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릉 쾅쾅!갑자기 무섭게 느껴지는 살기와 함께 용일 등 강자들의 기세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의 사람들이 김 씨 가문 저택의 정문에서 빗물을 가로지르며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린 인사 올립니다!”순간, 하늘에서 엔진 소리가 크게 울리더니 헬기 위에 우뚝 서있던 검은 복장을 입은 그림자 하나가 저승사자 마냥 헬기에서 뛰어내렸다.“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운 인사 올립니다!”이와 동시에, 김 씨 가문 저택의 지붕 위에 그림자 두 개가 나타나더니 똑같이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며 입을 열었다.“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형 인사 올립니다!”“드래곤 궁, 드래곤 헌터 소속, 용월 인사 올립니다!”세계 4대 저승사자로 불리는 드래곤 궁의 4대 드래곤 헌터가 김 씨 가문의 저택에 전부 모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드래곤 궁의 삼천 강자들도 4대 드래곤 헌터를 따라 끊임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으며 너도나도 한지훈 앞에 한 쪽 무릎을 꿇었다.이와 동시에,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탱크들이 줄을 지어 김 씨 가문의 저택 밖에 자리를 잡았고 포신은 일제히 김 씨 가문 사람들을 겨냥하고 있었다. 또한 공중에는 수많은 헬기들이 저택 위를 빙빙 에워 돌면서 완전 무장한 그림자들이 헬기에서 줄을 타고 내려왔다.이를 보고 있던 김 씨 가문 사람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자리에 굳어버렸고 특히 두려움에 가득 찬 김정필은 덜덜 떨리는 몸을 겨우 진정시키며 말까지 더듬었다.“너… 너 도대체 누구야?”한지훈은 피범벅이 된 강우연을 꽉 안은 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한지훈의 어마어마한 살기와 기세에 온 세상이 놀란 듯했다.그에게 남은 건, 끝이 보이지 않는 분노뿐이었다!이때, 용일 등 여덟 명이 비단 상자를 손에 든 채, 걸음을 맞춰 다가왔으며 비단 상자 위에는 검은색 드래곤 깃발이 덮어 있었다.그들은 거센 빗줄기 속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걸음걸이로 한지훈에게 다가갔으며 검은색 드래곤 깃발을 벗기자 그
지금 이 순간, 김정필은 겁이 나서 몸을 덜덜 떨고 있었고 하얗게 질린 얼굴로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한지훈을 보며 우물쭈물 물었다.“당신… 당신 도대체 누구야? 당신한테 어떻게 청색 무늬 드래곤 전포가 있을 수 있지?”김정필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공포와 두려움이 느껴지기 시작했으며 자신이 S 도시 김 씨 가문의 가주라는 사실과 오늘 그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의 곁에는 김 씨 가문의 고수들이 수천 명이나 모여 있었고 열 명이나 넘는 블러드 킬러들까지 지켰지만 전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시종일관 강우연을 품에 꼭 안은 한지훈은 두 눈에서 분노가 홍수 마냥 쏟아져 나왔고 그의 곁에 나타난 세 명의 명의는 강우연의 처참한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보스, 사모님은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곽 명의의 말에 한지훈은 눈빛이 반짝거리더니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재빨리 강우연을 세 명의 명의에게 맡겼다.부하들의 호송 하에 안전하게 떠나는 강우연과 세 명의를 보며 그제야 안심한 한지훈이 다시 시선을 김정필에게 돌려 싸늘하게 물었다.“내가 누구냐고? 허허, 난 단지 네가 한없이 만만하게 여기던 건방진 녀석이고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강우연의 남편이자 한고운의 아빠야! 김정필! 넌 내가 평생 목숨 걸고 지키고 싶은 여자를 하마터면 죽일 뻔했어. 네가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는 잘 알고 있겠지? 내 가여운 딸은 네놈의 아들 때문에 두 눈이 실명을 했는데 내가 김 씨 가문을 쉽게 용서하고 네놈을 가만둘 거라고 생각해?”한지훈의 말에 김정필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한지훈은 자신의 진짜 신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눈치가 빠른 김정필은 삼천 명의 드래곤 궁 강자들에게서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기운과 한지훈 뒤를 지키고 있는 여덟 명의 부하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소문난 네 명의 드래곤 헌터들을 통해 한지훈은 그들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무서운 존재일 것이라는 알아차렸다!어마어마한 힘을 지닌 레전드 인물들이 한지훈에게 저토록
