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넌 이제 죽었어! 죽었다고! 우리 김 씨 가문은 영원히 S 도시의 일인자야! 이 사람들은 전부 우리 김 씨 가문에서 키워낸 블러드 킬러거든! 몇십 명이 같이 덤벼도 저 사람들을 당해내지 못해! 한지훈, 넌 오늘 죽었어! 당장 나를 풀어줘!”김태우는 마치 생의 희망을 느낀 듯, 건방지게 웃었고 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김정필 곁에 서있는 열 명이나 넘는 고수들을 쓱 훑어보았다.한지훈은 그들에게서 풍기는 기운과 눈빛에서 그들이 꽤 강한 실력을 갖춘 망나니들이라는 걸 느꼈지만 그 정도 실력으로 한지훈을 상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했으며 한지훈뿐만 아니라 용일부터 용팔까지 눈앞에 있는 저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한지훈! 내 아들을 당장 풀어주고 무릎 꿇어서 우리 김 씨 가문에게 사죄해!”김정필이 손을 뻗어 한지훈을 가리키며 목청을 높였지만 한지훈은 되려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오른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발로 김태우를 힘껏 차서 김정필 발 곁으로 보내 버렸다.“풀어주면 어쩌려고요?”한지훈이 차갑게 물었고 김태우는 고통스러운 비명소리와 함께 갈비뼈가 전부 부러진 채, 김정필 앞에 쓰러져 있었으며 입에서 새빨간 피를 토하던 그는 덜덜 떨리는 손을 뻗어 김정필의 구두를 꽉 잡으며 겨우 말을 꺼냈다.“아버지… 꼭 저 대신… 복수를 해주세요!”김정필은 자신 앞에서 정신을 잃은 김태우를 보며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 살기를 뿜어냈으며 떨리는 두 주먹을 꽉 잡고는 오열했다.“태우야! 아들아! 아악! 죽여! 당장 저놈들을 한 명도 남기지 말고 다 죽여버려!”화가 끓어오른 김정필은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렀고 싸움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김 씨 가문의 킬러들은 손에 칼과 쇠 파이프를 들고 한지훈을 향해 무섭게 달려들었고 이를 본 용일과 용팔 등 사람들도 순식간에 공격을 가했다.탕!그 순간, 총소리가 김 씨 가문 저택에 울려 퍼졌고 김정필이 킬러들 무리 뒤에서 권총을 꺼내 들고 한지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죽어! 내 아들 목숨 값으로 너도
털썩!순간, 강우연은 하얀 연꽃 마냥 바닥에 쓰러졌고 몸에 떨어진 빗물은 순식간에 빨갛게 물들어 버렸으며 입고 있던 하얀 원피스도 어느새 핏물에 물든 채, 빨간 드레스로 변해버렸다.다급하게 달려온 한지훈은 충혈된 두 눈으로 강우연을 품에 꽉 껴안은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우연아… 우연아… 왜, 네가 대체 왜 여기에 있어…”강우연은 한지훈의 품에 안겨 새빨간 피를 계속 토해내고 있었다. 거센 빗줄기는 끊임없이 그녀의 가녀린 몸과 천사 같은 얼굴을 때렸으며 그녀는 피로 범벅이 된 오른손을 힘겹게 뻗어 한지훈의 눈썹과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졌다.“지훈 씨, 당신 얼굴을 한 번도 이렇게 만져본 적이 없는 거 같네요… 5년 동안 당신을 많이 미워했어요… 하지만 그날 밤 당신이 나타난 순간, 전 평생 당신을 위해 살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훈 씨, 한 가지만 약속해 줘요…”강우연이 예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약속할게! 뭐든 약속할게!”한지훈이 비통한 마음으로 강우연을 품에 꽉 껴안자 강우연이 그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고운이와 잘 살겠다고 약속해요… 지훈 씨, 당신을… 사랑해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훈을 만지고 있던 강우연의 손은 힘없이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졌고 이 순간, 한지훈은 빗물 속에서 무릎을 꿇은 채,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그는 떨리는 몸으로 강우연을 꽉 껴안았으며 화가 치밀어 오른 그의 살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아악!”한지훈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며 소리를 질렀고 순간, 하늘에는 천둥번개가 번쩍거렸으며 그의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 같았다. 그는 강우연을 품에 안은 채, 바닥에서 서서히 몸을 일으켰으며 살기로 가득한 눈빛으로 목청을 높였다.“드래곤 궁! 삼천 강자! 8대 드래곤 장군! 4대 드래곤 헌터! 당장 내 앞으로 집결!”한지훈 뒤에 서있던 용일은 이를 꽉 깨물더니 충혈된 두 눈으로 품에서 신호탄을 꺼내 탕 소리와 함께 하늘을 향해 방아쇠를
