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화

Author: 봄가을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김정학 옆에 있던 부하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르신, 따라가서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그냥 보내실 셈입니까?”

부하의 말에 김정학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귀싸대기를 갈겼다. 어찌나 세게 후려쳤는지 부하가 땅에서 뒹굴 정도였다.

“이런 쓸모없는 머저리 같은 것들! 썩 꺼져버려! 내 눈앞에서 사라지란 말이야!”

김정학은 분노로 끓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텅 빈 거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땅에 널브러져 있는 부하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 견딜 수 없었다.

S시에서 감히 김씨 가문을 대적할 상대가 있다니……

김정학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빨리! 형님한테 가야겠어. 앞장서!”

김정학은 이 일을 한시라도 빨리 김씨 가문의 주인인 김정필한테 알려 그가 나서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김태우는 감히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인데…… 한지훈이 그리도 막강한 실력을 갖춘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다니 마음이 불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낭월 산장.

강우연은 지프차에서 뛰어내리다시피 했고 온통 피투성이인 몸을 하고 비틀거리며 침실로 돌진했다.

그녀는 병상에 누워 편히 잠든 고운이를 보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고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고운이가 울음소리를 들을세라 입을 가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침대 앞으로 걸어가 조심스레 쪼그리고 앉아 고운이의 조그마한 얼굴을 쓰다듬으며 울먹였다.

“고운아, 엄마 왔어. 고운아, 엄마야……”

옆에 있던 세 명의 의사는 갑자기 들이닥친 피투성이 강우연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분이 사령관님 부인이신가? 이렇게 다친 몸으로 지금까지 견디다니, 이게 바로 엄마의 힘인가?’

강우연은 급기야 침대 앞에서 기절하고 말았다. 그녀는 정신이 혼미해진 뒤에도 여전히 고운이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정신 차리세요! 얼른 방으로 모셔!”

세 명의 의사는 강우연을 옆 방에 눕히고 동시에 그녀의 상처를 치료했다. 강우연의 총상을 발견하고 세 명의 의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연약한 강우연이 이렇게 심한 총상을 입고도 지금까지 버티다니! 더욱 놀라운 것은 피를 많이 흘렸을 텐데 지금까지 버텼다는 것이었다.

수술 중 혼미한 상태에서도 강우연은 고통스러운 듯 중얼중얼했다.

“고운아, 무서워하지 마. 엄마가 꼭 구해줄게. 꼭……”

“지……지훈 씨, 꼭 살아야 해요. 난 당신을 잃을 수 없어요. 고운이도 아빠를 잃을 수 없어요……”

이 말을 들은 세 의사는 감정이 북받쳐 하나같이 눈물을 흘렸다. 죽음의 문턱에 있는 지금도 강우연은 여전히 딸을 생각하고 있었고 5년 동안 얼굴 한번 보지 못한 한지훈을 생각하고 있었다.

다음날, 강우연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긴장한 표정으로 이불을 걷어차더니 분홍색 잠옷 바람으로 병상을 내려왔다. 그녀는 맨발로 뛰어나가며 안달 난 얼굴로 소리쳤다.

“고운아! 고운아! 어딨어?”

용오가 그녀를 향해 달려오더니 다급하게 외쳤다.

“진정하세요! 고운이 괜찮아요. 옆방에 있어요.”

그 말을 듣고 강우연은 용오를 밀치고는 곧장 고운이가 있는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고운이를 보는 순간, 그녀는 가슴이 바닥까지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강우연은 한참 멍하니 있다가 살금살금 침대 옆으로 걸어가 다정하게 고운이를 쓰다듬고 얼굴을 비볐다. 그녀의 눈가에서는 굵은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엄마…… 고운이 괜찮아. 고운이 아빠 봤어. 아빠 봤어……”

고운이의 말에 강우연은 다급함에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고 더욱 크게 울음을 터트렸다.

“고운아, 일어났어? 엄마 진짜 너무 무서웠어. 다시는 고운이 못 보게 될까 봐……”

“엄마, 울지 마…… 고운이 괜찮아. 하나도 안 아파……”

겨우 혈색이 돌아온 고운이는 고사리 같은 손을 내밀어 강우연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

겨우 네 살인 고운이의 의젓한 모습에 강우연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고 머리를 끄덕이며 눈물을 닦았다.

“응. 엄마 안 울어. 고운이 진짜 너무 기특해. 고운이는 엄마 보물이고 자랑이야.”

“엄마…… 아빠는? 고운이 아빠 보고 싶어…… 아빠 어디 갔어? 아빠 또 고운이 보러 안 오는 거야……?”

고운이는 엄마가 걱정할까 두려워 아주 작게 울먹거렸다. 어린 고운이는 마음속으로 줄곧 한지훈을 생각하고 있었고 어렵게 만난 아빠를 다시 잃을까 봐 매우 두려웠다.

강우연은 한지훈이 살아있는지 알지 못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 고운이를 위로했다.

“아빠 괜찮아. 아빠 꼭 다시 올 거야. 고운이 착하지? 잘 자고 치료 잘 받으면 아빠 만날 수 있어.”

잠시 후, 용오가 다가와 말했다.

“이제 쉬셔야 합니다. 고운이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고요.”

강우연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돌아서려 했다.

그 순간, 고운이가 물었다.

“아저씨, 아빠 고운이 때문에 안 오는 거예요? 아빠 찾아주시면 안 돼요?”

평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사나이 용오도 고운이의 말에 무너졌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고운이 착하지? 아빠 괜찮아. 꼭 돌아오실 거야! 고운이가 한숨 푹 자고 다시 일어나면 아빠 만날 수 있어!”

“고운이 말 잘 들을게요…… 고운이 잘게요……”

고운이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이내 잠이 들었다.

강우연은 방을 나와 초조한 얼굴로 용오를 쳐다보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훈 씨 어디 있어요? 왜 오지 않는 거냐고요. 혹시 이미……”

그녀는 차마 말을 채 하지 못하고 견디기 힘든 표정으로 말을 가슴을 움켜잡았다.

“형수님, 걱정하지 마세요. 형님 괜찮아요. 곧 오실 겁니다.”

용오는 그녀가 어디라도 갈까 봐 졸졸 따라다녔고 그의 말에 강우연은 침실로 가며 다시 물었다.

“정말이에요?”

그녀는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용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말했다.

