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화

작가: 봄가을
곧 큰 사건을 앞드고 있어서일까? S시 전체에 기이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송호문의 사무실.

그의 앞에는 김정학의 세 숙부가 잔뜩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묘한 분위기의 정적 끝에 세 사람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송 청장, 며칠 뒤에 우리 가문에서 아주 성대한 행사를 열 예정이네. 장소는 여기 지도에 그려진 범위, 참여 인원은 약 2000명쯤 될 것 같아. 송 청장 애들이 괜히 이 근처에 나타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데... 행여나 우리 가문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 들린다 해도 행사가 끝나고 나서 다시 얘기했으면 좋겠네. 괜히 안 좋은 일에 휘말릴까 봐 걱정돼서 그래. 우리 송 청장,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지 않겠나?”

너무나 무례하고 건방진 요구에 송호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김해준 이사장님! 이곳은 S시 경찰청입니다. 이사장님 집 안방이 아니라고요. 이사장님 말씀이 정말 통하실 것 같습니까? 경찰청 청장을 이렇게 협박하고도 정말 무사할 거라 생각해요? 그쪽 집안과 관련된 그 추잡한 일들 제가 정말 탈탈 털어볼까요?”

송호문의 가슴 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재벌가 사람들에겐 대통령마저도 청와대를 잠깐 스쳐가는 손님일 뿐이라지만 공권력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이렇게 대놓고 협박할 수가 있나 싶어 화가 나고 기가 막혔다.

하지만 그의 분노에도 세 사람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하, 송 청장, 그래. 자네가 우리 가문이 하는 일에 대해 불만이 많다는 거 우리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우리 조카가 동원구 군단장이라는 건 알고 있겠지? 그리고 자네가 주장하는 우리 가문의 범죄들, 아직 혐의에 불과하지. 제대로 된 증거 하나 잡은 거 없을 텐데... 우리도 어디까지나 좋은 마음에서 자네를 만나러 온 거란 걸 알아줬음 좋겠네. 우리 송 청장 다칠까 봐 진심으로 걱정되는 마음에서 말이야.”

말을 마친 김해준 일행은 바로 사무실을 나섰다.

혼자 남겨진 송호문은 한참을 씩씩대다 결국 찻잔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미쳤어! 금조그룹... 아무리 안하무인이라도 유분수지. 감히... 감히 나한테까지 이딴 식으로...”

이때 마침 사무실로 들어온 조명한이 분노로 부들거리는 송호문을 발견하고 흠칫 뒤로 물러섰다.

“청장님, 왜 그러십니까?”

고개를 들어 조명한임을 발견한 송호문이 감정을 추스르려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여긴 왜 와? 넌 특공대 애들이랑 산장이나 지키고 있으라고 했잖아.”

이에 조명한이 난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게... 이 말씀은 직접 얼굴 뵙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그 산장 사람들 정말 그대로 내버려둬도 되는 겁니까? 금조그룹 김정필 회장 아들 김태우가 잡힌 것 같아요. 그리고 지하실로 데려가선 고문까지 하는 것 같던데... 저희가...”

“내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 비명소리가 들리든 시체로 들려나오는 걸 직접 목격을 했든 그냥 못 들은 척 못 본 척하고 있으라고. 이건 네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한민학 군단장이 직접 온 걸 보면 모르겠어? 이번엔 금조그룹이 선 넘은 거라고!”

조명한의 말은 겨우 누른 송호문의 화에 불을 붙인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이에 송호문은 다시 불같이 화를 내며 방금 전 당한 모욕감에 대한 화풀이까지 하는 셈 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그렇게 있는대로 악을 쓰던 송호문은 뭔가 떠올린 듯 부랴부랴 사무실을 나섰다.

송호문이 향한 곳은 바로 S시 시장 소지성의 저택.

바로 소지성과 만남을 가진 송호문이 방금 전 상황을 그대로 보고했다.

“시장님, 방금 전 금조그룹 이사장님이라는 사람들이 제 사무실까지 찾아왔습니다. 며칠 뒤 큰 행사가 벌어질 예정이니 그 장소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고요.”

소지성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순간에도 방금 전 느꼈던 모욕감이 다시 떠오르는 듯 송호문은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지금 그가 유일하게 줄을 댈 수 있는 최고의 권력자는 바로 소지성.

유치하긴 하지만 조언을 구하는 건 핑계, 그가 당한 일을 고자질하려는 마음이 더 컸다.

한편,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던 소지성이 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 동안 금조그룹이 S시에 경제적인 면으로나 여러 가지로 큰 기여를 한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경찰에서도 더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던 거겠죠. 하지만... 이번엔 금조그룹이 선을 넘었어요.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거물을 건드렸다 이 말입니다. 하지만 이 싸움은 경찰 정도 되는 레벨이 낄 수 있는 판이 아닙니다. 일단 그 근처 반경 3km 정도 되는 곳에서 대기하세요. 행여나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진입하는 겁니다.”

“진입해서 누굴 체포해야 하는 거죠?”

“당연히 금조그룹 쪽 사람이죠!”

소지성이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돌렸다.

“지금 금조그룹을 제거하려는 자가 누구인지 아시잖습니까. 북양왕, 한지훈이라고요. 금조그룹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자가 아닙니다. 괜히 줄 잘못 섰다가 우리 S시 전체가 북양왕을 적으로 돌리게 되는 최악의 경우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김태우 그 자는 자신의 더러운 욕망을 위해 이제 겨우 네 살된 어린 아이에게까지 마수를 뻗쳤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바로 한지훈의 친딸이고요. 한지훈은 금조그룹을 뿌리 뽑을 때까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럴만한 능력 역시 충분히 있는 사람이고요. 제 말 무슨 뜻인지 이해하셨죠?”

“네.”

짧게 대답한 송호문이 부랴부랴 별장을 나서고 혼자 창가 앞에 남겨진 소지성의 표정이 다시 착잡하게 굳었다.

“정말 이 세상이 뒤바뀌려는 건가...”

한편, 낭월 산장.

한지훈은 컨디션을 회복한 강우연과 정원의 밴치 위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중이다.

