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박이 소리를 지르자, 하인들이 손에 방망이를 들고 우르르 몰려들었다.그들은 두말하지 않고 방망이를 휘두르며 한지훈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그러나 순식간에 믿어지지 않은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거침없이 달려들던 하인들은 모조리 한지훈에게 제압당한 채 부러진 팔다리를 부여잡고 비참하게 울부짖기 시작했다.“쓰읍!”자리에 있던 강씨 직계 사람들도 주인석에 앉아 있는 강문박도 놀라워 마지 못한 채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불똥이 자기에게 튈까 봐 겁이 난 몇몇 사람은 테이블 뒤에 비굴하게 숨기도 했다.뭇사람들이 아연실색한 가운데 한지훈은 흉악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한 걸음씩 강문박을 향해 다가갔다.그러자 하늘 끝의 먹구름도 단번에 다가오며 모두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지옥에서 걸어 나온 수라와 같은 한지훈의 눈빛에 억눌려 숨이 턱턱 막히기도 했다.강문박은 안락의자의 팔걸이를 부여잡고 곧장 일어나서 도망가려고 했다.하지만 일어나기도 전에 고개를 들어보니 한지훈의 얼굴이 코 앞까지 다가와 버렸다.“너…… 너 뭐 하자는 거야! 한지훈, 여긴 강씨 가문이야! 네가 함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 건방지게 굴다가 코 다칠 수 있어!”강문박은 흥분해 마지못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공포에 질린 두 눈에는 지진이라도 난 듯이 흔들리며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펑!한지훈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발을 들어 강문박의 가슴팍을 세차게 차버렸다.그러자 의자에 사람까지 단번에 멀리 날아가 버렸다.쿵!안락의자는 뒤에 벽에 그대로 부딪혀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강문박도 땅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가슴을 부여잡고 대성통곡했다.“아! 아파……”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한지훈은 다시 그의 앞으로 다가가 멱살을 잡고 땅에서 끌어 올렸다.땅에서 반자 정도 떨어진 강문박은 얼굴이 터질 듯이 충혈되고 호흡까지 가빠지기 시작했다.그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며 목구멍에서 겨우 말을 토해냈다.“너…… 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당장 놔…… 죽일 셈이
“한지훈 그놈 미친 거 아니에요? 어떻게 감히 형님에게 손을 댈 수 있어요? 죽고 싶어 환장한 거 아니에요?”“끝났어! 분명 귀망 선생님 찾으러 갔을 거야! 사단이 날 거 같아!”사람들은 제각기 하고 싶은 말만 하면서 황당하기 그지없었다.강문박은 배를 부여잡고 힘겹게 땅에서 기어 일어났다.험상궂은 얼굴에 살의가 가득한 두 눈으로 한지훈이 떠나가는 모습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가게 놔둬! 저놈이 찾아가는 사람은 무려 H시 홍씨 가문의 귀망 선생님이야! 그 사람 실력에 대해서는 다들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한지훈은 지금 자기 발로 죽으러 가는 거야!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우리 손에 피 묻힐 필요도 없으니 잘 됐어.”한편, 한지훈은 강씨 정원에서 나서자마자, 용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당장 천 명만 소집해서 일신 호텔로 보내. 개미 한 마리도 나가지 못하게 호텔 전체를 봉쇄하도록 해.”“네, 지금 즉시 부하들 소집하겠습니다.”용사는 공손하게 대답했다.그러고 나서 한지훈은 가장 빠른 속도로 일신 호텔로 달려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호텔 입구에 이르게 되자, 기운이 범상치 않은 남자 두 명이 정문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두 사람은 마치 문을 지키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한지훈은 망설임 없이 앞으로 다가갔지만, 두 남자는 손을 내밀어 한지훈을 가로 막으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죄송합니다만 다른 호텔로 가주세요. 이 호텔은 당분간 외부인 출입 금지입니다.”한지훈은 상대의 말을 무시한 채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귀망 선생님 방은 어디에 있습니까?”두 남자는 즉시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한지훈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물었다.“누구 십니까? 우리 감독님은 무슨 일로 찾으시는 겁니까?”“나? 너희가 찾는 한지훈이야. 당장 내 아내 풀어주고 그 XX보고 꺼져 나오라고 그래!”한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한지훈이라고?”그중의 한 남자가 비아냥거리며 호통을 쳤다.“네가 뭔데 감히 우리 감독님한테 꺼져 나오라 말라야! 죽고 싶어 환장했