“따라오지 마요. 곧 돌아올게요. 지훈 씨가 돌아오면 꼭 말해주세요. 제가 많이 사랑한다고…… 우리 딸 잘 돌봐달라고도 전해주세요.”

강우연은 지친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가 택시를 잡고는 본가로 향했다.

그녀는 한지훈이 뭔가 큰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감히 김씨 가문의 도련님을 건드렸기에 지원군이 필요했다. 지금 강우연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은 강씨 가문뿐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쫓겨난 뒤 5년동안 한번도 이 곳에 온 적이 없었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녀는 초조한 눈빛으로 옷자락을 꼭 움켜쥐고 차창 밖으로 스쳐 가는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강우연이 나간 지 10분이나 지났을까, 한지훈이 허둥지둥 쳐들어와 소리쳤다.

“우연아, 나 돌아왔어!”

그는 한시라도 빨리 강우연을 만나고 싶었다. 일초도 낭비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한지훈을 바라보며 용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사령관님, 지금 사모님 안 계세요……”

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그는 용오를 향해 소리쳤다.

“없다고? 우연이 어딨어? 왜 따라 나가지 않은 거야!”

용오가 다급히 해명했다.

“사령관님, 사모님이 따라오지 말라고 하셔서요. 아마 본가에 가셨을 거예요. 아마 도움을 청하러 가신 것 같아요. 사람을 보냈으니 진정하세요.”

“뭐라고?”

한지훈이 깊게 한숨을 내쉬더니 옆에 있던 용삼한테 명령했다.

“빨리! 앞장서!”

그는 강우연에게 또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었다. 연약한 여자인데다 심하게 다치기까지 했는데 왜 또 그곳에 갔는지 걱정되어 미칠 지경이었다. 만약 강우연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한지훈은 견디지 못할 것이다.

한편, 강우연이 본가 입구에서 내리자, 눈 앞에는 화려하고 웅장한 광경이 펼쳐졌다. 문 양쪽에는 용봉이 그려져 있는 돌담이 있었고 금빛 대문 앞에는 돌사자 두 마리까지 있었으며 광장 한복판에는 돌용이 달린 분수대가 장관을 이루었다.

강우연은 심호흡하고는 천천히 대문 쪽으로 걸어가 가볍게 대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

“계…… 계세요?”

대문이 열리자, 강우연의 눈에 들어온 것은 도도하고 차가운 눈빛의 한 여인의 얼굴이었다.

“아이고.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나? 강씨 가문에서 쫓겨났던 년이 감히 어디라고 찾아와?”

강우연의 언니 강희연이 팔짱을 끼고는 얕보는 듯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언니, 미안해. 나…… 나 할아버지 만나게 해줘. 부탁할 일이 있어서 그래……”

강우연은 이따금 느껴지는 오른쪽 어깨 통증과 어지럼증에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강희연은 피식 웃더니 곧바로 강우연을 확 밀쳤고 상처가 부딪친 탓에 그녀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미안하다고? 나한테 미안한 게 다야? 우리 집안에 미안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딴 잡종을 낳겠다고 하던 년이…… 우리 집안이 얼마나 우스워졌는지 알아? 할아버지를 뵙고 싶다고? 꼴에 부탁할 일이 있는 모양이지? 무릎 꿇고 머리 조아려 봐. 그러면 내가 말 전해줄지도 모르잖아? 조아려 보라고!”

강우연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강희연을 바라봤고, 모욕당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퍽! 퍽! 퍽!”

그녀는 이마로 바닥을 세 번이나 쳤고 어느새 피가 줄줄 배어 나왔다. 그녀는 피가 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희연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언니, 내가 이렇게 빌게. 들어가게 해줘. 제발 부탁이야!”

강희연은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강우연을 내려다보며 짜증 섞인 말투로 소리쳤다.

“이런 미친년, 이렇게 비천한 년인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시키는 건 다 할 셈이야? 허허. 쓸모없는 년 같으니라고!”

강우연은 열 번이나 바닥을 세게 치고 나서야 머리를 들었다. 희고 깨끗했던 이마는 차가운 피범벅이 됐고 그녀의 아름다운 목과 볼을 따라 흘러 바닥에 떨어졌다.

“언니, 이제 됐어?”

강우연은 몸을 가누지 못했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마음이 조급해 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었다.

한지훈과 고운이를 구하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촤르르!

하지만 강우연의 바람과 달리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더러운 구정물뿐이었다. 그 순간, 그녀는 온몸이 흠뻑 젖었고 어깨의 상처는 형언 못 할 정도로 쓰라렸다.

강희연은 그런 강우연을 가소롭다는 듯이 바라보며 멀찌감치 떨어져 소리쳤다.

“너같이 천한 년이 감히 할아버지를 뵙겠다고? 꿈도 크다? 얼른 썩 꺼지지 못해? 너 같은 미친년은 본 적이 없어!”

강희연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강우연의 뺨을 후려갈겼다.

강우연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고통에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 그녀는 실망감과 좌절감이 극치로 달했고, 머리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지……지훈 씨, 나 너무 힘들어요…… 어디 있어요? 고운아,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널 지키지 못 해줬어. 엄마가 나빴어……”

강우연은 희미해져만 가는 의식을 힘겹게 붙들고 있었다. 모호한 시선 사이로 강희연이 또다시 그녀의 뺨을 때렸다.

그때, 지프차 한 대가 멈춰 섰다. 한지훈은 차창 너머로 강희연이 구정물을 붓는 장면을 보고는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살기가 넘치는 눈으로 차 문을 열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감히 내 여자를 건드리다니…… 누구든 우연이를 건드린다면 다 부숴버릴 거야!’

짝!

강우연의 뺨을 갈겼던 강희연의 손을 한지훈이 죽일 듯이 꽉 움켜쥐었다. 강희연은 고통에 몸부림쳤고 한지훈이 차가운 말투로 소리쳤다.

“감히 우연이를 건드리다니! 강씨 집안이 무릎 꿇고 우연이한테 용서를 빌게 할 거야!”