산장의 정원은 여느 휴양지 못지 않게 정교하고 아름답게 꾸며져있었지만 강우연의 시선은 오직 한지훈만을 향해 있었다.

서로 보지 못했던 5년이라는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 듯 눈에 담고 또 담는 모습에 한지훈이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우연아, 정말 미안해. 그리고... 우리 딸 저렇게 예쁘게 키워줘서 고마워. 앞으로 그 누구도 너랑 고운이 건드리지 못할 거야. 믿어줘.”

눈물이 가득 찬 눈동자로 고개를 끄덕인 강우연이 한지훈의 품에 기댔다.

“고마워요. 우리 고운이 정말 구해줘서...”

하지만 곧 뭔가 떠올린 듯 벌떡 일어선 강우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한지훈의 이곳저곳을 살폈다.

“참, 어떻게 다시 돌아온 거예요? 김정학 그 인간이 곱게 보낼 리가 없었을 텐데... 어디 다친 데는 없어요?”

김정산, 조폭 두목 출신으로 그 잔인하고 흉악함으로 유명한 자다. 그런데 이렇게 무사하게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한지훈, 사실 직접 얼굴을 본 건 손에 꼽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남자.

아이의 아버지임에도 지금 어디서 뭘 하는지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생각에 왠지 기분이 묘해졌다.

“5년 전, 네 말대로 복수만을 위해 살려고 발버둥쳤어. 그리고 바로 입대했고 나름 높은 자리에까지 올라갔었어. 김정산... 그 정도 동네 양아치들한테 질 정도로 약하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금조그룹, 김씨 집안 자식들에 관한 일도 내가 전부 해결할 테니까 넌 건강 회복하면서 우리 딸 곁에 있어줘.”

한지훈의 간략한 설명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강우연이 다시 한지훈의 손을 잡았다.

그를 바라보는 강우연의 눈에는 두려움과 조급함으로 가득했다.

“지훈 씨, 나 우리 본가로 좀 데려다줘요. 내가 무릎을 꿇어서라도 우리 할아버지한테 부탁 좀 드려볼게요. 금조그룹은 당신이 생각대로 쉽게 무너지는 구멍가게 같은 곳이 아니에요. 김태우를 저 지경까지 만든 이상 그쪽 집안에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요. 할아버지라면... 할아버지라면 어떻게든 도와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말도 채 마치지 않은 강우연은 다급하게 일어서려다 어깨의 상처가 살짝 벌어진 듯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통증에 비틀거리던 그녀가 한지훈의 품에 쓰러졌다.

그럴 필요 없다고, 이제 내가 모두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는 그 마음이 예뻐 결국 그녀의 말대로 하길 바랬다.

“그래. 내가 데려다줄게.”

‘앞으로 네 말이 곧 내겐 군대에서의 명령이나 마찬가지야. 영원히 네 말에 복종하면서 살게.’

잠시 후, 한지훈은 직접 운전해 강우연을 본가로 데려다주었다.

다시 이곳으로 오니 얼마 전 겪었던 불쾌한 기억이 떠올라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끼익!

마침 문이 열리고 고개를 살짝 내민 직원이 강우연의 얼굴을 발견하고 대놓고 혐오 섞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물론, 그 옆에 선 한지훈을 발견하자 무슨 귀신이라도 본 듯 후다닥 고개를 숙였지만 말이다.

“무... 무슨 일로 오셨어요. 누가 두 분을 반긴다고요!”

떨리는 목소리로 퉁명스레 한 마디 내뱉은 직원이 바로 문을 닫으려 하자, 한지훈이 팔을 뻗어 맨손으로 철문을 잡아냈다.

“이딴 철문 바로 뜯어내기 전에 강준상 회장더러 직접 마중 나오라고 해.”

단호한 말투에 직원은 한지훈의 손에 막혀 꿈쩍도 하지 않는 문을 어떻게든 닫아보려 애를 쓰던 그때.

“웬 소란이야! 그리고 건방지게 나더러 직접 나오라고 해?”

우레 같은 목소리가 정원을 가득 채웠다...

관련 챕터

  • 용왕사위   제13화

    문앞을 막은 직원들이 바로 허리를 숙인 채 뒤로 물러서고 그 사이로 지팡이를 든 노인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백발이 무성하고 거동도 편치 않은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죽지 않은 날카로운 시선이 남자가 한때 얼마나 무서운 사람이었는지 그대로 말해 주고 있는 듯했다.하지만 평범한 사람이라면 바로 고개를 숙였을 그 눈빛도 전장에서 진정한 죽음의 공포가 어떤 것인지 피부로 느꼈던 한지훈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기에 태연하게 그를 맞이했다.한편, 혐오 가득한 시선으로 강우연을 훑어보던 강준상이야말로 한지훈을 마주한 순간 움찔하고만다.‘저 청년... 어떻게 저런 눈을 가지고 있지? 마지 사신 같아. 아니, 맹수 같은가... 어찌 보면 세상 풍파 다 겪은 노인 같은 눈이기도 하군.’강준상, 50년째 강운그룹 회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존재, 강운그룹을 삼류 중소기업에서 지금의 대기업으로 키운 장본인이기도 했다.“할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우연이 글쎄 남자랑 같이 집에 돌아왔다니까요. 게다가 어쩜 그렇게 뻔뻔하게... 할아버지더러 직접 마중까지 나오라고 하는 건지...”강준상을 부축해 함께 나온 강희연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강희연, 강우연의 사촌언니인 그녀가 왜 이렇게까지 동생을 싫어하게 된 걸까?이 모든 감정의 시작은 바로 질투였다.딸이라곤 강우연, 강희연 둘 밖에 없는 집안이었지만 강희연이 아무리 노력해도 할아버지 강준상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손녀는 바로 강우연이었다. 먹고 입는 것에서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건 물론 공식적인 자리에도 강준상은 항상 강우연을 대동했으니까.5년 전, 결혼도 하지 않은 강우연이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집안에서 쫓겨난 뒤에야 강희연은 그 자리를 대신해 강준상의 곁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그래서 강희연은 강우연이 증오스러웠고 다시 나타난 그녀의 존재가 너무나 불안했다.이제 겨우 익숙해진 이 모든 것들을 전부 빼앗아가는 건 아닐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한편, 강준상은 얼음장보다 더 차가운