한지훈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카운터 앞으로 다가갔다.카운터에 있던 여자 직원은 밖에 가지런하게 우뚝 서 있는 천 명의 수위를 보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었다.그리고 지금도 억제할 수 없어 온몸을 떨며 컴퓨터로 체크 기록을 찾으면서 말을 더듬었다.“텐트 하우스 8888 스위트 룸에 계십니다……”말이 떨어지자마자 한지훈은 용사와 함께 10명의 수위를 데리고 텐트 하우스 스위트 룸에 이르는 엘리베이터에 올랐다.한편, 텐트 하우스 스위트 룸 안에 있는 귀망과 강우연 둘만 있다.강우연은 의자에 꽁꽁 묶여 있고 귀망은 비단으로 된 가운을 입은 채로 와인 잔에 와인을 따라 단숨에 다 마셔버렸다.그러고 나서 음흉한 눈빛으로 의자에 묶여 있는 강우연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강우연은 오군의 절세미인다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매끈하고 하얀 얼굴에 화끈한 몸매까지 H시에서 일품 중의 일품이다.이런 미인의 남편이 데릴사위라는 소리가 우습기 그지없었다.귀망은 술잔을 내려놓고 강우연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손을 들어 하얗고 매끈한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너무 예뻐요. 우연 씨는 제가 지금껏 본 모든 여자 중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에요.”“안 돼요…… 하지 마세요…… 제발 이러지 마세요. 저에게는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어요…… 제발…… 저 좀 풀어주세요……”눈시울이 붉어진 그녀의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다.“헤헤, 우연 씨 남편이 데릴사위라고 들었어요. 능력도 없는 남자와 평생을 함께 하고 싶어요?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거 같아요? 차라리 저 따라서 H시로 가시는 건 어때요? 평생 놀고 먹을 수 있게 해 줄게요. 갖고 싶은 것도 다 사드릴 수 있어요.”귀망은 음탕하게 웃으며 강우연의 뒤에 서서 몸을 숙여 그녀의 목덜미로 다가가 냄새를 맡았다.‘살 냄새마저도 향긋한 여인이네.’콧바람에 강우연은 파르르 떨더니 온몸에 신경이 곤두서 버렸다.그렁그렁 맺혀있던 눈물이 힘없이 뚝뚝 떨어지면서 애원하기 시작했다.“제발…
귀망은 크게 웃으며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않은 듯했다.“건방진 놈! 여기까지 찾아오는 걸 보니 아직 네 처지가 얼마나 위험 한지 모르나 보네!”말을 마치고 그는 입고 있던 가운을 벗기 시작했다.구릿빛 피부와 건장한 몸매를 드러내며 몸을 풀더니 거만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네가 허임호를 죽였다며?”한지훈은 부정하지 않고 당당하게 답했다.“그래. 나다.”“그래! 허임호는 이성현급 병왕의 실력인데, 네가 걔를 죽일 수 있다는 건 네 실력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설명하겠지.”“그럼, 나하고 한 번 겨뤄봐. 날 이길 수 있으면 네 아내 데리고 떠나도 좋아.”귀망은 오만한 자태로 차갑게 웃었다.귀망의 판단에 따르면, 한지훈은 기껏해야 일 년 전에 자기와 같은 삼성지급 병왕의 실력에 불과하다.하지만 귀망의 실력은 일년 전에 이미 삼성지급 병왕의 실력을 돌파해 버렸고 지금은 사급천왕 병왕이다.다만 그는 이 비밀을 그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실력을 숨겨 일단 싸움이 일어나는 순간 뒤를 노리려고 했다. 그리하여 그는 자기 실력에 대해 자부심이 무척이나 강했다.한지훈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는데, 귀망 눈에는 그가 두려움에 떠는 모습으로 보였다.상대가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자, 귀망은 더욱 건방지게 말했다.“왜? 무서워? 그럼, 무릎 꿇고 두 팔다 잘라버려!”그러나 귀망의 예상을 빗나가 간 채로 한지훈은 거침없이 앞으로 다가왔다.“죽고 싶다고 X랄 하는데, 내가 이뤄줄게.”그의 말을 듣고 귀망은 눈살을 찌푸리며 살의를 드러냈다.“건방진 놈! 죽어!”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귀망은 앞으로 달려들며 하이킥을 날려 한지훈의 머리를 쓸어버리려고 했다.이는 지금의 귀망을 있게 해 준 유명한 기술이다.하이킥 한 번에 건장한 소 한 마리도 수십 미터나 날아가면서 제자리에서 죽을 수 있다.상대가 일반인이라면 아마 머리뼈가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하지만 평생 상상치도 못한 광경이 귀망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한지훈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덤덤하게