강씨 가문 대문 앞에 살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Related chapters

  • 용왕사위   제10화

    “당신 뭐야! 이거 안 놔! 아프잖아!”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치던 강희연이지만 고개를 돌려 한지훈과 눈을 마주친 순간, 벼락에라도 맞은 듯 꼼짝도 할 수 없었다.‘뭐야, 이 남자... 이 눈빛... 정말 사람이 맞긴 해?’한지훈의 온몸에서 풍기는 무거운 살기가 그녀를 삼켜버릴 듯해 숨이 턱 막혔다.겁에 질린 강희연이 마른 침을 꿀꺽 삼킨 순간, 한지훈은 거칠게 그녀의 손을 놓아버렸고 그 충격에 강희연은 비틀거리다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지고 말았다.그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 강우연 역시 그대로 한지훈의 품에 쓰러지고 말았다.강우연을 꼭 끌어안은 한지훈이 다급하게 물었다.“우연아, 정신 좀 차려봐. 우연아!”한지훈의 품에 안긴 강우연은 쇼크가 온 건지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상처에서 흐른 피로 붉게 물든 이마와 어깨, 그리고 벌써 감염이 시작된 건지 불덩이처럼 타오르는 이마...한지훈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젠장...”마음속 걱정과 다급함은 곧바로 방금 전 강우연에게 물을 끼얹고 모욕의 말을 던지던 강희연에게로 향했다. 한지훈이 바로 일어서 그녀를 응징하려던 그때, 강우연의 희고 가는 손가락이 그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그리고 숨소리처럼 미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안 돼요. 그만... 이제 그만해요. 나 이만 돌아가고 싶어요. 우리 고운이 얼굴도 얼른 보고 싶고요. 그러니까 우리 이제 집에 가요, 네?”강우연의 진심어린 말에 한지훈도 분노를 억눌렀다.“그래, 우리 집에 가자.”동시에 강우연을 번쩍 안아든 한지훈이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기고...그제야 정신을 차린 강희연이 찢어질 듯한 목소리로 소리쳤다.“거기서! 감히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네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그런 곳인 줄 알아! 당장 잡아! 잡으라고!”강희연의 외침에 집을 지키던 경호원들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하지만 한지훈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한 순간 거구의 장정들 역시 그 자리에 얼어붙는 수밖에 없었다.지금 그의 앞을 막아선 남자가 끔찍

  • 용왕사위   제11화

    이와 동시에 신룡전 소속 삼천 호용 고수들은 각자 전세기를 타고 용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그들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S시!그리고 그의 움직임은 바로 용국 항공관리국의 주의를 끌게 되었다.예정에도 없는 전세기가 갑자기 몇 천대가 늘어났으니 비상 상황은 아닐지 의심할만도 했다.관리국 국장은 바로 공군 작전보고실에 이 상황을 보고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막지 말고 전부 통과시켜라 였다. 아니, 민용 항공편을 취소해서라도 전세기들의 길을 막지 말라는 내용뿐이었다.신룡전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건 결코 항공 관리국만이 아니었다. 수 년간, 각자 움직이며 작전을 이어가던 그들이 이렇게 한 곳에 모인다는 건 뭔가 큰일이 벌어질 거라는 징조, 용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비밀 조직들이 전부 은밀하게 신룡전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리고 그들의 첩보원들이 전한 소식은 전부 동일했다.신룡전 호용 고수들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S시!용국의 작은 도시에 불과한 S시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지 다들 의아할 따름이었다.다시 낭월 산장.지하실을 나선 한지훈이 거실로 돌아오고 용일이 빠르게 다가와 상황을 보고했다.“신룡전 삼천 호용 고수들 전부 용국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저녁부터 차례대로 S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그래.”짧게 대답한 한지훈이 창문 앞에 서 묘한 표정으로 저 멀리 어딘가를 바라보았다.“그리고 4대 용존님도 S시에 도착하셨습니다. 지금 사령관님의 지시만 기다리고 있는 중이고요.”4대 용존, 한지훈을 제외하고 용일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들이기도 했기에 목소리에서 왠지 모를 흥분이 느껴졌다.삼천 호용고수에 4대 용존까지 모였으니 금조그룹이 아니라 S시, 아니. 동원구의 모든 재벌가 그룹들이 함께 힘을 쓴다 해도 결코 막을 수 없는 초강력 팀이 결성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알겠어. 호용 고수들은 S시 외각에서 주둔하라고 해. 평범한 시민들한테 피해주지 않도록 조심하고. 행적이 드러나지 않게 은밀하게 움직이라고 전하고.

  • 용왕사위   제12화

    곧 큰 사건을 앞드고 있어서일까? S시 전체에 기이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그리고 잠시 후, 송호문의 사무실.그의 앞에는 김정학의 세 숙부가 잔뜩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묘한 분위기의 정적 끝에 세 사람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송 청장, 며칠 뒤에 우리 가문에서 아주 성대한 행사를 열 예정이네. 장소는 여기 지도에 그려진 범위, 참여 인원은 약 2000명쯤 될 것 같아. 송 청장 애들이 괜히 이 근처에 나타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데... 행여나 우리 가문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 들린다 해도 행사가 끝나고 나서 다시 얘기했으면 좋겠네. 괜히 안 좋은 일에 휘말릴까 봐 걱정돼서 그래. 우리 송 청장,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지 않겠나?”너무나 무례하고 건방진 요구에 송호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김해준 이사장님! 이곳은 S시 경찰청입니다. 이사장님 집 안방이 아니라고요. 이사장님 말씀이 정말 통하실 것 같습니까? 경찰청 청장을 이렇게 협박하고도 정말 무사할 거라 생각해요? 그쪽 집안과 관련된 그 추잡한 일들 제가 정말 탈탈 털어볼까요?”송호문의 가슴 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재벌가 사람들에겐 대통령마저도 청와대를 잠깐 스쳐가는 손님일 뿐이라지만 공권력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이렇게 대놓고 협박할 수가 있나 싶어 화가 나고 기가 막혔다.하지만 그의 분노에도 세 사람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하하, 송 청장, 그래. 자네가 우리 가문이 하는 일에 대해 불만이 많다는 거 우리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우리 조카가 동원구 군단장이라는 건 알고 있겠지? 그리고 자네가 주장하는 우리 가문의 범죄들, 아직 혐의에 불과하지. 제대로 된 증거 하나 잡은 거 없을 텐데... 우리도 어디까지나 좋은 마음에서 자네를 만나러 온 거란 걸 알아줬음 좋겠네. 우리 송 청장 다칠까 봐 진심으로 걱정되는 마음에서 말이야.”말을 마친 김해준 일행은 바로 사무실을 나섰다.혼자 남겨진 송호문은 한참을 씩씩대다 결국 찻잔을 바닥에 내팽개쳤다.“미쳤어!