  • 용왕사위   제14화

    김정호는 어찌 된 영문인지도 모른 채 교진산의 부하들에 의해 쫓겨났다.전화 한 통에 교진산이 이토록 이상해지다니…… 김정호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이마에 식은땀이 나기까지 했다.그는 그 전화 한 통이 한지훈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김정호는 인맥이 꽤 있는 편이라 이미 한지훈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의 구체적인 정보는 아예 찾을 수가 없었다.이것이 바로 김정호가 이곳에 온 이유다.“가자! 빨리 데려다줘!”심상치 않은 기운에 김정호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느꼈고 빨리 자신의 형에게 이 일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김씨 가문이 상대하기에도 한지훈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그런데, 김정호가 도로에 진입했을 때 주위에 4대 녹색 지프차가 나타나 거칠게 그들을 막아섰다.끼익!급정거로 인한 괴성이 온 거리에 울려 퍼졌고 김정호의 자동차는 지면에 긴 검은색 타이어 자국을 남겼으며 타이어에서는 흰 연기나 뿜어져 나왔다.“무슨 일이야?”뒷좌석에 앉아있던 김정호는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났는지 소리쳤다.앞좌석 부하가 내려서 상황을 살피려는 찰나, 차 문은 밖에서 벌컥 열렸다.검은색 중산복을 입은 특수요원들이 직접 차량 통제에 나섰다.몇몇은 총을 김정호의 머리통에 겨누더니 차갑게 말했다.“김정호! 당신은 지금부터 외부와 아무런 연락도 할 수 없어! 압류되었다고!”김정호는 너무 화가 나 미친 사람처럼 소리쳤다.“아주 제멋대로네? 죽고 싶어 환장했어? 내가 누군지 알고 까부는 거야? 나 김정호야! S시 김씨 가문이라고, 내가! 누가 시켰는지 당장 말해! 어디 낯짝이나 보자!”“나야!”갑자기 사람들 속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이목을 집중시켰다.한민학이 뒷짐을 지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자기 군복과 모자를 고쳐 쓰더니 말했다.“김정호, 오랜만이야! 별일 없지?”“뭐 하자는 겁니까? 나한테 감히 뭐 하는 짓이냔 말입니다!”김정호의 얼굴빛은 잿빛이 되어버렸다. 한민학이 S시 총사령관이고 본인보다 상급자인 건 엄연한 사실이

  • 용왕사위   제15화

    “도착했습니다!”여느 때처럼 용좌에 앉은 김정필의 주먹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털썩!용오가 온몸이 피투성이인 김태우를 바닥에 털썩 내려놓았다.그 충격에 튀어오른 빗물이 김태우의 온몸 가득 뒤덮인 상처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으아아악, 아버지. 저... 저 좀 살려주세요. 저 자식들... 좀 죽여주세요! 저... 이제 어떻게 살아요. 어떻게!”어느새 피로 물든 빗물 위에 누운 김태우가 저 멀리 거실 쪽에서 보이는 그림자를 향해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퍽!”하지만 한지훈은 그 아우성마저 듣기 싫다는 듯 김태우의 등을 거세게 걷어찼다.“야! 한지훈! 너 진짜 죽고 싶어? 여긴 이제 우리 집이야. 우리 구역이라고! 여기까지 들어온 이상, 네가 살아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아버지가 그 유명한 김정필이야. 네 사지를 산 채로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아, 아니지. 강우연 그 계집애, 네 마지막 숨을 붙여두고 네 앞에서 강우연 그 계집애를 더럽혀주겠어. 그리고 그 더러운 핏줄도... 내가 진작 죽어버렸어야 했는데!”이제 정말 집으로 왔다는 안도감에서인지 그 동안 정말 금방이라도 죽을 듯 축 늘어져있던 사람이 미친 듯이 날뛰며 온갖 악담을 퍼붓기 시작했다.하지만 그의 등을 밟은 한지훈의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콰직.등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으아아악! 아파! 아버지! 저 좀 살려주세요!”이대론 정말 가슴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김태우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그리고 한지훈 역시 용좌에 앉은 김정필을 주시하기 시작했다.“한지훈이라고 했나? 그래. 그 패기 하나는 인정해 주지. 감히 8명만 데리고 우리 집에를 쳐들어와? 꼭 불빛을 향해 달려드는 하루살이 같은 꼴이구나. 정확히 3분 주마. 내 아들 풀어줘. 그리고 바짝 엎드려서 우리에게 용서를 빌어라. 그렇게만 한다면 네 가족들만은 용서해 주마.”김정식의 분노 어린 목소리가 저택에서 메아리가 되어 울리고 또 울렸다.하지만 한지훈의 입가에는 도발적인

  • 용왕사위   제16화

    “하하하! 넌 이제 죽었어! 죽었다고! 우리 김 씨 가문은 영원히 S 도시의 일인자야! 이 사람들은 전부 우리 김 씨 가문에서 키워낸 블러드 킬러거든! 몇십 명이 같이 덤벼도 저 사람들을 당해내지 못해! 한지훈, 넌 오늘 죽었어! 당장 나를 풀어줘!”김태우는 마치 생의 희망을 느낀 듯, 건방지게 웃었고 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김정필 곁에 서있는 열 명이나 넘는 고수들을 쓱 훑어보았다.한지훈은 그들에게서 풍기는 기운과 눈빛에서 그들이 꽤 강한 실력을 갖춘 망나니들이라는 걸 느꼈지만 그 정도 실력으로 한지훈을 상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했으며 한지훈뿐만 아니라 용일부터 용팔까지 눈앞에 있는 저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한지훈! 내 아들을 당장 풀어주고 무릎 꿇어서 우리 김 씨 가문에게 사죄해!”김정필이 손을 뻗어 한지훈을 가리키며 목청을 높였지만 한지훈은 되려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오른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발로 김태우를 힘껏 차서 김정필 발 곁으로 보내 버렸다.“풀어주면 어쩌려고요?”한지훈이 차갑게 물었고 김태우는 고통스러운 비명소리와 함께 갈비뼈가 전부 부러진 채, 김정필 앞에 쓰러져 있었으며 입에서 새빨간 피를 토하던 그는 덜덜 떨리는 손을 뻗어 김정필의 구두를 꽉 잡으며 겨우 말을 꺼냈다.“아버지… 꼭 저 대신… 복수를 해주세요!”김정필은 자신 앞에서 정신을 잃은 김태우를 보며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 살기를 뿜어냈으며 떨리는 두 주먹을 꽉 잡고는 오열했다.“태우야! 아들아! 아악! 죽여! 당장 저놈들을 한 명도 남기지 말고 다 죽여버려!”화가 끓어오른 김정필은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렀고 싸움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김 씨 가문의 킬러들은 손에 칼과 쇠 파이프를 들고 한지훈을 향해 무섭게 달려들었고 이를 본 용일과 용팔 등 사람들도 순식간에 공격을 가했다.탕!그 순간, 총소리가 김 씨 가문 저택에 울려 퍼졌고 김정필이 킬러들 무리 뒤에서 권총을 꺼내 들고 한지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죽어! 내 아들 목숨 값으로 너도

