겼으며 타이어에서는 흰 연기나 뿜어져 나왔다.“무슨 일이야?”뒷좌석에 앉아있던 김정호는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났는지 소리쳤다.앞좌석 부하가 내려서 상황을 살피려는 찰나, 차 문은 밖에서 벌컥 열렸다.검은색 중산복을 입은 특수요원들이 직접 차량 통제에 나섰다.몇몇은 총을 김정호의 머리통에 겨누더니 차갑게 말했다.“김정호! 당신은 지금부터 외부와 아무런 연락도 할 수 없어! 압류되었다고!”김정호는 너무 화가 나 미친 사람처럼 소리쳤다.“아주 제멋대로네? 죽고 싶어 환장했어? 내가 누군지 알고 까부는 거야? 나 김정호야! S시 김씨 가문이라고, 내가! 누가 시켰는지 당장 말해! 어디 낯짝이나 보자!”“나야!”갑자기 사람들 속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이목을 집중시켰다.한민학이 뒷짐을 지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자기 군복과 모자를 고쳐 쓰더니 말했다.“김정호, 오랜만이야! 별일 없지?”“뭐 하자는 겁니까? 나한테 감히 뭐 하는 짓이냔 말입니다!”김정호의 얼굴빛은 잿빛이 되어버렸다. 한민학이 S시 총사령관이고 본인보다 상급자인 건 엄연한 사실이

  • 용왕사위   제15화

    “도착했습니다!”여느 때처럼 용좌에 앉은 김정필의 주먹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털썩!용오가 온몸이 피투성이인 김태우를 바닥에 털썩 내려놓았다.그 충격에 튀어오른 빗물이 김태우의 온몸 가득 뒤덮인 상처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으아아악, 아버지. 저... 저 좀 살려주세요. 저 자식들... 좀 죽여주세요! 저... 이제 어떻게 살아요. 어떻게!”어느새 피로 물든 빗물 위에 누운 김태우가 저 멀리 거실 쪽에서 보이는 그림자를 향해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퍽!”하지만 한지훈은 그 아우성마저 듣기 싫다는 듯 김태우의 등을 거세게 걷어찼다.“야! 한지훈! 너 진짜 죽고 싶어? 여긴 이제 우리 집이야. 우리 구역이라고! 여기까지 들어온 이상, 네가 살아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아버지가 그 유명한 김정필이야. 네 사지를 산 채로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아, 아니지. 강우연 그 계집애, 네 마지막 숨을 붙여두고 네 앞에서 강우연 그 계집애를 더럽혀주겠어. 그리고 그 더러운 핏줄도... 내가 진작 죽어버렸어야 했는데!”이제 정말 집으로 왔다는 안도감에서인지 그 동안 정말 금방이라도 죽을 듯 축 늘어져있던 사람이 미친 듯이 날뛰며 온갖 악담을 퍼붓기 시작했다.하지만 그의 등을 밟은 한지훈의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콰직.등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으아아악! 아파! 아버지! 저 좀 살려주세요!”이대론 정말 가슴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김태우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그리고 한지훈 역시 용좌에 앉은 김정필을 주시하기 시작했다.“한지훈이라고 했나? 그래. 그 패기 하나는 인정해 주지. 감히 8명만 데리고 우리 집에를 쳐들어와? 꼭 불빛을 향해 달려드는 하루살이 같은 꼴이구나. 정확히 3분 주마. 내 아들 풀어줘. 그리고 바짝 엎드려서 우리에게 용서를 빌어라. 그렇게만 한다면 네 가족들만은 용서해 주마.”김정식의 분노 어린 목소리가 저택에서 메아리가 되어 울리고 또 울렸다.하지만 한지훈의 입가에는 도발적인