  • 용왕사위   제13화

    문앞을 막은 직원들이 바로 허리를 숙인 채 뒤로 물러서고 그 사이로 지팡이를 든 노인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백발이 무성하고 거동도 편치 않은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죽지 않은 날카로운 시선이 남자가 한때 얼마나 무서운 사람이었는지 그대로 말해 주고 있는 듯했다.하지만 평범한 사람이라면 바로 고개를 숙였을 그 눈빛도 전장에서 진정한 죽음의 공포가 어떤 것인지 피부로 느꼈던 한지훈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기에 태연하게 그를 맞이했다.한편, 혐오 가득한 시선으로 강우연을 훑어보던 강준상이야말로 한지훈을 마주한 순간 움찔하고만다.‘저 청년... 어떻게 저런 눈을 가지고 있지? 마지 사신 같아. 아니, 맹수 같은가... 어찌 보면 세상 풍파 다 겪은 노인 같은 눈이기도 하군.’강준상, 50년째 강운그룹 회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존재, 강운그룹을 삼류 중소기업에서 지금의 대기업으로 키운 장본인이기도 했다.“할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우연이 글쎄 남자랑 같이 집에 돌아왔다니까요. 게다가 어쩜 그렇게 뻔뻔하게... 할아버지더러 직접 마중까지 나오라고 하는 건지...”강준상을 부축해 함께 나온 강희연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강희연, 강우연의 사촌언니인 그녀가 왜 이렇게까지 동생을 싫어하게 된 걸까?이 모든 감정의 시작은 바로 질투였다.딸이라곤 강우연, 강희연 둘 밖에 없는 집안이었지만 강희연이 아무리 노력해도 할아버지 강준상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손녀는 바로 강우연이었다. 먹고 입는 것에서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건 물론 공식적인 자리에도 강준상은 항상 강우연을 대동했으니까.5년 전, 결혼도 하지 않은 강우연이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집안에서 쫓겨난 뒤에야 강희연은 그 자리를 대신해 강준상의 곁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그래서 강희연은 강우연이 증오스러웠고 다시 나타난 그녀의 존재가 너무나 불안했다.이제 겨우 익숙해진 이 모든 것들을 전부 빼앗아가는 건 아닐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한편, 강준상은 얼음장보다 더 차가운

  • 용왕사위   제14화

    김정호는 어찌 된 영문인지도 모른 채 교진산의 부하들에 의해 쫓겨났다.전화 한 통에 교진산이 이토록 이상해지다니…… 김정호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이마에 식은땀이 나기까지 했다.그는 그 전화 한 통이 한지훈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김정호는 인맥이 꽤 있는 편이라 이미 한지훈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의 구체적인 정보는 아예 찾을 수가 없었다.이것이 바로 김정호가 이곳에 온 이유다.“가자! 빨리 데려다줘!”심상치 않은 기운에 김정호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느꼈고 빨리 자신의 형에게 이 일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김씨 가문이 상대하기에도 한지훈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그런데, 김정호가 도로에 진입했을 때 주위에 4대 녹색 지프차가 나타나 거칠게 그들을 막아섰다.끼익!급정거로 인한 괴성이 온 거리에 울려 퍼졌고 김정호의 자동차는 지면에 긴 검은색 타이어 자국을 남겼으며 타이어에서는 흰 연기나 뿜어져 나왔다.“무슨 일이야?”뒷좌석에 앉아있던 김정호는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났는지 소리쳤다.앞좌석 부하가 내려서 상황을 살피려는 찰나, 차 문은 밖에서 벌컥 열렸다.검은색 중산복을 입은 특수요원들이 직접 차량 통제에 나섰다.몇몇은 총을 김정호의 머리통에 겨누더니 차갑게 말했다.“김정호! 당신은 지금부터 외부와 아무런 연락도 할 수 없어! 압류되었다고!”김정호는 너무 화가 나 미친 사람처럼 소리쳤다.“아주 제멋대로네? 죽고 싶어 환장했어? 내가 누군지 알고 까부는 거야? 나 김정호야! S시 김씨 가문이라고, 내가! 누가 시켰는지 당장 말해! 어디 낯짝이나 보자!”“나야!”갑자기 사람들 속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이목을 집중시켰다.한민학이 뒷짐을 지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자기 군복과 모자를 고쳐 쓰더니 말했다.“김정호, 오랜만이야! 별일 없지?”“뭐 하자는 겁니까? 나한테 감히 뭐 하는 짓이냔 말입니다!”김정호의 얼굴빛은 잿빛이 되어버렸다. 한민학이 S시 총사령관이고 본인보다 상급자인 건 엄연한 사실이

  • 용왕사위   제15화

    “도착했습니다!”여느 때처럼 용좌에 앉은 김정필의 주먹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털썩!용오가 온몸이 피투성이인 김태우를 바닥에 털썩 내려놓았다.그 충격에 튀어오른 빗물이 김태우의 온몸 가득 뒤덮인 상처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으아아악, 아버지. 저... 저 좀 살려주세요. 저 자식들... 좀 죽여주세요! 저... 이제 어떻게 살아요. 어떻게!”어느새 피로 물든 빗물 위에 누운 김태우가 저 멀리 거실 쪽에서 보이는 그림자를 향해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퍽!”하지만 한지훈은 그 아우성마저 듣기 싫다는 듯 김태우의 등을 거세게 걷어찼다.“야! 한지훈! 너 진짜 죽고 싶어? 여긴 이제 우리 집이야. 우리 구역이라고! 여기까지 들어온 이상, 네가 살아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아버지가 그 유명한 김정필이야. 네 사지를 산 채로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아, 아니지. 강우연 그 계집애, 네 마지막 숨을 붙여두고 네 앞에서 강우연 그 계집애를 더럽혀주겠어. 그리고 그 더러운 핏줄도... 내가 진작 죽어버렸어야 했는데!”이제 정말 집으로 왔다는 안도감에서인지 그 동안 정말 금방이라도 죽을 듯 축 늘어져있던 사람이 미친 듯이 날뛰며 온갖 악담을 퍼붓기 시작했다.하지만 그의 등을 밟은 한지훈의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콰직.등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으아아악! 아파! 아버지! 저 좀 살려주세요!”이대론 정말 가슴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김태우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그리고 한지훈 역시 용좌에 앉은 김정필을 주시하기 시작했다.“한지훈이라고 했나? 그래. 그 패기 하나는 인정해 주지. 감히 8명만 데리고 우리 집에를 쳐들어와? 꼭 불빛을 향해 달려드는 하루살이 같은 꼴이구나. 정확히 3분 주마. 내 아들 풀어줘. 그리고 바짝 엎드려서 우리에게 용서를 빌어라. 그렇게만 한다면 네 가족들만은 용서해 주마.”김정식의 분노 어린 목소리가 저택에서 메아리가 되어 울리고 또 울렸다.하지만 한지훈의 입가에는 도발적인