우르릉 쾅쾅!갑자기 무섭게 느껴지는 살기와 함께 용일 등 강자들의 기세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의 사람들이 김 씨 가문 저택의 정문에서 빗물을 가로지르며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린 인사 올립니다!”순간, 하늘에서 엔진 소리가 크게 울리더니 헬기 위에 우뚝 서있던 검은 복장을 입은 그림자 하나가 저승사자 마냥 헬기에서 뛰어내렸다.“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운 인사 올립니다!”이와 동시에, 김 씨 가문 저택의 지붕 위에 그림자 두 개가 나타나더니 똑같이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며 입을 열었다.“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형 인사 올립니다!”“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월 인사 올립니다!”세계 4대 저승사자로 불리는 드래곤 궁의 4대 드래곤 헌터가 김 씨 가문의 저택에 전부 모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드래곤 궁의 삼천 강자들도 4대 드래곤 헌터를 따라 끊임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으며 너도나도 한지훈 앞에 한 쪽 무릎을 꿇었다.이와 동시에,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탱크들이 줄을 지어 김 씨 가문의 저택 밖에 자리를 잡았고 포신은 일제히 김 씨 가문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었다. 또한 공중에는 수많은 헬기들이 저택 위를 빙빙 에워 돌면서 완전 무장한 그림자들이 헬기에서 줄을 타고 내려왔다.이를 보고 있던 김 씨 가문 사람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자리에 굳어버렸고 특히 두려움에 가득 찬 김정필은 덜덜 떨리는 몸을 겨우 진정시키며 말까지 더듬었다.“너… 너 도대체 누구야?”한지훈은 피범벅이 된 강우연을 꽉 안은 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한지훈의 어마어마한 살기와 기세에 온 세상이 놀란 듯했다.그에게 남은 건, 끝이 보이지 않는 분노뿐이었다!이때, 용일 등 여덟 명이 비단 상자를 손에 든 채, 걸음을 맞춰 다가왔으며 비단 상자 위에는 검은색 드래곤 깃발이 덮어 있었다.그들은 거센 빗줄기 속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걸음걸이로 한지훈에게 다가갔으며 검은색 드래곤 깃발을 벗기자 그
지금 이 순간, 김정필은 겁이 나서 몸을 덜덜 떨고 있었고 하얗게 질린 얼굴로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한지훈을 보며 우물쭈물 물었다.“당신… 당신 도대체 누구야? 당신한테 어떻게 청색 무늬 드래곤 전포가 있을 수 있지?”김정필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공포와 두려움이 느껴지기 시작했으며 자신이 S 도시 김 씨 가문의 가주라는 사실과 오늘 그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의 곁에는 김 씨 가문의 고수들이 수천 명이나 모여 있었고 열 명이나 넘는 블러드 킬러들까지 지켰지만 전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시종일관 강우연을 품에 꼭 안은 한지훈은 두 눈에서 분노가 홍수 마냥 쏟아져 나왔고 그의 곁에 나타난 세 명의 명의는 강우연의 처참한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보스, 사모님은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곽 명의의 말에 한지훈은 눈빛이 반짝거리더니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재빨리 강우연을 세 명의 명의에게 맡겼다.부하들의 호송 하에 안전하게 떠나는 강우연과 세 명의를 보며 그제야 안심한 한지훈이 다시 시선을 김정필에게 돌려 싸늘하게 물었다.“내가 누구냐고? 허허, 난 단지 네가 한없이 만만하게 여기던 건방진 녀석이고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강우연의 남편이자 한고운의 아빠야! 김정필! 넌 내가 평생 목숨 걸고 지키고 싶은 여자를 하마터면 죽일 뻔했어. 네가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는 잘 알고 있겠지? 내 가여운 딸은 네놈의 아들 때문에 두 눈이 실명을 했는데 내가 김 씨 가문을 쉽게 용서하고 네놈을 가만둘 거라고 생각해?”한지훈의 말에 김정필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한지훈은 자신의 진짜 신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눈치가 빠른 김정필은 삼천 명의 드래곤 궁 강자들에게서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기운과 한지훈 뒤를 지키고 있는 여덟 명의 부하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소문난 네 명의 드래곤 헌터들을 통해 한지훈은 그들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무서운 존재일 것이라는 알아차렸다!어마어마한 힘을 지닌 레전드 인물들이 한지훈에게 저토록