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김 씨 가문의 가주가 한지훈 앞에 한 마리의 개처럼 무릎을 꿇고 연신 살려달라고 애걸하고 있다니!바로 이때, 한지훈이 발로 김정필을 뻥 차서 수십 미터 밖으로 던져버렸고 김정필은 그대로 천지 동정의 거치대에 강하게 부딪치고 말았으며 극심한 고통과 함께 순식간에 피를 토했다.하지만 김정필은 감히 반항조차 하지 못한 채 바닥에 엎드려 몸을 덜덜 떨면서 한지훈만 쳐다보았고 한지훈은 천천히 김정필에게 다가가 고고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다가 허리에서 칼을 꺼내 그에게 던졌다.“두 가지 선택이 있어. 첫 번째, 이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김 씨 가문도 S 도시에서 영원히 제명된다. 두 번째, 나에게 도전장을 내밀면 내가 보기 좋게 죽여줄게!”김정필은 한지훈의 말에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힘겹게 손을 뻗어 바닥에 버려진 칼을 꽉 잡은 뒤, 외마디 비명과 함께 한지훈을 향해 칼을 휘두르면서 광기 넘친 표정으로 호탕하게 웃었다.“한지훈! 이건 네가 죽으려고 환장한 거야! 아악!”하지만 다음 순간, 한지훈이 손을 들자 청색 무늬 드래곤 전포가 밝게 반짝이더니 그 손으로 김정필의 목을 꽉 조였고 김정필은 순식간에 두 눈이 밖으로 튀어나왔으며 머리는 한쪽으로 기운 채, 그대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그리고 나서 한지훈이 손을 쓱 내뻗자 김정필의 시체는 동정 속에 빠졌고 그의 몸에서 흐르고 있던 핏물은 동정 속에 있던 빗물과 섞여 빨갛게 물들어 버렸으며 이내 김정필의 시체가 물 위로 떠올랐다.목숨을 잃던 순간, 하늘을 바라보던 김정필의 시선은 점점 흐릿하다가 이내 까맣게 변해버렸다.결국 S 도시를 주름잡던 시대의 레전드 인물인 김정필은 이렇게 S 도시에서 제명되고 말았고 남은 김 씨 가문 사람들은 반항은 꿈도 못 꾼 채, 빗속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애걸했다.“살려주세요! 이 모든 건 김정필 부자의 잘못입니다! 저희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저희는 억울합니다!”그들의 말에 한지훈은 코웃음을 치면서 그들을 빤히 쳐다보았다.“억울? 당신네 김 씨
“그게… 한지훈 씨, 우 씨 가문은 Y 도시에서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우 씨 가문의 세력이 Y 도시에서 뿌리가 깊기 때문에 함부로 건드렸다가 큰 화를 불러올 겁니다! 한지훈 씨가 우 씨 가문을 상대로 손을 쓰면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건드리게 되는 셈입니다! 가문 세력들 사이의 관계가 너무 복잡하기에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송호문은 말을 하면서도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조금 전에 우 씨 가문을 상대로 손을 쓰겠다는 한지훈의 말에 송호문은 겁이 나고 걱정부터 앞섰다. 현존하고 있는 가문들의 파워와 세력 그리고 그들의 인맥은 한두 마디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만약 충돌이 생기게 되면 더욱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이 뻔했다!전투 구역은 절대적인 힘을 기반으로 하지만 상업계와 정치계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서로서로가 연결되어 있었다.송호문의 말에 한지훈은 그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송 총사령관님의 호의는 잘 알겠습니다. 저한테 다 생각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말을 끝낸 한지훈은 그대로 돌아서서 떠났고 그의 뒤를 따르던 드래곤 궁의 삼천 강자들과 8대 드래곤 장군, 그리고 4대 드래곤 헌터도 송호문이 보는 앞에서 김 씨 가문 저택을 떠났으며 아무도 감히 막는 사람이 없었다.송호문 등 사람들은 김 씨 가문 저택에 서서 한지훈 일행이 완전히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너무 살 떨리고 두려운 존재였다! 저게 바로 파이터 보스의 아우라인가? 저 사람이 바로 30만 파이터를 통치하는 파이터 킹인가? 저런 사람이 바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송 총사령관님, 김 씨 가문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할까요?”제복을 입은 남자가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고 송호문은 넓은 김 씨 가문 저택을 쓱 훑어보았으며 전에 한없이 건방지던 김 씨 가문 사람들은 너도나도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전부 끌고 가서 조사해!”송호문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는 예전부터 김 씨 가문을 처리