  • 용왕사위   제16화

    “하하하! 넌 이제 죽었어! 죽었다고! 우리 김 씨 가문은 영원히 S 도시의 일인자야! 이 사람들은 전부 우리 김 씨 가문에서 키워낸 블러드 킬러거든! 몇십 명이 같이 덤벼도 저 사람들을 당해내지 못해! 한지훈, 넌 오늘 죽었어! 당장 나를 풀어줘!”김태우는 마치 생의 희망을 느낀 듯, 건방지게 웃었고 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김정필 곁에 서있는 열 명이나 넘는 고수들을 쓱 훑어보았다.한지훈은 그들에게서 풍기는 기운과 눈빛에서 그들이 꽤 강한 실력을 갖춘 망나니들이라는 걸 느꼈지만 그 정도 실력으로 한지훈을 상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했으며 한지훈뿐만 아니라 용일부터 용팔까지 눈앞에 있는 저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한지훈! 내 아들을 당장 풀어주고 무릎 꿇어서 우리 김 씨 가문에게 사죄해!”김정필이 손을 뻗어 한지훈을 가리키며 목청을 높였지만 한지훈은 되려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오른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발로 김태우를 힘껏 차서 김정필 발 곁으로 보내 버렸다.“풀어주면 어쩌려고요?”한지훈이 차갑게 물었고 김태우는 고통스러운 비명소리와 함께 갈비뼈가 전부 부러진 채, 김정필 앞에 쓰러져 있었으며 입에서 새빨간 피를 토하던 그는 덜덜 떨리는 손을 뻗어 김정필의 구두를 꽉 잡으며 겨우 말을 꺼냈다.“아버지… 꼭 저 대신… 복수를 해주세요!”김정필은 자신 앞에서 정신을 잃은 김태우를 보며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 살기를 뿜어냈으며 떨리는 두 주먹을 꽉 잡고는 오열했다.“태우야! 아들아! 아악! 죽여! 당장 저놈들을 한 명도 남기지 말고 다 죽여버려!”화가 끓어오른 김정필은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렀고 싸움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김 씨 가문의 킬러들은 손에 칼과 쇠 파이프를 들고 한지훈을 향해 무섭게 달려들었고 이를 본 용일과 용팔 등 사람들도 순식간에 공격을 가했다.탕!그 순간, 총소리가 김 씨 가문 저택에 울려 퍼졌고 김정필이 킬러들 무리 뒤에서 권총을 꺼내 들고 한지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죽어! 내 아들 목숨 값으로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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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2719화

    역외 강자들은 원래도 호의를 베풀리 없었지만, 설령 장자진의 말대로 서천술이 정말 공심을 품고 있다 하더라도 한지훈은 절대 자신의 정혈을 넘겨줄 리 없었다. 그는 여전히 한 씨 집안 전체가 도살당한 그 모습이 지금까지도 눈에 선했다. 그렇기에 한지훈은 언제나 자신이 충분히 강해야만 주변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영원히 자신의 운명을 그 누구에게도 맡길 수 없었다. “그래? 좋아, 서천술이 정말 나랑 끝장을 보고 싶다면 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하지만 적어도 넌 그릇이 안돼!” 이내 더 이상 상대하기도 귀찮았던 한지훈은 몸을 돌려 소파에 앉았다. 그 말을 들은 신 씨 어르신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뚫어져라 한지훈을 주시하였다. 방금 그가 장자진을 때린 건 단지 도발이라 한다면, 지금은 서천술을 향해 직접적인 선전포고를 한 것과 같았다. “또 하고 싶은 말 있어?”한지훈은 차갑게 신 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신 씨 어르신은 황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은 없어요.”장자진을 반쯤 죽일 정도록 때렸는데, 이 상황에 그가 감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뱉으려고 준비했던 그 말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럼 당장 꺼지지 못해!”한지훈은 차갑게 한마디 던졌다. 이내 신 씨 어르신은 급히 앞으로 나가 장자진을 일으키고는 허리 굽히며 말했다. “네, 저희 바로 물러가겠습니다!”그는 장자진을 부축하고는 조용히 한 씨 공관을 나섰다. 두 사람이 떠난 후에야 한지훈은 사람을 보내 다시 도청 전인을 불렀다. 곧이어 도청 전인은 한지훈에게 다가와 공손히 물었다. “주상, 저한테 분부하실 일이라도 있으신가요?”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지난번 역외 강자들이 돌아온 시점은 언제였지?”도청 전인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대답했다. “음... 약 100여 년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난번에 저희 용국은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의 음모에 의해, 8개 나라의 협공