  • 용왕사위   제16화

    “하하하! 넌 이제 죽었어! 죽었다고! 우리 김 씨 가문은 영원히 S 도시의 일인자야! 이 사람들은 전부 우리 김 씨 가문에서 키워낸 블러드 킬러거든! 몇십 명이 같이 덤벼도 저 사람들을 당해내지 못해! 한지훈, 넌 오늘 죽었어! 당장 나를 풀어줘!”김태우는 마치 생의 희망을 느낀 듯, 건방지게 웃었고 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김정필 곁에 서있는 열 명이나 넘는 고수들을 쓱 훑어보았다.한지훈은 그들에게서 풍기는 기운과 눈빛에서 그들이 꽤 강한 실력을 갖춘 망나니들이라는 걸 느꼈지만 그 정도 실력으로 한지훈을 상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했으며 한지훈뿐만 아니라 용일부터 용팔까지 눈앞에 있는 저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한지훈! 내 아들을 당장 풀어주고 무릎 꿇어서 우리 김 씨 가문에게 사죄해!”김정필이 손을 뻗어 한지훈을 가리키며 목청을 높였지만 한지훈은 되려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오른쪽 다리를 천천히 들어 발로 김태우를 힘껏 차서 김정필 발 곁으로 보내 버렸다.“풀어주면 어쩌려고요?”한지훈이 차갑게 물었고 김태우는 고통스러운 비명소리와 함께 갈비뼈가 전부 부러진 채, 김정필 앞에 쓰러져 있었으며 입에서 새빨간 피를 토하던 그는 덜덜 떨리는 손을 뻗어 김정필의 구두를 꽉 잡으며 겨우 말을 꺼냈다.“아버지… 꼭 저 대신… 복수를 해주세요!”김정필은 자신 앞에서 정신을 잃은 김태우를 보며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 살기를 뿜어냈으며 떨리는 두 주먹을 꽉 잡고는 오열했다.“태우야! 아들아! 아악! 죽여! 당장 저놈들을 한 명도 남기지 말고 다 죽여버려!”화가 끓어오른 김정필은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렀고 싸움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김 씨 가문의 킬러들은 손에 칼과 쇠 파이프를 들고 한지훈을 향해 무섭게 달려들었고 이를 본 용일과 용팔 등 사람들도 순식간에 공격을 가했다.탕!그 순간, 총소리가 김 씨 가문 저택에 울려 퍼졌고 김정필이 킬러들 무리 뒤에서 권총을 꺼내 들고 한지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죽어! 내 아들 목숨 값으로 너도

  • 용왕사위   제17화

    털썩!순간, 강우연은 하얀 연꽃 마냥 바닥에 쓰러졌고 몸에 떨어진 빗물은 순식간에 빨갛게 물들어 버렸으며 입고 있던 하얀 원피스도 어느새 핏물에 물든 채, 빨간 드레스로 변해버렸다.다급하게 달려온 한지훈은 충혈된 두 눈으로 강우연을 품에 꽉 껴안은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우연아… 우연아… 왜, 네가 대체 왜 여기에 있어…”강우연은 한지훈의 품에 안겨 새빨간 피를 계속 토해내고 있었다. 거센 빗줄기는 끊임없이 그녀의 가녀린 몸과 천사 같은 얼굴을 때렸으며 그녀는 피로 범벅이 된 오른손을 힘겹게 뻗어 한지훈의 눈썹과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졌다.“지훈 씨, 당신 얼굴을 한 번도 이렇게 만져본 적이 없는 거 같네요… 5년 동안 당신을 많이 미워했어요… 하지만 그날 밤 당신이 나타난 순간, 전 평생 당신을 위해 살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훈 씨, 한 가지만 약속해 줘요…”강우연이 예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약속할게! 뭐든 약속할게!”한지훈이 비통한 마음으로 강우연을 품에 꽉 껴안자 강우연이 그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고운이와 잘 살겠다고 약속해요… 지훈 씨, 당신을… 사랑해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훈을 만지고 있던 강우연의 손은 힘없이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졌고 이 순간, 한지훈은 빗물 속에서 무릎을 꿇은 채,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그는 떨리는 몸으로 강우연을 꽉 껴안았으며 화가 치밀어 오른 그의 살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아악!”한지훈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며 소리를 질렀고 순간, 하늘에는 천둥번개가 번쩍거렸으며 그의 모습은 마치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 같았다. 그는 강우연을 품에 안은 채, 바닥에서 서서히 몸을 일으켰으며 살기로 가득한 눈빛으로 목청을 높였다.“드래곤 궁! 삼천 강자! 8대 드래곤 장군! 4대 드래곤 헌터! 당장 내 앞으로 집결!”한지훈 뒤에 서있던 용일은 이를 꽉 깨물더니 충혈된 두 눈으로 품에서 신호탄을 꺼내 탕 소리와 함께 하늘을 향해 방아쇠를

Latest chapter

  • 용왕사위   제2102화

    그 후, 한지훈의 응전과 동시에 그에게 관을 준비하라는 말은 원효천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쾅!"거의 순식간에 원효천의 몸에서 섬뜩한 기운이 분출되며 호텔 전체를 가득 채웠다! 원상용 등 원씨 가문 사람들은 원효천의 곁에 서서 모두 살을 에는 듯한 한기를 느꼈다. 원효천의 안색은 몹시 어두웠고, 그의 눈에는 살기가 뿜어져 나오며 TV 화면에 나오는 한지훈을 주시했다. "건방진 자식! 네놈이 죽음을 자초하는구나!!"원효천은 화가 나서 포효했고, 그의 기세에 화면에 금이 가며 산산조각 났다! 이 광경을 본 원씨 가문 사람들도 몇 번 숨을 헐떡이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며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가주님, 실력이 한 단계 더 성장하셨군요!""가주님, 화내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한지훈 그 건방진 놈은 죽이면 그만입니다!"원상용이 다급하게 말했다."흥!"원효천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창가로 걸어가 강중 전체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난 단 한 번도 한지훈을 안중에 둔 적이 없다! 내가 신경 쓰는 것은 강중 전체이지! 북양왕 따위는 한 손으로도 잡아 죽일 수 있다고!""예, 예, 가주님의 말씀이 맞습니다!"원상용이 얼른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그런데 가주님, 저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번에는 이미 실패를 했습니다…"그러자 원효천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 되물었다. "한씨 가문은 어떻게 되었지?""예, 스파이에 따르면 한씨 가문 가주인 한진욱이 이미 성검종의 수좌인 장위성과 연락을 하였다고 합니다! 만약 제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장위성은 오늘 강중에 도착해 m의 애제자인 곽연의 복수를 할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원효천은 돌아서서 말했다."응? 성검종의 수좌인 장위성이 직접 움직이다니, 이건 내 예상 밖이군.""장위성은 이미 수년 전에 이성 현급 천왕의 경지에 도달했지! 그가 직접 나선다면 한지훈 그 자식은 죽음을 면치 못할 거다!"이 말을 한 원효천의 얼굴에는 흉악한 냉소가 가득했다. "맞습니다!