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김 씨 가문의 가주가 한지훈 앞에 한 마리의 개처럼 무릎을 꿇고 연신 살려달라고 애걸하고 있다니!바로 이때, 한지훈이 발로 김정필을 뻥 차서 수십 미터 밖으로 던져버렸고 김정필은 그대로 천지 동정의 거치대에 강하게 부딪치고 말았으며 극심한 고통과 함께 순식간에 피를 토했다.하지만 김정필은 감히 반항조차 하지 못한 채 바닥에 엎드려 몸을 덜덜 떨면서 한지훈만 쳐다보았고 한지훈은 천천히 김정필에게 다가가 고고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다가 허리에서 칼을 꺼내 그에게 던졌다.“두 가지 선택이 있어. 첫 번째, 이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김 씨 가문도 S 도시에서 영원히 제명된다. 두 번째, 나에게 도전장을 내밀면 내가 보기 좋게 죽여줄게!”김정필은 한지훈의 말에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힘겹게 손을 뻗어 바닥에 버려진 칼을 꽉 잡은 뒤, 외마디 비명과 함께 한지훈을 향해 칼을 휘두르면서 광기 넘친 표정으로 호탕하게 웃었다.“한지훈! 이건 네가 죽으려고 환장한 거야! 아악!”하지만 다음 순간, 한지훈이 손을 들자 청색 무늬 드래곤 전포가 밝게 반짝이더니 그 손으로 김정필의 목을 꽉 조였고 김정필은 순식간에 두 눈이 밖으로 튀어나왔으며 머리는 한쪽으로 기운 채, 그대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그리고 나서 한지훈이 손을 쓱 내뻗자 김정필의 시체는 동정 속에 빠졌고 그의 몸에서 흐르고 있던 핏물은 동정 속에 있던 빗물과 섞여 빨갛게 물들어 버렸으며 이내 김정필의 시체가 물 위로 떠올랐다.목숨을 잃던 순간, 하늘을 바라보던 김정필의 시선은 점점 흐릿하다가 이내 까맣게 변해버렸다.결국 S 도시를 주름잡던 시대의 레전드 인물인 김정필은 이렇게 S 도시에서 제명되고 말았고 남은 김 씨 가문 사람들은 반항은 꿈도 못 꾼 채, 빗속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애걸했다.“살려주세요! 이 모든 건 김정필 부자의 잘못입니다! 저희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저희는 억울합니다!”그들의 말에 한지훈은 코웃음을 치면서 그들을 빤히 쳐다보았다.“억울? 당신네 김 씨
“그게… 한지훈 씨, 우 씨 가문은 Y 도시에서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우 씨 가문의 세력이 Y 도시에서 뿌리가 깊기 때문에 함부로 건드렸다가 큰 화를 불러올 겁니다! 한지훈 씨가 우 씨 가문을 상대로 손을 쓰면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건드리게 되는 셈입니다! 가문 세력들 사이의 관계가 너무 복잡하기에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송호문은 말을 하면서도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조금 전에 우 씨 가문을 상대로 손을 쓰겠다는 한지훈의 말에 송호문은 겁이 나고 걱정부터 앞섰다. 현존하고 있는 가문들의 파워와 세력 그리고 그들의 인맥은 한두 마디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만약 충돌이 생기게 되면 더욱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이 뻔했다!전투 구역은 절대적인 힘을 기반으로 하지만 상업계와 정치계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서로서로가 연결되어 있었다.송호문의 말에 한지훈은 그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송 총사령관님의 호의는 잘 알겠습니다. 저한테 다 생각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말을 끝낸 한지훈은 그대로 돌아서서 떠났고 그의 뒤를 따르던 드래곤 궁의 삼천 강자들과 8대 드래곤 장군, 그리고 4대 드래곤 헌터도 송호문이 보는 앞에서 김 씨 가문 저택을 떠났으며 아무도 감히 막는 사람이 없었다.송호문 등 사람들은 김 씨 가문 저택에 서서 한지훈 일행이 완전히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너무 살 떨리고 두려운 존재였다! 저게 바로 파이터 보스의 아우라인가? 저 사람이 바로 30만 파이터를 통치하는 파이터 킹인가? 저런 사람이 바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송 총사령관님, 김 씨 가문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할까요?”제복을 입은 남자가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고 송호문은 넓은 김 씨 가문 저택을 쓱 훑어보았으며 전에 한없이 건방지던 김 씨 가문 사람들은 너도나도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전부 끌고 가서 조사해!”송호문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는 예전부터 김 씨 가문을 처리