  • 용왕사위   제17화

    털썩!순간, 강우연은 하얀 연꽃 마냥 바닥에 쓰러졌고 몸에 떨어진 빗물은 순식간에 빨갛게 물들어 버렸으며 입고 있던 하얀 원피스도 어느새 핏물에 물든 채, 빨간 드레스로 변해버렸다.다급하게 달려온 한지훈은 충혈된 두 눈으로 강우연을 품에 꽉 껴안은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우연아… 우연아… 왜, 네가 대체 왜 여기에 있어…”강우연은 한지훈의 품에 안겨 새빨간 피를 계속 토해내고 있었다. 거센 빗줄기는 끊임없이 그녀의 가녀린 몸과 천사 같은 얼굴을 때렸으며 그녀는 피로 범벅이 된 오른손을 힘겹게 뻗어 한지훈의 눈썹과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졌다.“지훈 씨, 당신 얼굴을 한 번도 이렇게 만져본 적이 없는 거 같네요… 5년 동안 당신을 많이 미워했어요… 하지만 그날 밤 당신이 나타난 순간, 전 평생 당신을 위해 살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훈 씨, 한 가지만 약속해 줘요…”강우연이 예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약속할게! 뭐든 약속할게!”한지훈이 비통한 마음으로 강우연을 품에 꽉 껴안자 강우연이 그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고운이와 잘 살겠다고 약속해요… 지훈 씨, 당신을… 사랑해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훈을 만지고 있던 강우연의 손은 힘없이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졌고 이 순간, 한지훈은 빗물 속에서 무릎을 꿇은 채,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그는 떨리는 몸으로 강우연을 꽉 껴안았으며 화가 치밀어 오른 그의 살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아악!”한지훈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며 소리를 질렀고 순간, 하늘에는 천둥번개가 번쩍거렸으며 그의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 같았다. 그는 강우연을 품에 안은 채, 바닥에서 서서히 몸을 일으켰으며 살기로 가득한 눈빛으로 목청을 높였다.“드래곤 궁! 삼천 강자! 8대 드래곤 장군! 4대 드래곤 헌터! 당장 내 앞으로 집결!”한지훈 뒤에 서있던 용일은 이를 꽉 깨물더니 충혈된 두 눈으로 품에서 신호탄을 꺼내 탕 소리와 함께 하늘을 향해 방아쇠를

  • 용왕사위   제18화

    우르릉 쾅쾅!갑자기 무섭게 느껴지는 살기와 함께 용일 등 강자들의 기세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의 사람들이 김 씨 가문 저택의 정문에서 빗물을 가로지르며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린 인사 올립니다!”순간, 하늘에서 엔진 소리가 크게 울리더니 헬기 위에 우뚝 서있던 검은 복장을 입은 그림자 하나가 저승사자 마냥 헬기에서 뛰어내렸다.“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운 인사 올립니다!”이와 동시에, 김 씨 가문 저택의 지붕 위에 그림자 두 개가 나타나더니 똑같이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며 입을 열었다.“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형 인사 올립니다!”“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월 인사 올립니다!”세계 4대 저승사자로 불리는 드래곤 궁의 4대 드래곤 헌터가 김 씨 가문의 저택에 전부 모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드래곤 궁의 삼천 강자들도 4대 드래곤 헌터를 따라 끊임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으며 너도나도 한지훈 앞에 한 쪽 무릎을 꿇었다.이와 동시에,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탱크들이 줄을 지어 김 씨 가문의 저택 밖에 자리를 잡았고 포신은 일제히 김 씨 가문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었다. 또한 공중에는 수많은 헬기들이 저택 위를 빙빙 에워 돌면서 완전 무장한 그림자들이 헬기에서 줄을 타고 내려왔다.이를 보고 있던 김 씨 가문 사람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자리에 굳어버렸고 특히 두려움에 가득 찬 김정필은 덜덜 떨리는 몸을 겨우 진정시키며 말까지 더듬었다.“너… 너 도대체 누구야?”한지훈은 피범벅이 된 강우연을 꽉 안은 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한지훈의 어마어마한 살기와 기세에 온 세상이 놀란 듯했다.그에게 남은 건, 끝이 보이지 않는 분노뿐이었다!이때, 용일 등 여덟 명이 비단 상자를 손에 든 채, 걸음을 맞춰 다가왔으며 비단 상자 위에는 검은색 드래곤 깃발이 덮어 있었다.그들은 거센 빗줄기 속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걸음걸이로 한지훈에게 다가갔으며 검은색 드래곤 깃발을 벗기자 그