  • 용왕사위   제2101화

    한지훈은 눈썹을 치켜뜬 채, 사방에서 자신을 노리는 카메라 렌즈를 훑어보았다. 이내 그는 가소롭다는 듯이 차갑게 웃으며 다시 이 회장을 쳐다보았다. "내가 고작 이런 것들을 무서워할 것 같아?" 그의 단 한마디로 이 회장은 순간 죽음의 위협을 느끼게 됐다. "너... 너 대체 뭐 하려는 거야? 한지훈, 너 명심해! 넌 더 이상 이전의 북양 왕이 아니야. 지금의 넌 그저 평범한 서민일 뿐이야. 만약 네가 감히 나를 건드리려 한다면, 원 씨 가주님께서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 회장은 비명을 지르며 소리쳤다. "아? 그 말은 즉 네 뒤에 있는 배후가 바로 원 씨 집안이라는 거네?" 한지훈은 눈빛에서 한기를 뿜어내며 차갑게 웃었다. 얼떨결에 말실수로 실언을 해버린 이 회장은 그제야 말을 버벅거렸다. "원 씨 집안은 무슨..." "이 회장, 전부터 네가 거듭하여 우리한테 귀찮게 굴 때 나는 한 번도 너를 어쩌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 널 어떻게든 봐주려고 노력했지. 그러나 오늘, 네가 나한테 한 짓은 정말 참을 수가 없네!" "그래서 말이야. 미안하지만 난 더 이상 널 이 세상에 남기고 싶지가 않아!" 말을 마치자마자 한지훈은 발을 들어 이 회장을 밟아버렸다. 잔뜩 겁에 질린 이 회장은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아, 하지 마... 내가 잘못했어. 사실대로 얘기할게. 모두 원 씨 집안이 시킨 일이야... 모든 게 원 씨 집안이 계획한 대로 흘러간 거야... 그러니까 제발 날 죽이지는 말아 줘. 나 좀 살려줘..." 동시에 코를 찌르는 오줌 냄새가 사방을 가득 채웠다.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지린내에 모두 눈살을 찌푸리고는 코를 막고 바닥에 쓰러진 이 회장을 쳐다보았다. 바로 이 회장이 크게 놀란 나머지 바지에 오줌을 싼 것이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여전히 뒷짐을 진 채 발을 힘껏 밟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이 회장을 싸늘하게 쳐다볼 뿐이었다. "그래. 이 회장, 운이 좋은 줄 알아. 목숨 하나만은 건

  • 용왕사위   제2100화

    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던 군중들도 격렬한 비난을 이어갔다. 한편 강우연은 한지훈의 이런 행동에 다소 놀랐다. 만약 정말 이 과정에 누군가가 또 목숨을 잃게 된다면 우연 그룹은 더 이상 가짜 약품을 제조했다는 누명을 벗을 수 없게 될 테니까. 한지훈은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의 중년 남자를 죽어라 노려보면서 손가락에 더욱 힘을 주었다. “말할래, 말래?”시간이 흐를수록 중년 남자는 점점 죽음의 위협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그는 눈을 뒤집고 입에 거품을 뱉으며 겨우 한 마디를 내뱉었다. “내... 내가 말할게. 사... 사실 이 회장이 배후에 있어... 이 모든 것이 이 회장이 계획한 거야. 일이 제대로 성사되면 2천만 원을 준다고 했어... 제발 살려줘...”그가 드디어 입을 열자, 만장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마침 기자들이 생방송을 하고 있었던 상황에, 중년 남자의 자백 또한 생방송으로 송출되었다. 그 순간, 인터넷 서버는 폭발해 버렸다. 이 회장은 깜짝 놀라 안색이 어두워졌다. “헛소리하지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난 엄연히 강중 의료 협회 회장인데 내가 어떻게 그런 짓을 벌일 수가 있어?!”“한지훈! 틀림없이 네가 저 놈을 협박하여 이렇게 나를 모함한 거야!”그러자 한지훈은 콧방귀를 뀌더니 이내 손을 뿌리치고는 중년 남자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그리고는 뒷짐을 진 채 차가운 눈빛으로 이 회장을 쳐다보며 물었다. “이 회장, 당신한테도 다시 한번 얘기할게!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까 사실대로 얘기해. 대체 누가 시킨 거야?”멍하니 있던 이 회장은 사신과도 같은 한지훈의 눈빛에 간담이 서늘해 났다. 이내 그는 다급하게 반박했다. “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아직도 내 말 못 알아듣겠어? 그럼 어쩔 수 없이 우리 이 회장 기억 떠올릴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곧바로 한지훈은 차갑게 시선을 돌리고는, 손을 들어 큰 기세를 뿜어내며 이 회장의 뺨을 팍 때렸다.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이 회장은 결국