한지훈이 안방에 들어섰을 때 강우연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한지훈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서서히 다가가 창백한 얼굴로 눈을 꼭 감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강우연을 쳐다보았다.“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한 거야? 왜 거기에 나타난 거야?”한지훈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침대 끝에 주저앉아 얼음장 마냥 차가운 강우연의 손을 꼭 잡았으며 그제야 그녀의 허약한 맥박이 느껴졌다.바보 같은 이 여자가 한지훈을 위해 목숨까지 걸었는데 한지훈이 어찌 이 여자를 지키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지훈 씨, 얼른 도망가요! 얼른 가요! 고운아… 우리 딸… 악! 안 돼! 안 돼… 지훈 씨, 언제 돌아오시는 건가요… 저 너무 힘들어요…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거 같아요…”눈을 꼭 감은 강우연은 연신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총알을 두 발이나 맞은 그녀가 걱정하고 신경 쓰는 건 여전히 한지훈과 한고운이었다! 이 순간, 한지훈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얼굴을 강우연의 손에 묻은 채, 가볍게 손에 입을 맞추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강우연, 이제부터 아무도 너를 건드리지 못하게 할 거야! 네가 원하는 건 내가 다 이뤄줄게. 네가 이 세상을 원한다고 하면 내가 이 세상을 네 앞에 가져다줄게.”한지훈은 그렇게 강우연의 곁을 밤새 지켰다. 5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눈앞의 이 여자를 자세히 본 적이 없었으며 처음 그녀를 마주쳤던 건, 한지훈이 평생 잊을 수 없는 그 결혼식 때였다.길 씨 가문의 공주인 길시아는 한지훈이 열여덟 살 때 가장 사랑하는 여자였으며 그녀를 위해서라면 한지훈은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었다!그때 당시 길시아와 한지훈은 S 도시 전체가 인정하는 선남선녀였으며 두 사람은 한 몸처럼 모든 장소에 함께 나타나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한지훈이 그토록 사랑하고 평생 함께 하고 싶었던 그 여자는 두 사람만의 세기 결혼식에서 4대 가문과 손을 잡고 한 씨 가문을 벼랑 끝에 몰아세웠고 그로 인해 한지훈의 부모님은 한을 품고
이튿날, 한지훈은 강우연과 하루 종일 함께 했으며 늦은 오후까지 한고운과 놀아준 뒤, 산장을 나섰고 용일은 미리 차를 준비해둔 채,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며 그의 손에는 검은 비단이 덮인 선물 상자를 들고 있었다.“보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으며 눈빛에는 서글픔과 싸늘함이 묻어 있었다.“출발하자!”이와 동시에, S 도시에서 제일가는 화려함을 자랑하는 수정궁에는 이미 밝은 불빛과 함께 하객들이 끝없이 모여들었으며 수정궁은 마치 하늘이 수놓은 보석 마냥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수정궁은 S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로 이곳에서 연회를 열려면 최소 10억은 들어야 했다.이 순간, 수정궁 앞에는 고급 외제차가 줄을 지어 레드 카펫에 멈춰 섰으며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전부 S 도시의 상업계와 정치계에서 알아주는 거물급 인물이었다.그중에는 S 도시의 시장인 소지성과 갑부 이한승도 있었고 수정궁 로비에는 이미 사람들로 꽉 찼으며 길 씨 가문의 가주인 길현민은 딸의 약혼식에 참석한 유명 인사들을 접대하기 바빴다.바로 이때, 입구에서 손님들을 안내하던 직원이 목청을 높였다.“S 도시 소지성 시장님께서 입장하시면서 자사 도자기 세트를 선물하셨습니다!”그 말에 길현민은 재빨리 겸손하고 공손한 표정으로 입구로 달려가 소지성에게 손을 내밀었다.“소 시장님, 오셨네요. 얼른 들어오세요!”“하하, 현민 형님, 오랜만이네요! 표정을 보니 기분이 아주 좋아 보입니다. 제가 오랫동안 간직해온 자사 도자기 세트인데 작은 성의 표시로 받아주세요! 이번에 진 씨 가문과 사돈을 맺으면서 길 씨 가문의 지위가 또 한 레벨 올라가겠네요!”소지성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하자 길현민이 얼른 말을 이어받았다.“하하하, 아닙니다, 시장님. 다 애들 장난이죠 뭐. 시장님 덕분에 저희 길 씨 가문이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겁니다. 얼른 안으로 모실게요. 제가 맨 앞자리 명당을 준비해 뒀습니다.”길현민은 허리까지 굽혀가며 직접 소지성을 모시고 메
알 수 없는 이상한 기분에 한지훈은 급히 일어섰다. 후! 이때, 제단 주위에서는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치더니 곤륜산 전체를 포함한 주위의 모든 것이 한지훈의 감지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마치 그가 바로 이 대지의 주재자라도 된 것처럼, 그는 손 하나 발 하나로도 얼마든지 이 대지와 긴밀하게 융합할 수 있었다. 천신! 순간 한지훈의 마음속에서는 이 두 글자가 스쳐 지나갔다. 이내 그가 주먹을 쥐자, 비할 데 없이 강력한 힘이 체내에서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그 기세는 마치 이 세상에 더 이상 그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없을 것 같았다.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떨려났다. 