한지훈이 안방에 들어섰을 때 강우연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한지훈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서서히 다가가 창백한 얼굴로 눈을 꼭 감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강우연을 쳐다보았다.“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한 거야? 왜 거기에 나타난 거야?”한지훈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침대 끝에 주저앉아 얼음장 마냥 차가운 강우연의 손을 꼭 잡았으며 그제야 그녀의 허약한 맥박이 느껴졌다.바보 같은 이 여자가 한지훈을 위해 목숨까지 걸었는데 한지훈이 어찌 이 여자를 지키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지훈 씨, 얼른 도망가요! 얼른 가요! 고운아… 우리 딸… 악! 안 돼! 안 돼… 지훈 씨, 언제 돌아오시는 건가요… 저 너무 힘들어요…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거 같아요…”눈을 꼭 감은 강우연은 연신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총알을 두 발이나 맞은 그녀가 걱정하고 신경 쓰는 건 여전히 한지훈과 한고운이었다! 이 순간, 한지훈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얼굴을 강우연의 손에 묻은 채, 가볍게 손에 입을 맞추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강우연, 이제부터 아무도 너를 건드리지 못하게 할 거야! 네가 원하는 건 내가 다 이뤄줄게. 네가 이 세상을 원한다고 하면 내가 이 세상을 네 앞에 가져다줄게.”한지훈은 그렇게 강우연의 곁을 밤새 지켰다. 5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눈앞의 이 여자를 자세히 본 적이 없었으며 처음 그녀를 마주쳤던 건, 한지훈이 평생 잊을 수 없는 그 결혼식 때였다.길 씨 가문의 공주인 길시아는 한지훈이 열여덟 살 때 가장 사랑하는 여자였으며 그녀를 위해서라면 한지훈은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었다!그때 당시 길시아와 한지훈은 S 도시 전체가 인정하는 선남선녀였으며 두 사람은 한 몸처럼 모든 장소에 함께 나타나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한지훈이 그토록 사랑하고 평생 함께 하고 싶었던 그 여자는 두 사람만의 세기 결혼식에서 4대 가문과 손을 잡고 한 씨 가문을 벼랑 끝에 몰아세웠고 그로 인해 한지훈의 부모님은 한을 품고
이튿날, 한지훈은 강우연과 하루 종일 함께 했으며 늦은 오후까지 한고운과 놀아준 뒤, 산장을 나섰고 용일은 미리 차를 준비해둔 채,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며 그의 손에는 검은 비단이 덮인 선물 상자를 들고 있었다.“보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으며 눈빛에는 서글픔과 싸늘함이 묻어 있었다.“출발하자!”이와 동시에, S 도시에서 제일가는 화려함을 자랑하는 수정궁에는 이미 밝은 불빛과 함께 하객들이 끝없이 모여들었으며 수정궁은 마치 하늘이 수놓은 보석 마냥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수정궁은 S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로 이곳에서 연회를 열려면 최소 10억은 들어야 했다.이 순간, 수정궁 앞에는 고급 외제차가 줄을 지어 레드 카펫에 멈춰 섰으며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전부 S 도시의 상업계와 정치계에서 알아주는 거물급 인물이었다.그중에는 S 도시의 시장인 소지성과 갑부 이한승도 있었고 수정궁 로비에는 이미 사람들로 꽉 찼으며 길 씨 가문의 가주인 길현민은 딸의 약혼식에 참석한 유명 인사들을 접대하기 바빴다.바로 이때, 입구에서 손님들을 안내하던 직원이 목청을 높였다.“S 도시 소지성 시장님께서 입장하시면서 자사 도자기 세트를 선물하셨습니다!”그 말에 길현민은 재빨리 겸손하고 공손한 표정으로 입구로 달려가 소지성에게 손을 내밀었다.“소 시장님, 오셨네요. 얼른 들어오세요!”“하하, 현민 형님, 오랜만이네요! 표정을 보니 기분이 아주 좋아 보입니다. 제가 오랫동안 간직해온 자사 도자기 세트인데 작은 성의 표시로 받아주세요! 이번에 진 씨 가문과 사돈을 맺으면서 길 씨 가문의 지위가 또 한 레벨 올라가겠네요!”소지성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하자 길현민이 얼른 말을 이어받았다.“하하하, 아닙니다, 시장님. 다 애들 장난이죠 뭐. 시장님 덕분에 저희 길 씨 가문이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겁니다. 얼른 안으로 모실게요. 제가 맨 앞자리 명당을 준비해 뒀습니다.”길현민은 허리까지 굽혀가며 직접 소지성을 모시고 메
연회장 내에는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모여서 수군거리고 있었다.“저기, 다들 들었어요? 김 씨 가문이 어제 하룻밤 사이에 전멸했대요.”“그 소식 듣고 아침 댓바람부터 김 씨 가문 저택에 가봤는데 현장에 경찰이 쫙 깔려 있어서 아무것도 못 봤어요.”“근데 어떤 대단한 사람이길래 하룻밤 사이에 김 씨 가문의 뿌리까지 뽑아버린 걸까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네요!”메인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S 도시에서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인물들이었으며 그들은 고개를 돌려 소지성을 쳐다보며 물었다.“시장님, 소식 들으셨어요? 대체 김 씨 가문에 무슨 일이 생겼기에 하룻밤 사이에 뿌리까지 뽑힌 거죠? 상대방은 전투 구역에서 내려온 사람으로 실력이 어마어마하고 수단도 장난 아니라고 하던데, 소문이 진짜인가요?”“그러니까요, 시장님. 저희한테도 얘기 좀 해주세요. 소문이 하도 흉흉해서 다들 전전긍긍하고 있잖아요.”