  • 용왕사위   제2718화

    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장자진은 다시 한번 한지훈을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한지훈! 네가 감히 내 스승님의 공심을 의심해?”“그리고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우리는 너랑 협상하러 온 게 아니야. 너는 마땅히 용국의 북양 왕으로서 용국을 위해 공헌해야 하는 거야. 설령 자신을 희생해서라도!”“그게 바로 너의 직책이지. 만약 방금 네가 한 그 말이 소문이 나기라도 한다면, 너는 용국 수억 명의 백성들로부터 버림받게 될 거야!”장자진은 말을 멈추지 않고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그러나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눈앞이 순간 깜깜 해나더니 이내 탁 하는 소리를 듣게 됐다. 그는 한지훈의 따귀에 머리가 기울어진 채 몸이 날아가게 된 것이었다. “털썩!”장자진은 바닥에 넘어졌고, 그의 왼쪽 얼굴에는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찍혀 있었다. “자신을 희생하라고? 아니면 용국 백성들로부터 버림받을 거라고? 대체 누가 너한테 이딴 걸 가르친 거야?”“그럼 네 사부님은 그렇게 공심이 많으시다면서 왜 너를 희생시킬 생각은 하지 않는대? 설령 오늘 일을 퍼뜨린다 하더라도 용국 백성들이 네 뜻대로 움직일 것 같아?”“팍!”장자진이 일어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또 한 번 따귀를 후려쳤다. 두 번째 따귀는 첫 따귀보다도 소리가 더욱 우렁찼고, 심지어 입구에 서 있는 천검종 제자조차도 똑똑히 들었다. 장자진은 제대로 화가 났다. 필경 그는 역외 강자의 제자이기도 하고 게다가 그는 역외에서도 약간의 지위가 있었기 때문이다.한지훈 같이 의지할 데 없는 작은 인물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명산 배후를 가진 인물들이라 할지라도 그의 앞에서는 공손해야 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감히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따귀를 때릴 수가 있는 건지? “한지훈! 네가 감히 나를 때려...”“팍!”한지훈은 다시 손을 들어 후려쳤다. “그래, 내가 널 때렸다. 왜?”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장자진을 흘겨보았다. “한지훈, 너 정말 용국에는 널 상대할 사람이 없다

  • 용왕사위   제2717화

    “한지훈!”그 말을 들은 장자진의 얼굴에는 노기가 가득했다. “설령 넌 준천신계 실력이긴 하지만, 역외 강자들의 대결은 얼마나 수준이 높은지 알기나 해? 다들 최소 2성 현급 천신계 강자들인데, 고작 네 실력으로 어떻게 2성 현급 천신계 강자를 이길 수가 있겠어?”“지금 네가 용국을 위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네 정혈을 내놓고 용국 역외 강자들이 이번 대결에서 상대를 이기도록 돕는 거야!”“이건 용국을 위해, 그리고 용국의 백성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야!그리고 이건 나의 사부님 혼자만의 뜻이 아니라, 모든 용국 역외 강자들의 뜻이자 무종의 뜻이기도 해!”장자진은 시큰둥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나랑 뭔 상관인데? 그 사람들은 대체 뭔 근거로 날 대신해서 결정을 내리는 건데?”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한지훈!”그러자 장자진은 단단히 화가 났다. “네가 굳이 유럽 천신계 강자들을 피투성이로 만들지만 않았더라면, 용국은 이렇게까지 큰 화가 일어나긴 했을까?” “네가 알렉산더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유럽은 우리 용국과 손을 잡지 않았을까? 그리고 네가 화산 11로 중 8명이나 죽인 사실도, 역외에서는 이미 다 소문을 들었어! 그러니 솔직히 말하면, 지금이야말로 네가 죄를 씻고 공을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기회야. 네가 정혈을 내놓기만 한다면, 이전에 네가 저지른 잘못들에 대해 역외 강자들은 더 이상 탓하지 않을 수도 있어!”장자진은 여전히 단호하게 한지훈을 향해 소리쳤다. 그가 보기에는, 서천술이 한지훈에게 건넨 조건은 이미 충분히 합리한 조건이었다. 그런데 정작 한지훈은 조건을 받아들이기는커녕, 감히 서천술을 안중에 두지도 않고 있다니. “한 선생님, 사실 장 선생께서 말씀하신 건 단지 한 방면일 뿐입니다. 저 역시 한 선생님이 용국의 북양 왕으로서 용국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민이 존경하는 북양 왕으로서도, 이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의무가 아닐까요?”신 씨 어