한지훈은 구덩이가 움푹 들어간 곳으로 다가가 귀망의 가슴팍을 힘차게 밟았다.찰칵거리는 소리가 여러 번 나더니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다시금 울려 퍼졌다.그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피를 마구 토해내며 처참하게 울부짖었다.“제발 살려주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아내 분에게 못된 마음을 가져서 죄송합니다…… 제발 살려주세요……”이 순간이 되어서야 귀망은 비로소 죽음의 맛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눈앞에 있는 한지훈은 공포 그 자체이다.사성천급 병왕의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을 써보기도 전에 이미 상대의 손에 저버리게 되었다.그렇다면 상대는 군왕급의 실력이 확실하다.하임호를 죽이고 칠성파를 뒤덮었다는 말에 그제야 이해가 되는 듯했다.겨우 20대 밖에 되지 않은 청년의 실력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밖에 없었다.S시에 이러한 능력자가 있다는 사실에 귀망은 마냥 의외였다.아마 홍씨 무술관의 관주만이 그와 겨룰 수 있을 것이다.한지훈은 차가운 얼굴로 피를 토하고 있는 귀망을 바라보며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우연이는 너 같은 인간이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되는 소중한 사람이야. 우연이에게 손을 대는 순간 넌 네가 어떻게 죽게 될지 알아야 했어.”말을 마치자마자 겁에 잔뜩 질린 귀망의 두 눈 사이로 힘이 잔뜩 들어간 한지훈의 발이 다시 들어왔다.푸!살려달라는 소리가 귀망의 입에서 나오자마자 그의 가슴팍은 철저하게 움푹 꺼져버려 피로 물든 찌꺼기가 되어버려 죽어 버렸다.이러한 광경을 외부인에게 보인다면 아마 큰 파란을 일으킬 것이다.H시 홍씨 무술관의 사성천급 실력의 감독이 한지훈에게 밟혀 죽었으니 말이다.이는…… 도무지 상상치도 못하는 일이다.사성천급 병왕의 실력이라면 H시에서 피바람을 부를 수 있는 인물이다.그러나 그러한 인물이 지금 개미처럼 한지훈의 발밑에 밟혀 있다.이때, 한지훈은 강우연 앞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꽁꽁 묶었던 줄을 풀어주었다.강우연은 눈물범벅이고 한지훈에게 안겨 그의 목을 꼭 껴안았다.“여보, 나
귀망이 S시로 온 이유는 바로 강씨 가문을 겨누며 왔기 때문이다.“문박!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누군지 알아봤어?”강준상은 긴장한 모습으로 얼굴에 상처가 가득한 강문박을 바라보며 물었다.강문박은 이제 막 병원에서 돌아왔고, 오자마자 귀망과 홍씨 무술관의 십여 명이나 되는 제자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이에 대해 듣자마자 그는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한지훈이 한 짓일까?’‘어떡하지? 나 이제 끝났어!’“아버지, 저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요. 오늘 오후에 그 미친놈이 저를 찾아와서 강우연 행방에 대해서 물었어요. 그리고 저를 이렇게 때려 놓고 가버렸어요…… 혹시 그때 귀망을 찾아간 거 아닐까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그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만약 정말로 한지훈의 작품이라면 강씨 가문은 인제 정말로 끝이다.강준상 등은 모두 얼굴이 굳어진 패로 엄숙하기 그지없다.이때, 하인이 달려오면서 소리쳤다.“어르신, 어르신, 지훈 씨와 우연 씨 돌아왔어요……”“돌아왔다고? 어디에 있어?”강준상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다급해하며 물었다.“작은 정원에 있어요.”하인은 숨을 고르고 나서 답했다.“당장 두 사람 여기로 오라고 해!”강준상은 분노에 가득 찬 소리로 호통쳤다.곧이어 한지훈만 걸어 들어왔다.“강우연은? 왜 너 혼자만 온 거야?”목에 아직 멍이 남아 있는 강문박은 노여움이 가득 한 얼굴로 질의했다.그러자 한지훈은 그를 한번 흘겨보았는데, 그는 눈빛에 눌려 연신 뒤로 물러났다.“뭐 하자는 거야? 어르신을 앞에 두고 나한테 손을 대려는 거야?”강준상은 어두운 얼굴로 분노하며 물었다.“한지훈! 네가 한 짓이야? 귀망도 그 제자들도 네가 죽인 거야?”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흘겨보았다.“네, 제가 한 겁니다.”쿵!그의 말 한마디에 다들 가슴이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의심은 했지만 정말로 한지훈의 작품일 줄은 몰랐다.“이제 다 끝났어! 우리 이제 다 끝났어! 너 진짜
한편, H시 홍씨 무술관.쿵!폭발음이 홀 전체에 울려 퍼지며 홍우용은 자기의 안락의자를 산산조각 내버렸다.곧이어 호랑이와 같은 포효 소리를 내며 홍씨 무술관 전체를 흔들었다.“감히 내 제자와 귀망 감독을 죽이다니! 벼락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복수하고 말 테다!”“여봐라! 홍씨 무술관 모든 제자는 즉시 S시로 달려가라고 전 하거라!”“S시 모든 이들에게 우리 H시 홍씨 가문에게 미움을 산 결과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 줄 것이다.”그는 노발대발하며 하늘을 찌를 듯한 노기를 드러내고 있다.자기에게 충성했던 휘하의 부하들이 죽음을 당했으니, 온몸에서 살의가 용솟음치기 바쁘다.이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이나 다름없으나, 최선을 다해 씻어야 한다.그뿐만 아니라 이는 홍우용과 홍씨 가문 머리 위에서 날뛰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라 더더욱 참을 수 없다.