  • 용왕사위   제19화

    지금 이 순간, 김정필은 겁이 나서 몸을 덜덜 떨고 있었고 하얗게 질린 얼굴로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한지훈을 보며 우물쭈물 물었다.“당신… 당신 도대체 누구야? 당신한테 어떻게 청색 무늬 드래곤 전포가 있을 수 있지?”김정필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공포와 두려움이 느껴지기 시작했으며 자신이 S 도시 김 씨 가문의 가주라는 사실과 오늘 그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의 곁에는 김 씨 가문의 고수들이 수천 명이나 모여 있었고 열 명이나 넘는 블러드 킬러들까지 지켰지만 전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시종일관 강우연을 품에 꼭 안은 한지훈은 두 눈에서 분노가 홍수 마냥 쏟아져 나왔고 그의 곁에 나타난 세 명의 명의는 강우연의 처참한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보스, 사모님은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곽 명의의 말에 한지훈은 눈빛이 반짝거리더니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재빨리 강우연을 세 명의 명의에게 맡겼다.부하들의 호송 하에 안전하게 떠나는 강우연과 세 명의를 보며 그제야 안심한 한지훈이 다시 시선을 김정필에게 돌려 싸늘하게 물었다.“내가 누구냐고? 허허, 난 단지 네가 한없이 만만하게 여기던 건방진 녀석이고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강우연의 남편이자 한고운의 아빠야! 김정필! 넌 내가 평생 목숨 걸고 지키고 싶은 여자를 하마터면 죽일 뻔했어. 네가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는 잘 알고 있겠지? 내 가여운 딸은 네놈의 아들 때문에 두 눈이 실명을 했는데 내가 김 씨 가문을 쉽게 용서하고 네놈을 가만둘 거라고 생각해?”한지훈의 말에 김정필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한지훈은 자신의 진짜 신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눈치가 빠른 김정필은 삼천 명의 드래곤 궁 강자들에게서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기운과 한지훈 뒤를 지키고 있는 여덟 명의 부하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소문난 네 명의 드래곤 헌터들을 통해 한지훈은 그들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무서운 존재일 것이라는 알아차렸다!어마어마한 힘을 지닌 레전드 인물들이 한지훈에게 저토록

  • 용왕사위   제20화

    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김 씨 가문의 가주가 한지훈 앞에 한 마리의 개처럼 무릎을 꿇고 연신 살려달라고 애걸하고 있다니!바로 이때, 한지훈이 발로 김정필을 뻥 차서 수십 미터 밖으로 던져버렸고 김정필은 그대로 천지 동정의 거치대에 강하게 부딪치고 말았으며 극심한 고통과 함께 순식간에 피를 토했다.하지만 김정필은 감히 반항조차 하지 못한 채 바닥에 엎드려 몸을 덜덜 떨면서 한지훈만 쳐다보았고 한지훈은 천천히 김정필에게 다가가 고고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다가 허리에서 칼을 꺼내 그에게 던졌다.“두 가지 선택이 있어. 첫 번째, 이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김 씨 가문도 S 도시에서 영원히 제명된다. 두 번째, 나에게 도전장을 내밀면 내가 보기 좋게 죽여줄게!”김정필은 한지훈의 말에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힘겹게 손을 뻗어 바닥에 버려진 칼을 꽉 잡은 뒤, 외마디 비명과 함께 한지훈을 향해 칼을 휘두르면서 광기 넘친 표정으로 호탕하게 웃었다.“한지훈! 이건 네가 죽으려고 환장한 거야! 아악!”하지만 다음 순간, 한지훈이 손을 들자 청색 무늬 드래곤 전포가 밝게 반짝이더니 그 손으로 김정필의 목을 꽉 조였고 김정필은 순식간에 두 눈이 밖으로 튀어나왔으며 머리는 한쪽으로 기운 채, 그대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그리고 나서 한지훈이 손을 쓱 내뻗자 김정필의 시체는 동정 속에 빠졌고 그의 몸에서 흐르고 있던 핏물은 동정 속에 있던 빗물과 섞여 빨갛게 물들어 버렸으며 이내 김정필의 시체가 물 위로 떠올랐다.목숨을 잃던 순간, 하늘을 바라보던 김정필의 시선은 점점 흐릿하다가 이내 까맣게 변해버렸다.결국 S 도시를 주름잡던 시대의 레전드 인물인 김정필은 이렇게 S 도시에서 제명되고 말았고 남은 김 씨 가문 사람들은 반항은 꿈도 못 꾼 채, 빗속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애걸했다.“살려주세요! 이 모든 건 김정필 부자의 잘못입니다! 저희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저희는 억울합니다!”그들의 말에 한지훈은 코웃음을 치면서 그들을 빤히 쳐다보았다.“억울? 당신네 김 씨

최신 챕터

  • 용왕사위   제2362화

    바로 여시수 뒤에 서있었던 담창운은, 그들의 얘기를 들은 후 가슴이 저절로 가라앉았다. 자신의 두 손녀는 그 누구 하나 고집이 세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만약 담효운이 고집부리고 죽을지 언정 따라가지 않으려 한다면 담씨 집안에도 큰 화를 초래할게 뻔했다. 게다가 지금 이 상황은, 전에 이 씨 집안이나 낙씨 집안을 마주할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지금 한지훈이 용국에서의 지위가 하늘을 찌를 듯하니까. 이내 여시수가 허리 굽히고 한지훈을 차에 태우는 것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담창운은 손수건을 꺼내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닦아냈다. 다만 애석하게도 그가 지금까지도 모르고 있는 사실은, 눈앞의 한지훈은 가짜 인물이라는 것이다. “효운아, 방금 한 선생의 말도 들었다시피 네가...”담효운은 이빨을 악 문채, 울먹이긴 하지만 단호한 눈빛으로 담창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심상치 않은 표정에 담창운은 불길한 마음이 들어, 급히 담효운을 끌고 차에 올라탔다. 만약 담효운의 언짢은 표정을 한지훈이 보기라도 한다면, 담씨 집안은 필연적으로 큰 재난이 닥치게 될 거라 믿었다. 현재 한지훈의 명망으로는 얼마든지 담씨 집안을 쉽게 멸망시킬 수 있긴 하다. “효운아, 사실 할아버지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 선생은 우리 담씨 집안이 절대 미움을 사면 안 되는 거물이야! 그의 한마디로 우리 담씨 집안 수십 명의 식구들 목숨이 좌지우지될 수 있어!”담창운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담효운은 억울함을 토로하며 말했다. “할아버지! 다들 한지훈이 대영웅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아내한테도 잘해주는 사람이라면서요? 설마 그 모든 소문들이 거짓말이라는 거예요!”사실 담효운의 마음속에는 줄곧 짝사랑하고 있는 대상이 있었다. 두 사람의 감정은 줄곧 아주 안정적이었다. 다만 지금까지도 그 창호지를 뚫지는 못했다. 그 어떤 여자라도 자신의 가장 귀한 첫 경험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에게 남기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니까. 설령 상대의 지위가 아