  • 용왕사위   제2716화

    천검종의 두 제자가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굳이 나서서 막지는 않았다. 다만 동정 어린 표정으로 장자진과 진 씨 어르신이 함께 한씨 공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하… 저런 태도로 한지훈 선생님을 만나러 가다니, 죽으러 가는 거나 다름없지 않나?”“흥, 조금만 기다려 봐. 재미난 구경거리가 펼쳐질 테니까!”두 제자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한지훈의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아는 그들이었고, 만약 장자진이 앞서 그렇게 거만하게 굴지 않았다면 한지훈이 굳이 그들을 문 앞에서 반 시간 동안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장자진과 진 씨 어르신이 막 안으로 들어서자, 한지훈은 유유히 차를 음미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를 본 장자진의 얼굴이 즉시 일그러졌고, 진 씨 어르신이 재빨리 장자진의 어깨를 눌렀다. 제발 화를 참으라는 신호였다.어디까지나 한지훈도 천신급의 고수였고, 반면 장자진은 고작 사성 천급 천왕계에 불과했다. 설령 그 둘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한지훈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장자진은 내심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한지훈을 차갑게 노려보았고, 마침내 깊이 숨을 들이쉬고 분노를 가라앉혔다. 진 씨 어르신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췄다.“한지훈 선생님, 저는 천산파 진만곡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분은 역외 서천술 선배님의 제자 천산 장씨 가문의 장자진이라 합니다!”진 씨 어르신은 말하는 동안 거의 허리를 굽힌 채 공손한 태도를 유지했고, 한지훈 앞에서 그는 감히 거만을 떨 수 없었다.“무슨 일이지?”한지훈은 눈을 들지도 않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장자진은 한지훈이 자신과 진 씨 어르신을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에, 결국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북양왕 따위가 뭐라고?!무종 전체를 둘러보아도 감히 그를 이렇게 대하는 자는 없었다!진 씨 어르신이 입을 열기도 전에, 장자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싸늘한 음성으로 말했다.“오늘 너를 찾아온 것은, 내 스승님 서천술의 말을

  • 용왕사위   제2715화

    고천덕과 낙장생이 동의한다고 해도, 문주의 허락 없이 이를 진행할 수는 없었다!이 살신을 천산으로 초대하는 것은 마치 늑대를 집 안으로 들이는 것이나 다름없었고, 만약 협상이 결렬되기라도 하면 천산이 온전할 수 있을까?!“그렇게 하는 것도 괜찮겠군. 그럼 지금 바로 한지훈을 만나러 가도록 하지. 내 스승께서도 답을 기다리고 계시니!”말을 마치자, 장자진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문을 향해 걸어 나갔다.진 씨 어르신이 따라 나가려 하자, 낙장생이 손짓으로 그를 불러 세우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가 어째서 천산에 있는 것이지?”“낙 원장님, 그 사실을 모르셨습니까? 세 시간 전, 장 선배님께서 막 오륙에서 돌아오셨습니다. 제가 그 소식을 듣고 즉시 그를 천산으로 초대했지요!”진 씨 어르신은 오륙과의 연락책이었으므로, 어떤 정보도 그의 귀를 피할 수 없었다.더군다나, 장자진 같은 신분이 천산 장씨 가문에 돌아와 놓고도 천산을 방문하지 않는다면 이는 오히려 천산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었다.진 씨 어르신의 말을 들은 낙장생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로 보아, 오륙의 강자들이 돌아올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했다.그는 진 씨 어르신을 향해 손을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가보게. 하지만 한지훈과 가급적 충돌은 피하도록 해라. 내가 보기에, 오륙의 강자들은 열흘 내로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그전까지는 우리 천산이 굳이 한지훈과 불필요한 충돌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 오히려 오륙의 강자들을 이용해 그를 제거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진 씨 어르신이 즉시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네, 잘 이해했습니다!”그리고는 급히 몸을 돌려 장자진을 따라 나갔다.몇 시간 후, 진 씨 어르신과 장자진은 한지훈이 머물고 있는 한씨 공관 앞에 도착했다.진 씨 어르신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장자진이 한 발 앞으로 나서더니 문 앞을 지키고 있던 천검종 제자들에게 명령했다.“한지훈에게 당장 나와서 나를 맞이하라고 전하라! 오륙의 서천술 대인의 적계 제자 장자진이