백룡심을 융합시키고 나니, 또 다른 높은 경지에 다다르게 된 건가?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바라보기만 해도, 오로지 육안만으로도 수십 미터 높이의 돌로 쌓은 대전을 관통할 수 있었고 하늘의 노을빛까지 보아낼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천신의 경지에 다다른 징조이다. 게다가 천생서문에 따르면, 일단 천신계로 돌파하기만 하면 하늘에 노을빛이 나타난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마침 지금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 바로 그 화려한 노을빛이었다. “엄마, 저거 봐, 불광이야!”한편 그 시각, 천부성에 있던 한 소녀가 하늘의 노을빛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어린 소녀의 손가락 방향을 따라 많은 사람들은 그 눈부신 빛을 바라보았다. “어머, 진짜 불광이네. 영험한 보살이 나타났나 보구나!”“다들 얼른 무릎 꿇고 절하세요!”대낮에 어떻게 불광이 나타날 수 있는 거지? 어떤 사람은 단추까지 채운 채 공손하게 무릎 꿇었고, 어떤 사람은 여전히 의심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뭐가 됐든 이 노을빛은 수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한편 저 멀리 유럽에서는, 대전에 있는 한 백발의 노인은, 세계 각지에서 전송된 동영상 자료를 보고 있었다. 그는 하늘에 비춘 노을빛을 보고는, 눈빛이 약간 흔들렸다. 용국에 또 천신 강자가 탄생한 거야? 마찬가지로 오르크스산에서는, 백발이
마치 금속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처럼 무섭게 들렸다. “칵!”바로 그때, 갑자기 알 수 없는 소리와 함께 은제 상자는 떨어지게 됐다. 뒤이어 칠흑같이 어두웠던 제단은 갑자기 대낮처럼 밝게 비쳤다. 한지훈이 눈을 들어 바라보니 방금 은제 상자가 놓여있던 곳에서는 눈부신 백광이 나타났다. 한지훈은 아무리 눈에 힘을 주고 주시한다 하더라도 그 백광 뒤에 가려진 사물을 전혀 볼 수는 없었다. “설마 이게 바로 백룡심인 건가?”한지훈은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눈살을 찌푸린 채, 천생서문에 있는 백룡심에 대한 기록을 다시 회상했다. 백룡심을 융합시키는 건 다른 용심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 이유는 백룡심은 사실 생사상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년불멸의 용심은 영원히 살아있기에, 백룡심을 융합하려는 자가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그렇게 생사가 맞아떨어져야 백룡심이 비로소 하나가 된다. 다만 문제는 그 조건이 매우 가혹하다는 것이다. 백광이 제단 전체를 밝게 비추는 가운데, 음양어 문양도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한지훈은 무언가가 자신을 부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쿵쿵쿵!” 심지어 한지훈은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땅 위의 제단을 다시 한번 올려다본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른바 생사가 반복된다는 것은 결코 이대로 허무하게 자결한다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땅에 그을린 몇 갈래 금은 모두 음양어로 몰리게 됐는데, 어느새 음양어의 한쪽은 이미 흰색으로 변해있었다. 그럼 남은 반대쪽은 빨간색으로 물들여야 한다. 그 빨간색은 바로 피였다. 이내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뽑아 들어 직접 자신의 손목을 찔렀다. 그런데 바로 그때, 한지훈은 순간 멍해졌다. “땡!” 오릉군을 내려치면서 뜻밖에도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난 것이다.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았다. 힘껏 오릉군을 내리쳤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손목에 는 흰 점 하나만 보였다. 피는커녕 피부에 닿지도 못했다. 한지훈은
그렇게 한지훈은 예충기 부부의 시체를 향해 여러 차례 무릎 꿇고 참배까지 마친 후에야, 계속하여 곤륜허의 더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뇌해 구역을 지나 5리도 안되어, 한지훈은 갑자기 알 수 없이 넘쳐흐르는 생기를 느꼈다. 이내 주위에 깔려있던 회백색의 모래와 자갈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하고, 전방에는 넓은 숲이 나타나더니 자연의 짐승들이 나무 사이를 누비는 걸 보게 됐다.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공기가 탁 트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나 예충기가 말한 바와 같이, 제준의 능묘로 들어설수록 생기가 오히려 짙어지고 있었다. 백룡심을 얻기 위해서는 생사를 건너야 한다더니. 방금 뇌해를 건너면서 한지훈은 이미 한 번의 죽음을 겪었기에, 지금 그의 눈앞의 펼쳐진 것은 바로 또 다른 삶이었다. 