  • 용왕사위   제2361화

    “그래요! 저 대신 말 좀 전해주세요. 저도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움직이고 싶지만, 전혀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을!”강우연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네!”도청 전인은 짧은 대답과 함께 몸을 돌려 문 밖으로 걸어갔다. 그 무렵, 강중 상업계의 거물들 역시 분분히 공항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적지 않은 무종 사람들까지도 공항으로 달려가 맞이할 준비를 했다. 한편 그 시각 강릉 공항에서는, 강릉 여시수는 고위 간부와 수백 명의 사업가들을 데리고는, 공손하게 서 있었다. 그 옆 몇 개의 활주로에서는 모두 한지훈을 기다리는 여성들이 가득 서있었는데 다들 하나같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심지어 웬만한 톱스타를 맞이하는 것보다 훨씬 성대했다. 필경 현재 한지훈의 명성은 정말 어마어마했고, 게다가 그 명성은 이미 4대 가문을 훨씬 능가하고 있었다. 한 사람의 힘으로 4대 가문을 무너뜨린 건, 용국의 지난 100년 역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수천 명의 군경들 또한 공항 부근을 물샐틈없이 에워싸고 있었다. 강릉의 몇 개 주요 고속도로들도 모두 봉쇄 계엄이 실시되었다. 곧이어 보잉 여객기 한 대가 활주로에 천천히 착륙했고, 선실 문이 열리면서 훤칠하고 젊은 남자 한 명이 천천히 기내를 나섰다. 여시수는 즉시 뒤에 있는 몇 명의 사무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이내 검은 정장 차림의 남자들이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레드카펫을 깔았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젊은 남자는 당찬 걸음으로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섰다. 공항 주변에서 열렬히 자신을 환영하는 사람들을 발견한 젊은 남자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오만한 눈빛으로 여시수를 보며 웃었다. “무려 여시수가 맞이해주고 있네!”이 젊은 남자는 얼핏 보면 한지훈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 그러나 한지훈의 얼굴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한눈에 봐도 이 사람이 한지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한지훈은 누구를 대하든 겸손하고 예의 바르며 오기가 전혀 없기 때문이

  • 용왕사위   제2360화

    백일봉에서의 일전 결과는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졌다. 한지훈이 손을 드는 사이에 5성 용급 천왕계 강자인 동방 오우가 살해당했다는 소식 또한, 곧 강중에 전해졌다. 그동안 우연 그룹에 복종했던 많은 세가들은 그 소식을 접하고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복종하지 않았다가는, 일단 한지훈이 돌아오게 되면 그들은 엄청난 압박을 받게 될 테니까. 한편 한 씨 집안 별장에서는 한 젊은 여자가 강우연의 침대 옆에 앉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담효령, 강우연의 몇 안 되는 절친 중 한 명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담효령은 바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다가 불과 1년 전 고향인 강릉으로 돌아왔고, 여태 집안 살림을 도우러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담효령은 자신의 빛나는 미모로 인해 골치 아파하고 있었다. 강릉에 돌아온 지 한 달도 안 되어, 강릉의 두 도련님이 하나같이 그녀에게 반한 것이다. 이 두 명의 도련님 중 한 명은 강릉의 태자라고 불리는 이설비이고, 다른 한 명은 강릉 갑부의 아들인 낙소종이었다. 두 사람은 진저리 날 정도로 담효령에게 끝없는 애정 표현을 하였지만, 결국 모두 무자비하게 거절당했다. 그 후 두 사람은 처음에는 별다른 태도를 보이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사랑은 원한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담씨 집안의 사업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달도 안 되어 담효령이 관리하고 있던 지사는 더 이상 수입이 진행되지 않았다. 물론 담씨 집안도 이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후 몇 번이나 담효령에게 마음을 좀 열어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이 씨 집안이든 낙 씨 집안이든, 시집가면 전혀 손해를 볼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줄곧 눈이 높았던 담효령은 게으르기만 한 이 두 남자에게 시집가고픈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렇게 결국 홧김에 강중으로 달려온 것이다. 그러나 강중에 도착했을 때, 임신한 강우연이 이미 집에서 휴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바로 한 씨 집안을 찾아왔다. 담효

  • 용왕사위   제2359화

    여태 천신계 강자들은 줄곧 강제적인 요구를 받아오며, 세속의 일에 참여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만약 이 규정이 일단 뚫리게 된다면, 용국에는 지금으로선 바로 천신계로 돌파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많지는 않을 것이다. “흥! 설령 천신계를 돌파한다 하더라도 북양 왕은 동방 가문 제자들보다는 나을 겁니다!”진우는 차갑게 대답했다. 동방 소의 말대로 설령 한지훈을 말린다 하더라도, 문제는 그를 말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지훈은 만만치 않은 인물이다. 심지어 국왕조차도 일부러 눈을 감아주고 있는 상황에, 진우는 굳이 나서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전혀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맞습니다. 진 사령관께서도 더 이상 저희 용국의 미래 천신 강자만을 위하여 현재의 손실을 지켜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뒤따라 원상용도 사정하기 시작했다. “흥! 여러분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4대 가문이든 동방 가문이든 누구든지 막론하고, 오늘 이번 일은 제가 절대로 나서지 않을 겁니다!”진우는 여전히 단호하게 거절했다. 바로 그때, 찬란하게 빛나는 별빛이 갑자기 떨어져 사람들은 그 눈부심에 저절로 눈을 감게 되었다. 그 별빛은 갑자기 백일봉 전체를 온통 덮어버렸다. “쾅!”이내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기운이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눈부신 별빛은 흩어져 버렸고, 큰 구덩이 속을 들여다보니 동방 오우는 이미 가루가 되어버린 상황이었다. 게다가 은은하게 바람까지 불어 유골마저 허공으로 날려가게 됐다. 우천존이 마침 그 끔찍한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번에는 단지 놀라울 정도였다면, 한지훈은 이번에 확실히 그에게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그는 진법을 통과하여 성신의 힘을 끌어들여 순식간에 동방 오우를 소멸시켰다. 그 장면에, 동방 가문 사람들은 입을 크게 벌린 채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원상용은 더욱 비할 데 없이 내심 후회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던 동방 오우가 순식간에 공기 중에 흩날리는 유골이 되었다니. 다른 두 가문의 사람들도 모두 벌벌 떨고 있