  • 용왕사위   제2714화

    얼마 지나지 않아, 진 씨 어르신이 한 젊은 남성과 함께 걸어 들어왔다.고천덕과 낙장생은 순간 멍해졌다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들이 맞이하는 대상은 당연히 진 씨 어르신이 아니었다.천산에서조차 진 씨 어르신이 이토록 큰 예우를 받을 만한 위상은 아니었다.분명, 그들이 예를 갖춰 맞이하는 것은 바로 그 젊은 남성이었다!“고 씨, 낙 씨, 자네들이 다 여기 있었구먼!”젊은 남성이 입을 떼자 그의 나이와 신분이 단번에 드러났고, 고천덕과 낙장생은 황급히 예를 갖추며 인사했다.“선배님, 어찌 직접 오셨습니까?”비록 그들은 천산의 원장이지만, 눈앞의 젊은 남성을 대할 때는 감히 거만할 수 없었다.이 젊은 남성의 이름은 바로 천산 장씨 가문의 장자진이었다. 그리고 그의 또 다른 신분은 바로 서천술의 직계 수제자였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그는 무종 각 문파에서 마음껏 행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륙의 오대 명산조차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어떻게, 자네들도 한지훈을 눈여겨보고 있었던 것이냐?”장자진이 뒷짐을 진 채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렇습니다. 한지훈은 젊은 세대 중에서도 천신계에 도달한 강자입니다. 그의 정혈은 반드시 서 선배님께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또한 이번 대결은 오륙의 향후 수십 년 국운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합니다!”“그래서 저희가 진 씨 어르신께 부탁드려, 한지훈을 천산으로 데리고 와서 자신의 정혈을 바치도록 할 것입니다!”낙장생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장자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담담한 어조로 대답했다. “흠, 내 스승께서도 같은 뜻이시다. 만약 그자가 이번 대결을 위해 조금이라도 희생할 수 있다면 우리 스승님께서는 그를 놓아주실 생각이시지!”“이전에 그가 저지른 행위들 또한 한 번쯤은 눈감아 주실 수 있을 것이다.”이 말을 듣자, 낙장생과 고천덕은 순간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서천술이 천산의 일을 대신해 나설 리는 없었다.게다가 서검원이 멸문한 것도 불과 하루 이틀 전의 일이었고, 이

  • 용왕사위   제2713화

    한지훈이 이 길을 걸어오면서 이토록 순조로울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 깨달음 덕분이었다!한지훈이 눈을 감는 순간, 아득한 구천에서 쏟아지는 별빛이 그의 몸을 감싸며 무수한 기류가 그의 육체로 몰려들었다!강렬하기 이를 데 없는 힘이 한지훈의 몸속에서 점차 응축되기 시작했다!그 힘이 점점 강해질수록, 그가 호흡을 내쉴 때마다 주위 공간이 미세하게 요동쳤다!그러던 순간, 황금빛 장막이 한지훈을 완전히 감싸더니 무수한 공간 속을 끊임없이 넘나들기 시작했다!공간과 시간, 마치 모든 것이 어떤 신비한 힘과 단단히 결속된 듯했다!영역이다!한지훈의 뇌리에, 천생서문에 기록된 한 구절이 떠올랐다.진정으로 인간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영역이다! 이 영역은 단순한 검역도, 검기도 아니었다!오직 일정한 공간, 나아가 시공안에서 만물의 주인이 되는 것!즉, 그 영역 안에서는 모든 것이 인간의 의지에 의해 결정된다.천상의 변화도, 기운의 흐름도, 심지어 만물의 생사마저도 오직 영역의 주인이 지배하는 세계가 되는 것이다! 그 순간, 한지훈은 어떤 깨달음을 얻은 듯했다.거대한 황금빛 장막이 하늘을 찌를 듯 솟구치더니, 다시 구천으로부터 한지훈의 몸속으로 낙하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아홉 마리 황금빛 창룡이 솟아올라 하늘을 휘감고 맴돌았다!천지를 뒤흔드는 용의 포효가 메아리쳤고, 용월과 용운이 경악 어린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아악!”그 신비한 힘을 온몸으로 느끼며, 한지훈이 포효했다!하늘 위, 아홉 마리 창룡이 일제히 소용돌이치며 치솟았고 광대한 기세가 폭풍처럼 하늘을 휩쓸었다!순식간에, 한지훈 일행의 머리 위 하늘이 붕괴되는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만약 이곳이 깊은 산속이 아니었다면, 강중의 백성들은 이 이변에 경악을 금치 못했을 터였다!“하…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가라앉다니?!”용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발아래 대지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그가 아래를 내려다보자, 자신이 허공에 떠 있음을 깨달았다.그 발밑에