작디작은 S시의 강씨 가문 데릴사위 주제밖에 안 되는 사람이 이렇게 날뛰다니 화가 거침없이 치밀어 올랐다.홍철수는 휠체어에 앉아 마음속으로 차가운 웃음을 짓고 있다.“한지훈! 너 이제 끝이야! 정말로 끝이야!”곧이어 홍우용은 홀에서 걸어 나왔고, 광장에는 이미 4, 500명에 가까운 홍씨 무술관 제자들이 서 있었다.다들 검은색 복장을 갖춰 입은 패 가슴팍에는 맹호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관주님!”제자들의 일제한 외침이 홍씨 무술관 전체에 울려 퍼져 하늘까지 뒤흔드는 듯 사방을 진섭해버렸다.홍우용은 가장 앞자리를 지키고 곧바로 뒤에는 병왕급 감독 두 명이 따르고 있다.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노하며 입을 열었다.“귀망 감독이 S시에서 건방진 놈한테 살해당했습니다! 우리 홍씨 무술관의 제자는 절대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 나와 함께 S시 강씨 가문으로 쳐들어갑시다! 일단 강씨 가문 사람이면, 이유를 불문하고 죽입니다!”“죽여!”“죽여!”“죽여!”순간 4, 500명에 가까운 무술관 제자들은 주먹을 휘두르며 하늘을 향해 포효에 가까운 함성을 질렀다.“출발!”홍우용의 소리를 지르며
전대미문의 상황에 다들 웅성거리고 있다.홍우용은 무려 H시 무술계에서 5위안에 드는 존재이다.H시에서 비바람을 몰고 다니는 거물급의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S시 같은 작은 곳은 그의 눈에 들지도 않는데, 강씨 가문을 겨누며 직접 오고 있다.강씨 가문은 이로써 끝장이 날 것이 분명하다고 다들 확신했다.한편, 강씨 가문.강문박은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강씨 정원으로 향했다.숨을 헐떡거리며 어르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풀썩하고 무릎에 꿇고 앉아 울부짖었다.“아버지, 이제 끝났어요. 다 끝났어요……”어르신은 한창 휴식 중이었고 강문박의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어두워지며 호통쳤다.“내가 끝났다고? 아들이라는 놈이 아버지를 저주해도 되는 거야?”강문박은 긴장해하며 서둘러 해석했다.“그게 아니에요. 우리 강씨 가문이 끝장났다고요…… 홍씨 가문의 홍우용이 지금 500명에 가까운 제자들을 데리고 직접 S시로 오고 있데요……”그의 말을 듣고 강준상도 비할 데 없이 당황해하며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 당장 말하지 못해!”“우리 가문을 없앤다고……”강문박은 아연실색한 얼굴로 소리쳤다.쿵!강준상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자리에 안락의자에 주저앉아 놀라워 마지 못했다.“우리 가문을…… 없애 버린다고?”“네, 이제 어떡해요? 홍우용은 H시에서 거물급 인물이에요. 게다가 500명에 가까운 제자에 병왕급 실력의 감독까지 함께 온다고 해요…… 우리 가문을 없앤다는 건 우리 가족까지 다 죽인다는 거 아니에요?”강문박은 공포에 질려 두 눈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강준상 또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심하게 흔들리는 손을 내밀었다.“당장 사람들 불러. 가족회의 열어서……”말을 마치자마자 강준상은 그대로 쓰러졌다.“아버지? 아버지!”강문박은 그를 부르면서 인중을 눌렀고 그는 힘겹게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그리고 강문박의 도움을 받으면서 강씨 가문 거실로 다가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씨 가문 전체
한지훈의 말에, 유장군은 한껏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까지만 해도 한지훈에 대한 인상이 그런대로 괜찮았었는데, 한지훈이 뜻밖의 말을 꺼내자 유장군은 그를 달리 보게 되었다. 필칸트는 4성 천급 천왕계인데, 너 같은 사령관 강자가 찾아가서 괜히 남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죽음을 자초하는 꼴이 될 텐데? 일단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마영리를 되찾을 생각은 영원히 기대하지도 마! 그러나 한지훈은 필경 흑병대 사람이기에 유장군은 불만을 품고 있어도 겉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용국에서의 흑병대 권력은 매우 놀라울 정도로 컸으니까. 만일 잘못 보였다가 한지훈이 용국으로 돌아가서 자신을 고발하기라도 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기왕 네가 기어코 죽으려고 그 길을 떠나려 한다면, 네가 과연 어떻게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똑똑히 지켜볼게! 이내 진개국은 천천히 차를 길가에 세우고는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 선생님,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 오늘 저녁, 정말 필칸트를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은 기본적으로 저희 용인을 적대시하고 있습니다. 저희한테 매우 불친절한 태도를 보이고요!”그러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요? 