사람들의 질문에 소지성은 덤덤한 표정으로 차를 한 입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그 일에 대해서는 제 부하들이 책임지고 처리하고 있기에 저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자세한 상황은 보고서가 나오면 그때 풀리겠죠. 하지만 다들 걱정하지 마세요. 김 씨 가문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생긴 일이지 여러분들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습니다. 다들 평소처럼 하시던 일 하시면 됩니다.”소지성의 말에 사람들도 더 캐묻지 않았지만 곁에 있던 이한승이 소지성의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시장님, 제가 접한 소식으로는 Y 도시의 우 씨 가문에서 김 씨 가문의 사고를 벌써 알았다고 하던데, 그 배후에 연결된 세력과 이익 때문에 시장님도 살짝 버거우시죠?”“이한승 씨, 그런 일들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우 씨 가문에서 감히 S 도시에 손을 뻗는다면 그분께서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소지성이 웃으면서 대답하자 이한승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억지웃음을 보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바로 이때, 하객들의 환호 속에서 하얀 드레스를 입은 길시아가 훤칠한 외모를 자랑하는 한 남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지훈이 화려한 수정궁 입구를 통해 안으로 걸어왔고 그 모습에 현장에 있던 하객들은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 있다가 이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한 씨 가문의 한지훈? 그게 무슨 가문이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잊었어요? 옛날 그 한 씨 가문 있잖아요! 길시아와 혼약을 했던 한 씨 가문의 외동아들, 한지훈이잖아요!”“뭐라고요? 그 한 씨 가문의 남은 악질? 그놈이 여기에 어떻게 왔죠? 죽은 거 아니었어요?”모든 사람의 시선은 훤칠하고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한지훈에게 향했고 그들은 어떻게든 눈앞의 이 남자와 예전의 한지훈을 동일 인물로 보려고 애를 썼지만 지금의 한지훈은 너무도 많이 변해 있었다. 특히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과 살기가 가득한 눈빛은 사람들로 하여금 소름이 돋게 만들었다.한 씨 가문이 전멸을 당할 때 남아있던 잔당 악질이 이렇게 돌아온 것도 모자라 감히 길시아와 진 씨 가문 도련님의 약혼식에 떡하니 나타나다니!순식간에 모든 하객들의 눈빛은 좋은 구경이라도 하려는 듯, 반짝거리기 시작했다.한지훈이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나타난 걸로 보면 오늘 밤, 한지훈과 길 씨 가문, 그리고 길시아는 절대 말로 풀릴 상황이 아닌 듯했다.이 자리에 있는 많은 하객들은 그때 당시 한 씨 가문의 처참한 결과를 목격했기에 한지훈의 부모님이 길시아의 압박에 목숨을 잃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한지훈을 확인한 순간, 길시아의 눈빛이 무서울 정도로 차가워졌지만 어찌 됐든 이 자리는 그녀의 약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기에 그녀에게 무척 중요했다. 이번이 길시아가 H 시에 이름을 날리고 길 씨 가문이 S 도시에서 일인자가 될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이기에 길시아는 절대 그 어떤 돌발 상황도 용납할 수가 없었으며 그 속엔 한지훈도 포함되어 있었다!그녀와 함께 선남선녀로 불리던 저 남자, 그녀를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저 남자라고 해도 그녀의 약혼식을 훼방하는 순간, 그녀는 반드시 싹을 잘라버릴 것이다!“한지훈, 오랜만이네. 네가
도청전인은 한지훈의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움직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사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중년 남성을 데리고 서재로 들어왔다.“한천왕님, 북명종 윤지성입니다. 예를 갖춰 인사드립니다!”중년 남성은 한지훈에게 깊숙이 허리를 굽히며 공손히 말했다.“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습니다. 도청전인에게 들었는데, 윤 선생께서 저와 상의할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하던데요?”한지훈은 윤지성을 바라보며 물었고, 윤지성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한 선생님, 방금 전에 장도령을 직접 처단하셨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사실입니까?!”“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한지훈은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덮으며 윤지성을 바라보았다.