  • 용왕사위   제2358화

    “쾅!”큰 소리와 함께 동방 오우는 다시 엄청난 피를 뿜어내기 시작했고, 그 속에는 적지 않은 내장 조각들마저 끼여있었다. “화산에 이렇게나 좋은 진법이 있는데 아쉽게 됐네. 안타깝지만 진종의 또 다른 후계자를 한 명 더 배양해야겠어!”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탄식했다. 동방 오우는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긴 하지만, 방금 그가 보여준 진법은 한지훈이 보기에도 매우 강력했다. 지금까지도 한지훈은 그 광막이 대체 어떻게 펼쳐진 건지 깨닫지 못했다. 한지훈은 만약 자신이 그 광막의 진법을 장악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는 화산의 제자가 아니었기에 이러한 신기한 진법의 비법을 얻을 수는 없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내가 보잘것없다고 조롱이라도 하는 거야?”이내 동방 오우가 노호하며 말했다. “난 수만 명의 화산 제자 중에서 유일하게 진종 제자로 뽑히게 됐어. 그런데 네가 뭔데 나더러 보잘것없데!”동방 오우는 눈을 휘둥그레 뜬 채 교만한 모습을 보였다. “난 네가 보잘것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엄청 보잘것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곧이어 한지훈이 다시 손바닥을 내리치자 큰 굉음과 함께 한바탕 기랑이 자욱해졌다. 그 기운에 백일봉마저 진동하기 시작하며 당장이라도 무너질 기세였다. 아래에 있던 구경꾼들은 뒤흔들리는 백일봉의 모습에 괜히 자신들이 다치기라도 할까 봐 일제히 멀리 도망쳤다. “쾅!”바로 그때, 한지훈이 또 한 방 날렸다. 그렇게 온 하늘은 한바탕 연기와 먼지가 흩날렸고, 동방 오우는 큰 구덩이 속으로 말려들 가게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방 오우가 다시 일어나려 하자, 한지훈이 그의 아랫배를 밟았다. “네가 화산의 제자면 뭐 어떤데? 진종의 후계자면 또 어떤데?”한지훈은 다시금 진법을 발동했다. 이때 하늘에는 별똥별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 별빛은 눈에 띄는 속도로 동방 오우에게로 향했다. 화살처럼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별빛에, 동쪽

  • 용왕사위   제2357화

    “쾅!”제대로 맞은 동방 오우의 얼굴은 아예 이상하게 변형되었고, 이내 그는 피를 흘리기 시작하며 너무 아픈 나머지 말도 할 수 없었다. 곧이어 한지훈은 또다시 몇 대의 따귀를 후려쳤다. 동방 오우는 더 이상 반격은커녕 심지어 손을 들어 막을 힘조차 없었다. 비록 그 또한 진법에 정통했지만, 두 사람의 진법에 대한 장악도는 전혀 다른 차원이었다. 금빛 방어막을 잃게 된 동방 오우는 한지훈의 따귀를 막아낼 수 없었고, 감히 반격할 수도 없었다. “팍!”이내 다시 한번 따귀를 때렸고, 동방 오우의 몸은 마치 줄 끊어진 연처럼 백일봉에서 날아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내며 지면에 떨어지게 됐다. “절대 인정할 수 없어! 한지훈 네 까짓게 뭔데! 나... 난 엄연히 화산 진종의 제자야! 난 15살 때부터 이미 사령관의 강자를 참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됐어. 한지훈 넌 그 나이에 여전히 놀고먹고 했겠지!”“게다가 난 열여덟 살 즈음에는 일성 준천왕계의 고수까지 죽일 수 있게 됐어. 너는 나랑 비교할 자격도 안돼!”“쾅!”돌아오는 건 한지훈의 주먹뿐이었야. 주먹을 맞은 동방 오우는 피를 낭자하게 흘렸다. 한지훈이 더욱 무자비하게 공격을 내릴수록, 동방 오우의 분노는 커져만 갔다. 심지어 그는 5성 용급 천왕계의 강력한 기운을 동원하여 반격을 노리고 있었다. “한지훈! 너... 너는 절대 나의 적수가 될 수 없어! 나한테는 무상 진법 호체가 있고, 혼천 진법의 비법도 알고 있어! 그렇게 난 이미 3년 전에 5성 용급 천왕경의 실력에 도달하게 된 거야. 그런데 넌 대체 뭘 믿고 나랑 싸우려 하는 거야?”“대체 왜 광명파든, 피라미드 안에 있던 인왕이든 다들 하나같이 너를 주목하고 있는 거야! 너랑 난 전혀 비교할 차원이 안돼! 출신만 따져도, 난 동방 가문의 후계자 거든!”“게다가 종문도 따지면, 나는 화산의 제자지만 넌 정체가 뭔데! 넌 가진 게 하나도 없잖아!”동방 오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오랫동안 쌓여 있던 말을 모두 털어놓았다.