저희 용인들에게 매우 불친절하다고요? 그럼 더더욱 그 사람을 알아가고 싶네요! 마침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거든요!”그 말을 들은 유장군은, 한지훈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져갔다. 그러나 그에 반면 진개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흑병대 본부가 한지훈을 파견한 이상 그는 반드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을 거라 믿었다. 이내 잠시 생각에 잠긴 진개국은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그럼 저희는 한 선생님이 뜻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선물을 준비하고, 저희는 저녁에 칸트 가문의 생일 파티에 참가하는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사실 선물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1원짜리 봉투 두 개만
그 말에 진개국은 난색한 표정을 띤 채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한 선생님, 전 사실 그렇게나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에서도 손꼽히는 대가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뿐만 아니라 유럽 전 지역에서도 서열 6위를 차지하는 대가문입니다. 반면 저는 단지 소상인일 뿐이라 그만큼의 대가문을 만나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저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이내 진개국은 한지훈과 유 장군을 자신의 차에 태웠다. 사실 칸트 가문은 용국이나 미륙에서는 유명하지 않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아주 유명하다.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의 공작 가문으로서, 지위는 말할 것도 없고 근 십여 년 동안 가문에서는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였다. 용국과 달리 프랑스는 전투력으로 귀족 간의 서열을 구분하고 있었다. 근 몇 년간 칸트 가문은 젊은 세대 강자만 해도 네 명의 천왕급 인물을 배양시켰다. 심지어 그중 한 명은 4성 천급 천왕의 실력까지 달성했다. 그는 유럽의 유일한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 그리고 수제자 오마르와 함께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차에 오른 후, 유장 군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진 선생이 전혀 힘을 쓰려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의 말대로 칸트 가문은 지금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은 감히 마영리를 받아들이지도 못했을 겁니다!”“그러니 한 선생께서는 부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세요. 저희가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 내어 칸트 가문 사람들을 만나도록 자리를 마련해 볼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는 이곳에 처음 온 것이니 남에게 강요하기도 불편했다. 이때 한창 운전하고 있던 진개국이 한마디 했다. “한 선생님, 만약 정 빠른 시일 내에 만나 뵙고 싶으시다면 저에게 좋은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 “네? 무슨 방법이죠. 말해보세요!”진개국은 허허 웃
제이슨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난 한지훈은 그제야 대략적인 감이 잡혔다. 뒤이어 이틀 동안 한지훈은 줄곧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 필경 이번 유럽 방문기는, 과연 얼마나 시간이 걸려야 돌아올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제이슨 또한 마찬가지로 이틀 동안 용국 특산물까지 가득 사들고는 집안 어른들의 비위를 맞추어주기도 했다. 사실 그의 미래는, 이 집안에서 미움을 받게 되냐 아니냐에 달려 있었다.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이려면 대가를 따지지 않고 더욱더 위로 올라가 가문에서 자신의 지위를 높여야 했다. 그리고 이틀 후, 한지훈은 제이슨과 함께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으로 향하는 중, 한지훈은 제이슨으로부터 이번에 유럽 무도 학원에 모집된 용국인 학생은 6명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6명의 실력은 대부분 사령관 경지에 머물러 있었고, 유럽의 학생들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었다. 그 사실에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창밖을 응시하였다. “그 말은 즉, 용국에는 천왕계 실력의 수강생이 한 명도 없다는 거네!”