“장도령 그 자체야 큰 문제가 아닙니다만, 장씨 가문을 적으로 돌린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장씨 가문은 분명히 분노할 것이고, 한 선생님께서 모를 수도 있지만, 장도령에게는 비밀리에 친분이 있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자의 실력은 장도령을 훨씬 능가합니다!”“게다가 장씨 가문이 분노하면 이 사람은 반드시 한 선생님을 찾아올 겁니다. 비록 선생님께서 장도령을 이겼지만, 이 사람은 장도령보다 훨씬 까다로운 자입니다!”윤지성이 담담히 말하자, 한지훈은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물었다. “그게 누구란 말입니까?”그는 자신이 막 위험에서 벗어나 다시 위험에 처하는 것을 원치 않았고 매일 이렇게 사람을 상대할 시간도 있을 리 없었다. “무맹의 맹주, 단해룡입니다!”윤지성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맹의 맹주라니?!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무맹은 무종과 거의 동등한 권위를 가진 민간 조직이었다.그 맹주인 단해룡은 신비로운 인물로, 그의 행적을 본 사람은 열 명도 채 되지 않았다.게다가 그의 실력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단해룡이 이미 천신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추측했다.이런 이유로 그는 세속적인 일에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다.“당신 말은, 단해룡이 직접
처음에 강우연은 한지훈의 말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그녀의 눈은 점점 더 크게 뜨였다.여전히 약간 혼란스러웠지만, 적어도 내용을 세 부분 중 한 부분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특히, 한지훈이 팔을 들어 살짝 휘두르자 흰빛의 광채가 번쩍이며, 동시에 하늘에서 천둥이 내려치는 장면을 보고, 강우연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이게... 당신이 자기장을 이용해서 한 건가요?”강우연은 경이로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맞아. 하지만 처음에는 자기장에 대한 제어 능력이 약해서 이런 효과를 내기 힘들지. 게다가, 진법의 도움으로 이 자기장의 에너지를 증폭시켜야만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어!”한지훈은 설명하며 삼절진의 핵심 원리를 강우연에게 설명했고, 그의 설명을 듣고 난 강우연도 점점 깨달음을 얻기 시작했다.특히 진법에 대한 강우연의 이해력은 남달랐으며, 한지훈이 단 한 번 설명했을 뿐인데 그녀는 그 핵심을 완전히 꿰뚫어 이해했다!“그렇다면, 이른바 진법이란 의념과 자기장 사이의 연결이라는 거네요. 서로 연결만 된다면, 자기장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다는 거죠?”강우연은 말을 이어가며 손가락을 살짝 움직였다.그러자 보이지 않는 힘이 손끝에서 발산되며, 몇 미터 떨어진 단단한 원목 테이블이 폭발하듯 산산조각이 나버렸다!물론, 이런 정도의 파괴력은 전신 경지의 강자들에게는 보잘것없을지 모르지만 강우연에게는 충분히 큰 진전이었다! 첫 번째로 진법을 활용한 시도에서, 그녀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둔 셈이었다.“여보, 이… 이렇게 하는 게 맞아요?”강우연은 약간 긴장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래, 지금 단계에서 이 정도면 정말 잘한 거야. 처음엔 이런 감각이 익숙하지 않을 테니까.”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사실, 그 자신도 처음 금용의 심장을 얻었을 때는 단순한 환영 진법만 구사할 수 있었다.이 진법은 모든 진법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불과했고, 강자들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한지훈
문밖에 있던 상업계의 거물들이 무려 반나절을 무릎 꿇고 있었다.진우가 떠나는 순간, 도청전인이 한지훈을 대신해 말했다. “너희들은 이제 가도 된다! 우리 가주님께서 말씀하시길, 상인은 상업에만 전념해야 하며 아첨이나 권세를 따르는 데에 마음을 두어 선 안 된다고 하셨다!”말을 끝낸 도청전인은 소매를 뿌리치고는 곧장 별장으로 돌아갔다.그제야 상업계의 거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들은 도청전인이 했던 말을 기억할 리 없었고, 어쨌든 오늘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최대의 성과였다.강우연은 멀어져 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돌아서서 한지훈에게 말했다.“오늘 정말 아슬아슬했어요. 방금 전에도 내가 다 손에 땀을 쥐고 있었다니까요!”“장씨 가문 사람들이 다시 우리를 괴롭히지 않겠죠?”조금 전, 한지훈과 장도령이 싸우는 동안 강우연은 2층 창가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그 장면들을 모두 그녀는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고, 동시에 그녀의 인식은 완전히 새로워졌다.무도라는 것이 하늘과 땅을 좌우할 수도 있다니!천지의 기상마저 무도에 의해 변화한다는 것을 그녀는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강우연의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장씨 가문이 어떻게 나올지 그는 알 수 없었고, 알 필요도 없었다.