  • 용왕사위   제2356화

    우천존이 동방 오우의 말에 반응하며 고개를 돌렸고, 저도 모르게 그의 눈을 피했다. 그 순간,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다시 나타났고, 마치 시간이 흐른 듯 태양이 다시 지구를 비추며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돌아왔다.동방 오우는 이를 보며 불만이 가득 담긴 포효를 질렀다.“네놈이 어떻게 진법을 사용할 수 있단 말이지! 네놈은 명산의 제자도 아니고, 명사의 전수도 없으면서... 이건 불가능해, 네놈 그렇게 뛰어난 통찰력을 가질 리가 없다!”동방 오우의 자존심은 한지훈의 손에 의해 산산조각 났고, 이때 주위의 모든 사람들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한지훈이 보여준 진법은 동방 오우가 본 적도 없고, 우천존과 한용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전혀 경험하지 못한 것이었다.“그러니 내 눈에 너는 정말 부족할 뿐이지!”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이건 불가능해! 우천존이 네놈과 광명존의 비무에서 비겼다고 하지 않았나!”동방 오우는 목소리를 높여 필사적으로 외쳤다.“너무 순진하군. 만약 내가 광명존과 비겼다면, 그가 그토록 상처를 많이 입고, 용국에 무사히 데려올 수 있었을까?”한지훈은 동방 오우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말했다.동방 오우는 이해력도 부족하고, 사회 경험도 너무 부족했다. 하지만 이것도 이상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지난 20년 동안 동방 오우는 화산을 떠나지 않았었다. 하루 종일 자신의 사제들과 함께 있으니, 어디서 사회 경험을 하겠는가? 광명존의 일은 사실 우천존의 체면이 중요한 문제였고, 그는 그렇게 거짓말을 해야만 했다. 이 사건은 현재까지 오륙에서 두 사람의 대결이 무승부가 되었다고 여겨지고 있으며, 그 후 광명존은 우천존에 의해 비밀리에 용국으로 이송되었다.이 사건은 단순히 우천존의 체면을 지키는 문제를 넘어, 오륙에서 광명파의 위신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그래서 동방 오우는 광명존이 이미 비밀리에 용국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조사로 알게 되었지만, 우천존에게 들은 또 다른 버전의 이야기를 들었다.그렇기 때문에 그는 우천존의

  • 용왕사위   제2355화

    강렬하고 청명한 소리가 산 정상에 울려 퍼지며, 창안백의 목이 한 번 비틀렸다.그의 얼굴이 다시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오자, 얼굴에 짙은 붉은색 손자국이 새겨져 있었다.이 손자국은 크지 않았지만, 그 모욕적인 의미는 엄청나게 강했고 이 붉은 손자국은 아마도 석 달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한지훈이 때린 이 손바닥은 단순히 창안백의 얼굴을 때린 것이 아니라, 화산의 얼굴을 때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명산은 또 어떤가.용국이 위험에 처하고, 오국 연합군이 용경을 포위했을 때, 그때 명산들은 어디 있었던가?수많은 용국의 백성들이 피로 물든 대참사를 겪을 때, 명산의 사람들은 어디에 있었던가?!이제 와서 나서서 위세를 부리며 한지훈에게 명령이라니!“네놈이 감히 날 때려?!”창안백은 손으로 얼굴에 새겨진 손자국을 가리키며, 입술을 떨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러자 한지훈은 냉담하게 창안백을 한번 쏘아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3 초 안에 떠나지 않으면, 피를 뚝뚝 떨어뜨리게 할 거다! 당장 꺼져라!”그 한마디는 마치 천둥 같은 소리처럼 창안백의 귀에 쨍하고 울려 퍼졌고, 그의 고막까지 아리게 만들었다.비록 창안백은 체면을 지키고 싶었지만, 한지훈의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지자, 그는 결국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그는 죽기를 원하지 않았고, 더욱이 한지훈 같은 어린놈의 손에 죽고 싶지 않았다!오늘 이 한 대를 반드시 한지훈에게 갚을 것이며, 화산에 돌아가면 사건을 부풀려서 한지훈이 한 달도 살지 못하게 할 것이다!그 순간, 동방 오우는 온몸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얼굴은 이미 한지훈의 발에 짓밟혀 인상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고, 간신히 눈으로 한지훈의 신발 밑을 바라보며,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한지훈! 나는 인정할 수 없다!”“인정할 수 없다고?”한지훈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살짝 흔들었고, 그 뒤 그는 천천히 다리를 들어 동방 오우를 들어 올렸다.“너만 진법을 쓸 줄 안다고 생각하나? 진법은 화산만의 전유물 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

  • 용왕사위   제2354화

    동방 오우가 용경에서 죽는 일만은 막아야 했다. 만약 그가 여기서 죽는다면, 화산의 명성은 더욱 바닥을 칠 것이 분명했다.그래서 창안백은 자신의 체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즉시 일어나 한지훈을 막았다.창안백이 나서서 자신의 목숨을 구하려는 것을 본 동방 오우는 희미하게나마 한 줄기 생존의 희망을 본 듯했다.동방소와 사대 가문의 사람들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창 씨 어르신이 나섰으니, 한지훈도 어쩔 수 없이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는가? 무종의 대장로조차 창안백을 보면 공경의 뜻을 담아 '창 씨 어르신'이라고 부를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이 광경을 본 좌항도는 오히려 더욱 흥미로워하며, 한지훈이 동방 오우 같은 인간을 죽여버리기를 바라고 있었다.그러나 창안백의 호통이 울리자, 좌항도는 얼굴을 찡그리며 진우에게 물었다.“저 늙은 놈은 누구요?”“쉿! 조용히 하시오!”진우는 급히 좌항도의 입을 틀어막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분은 화산의 세속을 행보하는 진인이니 함부로 말하지 마시오! 비록 그의 무력은 강하지 않지만 그 배경은 막강하니, 그를 건드리는 건 화산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거나 다름없소!”진우의 설명을 듣고, 좌항도는 놀라 입에서 숨을 들이켰다.동방 오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두려운데, 화산 전체라니?하지만 그는 여전히 불만과 분노로 가득한 시선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저런 배경이 있는 늙은이가 나섰으니, 한지훈도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겠군.그렇게 생각한 좌항도는 주먹을 쥔 손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당신은 누구지?!”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창안백을 한차례 쏘아보며 차갑게 물었다.그러고는 발을 들어 동방 오우의 얼굴을 짓밟아 그의 머리를 바위 속으로 깊숙이 박아버렸다.심하게 함몰된 광대뼈 탓에, 동방 오우의 얼굴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멀리서 보면 목 위에 박힌 표주박 같아 보일 정도였다.“나는 화산 세속의 행보하는 진인, 창안백이다! 지금 즉시 그를 풀어주어라! 오늘의 승부는 무승부로 끝낸다!”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