“주인님, 비록 천왕계 수강생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용국에서는 두 명의 교사를 파견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은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생각에는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제이슨은 한지훈에게 설명했다. 사실 이러한 학생 모집은 바로, 무도 학원이 고의로 용국을 소외시켜 다른 수단을 통해 용국을 배척하려는 것이었다. 그들의 야비한 속셈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드러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행기는 프랑스의 수도에 착륙하였고, 제이슨은 한지훈을 데리고 가장 먼저 무도 학원으로 향하여 등록하였다. 이내 한지훈을 도와 학원에 이틀간의 휴가를 내고는, 한지훈을 데리고 무도 학원에서 빠져나오고 나서야 제이슨은 비로소 식은땀을 닦아냈다. “주인님, 방금 엄청 위험했어요. 아까 그 교관이 바로 러셀로란 가문 사람이었어요!”“방금 주인님께서 계속 아래
한지훈은 반드시 아무도 그의 정체를 알아채지 못하도록 조심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유럽 여행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맞이할 수도 있게 된다. “한 선생님, 사실... 그 출입국 기록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 선생님께서는 진 선생님과 함께 출국하셨기에 그 사실만으로도 한 군림의 정체가 바로 한 선생님이라는 걸 설명하는 겁니다!”나계홍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곧바로 진우에게 문자를 보내, 즉시 그와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소각하라고 했다. 이내 한지훈은 나계홍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잘했어!”그러자 나계홍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한 선생님, 일단 제 차에 타십시오. 제가 선생님을 한 씨 공관까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한 씨 공관? 그 말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강중을 떠난 지 이제 겨우 며칠밖에 안 됐는데 벌써 또 한 씨 공관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어두워진 한지훈의 표정에 나계홍은 급히 해명했다. “한 선생님, 사실 변한 건 크게 없습니다. 다만 인테리어를 조금 개선했을 뿐입니다. 이것 또한 도청 선배님의 뜻이라 전 단지 명령받은 대로 진행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새로 이름까지 지었습니다. 필경 사모님도 이젠 국부인의 신분이 되셨으니 공관이라고 부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나계홍의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에 올라탔다. 그렇게 차는 한 씨 별장으로 향했다. 지금의 한 씨 별장은, 며칠 전 한지훈이 지냈을 때의 모습보다 훨씬 웅장했다. 담장만 해도 높이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가 있었고, 담장 정중앙에 있는 별장은 앞문과 뒷문으로 향하는 길에 모두 1리 정도 되는 광활한 땅을 두고 있었다. 이는 도청 전인이 강우연의 안전을 위해 내린 조치였다. 또한 주위에 안배한 천검종 제자 초소들 중, 가장 실력이 약한 초소라 하더라도 최소 4성 전신계 강자였다. 일반 무종이라면 감히 한 씨 공관에 한 발짝도 들어갈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강중에 벌써 도착했다고?”“그렇습니다. 저는 가문을 대표해서 용국 무도 학원에 입학할 학생들을 선발하러 온 겁니다. 이틀 안에 오륙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문 사람들이 의심할 겁니다!”제이슨은 한지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시간이 이렇게 촉박하다고?”한지훈은 의아한 듯 물었다.“주인님, 사실상 무도생은 이미 내정되어 있고 저는 형식적으로 얼굴만 비추는 겁니다. 혹시 미리 정해둔 학생과 얼굴이 좀 다른지 정도만 확인하면 됩니다!”“다른 건 제가 나설 일도 아니고요. 하지만 제 권한으로 주인님은 실력 테스트를 면제해 드릴 수 있습니다!”제이슨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좋아, 오늘 오후에 바로 강중으로 돌아가지.”한지훈은 짧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고, 국왕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한지훈 사령관, 이번에 오륙에 가는 김에 용국을 위해 한 사람만 데려와 줄 수 있겠나? 그자는 광명존과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네.”“하지만 칸트라는 가문에 의해 숨겨져서 우리가 사람을 보내 몇 번이나 교섭을 시도했지만 전부 허탕만 쳤지!”