적이 오면 맞서 싸우면 되는 법, 이미 원한을 맺었으니 두려워해서는 안 되며 두려움은 오히려 상대에게 약점이 될 뿐이었다!“장씨 가문이 어떻게 하든 그건 그들의 문제야. 요 며칠 당신 몸 상태는 좀 어때?”한지훈은 강우연의 손을 잡고 함께 침대 옆에 앉으며 물었다.사실, 갓 아이를 낳은 강우연은 지금쯤 몸이 매우 약해져 있어야 했지만, 아이가 태어난 이후 그녀의 몸은 놀라운 속도로 회복되고 있었다.하루 남짓의 시간 동안, 강우연은 이미 삼성 지급 전신 경지의 힘을 되찾은 상태였다.“느낌이... 임신했을 때보다 더 힘이 넘치는 것 같아요. 기운도 훨씬 좋아졌고요. 저도 참 이상해요. 원래라면 아이를 낳고 한 달은 조리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노 씨 어르신은 한지훈의 차가운 시선이 자신의 몸을 꿰뚫고 있는 것을 느끼며, 고개조차 들지 못한 채 한지훈 앞에서 열 번 넘게 머리를 조아렸다.한지훈의 발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노 씨 어르신은 움직이지 못하다가, 한지훈의 뒷모습이 사라지자 비로소 고개를 들어 올렸다.그는 서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노 씨 어르신, 보아하니... 당분간은 그를 어찌할 방법이 없겠군요.”이때, 임천덕이 군중 속에서 나와 노 씨 어르신에게 다가와 두 손으로 그를 일으켰다.임천덕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존재가 한지훈에게 드러날까 두려워 숨어있었고, 한지훈이 떠난 후에야 그는 군중 속에서 나타났다. “흥! 네 사람들을 시켜 장도령의 시신을 거둬라! 그리고 천산으로 돌려보내도록!”노 씨 어르신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명령했다.“알겠습니다!”임천덕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제자들에게 장도령의 시신을 수습하라고 지시했다.별장으로 돌아온 후, 대장로는 발을 구르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아이고! 북양왕, 너무 감정적으로 나섰군요. 장도령이 죽든 말든 큰일은 아니겠지만, 오늘의 일로 인해 국왕 폐하와 5대 명산 간에 틈이 생길 게 분명합니다!”“대장로님, 말씀은 이해합니다만, 5대 명산은 늘 은둔 생활을 하며 심지어 용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도 방관했던 걸 기억 못 하시는 건 아니겠지요?”“멀리 갈 것 없이, 오국 연합군이 용경을 공격했을 때, 5대 명산이 천왕급 인물 한 명만 내보냈어도 순식간에 백성을 수렁에서 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한 일은 무엇입니까?!”“그저 방관했을 뿐입니다!”한지훈이 눈을 가늘게 뜨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반면, 이들은 이익을 쟁취할 때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모든 것을 독점하려 듭니다. 용국의 국운이 다시 일어나는 지금, 화산이 동방 오우를 세상으로 내보낸 이유가 단순히 동방 가문의 복수를 위함이라고 보십니까? 저는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5대 명산 같은 존
한지훈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손에 쥐어진 적색 장총이 가볍게 흔들렸다.푹!한 줄기 핏물이 장도령의 뒤통수에서 튀어나왔다.장도령이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대장로는 뒤를 돌아 장도령의 시신을 바라보더니 두 눈을 꼭 감았다.이제 국왕과 5대 명산 간의 균열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장씨 가문은 필히 5대 명산을 선동하여 한지훈과 대립하려 할 것이고, 국왕은 결코 한지훈을 외면하지 않을 터였다.양측이 다시 화합할 수 있다는 희망은 이제 단지 아름다운 꿈이 되어버렸다.노 씨 어르신을 비롯한 이들은 멍하니 장도령의 시신을 바라보다, 잠시 후에야 모두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이 시점에서, 그들은 더 이상 한지훈과 적대할 자신을 완전히 잃어버렸다.예전에는 자신들 뒤에 있는 세력을 의지할 수 있었다.그러나 오늘, 장도령조차 한지훈의 손에 죽고 나니, 이제 그들은 누구도 의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반대로, 무맹의 장로인 노 씨 어르신조차도 앞으로 한지훈을 보면 피해 다녀야 할 처지였다.더욱이 장도령의 죽음은 반드시 무맹에 즉각 보고해야 할 일이었다.한지훈이 과거 노 씨 어르신과의 원한 때문에 무맹에게 복수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성 천급 천왕에 불과했던 한지훈이, 순식간에 오성 용급 천왕 중에서도 최고라 칭해지던 장도령을 쓰러뜨릴 줄이야!오늘의 전투를 통해, 한지훈의 이름은 반드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천신 경지의 강자가 나오지 않는 한, 한지훈은 사실상 천하무적과 다름없었다!그의 조정에서의 신분이든, 무종에서의 지위든, 오늘 전투로 인해 전례 없는 높이까지 올라갈 것이 분명했다.무신종을 제외한 거의 모든 문파가 이제부터는 한지훈의 눈치를 보며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한 천왕을 뵈옵니다!”노 씨 어르신이 가장 먼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한지훈에게 두 손을 모아 예를 표하며 극도로 공손하게 말했다.다른 이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지훈 앞에 고개를 숙이며 무릎을 꿇었다.천왕!이것은 단순히 경지