  • 용왕사위   제2712화

    한지훈은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최근 무적천이 지나치게 조용했고, 심지어 무신종마저도 산문을 굳게 닫아걸고 문파의 모든 제자들이 산을 벗어나지 않고 있었다.이는 분명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한지훈은 줄곧 무신종의 일거수일투족을 은밀히 감시하고 있었으나, 그동안 입수한 정보라곤 무신종이 이미 봉산했다는 것밖에 없었다. “국왕 폐하, 염려하지 마십시오. 저는 결코 무적천을 가볍게 보지 않겠습니다!”그렇게 말한 후, 한지훈은 국왕 및 진우와 오랜 시간 논의를 거친 뒤 작별을 고했다.비행기에 오르자마자, 그는 즉시 용운과 용월에게 연락을 취했고, 모든 천왕계 이상의 신룡전 사람들을 본부로 소집하라는 명령이었다.메시지를 받은 용운과 용월은 즉시 논의를 거쳐, 신룡전 소속의 모든 천왕계 강자들을 소환했다.현재 신룡전에는 천왕계 강자가 수십 명에 달했다.다만 그들의 경지는 아직 낮아, 대다수가 일성 준천왕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며 이성 현급 천왕계 이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그러나 예전에 비하면, 전체적인 전력은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날 밤, 한지훈은 신룡전 본부로 복귀한 후 모든 이들과 함께 즉시 폐관 수련에 돌입했다.신룡전의 구성원들이 빠르게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한지훈은 자신이 최근에 깨달은 공간 비진의 구체적인 활용법을 모두 전수했다.또한 몇 가지 세부 사항에 대해서도 매우 자세히 설명했다. 그날 밤, 신룡전 본부는 갑자기 황금빛 광채로 물들었고, 수십 개의 금빛 기둥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한지훈과 용운, 용월 세 사람은 한적한 장소를 골라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들 앞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작은 연못이 있었고, 달빛이 반사되어 수면 위에 은은한 물결이 일렁이고 있었다.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치 자신의 온몸의 관절과 혈도가 알 수 없는 기운을 흡수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의 의식이 흐르자, 주변의 풀과 나무들조차도 생기가 넘치는 듯했다.사실, 천신 경지에 도달한 자만이

  • 용왕사위   제2711화

    더할 나위 없이 맑은 소리가 대전 안에 울려 퍼졌다!주자양의 손바닥이 궁녀의 얼굴에 맞자, 그 궁녀는 5미터나 날아가며 대전의 기둥에 부딪혔다.“너 같은 것이 감히 나에게 지시를 내리다니?! 내가 오늘 온 이유는 단지 국왕 폐하에게 한마디 전하려는 것이다. 18리 밖의 진가복이 바로 서 선배님께서 선택하신 장소다!”“국왕 폐하께서는 빨리 사람을 보내어, 경기장과 관람석을 준비해 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 선배님과 다른 강자들이 돌아왔을 때, 저는 물론 국왕 폐하께서도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될 것입니다!”말을 마친 주자양은 국왕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며 말했다.“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주자양이 대전 밖으로 걸어 나가자, 문 앞의 군사들이 그를 막으려 했으나 국왕이 손을 살짝 휘둘러 모두 물러가라며 지시했다.주자양은 돌아서서 국왕을 한 번 쳐다본 뒤, 냉소적인 소리를 내며 대전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이 장면을 본 진우는 격분하며 주자양을 쥐어뜯어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지훈은 뒤에서 나와 주자양의 뒷모습을 응시하며, 마음 속으로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다.“국왕 폐하, 방금 그를 그냥 보내서는 안 되었습니다!”진우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주자양은 단지 현급 천왕계 강자에 불과했는데, 한지훈이 나서지 않아도 진우만으로도 충분히 그를 처치할 수 있었다.그러자 국왕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주자양 하나 죽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다른 유자양이나 이자양도 있을 터인데 우리가 그들을 다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지. 그리고 이는 오대 명산과 무종 전체의 태도를 반영한 것인데, 내가 그를 죽여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국왕은 말을 마친 후 몇 명의 군사에게 의식이 없는 궁녀를 밖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그들의 의도는 모든 이가 알고 있습니다. 오대 명산과 역외 강자들이 이미 의견을 일치시킨 것 같으니, 그렇다면 제 의견은 이러합니다. 국왕 폐하께서는 최근 몇 주 동안 잠시 인내하시고, 기회를 기다리셔야 합니다.”“백성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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