한지훈은 눈썹을 두어 번 꿈틀거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오? 그자의 이름이 뭡니까?”“마영리! 한때 흑병대 소속이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지. 광명존의 입을 통해 알아낸 사실인데, 그자가 용국의 기밀 문서를 다수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다만 그 문서들은 용국 내에 있어서, 섣불리 용국으로 돌아오지는 못하고 있다고 하니……”국왕은 말을 하다 말고 진우에게 시선을 돌렸고, 진우는 재빨리 말을 받았다. “그 기밀 문서들이 바로 그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패인 셈입니다. 그자는 분명히 다른 사람에게 문서를 넘기려 하지는 않을 겁니다. 마영리만 잡아들여서 기밀 문서를 전부 없애 버리면, 모든 게 해결될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최선을 다해보죠.”진우는 명함 한 장을 한지훈에게 건네며
“오늘, 진왕검이 제자리를 찾았으니, 우리 용국의 국운은 창대하리라!”쏴아!진왕검의 칼날에서 섬광이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대지를 환하게 비추었다!양옆으로 서 있었던 사졸들은 일제히 총을 높이 치켜들고, 국왕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수많은 백성 또한 일제히 무릎을 꿇고 큰 목소리로 환호했다. 백 발의 예포가 울려 퍼지는 웅장한 굉음이 멎은 후에야, 한지훈은 몸을 일으켜 국왕에게 말을 건넸다. “국왕 폐하, 백여 년 전 진왕검을 강탈해 갔던 카일 가문이 오늘 폐하께 머리 조아려 사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엎드려 있습니다!”말을 마친 한지훈은 몸을 살짝 옆으로 비켜서며 손짓으로 안드레 일행을 가리켰다.한지훈의 손끝이 향한 곳을 바라보니, 안드레와 카일 가문의 무리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풀이 죽은 모습으로 앞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국왕은 부릅뜬 눈에서 날카로운 광채를 뿜어내며, 눈앞에 서 있는 수십 명의 무리를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비록 그들이 백여 년 전 진왕검을 강탈했던 원흉들은 아니었지만, 나라의 원한과 가문의 깊은 슬픔은 뼈에 사무쳐 잊을 수 없었다!“무릎 꿇어라!”수천 명의 어림군이 일제히 우렁찬 함성을 내질렀다.“무릎 꿇어라!”수만 명의 백성들 또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천신계 강자인 안드레조차 국왕과 어림군, 그리고 용국 백성들이 뿜어내는 거대한 위압감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그의 뒤에 서 있던 카일 가문 사람들은 한지훈의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안드레, 무릎을 꿇어라! 그리고 나의 용국 국왕께, 열 번 머리를 조아려 사죄하라!”한지훈은 뒷짐을 진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털썩!안드레는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었고, 고개를 쳐들고 국왕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저 안드레가 카일 가문을 대표하여, 용국의 국왕 폐하와 용국 만백성에게 사죄드립니다!”말을 마친 안드레는, 두 눈을 감고 오만했던 고개를 숙였다.쿵!무거운 굉음과 함께, 안드레의 이마가 땅에
용칠은 소매로 이미 굳어버린 눈가의 핏자국을 거칠게 훔쳐냈고, 두 손으로 정복자의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검자루를 움켜쥔 그의 손에 온 힘이 실리며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오마르는 섬뜩한 냉기를 뿜어내는 정복자의 검날이 자신의 목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며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내질렀다. “아악! 안 돼!”푸욱!묵직한 파열음과 함께, 오마르의 머리가 공중으로 높이 솟아올랐다. 잘려나간 머리가 뒹굴고, 몸통은 핏물을 왈칵 쏟아내며 갑판 위로 푹 쓰러졌다.오마르의 시체가 갑판에 쓰러지는 것을 본 안드레는 눈앞이 캄캄해졌고, 몸을 휘청이며 정신을 잃기 직전이었다.오마르는 그가 가장 아끼는 제자이자, 미래의 후계자였다!20년 안에 천신계에 발을 들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강자였거늘!그런 제자가, 하필이면 용국에서 온 저 정체불명의 젊은이를 잘못 건드린 탓에 목이 잘려 죽다니!“안드레, 네놈이 직접 카일 가문 사람들을 이끌고 용경으로 가서 국왕께 머리 조아려 사죄하도록 하라. 불만은 없겠지?!”한지훈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박혔다.안드레는 두 눈을 질끈 감았고, 치욕감에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불… 불만 없습니다!”한지훈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용칠의 손에 들린 정복자의 검을 가리키며 다시 말했다. “이 검은 내 친구에게 선물로 주겠다. 괜찮겠나?”괜찮겠냐고?!안드레는 속으로 쓴웃음을 삼켰다. 감히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을 리가.그는 감히 그럴 수 없었다!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괜찮습니다!”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뱃머리로 걸어가 거친 바다를 바라보았다. 이때 유람선은 이미 방향을 틀어 용국을 향해 뱃머리를 돌린 후였고, 밤낮으로 꼬박 하루를 항해한 끝에 유람선은 용국의 북방 항구에 닿았다.이곳에서 용경까지는 불과 200리 떨어져 있었고, 세 시간도 채 되지 않아 한지훈 일행은 용경으로 돌아왔다.천자각.흑병대로부터 진왕검이 용국으로 돌아왔다는