  • 용왕사위   제2099화

    뜻밖의 상황에, 웅성웅성 구경하던 군중들과 기자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면 눈치를 볼 뿐이었다. 그들은 이런 상황이 펼쳐질 줄은 몰랐다. 사전에 미리 돈을 받고 일을 처리하려 했던 그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막막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난감했던 사람은 바로 그 중년 남자였다. 그는 한지훈의 손에 들린 어두운 은침을 보고는 눈알만 이리저리 굴리며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몰랐다. 옆에 있던 이 회장조차도 말문이 막혔다. 이내 한지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중년 남자를 노려보며 물었다. “이젠 말해! 대체 누가 너희들을 이곳까지 보낸 거야? 너희들한테 마지막 기회를 줄게!”한지훈은 음산한 기운을 뿜어내며 중년 남자를 죽어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놀란 중년 남자는 저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서게 됐다. 공포스러운 한지훈의 기운에, 우연 그룹 밖을 에워싸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은 모두 움찔했다. “당신, 당신 대체 뭐 하려는 거야?”등골이 서늘해진 중년 남자는 이마를 따라 식은땀을 흘리며 겨우 입을 열었다.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 우리 아버지는 너희들이 만든 혈압약을 먹고 갑자기 돌아가신 거라고! 이 상황에 뭔 은침을 가지고 검증한다는 거야? 헛 수작 부리지 마! 다른 건 모르겠지만 하나 확실한 건 바로 우연 그룹에서 개발한 약이 우리 아버지를 죽게 만든 거야!”그러자 순식간에 주변 사람들도 덩달아 다시 소란을 피웠다. “우연 그룹, 이렇게나 막무가내일 줄은 몰랐네!”“어떻게 대기업에 이렇게나 큰 흑막이 있을 수가 있어? 감히 가짜 약품을 만들어 사람들을 해치려 하다니! 크게 벌 받아야 돼!”“당장 문 닫고 파산이나 신청해! 강중에 계속하여 이런 기업이 남아있는 이상,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하여 이들의 시험품이 될 거잖아!”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는 갈수록 시끄럽게 울렸다. 뒤따라 기자들도 편파 보도를 하기 시작했다. 한편 한쪽에 서있던 이 회장은 간사한 웃음을 지으며, 우연 그룹을 향해 큰 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보며 끊임없이 고

  • 용왕사위   제2098화

    이내 큰 함성과 함께, 이 회장은 백의를 걸친 연구 요원 4~5명을 데리고는 인파를 비집으며 들어섰다. 그 모습을 본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이렇게나 일이 공교롭게 벌어질 줄은 몰랐다. 기자들이 몰려든 지 고작 10분도 지나지 않아 의약 협회에서 직접 찾아올 줄이야. 그야말로 서로 사전에 약속이나 한 듯 거의 동시에 한곳에 모여들게 된 것이다. 한지훈은 내심 이 모든 상황을 꾸민 배후가 너무 멍청하게 느껴졌다. “한지훈! 너희가 만든 약을 먹은 사람이 죽게 됐으니, 어쨌든 해명은 해야겠지? 그리고, 오늘부로 그 어떤 혈압약이든지 즉시 생산을 중단하고 당장 우리 의약 협회의 조사에 응해!”이 회장은 두말없이 중재 결과를 내놓았다. 한지훈은 그런 이 회장을 힐끗 훑어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회장, 방금 한 말에 대해 확실한 근거라도 있긴 해? 첫째, 경찰 조사도 하지 않았고 둘째, 아직 부검도 안 했는데 대체 뭔 근거로 노인이 약을 먹고 죽었다고 확신하는 거지?”“그...”이 회장은 한참을 머뭇하더니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 사실 내가 오기 전에 이미 다 들었어. 너희들이 만든 혈압약에는 금지된 성분이 있다고. 사람들이 먹어서는 안 되는 그런 성분!”그러자 강우연은 바로 앞으로 나아가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 “헛소리하지 마! 우리가 만든 혈압약은 제대로 된 임상 실험을 거쳐서 개발된 것으로 인체에 무해한 건 확실해! 절대 사람이 죽을 일은 없다고!”“죽을 일이 없다면서, 그럼 이번 일은 어떻게 해명할 건데?”이 회장은 여전히 뻔뻔한 태도로 죽은 노인을 손으로 가리키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이렇게나 많은 연구원을 데리고 온 참에, 차라리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제대로 한번 검사해 보자고!”한지훈은 팔짱을 낀 채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한지훈, 끝까지 네 잘못을 인정 안 하겠다는 거지? 여봐라, 당장 현장에서 검사 진행해!”이 회장은 자신의 뒤를 지키던 몇 명의 연구원을 향해 손을

  • 용왕사위   제2097화

    이튿날 아침, 회사 입구에 도착한 강우연과 한지훈은 문어귀에 수많은 사람들이 에워싸여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게다가 그 속에서는 처참한 울부짖음 소리도 들렸다. “정말 양심 없는 사람들이네! 이 회사의 약을 먹고 목숨까지 잃은 사람이 있어 내가 직접 들어가서 따지겠다는데, 왜 이 놈의 경비원들은 우리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거야?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돌아갈 수가 있어?”목놓아 통곡하는 소리가 수없이도 울렸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얼굴이 창백한 한 노인이 누워 있었다. 얼핏 봐도 노인은 이미 숨이 멎은 듯했다. 어느새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우연 그룹을 손가락질하고 있었다. “젠장, 약 장사꾼이라는 사람들이 환자 목숨은 아예 무시하네!”“그러니까 말이야. 노인네가 틀림없이 저놈들이 생산한 어떤 혈압약을 먹고 죽게 됐을 거야!”사람들은 분분히 의논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몇 대의 기자 차량들이 갑자기 도로 맞은편에 멈춰 서더니 이내 10여 명의 기자들이 사진작가들까지 동원하여 재빨리 현장으로 달려갔다. 모든 상황이 딱 맞아떨어지는 이 장면을 본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기자들이 속보를 받고 설사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온다 하더라도 최소 반시간 이상은 걸리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시위단이 노인의 시체를 들고 우연 그룹 입구에서 울부짖은 지 20분도 안되어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게 됐다. “무슨 일이야?”결국 참다못해 한지훈은 당직을 서고 있는 한 경비원을 불러 물었다. 곧이어 경비원은 한지훈과 강우연에게로 급히 달려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한 선생님, 바로 방금 약 10분 전에 이 사람들이 단대를 들고 저희 회사로 들어와서 시위를 하겠다고 한 겁니다.” “그들은 죽은 영감이 저희 회사에서 생산한 혈압약을 먹고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역시 예상처럼 흘러가는 전개에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저기, 선생님. 어르신은 어쩌다가 돌아가시게 된 겁니까?”이내 한지훈은 무리 속을 비집고 들어가 노인의 시