계속하여 이러한 생사의 왕복이 펼쳐질 예정이다. 동시에 한지훈은 내심 걸어온 길을 되새기며 생기와 사기를 번갈아 생각해 보았다. 이는 어떻게 보면 한지훈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지훈은 생사의 오의를 깨닫지는 못하여 단지 모호한 개념만 있을 뿐이었다. 사실 이상한 사실 하나는, 곤륜허에는 낮과 밤의 구분도 없는 것 같았다. 시간으로 계산하게 되면, 지금 시점은 노을이 지는 시점일 텐데 곤륜허는 여전히 대낮과도 같았다. 햇빛은 대지를 뜨겁게 달구고 주위에는 바람 한 점 없었다. 이런 극한의 환경은 곤륜허를 더욱 기괴하게 만들었다. 또 몇 시간 계속하여 걸으면서 산등성이를 넘은 한지훈은, 갑자기 비할 데 없이 웅장한 궁전을 마주하게 됐다. 그 궁전은 길이가 수 미터에 달하는 돌로 쌓여 있었다. 비록 세월의 풍파를 거치긴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대전과 벽에 보이는 금에서 당시 이 궁전이 얼마나 휘황찬란했는지 알 수 있었다.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한지훈은 곧장 대전으로 걸어갔다. 대전에 들어서자마자 알 수 없는 한기가 한지훈에게로 밀려왔다. 이는 진정한 죽음의 기운이었다. 바로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된 극한의 한기였다. 대
국왕의 발언에, 종묘 장로들은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젊어 보이지만 그 내면은 매우 단단했다. 이는 이번 기회를 빌어 아주 자연스럽게 4대 가문과 조정에 숨겨진 배후를 함께 물리칠 계획이었다. 재빨리 이 사실을 눈치챈 종묘 대장로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어귀에 있는 금위군을 향해 말했다. “여봐라, 당장 모두 밀어내!”“네!” 이내 한 무리의 금위군이 우르르 몰려들어 땅에 무릎을 꿇고 있던 그 노신들을 밀어내려 하자 국왕이 차갑게 말했다. “그래도 엄연히 다들 우리 용국의 영웅들인데, 어떻게 밀어낼 수가 있겠어?” “네?”그 말에 한 무리의 금위군들은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모두 끌어내! 3일 안에 용경을 떠나지 않는 자들은 가산까진 전부 몰수할 거야!”국왕의 노여움에 금위군들이 다시 우르르 몰려들어 멱살을 잡거나 팔을 잡아당긴 채 20여 명을 모두 용각 밖으로 끌어냈다. 그제야 조정은 비로소 평온을 되찾았다. 신한국은 끌려가는 노신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폐하, 이러면 이젠 4대 가문과 얼굴을 붉히게 될 것입니다!”강만용 역시 근심이 가득했다. “용국이 영원히 4대 가문의 용국은 아니야. 더욱이는 어느 명문 가문의 용국도 아니야. 자고로 용국은 백성들에게 속하고 만민에게 속하는 거야!”“나라를 위해 용기를 낸 사람들은 마땅히 봉상을 받아야 하고, 그 유상 역시 마땅히 조상의 영예를 받아야 돼. 이것은 절대 당연한 천리야! 이 천리를 어기려 하는 자들은 반드시 처벌을 받게 될 거야!”국왕이 이렇게까지 화가 난 이유는, 그동안 4대 가문이 손을 뻗은 범위가 너무나도 넓었고 관리 범위도 광범위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국왕은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닌 용국 전체의 의지를 대표하기로 마음먹었다. 한편 그 시각, 멀리 곤륜허에서는 사람 모양을 한 검은 숯덩이가 살짝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족히 10분의 시간이 흘렀고, 그 사람 모양의 검은 숯덩이는 겨우 몸을 버티고 땅에서 일어선 뒤 옆에 있는 유리석에 앉아
“폐하! 이... 이건... 부당합니다!” 방금까지 책봉에 반대하던 노신들은 물론, 만조의 문무들 역시 잇달아 무릎을 꿇고는 울며 하소연했다. 그들이 한평생 전투에 참가하여 거액의 부를 축적한 이유는 바로 집안의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국왕의 이 조령이 일단 확정되게 되면, 그동안 몇 세대들이 노력해온 건 전부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렇게 되면 후손들의 풍족한 생활은 더 이상 어떠한 보장도 받지 못하게 된다. “부당해?” 국왕은 차갑게 웃었다. “북양 왕은 일편단심 나라만을 생각하고 있어. 자신이 죽을걸 알면서도 저 멀리 곤륜까지 갔는데, 당신들은 여전히 그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규칙대로 따르는 게 원칙이긴 하지만, 한지훈의 이번 희생은 오로지 나라만을 위한 거야!”“생명이 끝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나라만을 생각했어.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당신네들은 나라에 대한 마음이 그렇게 깊기나 한 사람이 있어?”“어쩜 이렇게 한 무리의 가증스러운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굴면서 공신 한 명을 헐뜯으려 하는 거야! 자기 집안만 사리사욕을 다 채우게 하면 그만이긴 하지만...”“어떻게 공신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고아와 과모가 될 유가족까지 궁지로 몰아넣으려 하는 거야. 정말 가증스럽네!”“너희들 모두 마땅히 처벌받아야 돼!”“여봐라!” “네!” 우르르하는 소리와 함께 문 밖에 있던 수백 명의 금위가 순식간에 천자각으로 뛰어들었다. “폐하, 왜 그러십니까!”불길한 마음에 몇 명의 장로들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급히 말렸다. 그러나 국왕은 장로들을 향해 살짝 손을 흔들어 안심하라 하였고, 이내 옆에 있는 궁인에게 말했다. “방금 이 노신들이 뱉은 말들을 그대로 모든 매체에 공개해!”“용국의 모든 백성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 그러고 나서 각 지역의 있는 백성들이 앞으로 이들의 생사를 결정하게 만들 거야. 만약 백성들이 모두 이 노신들이 한 말이 합리하다고 생각한다면 나 또한 더 이상 추궁하지 않겠어