“장도령이 죽는 것이 용국에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주상의 실력이 다시금 진보하셨으니, 앞으로 2년 내에 천신 경지에 오를 유일한 강자는 주상밖에 없을 것입니다!”“오성 용급 천왕을 하나 잃고, 천신계 강자를 한 명 더 얻었으니 용국은 아무런 손실이 없습니다!”도청전인이 담담히 말했고 진우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이는 분명한 사실이었고, 장도령은 이미 백 살 가까운 나이에 이르렀지만 한지훈은 이제 겨우 스무 살을 갓 넘겼다.두 사람을 비교하자면, 한지훈의 앞날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밝았다.“아이고! 장 선배님... 사실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요. 우리 주상은 결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단순한 분이 아닙니다!”땅에 쓰러져 죽기 직전인 장도령을 보며 도청전인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비록 그는 장도령에게 큰 은혜를 입었지만, 감히 장도령을 위해 나서지 못했기에 마음속으로만 양심의 가책을 느낄 뿐이었다. 장도령이 없었다면, 도청전인은 결코 검경을 깨우치지 못했을 것이다.장도령이 없었다면, 도청전인은 20년 만에 사령관 경지에서 삼성 지급 천왕 경지로 돌파할 수도 없었다.비록 이후의 모든 성장은 도청전인 자신의 노력 덕분이었지만, 길을 열어준 사람의 존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도청전인의 말에 장도령은 그저 쓴웃음만 지었다.세속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존재였지만, 정작 장씨 가문 안에서 그는 작은 졸개에 불과했다.이번 한지훈과의 결전도 그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과거 자신의 전성기를 생각하면, 검 하나로 15개국의 고수를 제압했던 위세가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한지훈 앞에서 죽은 개처럼 쓰러져 움직일 힘조차 없다니. 자신의 명성과 장씨 가문의 수백 년 된 위세가 오늘 이 한순간에 모두 산산조각 난 것이다! “장도령, 이제 모든 것을 끝내야 할 때다!”한지훈이 말하며, 적색 드래곤 장총을 들어 올려 장도령의 목구멍을 겨누었다. 이제 이 상황에서 장도령은 아무 변명도 하지 않았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
한지훈의 모습이 번쩍하더니, 순식간에 장도령의 바로 앞에 나타났다.한지훈은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뺨을 올려쳤고, 장도령의 몸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수십 장 높이까지 솟구쳤다. “푸웁!”한 줄기 붉은 피가 안개처럼 흩어졌다.“소위 천절이란, 마음의 뜻으로 만물을 움직이는 것이다! 번개!”한지훈은 어느새 조룡의 진법을 깔아놓았지만, 그의 진법은 장도령이 펼친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하늘에는 어떠한 이상도 없었고, 천둥 구름조차 없었으나, '번개'라는 단어가 입에서 나오자마자 ‘쾅’ 하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한 줄기 번개가 순식간에 하늘에서 떨어졌고, 수천 개의 천둥번개가 공중에서 서로 뒤엉켰다. “이, 이건 대체...”도청전인과 진우조차 넋을 잃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한지훈이 진법을 발동한 시점조차 눈치채지 못했으니 그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게다가 이 진법은 장씨 가문의 진법과 매우 흡사했으나, 수준면에서는 장도령의 진법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 분명했다.모든 것이 소리 없이, 경고 없이 이루어졌기에 아무도 방어할 틈조차 없었다.번개를 마주한 장도령은 극도의 공포 속에서 비명을 질렀다.“안 돼! 이러지 마라!”번개의 위력은 곧 천지의 위력이다! 장도령이 비록 오성 용급 천왕 경지의 강자라 할지라도, 신이 아닌 이상 이 번개 속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한지훈! 네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너는 나를 이렇게 대할 수 없다! 설령 내가 네 상대가 되지 못한다 해도, 장씨 가문의 사람을 더 이상 죽여선 안 된다! 장씨 가문의 보복이 두렵지 않단 말인가?!”“보복?”한지훈은 냉소를 흘렸다.장도령을 살려준다고 해서 장씨 가문이 보복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손을 한 번 휘둘렀고, 장도령의 몸은 순식간에 번개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많은 번개가 서로 얽히며 찬란한 빛을 뿜어냈고, 눈이 부셔 감히 쳐다볼 수 없을 정도였다! 계속되는 천둥소리 속에서 장도령의 도포가 순식간에 먼지처럼 날아