  • 용왕사위   제2096화

    그렇게 성검종 수좌와 장교는 점점 한진욱을 외부인으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서로 간에는 자주 연락도 오고 가게 됐다. 곧이어 한진욱의 전화를 받게 된 수좌 장위성은 냅다 큰 소리로 외쳤다. “한 선생, 평소에는 정말 바빠서 얼굴 한번 보기 어려운 사람인데 어쩌다가 갑자기 나한테 전화를 한 거지?”이전의 한진욱은 보통 명절이나 공휴일이 아니면 딱히 장위성에서 먼저 전화를 거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공휴일도 아닌 오늘 갑자기 연락을 받게 되자 장위성은 꽤나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장 수좌, 곽 선생이... 뜻밖의 사고를 당하게 됐어!”한진욱은 최근 발생한 모든 일을 장위성에게 얘기해 주었다. 곽연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 또한 단지 들은 이야기뿐이었기에 자세히 말하지는 않았다. “뭐라고?”자조치종을 들은 장위성은 벌컥 화를 냈다. 곽연은 바로 그의 수제자이자 유일한 제자였다. 한평생 훌륭한 제자 한 명을 가르쳐낸 그는 원래 제자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3개월 전의 만남이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장 수좌, 이... 이번 일은 절대 나를 탓하지 마. 모두 한지훈 그 녀석이 미쳐 날뛰면서 저지른 일이야. 결국 곽 선생이 화를 참지 못하고 혼자서 한지훈을 찾아갔다가 당하게 된 일이고...”한진욱은 황급히 자신의 결백을 밝혔다. 이 말을 들은 장위성은 약 5분간 침묵하고 난 후에야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상대가 누구든, 감히 내 제자의 목숨을 앗아간 놈이라면 우리 성검종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말이 끝나자마자 장위성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한진욱은 전화를 내려놓은 후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장위성의 마지막 말투에서, 곽연의 죽음으로 인해 성검종이 단단히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한 대표님, 곽 선생의 시신은 어떻게 안치할까요?”이때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한 명이 다가와 작은 소리로 물었다. “지금 당장 어떻게 안치해? 일단 성검종으로 돌려보내!”한진욱은 짜증

  • 용왕사위   제2095화

    경호원의 목소리는 딱히 크지는 않았지만, 순간 홀 전체는 조용해졌다. 소식을 접한 원효천은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눈에서는 정광이 뿜어져 나왔다. 30분 전까지만 해도, 그는 한진욱에게 경호원이 무사할 거라고 장담까지 했었다. 그런데 결국 한 시간도 안 되어 참담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무슨 일이야?”원효천은 한진욱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술잔을 탁자 위에 내던지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한 시간쯤 전에 곽 선생께서 한지훈을 찾아갔는데, 결국 살해되었다고 합니다!”경호원은 용기를 내어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한지훈 이 미친놈. 원 가주님이 이렇게 계신데 감히 살인을 저질러?”“이번에야말로 어떻게든 한지훈 이 녀석한테 평생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줘야겠어!”“맞아요! 지난번에도 바로 이 녀석이 저희 모두를 우연 그룹 앞에서 오전 내내 무릎을 꿇게 만들었어요! 이 원수, 어떻게든 갚아주고 싶어요!”모두들 한 마디씩 얹고는 하나같이 이를 갈며 노기를 드러냈다. “흥!”마찬가지로 언짢은 기분이 든 원효천은 화가 난 나머지 한 손으로 책상을 두드리자 그 원탁은 단번에 산산조각 났다. 탁자 위의 유리컵들은 이내 쨍그랑하는 소리를 내며 모두 바닥에 쏟아졌고, 물은 사방으로 튀어버렸다. “가주님, 화 푸세요! 한지훈 그놈, 감히 가주님과 겨룰 용기가 나지 않아 이렇게 괜한 사람만 건들면서 심통을 부리는 겁니다!”원상용은 급히 원효천의 달래주기 시작했다. “맞아요. 방금 문어귀에서 가주님을 마주하고도 겁먹고는 감히 달려들지 못해 한지훈 그놈이 마음속으로 화를 쌓아둔 거예요.”“한지훈은 고작 곽 선생을 괴롭히는 거로 자신의 체면을 되찾으려 했을 뿐이에요. 이건 마치 세 살짜리 아이나 하는 바보짓 같잖아요.”“제가 보기에는 한지훈은 틀림없이 원 가주님의 계획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인은커녕 곽 선생의 솜털 하나도 건드리지 못할 텐데요!”상업계 거물들은 잇달아 나서며 아부를 하였다. 그제야 원효천의 표정이

  • 용왕사위   제2094화

    은행의 지원이 없으면 우연 그룹은 더 이상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화물 운송 회사와도 더 이상 협력을 하지 않으면 우연 그룹의 사업은 결국 강중에만 국한되는 게 뻔했다. “말도 안 돼!”강우연은 곧바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무슨 일인데 그래?”한지훈은 하얗게 질린 강우연의 얼굴을 보고는 급히 고개를 돌려 물었다. “큰 일 났어요. 각 은행과 화물 운송 회사들이 모두 저희와의 협력을 종료했어요!”강우연이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면서 내심 이 모든 일의 배후가 떠올랐다. 바로 원 씨 집안이 뒤에서 모든 걸 꾸민 거라 거의 확신했다. “걱정하지 마. 돈과 화물 운송에 관한 모든 건 내가 다 해결해 줄게!”한지훈은 비록 더 이상 북양 왕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강중의 주둔군을 움직일 수는 있었다. 군의 수송 트럭은 얼마든지 우연 그룹의 운송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었다. 게다가 돈에 대해서는 한지훈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즉시 많은 국제적 대재단을 동원하여 우연 그룹에 자금을 투입하게끔 할 수 있었다. “아니에요. 저 혼자 할 수 있어요!”강우연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나계홍은 눈치를 보고 급히 일어섰다. “강 회장님, 저희 나 씨 그룹에도 30대의 운수 트럭 차량이 있습니다. 비록 차가 좀 적긴 하지만 얼마든지 물자를 운반할 수 있습니다.”“매일같이 쉬지 않고 달리면 30대의 차로도 얼마든지 발등의 불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나한비도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입을 열었다. “저희 나 씨 집안은 강중 부근에 일부 약재 산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그곳에도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큰 트럭들이 있습니다. 만약 모두 동원한다면 최대 50대까지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아니... 그럼 나 씨 그룹한테 너무 신세를 지는...”강우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계홍이 말을 이어갔다. “강 회장님, 사실 이젠 저희 나 씨 그룹과 우연 그룹은 한 배에 탄 운명으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