국왕은 기가 찬 이 광경에, 연신 고개를 저었다. 4대 가문을 대표하든, 한지훈과 적대하고 있는 세력이든 아무쪼록 용국은 통일된 하나의 목소리가 필요했다. 게다가 한지훈 유상에 관한 처리는 매우 중대한 일이기에 절대 허투루 할 수도 없다. 바로 이때 천자각 대전의 궁문이 열리더니 두 노인이 잇달아 대전으로 들어섰다. 바로 강만용과 신한국이었다. 두 사람이 나타나자 대전 안은 순간 고요해졌다. “폐하를 뵈옵소서!”“폐하를 뵈옵소서!” 두 각로는 연이어 국왕을 향해 경배하였다. “각로님들? 여기는 어쩐 일로...”강만용이 고개를 들어 말했다. “폐하, 예 씨 어르신네 부부 두 분께서는 이미 하늘나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그날, 북양 왕이 떠나기 전에 유언을 남기고 갔다고 합니다!”“뭐라고요? 한지훈이 어떤 말을 했는데요?”국왕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떠나기 전에 북양 왕이 폐하께 전하고픈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만약 이번에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면 폐하께 미리 사죄드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더 이상 용국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 때문에 죄송하다고요. 그리고 폐하께서는 앞으로 몸 조심하시라고 당부까지 했습니다!”강만용은 말을 이어가던 도중, 결국 눈물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들은 국왕 역시 눈물을 흘렸다. 이내 그는 대전 안의 모든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러분, 다들 말끝마다 한지훈 유상은 봉인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들 하는데!”“노서용 어르신, 제가 묻고 싶습니다. 그럼 어르신은 대체 어떻게 민부 주관으로 승진하게 된 겁니까?”국왕이 지목한 사람은 바로, 방금 소란을 일으킨 한 노신이었다. “저야 당연히 가부의 관작을 이어받아 평생 나라를 위해 힘쓴 거죠!”노인은 여전히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사실 노 씨 집안은 줄곧 산에서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힘들게 민부를 경영해 오면서, 여러 세대의 노력을 거쳐 민부의 주요 관직을 확고히 장악하게 된 것이다. “그래요! 제 생각에는 다른 분들도 다들 이렇
슬픔에 잠긴 강우연과는 달리, 4대 가문은 한지훈의 조난 소식을 듣고서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특히나 동방 소는 킥킥하는 소리를 내며 뉴스를 보면서 비웃기도 했다. “한지훈 이 놈, 결국 곤륜 뇌해에서 죽게 됐네. 하하!”“할아버님, 이 말은 즉 저희도 이젠 한 씨 집안을 향해...”그러자 동방 소는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절대 한 씨 집안을 건드려서는 안 돼. 지금 이 순간, 한지훈은 금방 죽었지만 그의 명망은 아직 남아 있어. 이 시점에 누가 먼저 나서려 한다면, 기어코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국왕에게 미움을 살뿐만 아니라 수억 명의 용국 백성들로부터도 미움을 살 수 있어. 비록 우리 동방 가문이 세력이 방대하긴 하지만, 물은 그저 배를 띄울 수만 있을 뿐 절대 전복시킬 수는 없는 게 불변의 법칙이야!”“하지만 천자각에서 의사를 진행하게 될 때, 강우연과 한지훈의 유상을 봉관 하여 왕작에 넣으려 하는 건 절대 반대하라고 우리 가문 사람들한테 당부해!” 동쪽 소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지훈의 유상이 일단 왕작으로 봉인되게 되면, 적어도 신임 국왕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한 씨 집안의 기둥을 흔들 수 없게 된다. 하물며 신임 국왕은 정직하고 나이도 어려, 앞으로 몇십 년을 더 살기에도 끄떡없어 보였다. 수십 년 후 한 씨 집안의 어린 세대들은 이미 어른이 되어 있겠는데, 그때가 되어 한지훈의 자녀가 과연 4대 가문의 우환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장담할 수가 없었다. 동쪽 소뿐만 아니라 다른 3대 가문도 동시에 자신의 부하들에게 같은 명령을 내렸다. 한편 그 시각 천자각에서는, “또 이의 있으신 분 계십니까?”궁인이 성지를 낭독하고 나서야, 국왕은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 문무백관들은 소곤소곤 속삭이기 시작했다. 누구나 다 알다시피, 이건 분명히 국왕이 한 씨 집안 유상을 보호하려는 계획이었다. 왕작의 책봉이 있으면 누구도 감히 한지훈의 자녀들을 건드릴 수