장도령은 두 눈이 터질 듯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그의 눈동자에서 타오르는 불꽃은 실제로 튀어나올 것처럼 보였다!그는 결코 손을 놓고 당할 인물이 아니었다.그가 곧바로 하늘을 가리키며 손을 뻗자, 순식간에 바람과 구름이 뒤엉키고 천둥소리가 울리며, 대지 위에서는 수많은 뾰족한 가시가 솟구쳤다.천지가 마치 장도령의 한 손가락에 의해 모든 것이 바뀌는 듯했다!노 씨 어르신과 다른 사람들조차 놀라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들 앞의 이 땅은, 마치 고대의 거대한 짐승이 입을 벌려 모든 생명을 삼키려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천둥번개가 뒤엉키고, 대지가 흔들리며, 폭풍이 휘몰아쳤다!천지를 울리는 번개의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는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그 비는 신비로운 마력을 지닌 듯 보였고, 비를 맞은 이들은 모두 힘이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심지어 제자리에 서 있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이 광경을 본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내저었다.장도령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고, 그의 고집스러움이 오히려 우스워 보일 정도였다!그 비는 한지훈의 옷깃조차 닿을 수 없었고, 그의 체력을 빼앗는 일은 더더욱 불가능했다.“한지훈! 이 천지조차 우리 장씨 가문의 진법 아래에 놓였는데, 네놈이 무슨 자격으로 이 국면을 뒤집을 수 있단 말인가!”“말해두지!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천 년 전에도 우리 장씨 가문의 삼절진에서 살아남은 자는 없었다! 네놈도 예외가 될 수 없어!”장도령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을 휘감아 발톱처럼 세우고는 한지훈을 향해 가볍게 손을 움켜쥐었다.그러나 그 가벼운 움직임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수많은 빗방울과 대지의 가시, 심지어 하늘의 번개까지도 동시에 한지훈을 향해 내리치기 시작했다.“한지훈! 지금 네가 상대하는 자는 나, 장도령만이 아니다! 바로 이 천지 그 자체다! 네놈이 아무리 강하다 한들, 결국 인간일 뿐! 천지의 위력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느냐?!”그러자 이때, 한지훈은 천천히 팔을
확실히, 이 순간 한지훈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비록 장씨 가문이 진법의 근원에 대한 이해에 편차가 생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법을 이 정도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은 실로 경이로웠다!어째서 여러 명산이 장씨 가문에 대해 미묘한 태도를 취하고, 무종이 장씨 가문을 신처럼 떠받드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때, 별장에서 다시 한번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여기까지다. 더 이상 아이를 깨우지 말아라!”한지훈은 놀랍도록 평온한 표정으로 발밑의 늪을 내려다보며 담담히 말했다.그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한지훈을 마치 바보를 보듯 바라보았다.여기까지 몰린 상황에서 한지훈이 큰소리를 치며, 여기까지라는 말까지 꺼내다니?!다른 건 몰라도 발목을 붙든 덩굴줄기만 해도 어찌 벗어날지 막막한 상황이지 않은가! 게다가 장도령은 이제 모든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런 노련한 천왕을 눈앞에 두고 이런 말을 하다니, 어불성설이 아닌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 장씨 가문이 진법 연구에 매진한 것은 확실히 평범한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오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다시 말하지만 너희는 처음부터 잘못된 길을 걸었어. 그리고 그 오차는 치명적이다!”“이 세상에서 영원히 외부의 힘에 의존해서 되는 것은 없다. 사람의 뜻은 하늘을 이긴다는 것을 기억해라!”“네 말도 맞다. 만약 천신계의 금령이 아니었다면, 너는 이미 천신의 경지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는 그날을 영원히 볼 수 없을 것이다!”한지훈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그의 몸에서 희미한 한 줄기 흰빛이 퍼져 나왔다.그 빛은 온화했으며,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을 주었다.그 빛은 미약해 보였지만 강력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고, 빛이 닿는 곳마다 검은 덩굴들은 햇볕에 녹아내리는 얼음처럼 즉시 사라졌다.곧이어 한지훈의 기세가 갑작스레 변하더니,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포스러운 기운이 하늘 끝까지 뻗어 나갔다!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의 기운이 사방 수리를 뒤덮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