몇몇 종묘 장로들은 깜짝 놀란 나머지 얼굴이 창백해졌다. 한지훈이 없다고 해서 용국이 망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 절대 이 시점에 한지훈이 죽어서는 안 됐다. 열국은 이제 막 작전을 거두었고, 용국은 한창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 한지훈이 세상을 떠난 게 되면, 용국이 더 이상 전력이 없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셈이 된다. 즉 한지훈의 죽음은 북양이 다시 용국을 공격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 주게 된다. 그렇게 되면 열국의 부대들이 다시 한번 무장하고 대기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시란치 가문도 재차 수많은 고수들을 파견하여 용국으로 돌격해 용국무종을 와해시키려 할 것이다. 동시에 용국 내부에 혼란을 줄 수도 있다. 그야말로 국본에 치명적인 위협을 입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제 생각에는 먼저 한지훈을 위해 장례를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국장으로 제릉에 묘를 안장하고, 용경 백성들을 제외한 용국의 각지 백성들은 모두 조문하게끔 허용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그리고 파룡군은 현재 신임 장군으로 유청을 북부 전구 총지휘자로 임명하였습니다. 그렇게 그는 이젠 파룡군뿐만 아니라 서효양도 통제하게 되면서 북방 방어 전구를 형성하게 됐습니다!”“다들 저의 의견에 동의하시는지요?”한참 동안 생각에 잠긴 국왕은 천천히 어슬렁거리기 시작했고. 마찬가지로 자리에 있던 장로들은 똑같이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됐다. 그렇게 족히 30분이 지나고 나서야 무종 대장로가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말했다. “저는 이의가 없긴 하지만, 이번 일은 조회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무종 대장로의 뜻은 매우 명확했다. 한지훈이 전사한 후, 4대 가문은 필연적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게다가 무종 중에는 한지훈과 원한을 맺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이젠 한 마음으로 4대 가문과 손을 잡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4대 가문의 세력은 오히려 전보다 더욱 강해지게 된다. 그러므로 조회 결의를 통해, 4대 가문의 태도
“폐하, 그건 절대 안 됩니다! 일단 국상을 치르게 되면 다른 열국이 모두 알게 됩니다.”진우는 급히 앞으로 나아가 막아 나섰다. 그러나 국왕은 고개를 젓고는 휴대폰을 가리키며 진우를 향해 말했다. “일이 지금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우리가 과연 놈들을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땅이 이렇게나 크게 흔들렸는데, 진작에 다른 열국들은 위성을 통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곤륜산을 확인했을 거야. 그리고 그 뇌해 속에 있는 사람이 바로 한지훈이라는 것도 알았겠지.” “만약 우리가 비밀리에 진행하여 숨기려 했다가 나중에 용국 백성들이 해외 매체를 통해 이 소식을 알게 된다면, 백성들은 우리의 행위에 대해 한심하게 생각할 거야!”“한지훈은 단지 북양 왕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 마음속의 신 같은 존재야. 더우기는 용국의 군혼과도 같은 존재지. 이런 사람이 지금 곤륜 뇌해에 묻히게 됐는데 우리가 비밀리로 진행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아. 이건 내가 나라의 수령으로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야.” “그리고 일단 무종 장로, 종묘 장로 그리고 용각의 두 각로더러 날 찾으러 오라고 해!”국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지훈의 조난 소식이 국왕에게 안겨준 타격은, 강우연에게 안겨준 타격 못지않았다. 그동안 국왕과 한지훈 사이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갈등이 많아 보였지만 실제로는 마음이 서로 잘 통한 사이였다. 열국을 상대하든 용국의 각 세력을 상대하든, 두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한지훈이 갑자기 운명하게 됐다는 것은, 곧 국왕이 자신의 팔다리를 잃어버린 셈과 다름없었다. 이미 계획한 많은 전략들은 다 무너지게 됐고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할 상황이었다. 게다가 한지훈이 죽게 된 후, 열국이 용국에 가하게 될 압박까지 직면해야 했다. 이제 곧 국경에서 전보가 전해질 거라 예상도 들었다. 이러한 국면에, 국왕은 반드시 먼저 백성들의 민심을 안정시키고 모든 사람들에게 한지훈처럼 그동안 용국을 위해 공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