저분은 틀림없이 한지훈 사령관님이시다! 한지훈의 모습을 또렷이 확인하는 순간, 용칠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주체할 수없이 쏟아져 내렸다!그는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고, 국보인 진왕검을 되찾지 못하고 이 자리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었다!애초에 이 배에 오를 때부터 용칠은 살아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상대가 아무리 모진 고문을 가해도, 그는 단 한 마디의 정보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한지훈은 성큼 걸음을 옮겨 용칠의 바로 앞에 섰고, 온통 피투성이인 용칠을 내려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그랬느냐!”한지훈의 질문에 오마르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고, 그는 안드레를 향해 도움을 갈구하는 눈빛을 보냈다.“한지훈 선생님, 저희는 정복자의 검을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그리고 용국 국왕께 무릎 꿇고 사죄드릴 것을 맹세합니다! 부디......”안드레가 한 걸음 나서며 공손하게 말했다.그의 속내는 뻔했다.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니니, 이쯤에서 적당히 마무리 짓고 넘어가자는 것이었다.“내가 너에게 묻고 있다.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냐?”한지훈은 안드레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용칠에게 다시 물었다.용칠은 심호흡을 한 번 크게 내쉬고,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안드레 뒤에 서 있는 오마르를 가리켰다.“한지훈 선생님, 저는......”안드레가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짝!한지훈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여 안드레의 뺨을 후려쳤고,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네놈을 살려둔 것만으로도 이미 은혜가 하늘에 닿을 듯하거늘, 쓸데없는 소리를 한마디라도 더 지껄였다간, 그땐 죽음뿐이다!”안드레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입을 다물었고, 천천히 뒷걸음질 쳐 물러섰다.“저놈을 쳐 죽여라!”한지훈은 손가락으로 오마르를 가리키며 명령했다.“예!”용칠은 즉시 앞으로 튀어 나가 주먹을 휘둘러 오마르의 얼굴을 강타했다.퍽! 퍽! 퍽!연달아 세 방의 주먹이 꽂혔고, 오마르는 코와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네
너무 업신여긴다고?!한지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진왕검을 손에 쥔 채 안드레의 코앞까지 다가가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업신여겨? 네놈은 아직 업신여기는 게 뭔지도 모르는 모양이군!”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섬광처럼 뻗어나간 발이 안드레의 뺨을 후려갈겼다!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안드레의 뺨에는 선명한 신발 자국이 새겨졌다.“감히 나의 용국 백성을 살해해? 천벌 받을 놈!”한지훈은 손을 휘둘러 다시 한번 안드레의 뺨을 강타했다. 하지만 그의 몸이 해수면에 닿기도 전에, 한지훈이 손을 뻗자 불가사의한 힘이 안드레를 끌어당겨 다시 한지훈의 눈앞으로 되돌려 놓았다.콰앙!한지훈의 묵직한 주먹이 안드레의 흉곽 정중앙을 꿰뚫었다.“커헉!”안드레는 입안 가득 피를 쏟아내며 곧장 바다 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쏴아아!한지훈이 손을 들자, 심해에서 검은 소용돌이가 솟아올랐다. 소용돌이는 안드레의 몸을 휩쓸어 수면 위로 끌어올리더니, 순식간에 백 미터 상공으로 솟구쳐 올랐다!“묻겠다, 카일 가문을 용경에 끌고 와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는 것에 이의가 있나?!”한지훈은 손을 뻗어 안드레의 멱살을 움켜쥐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고, 안드레는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의 없습니다!”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든 상황에, 안드레의 얼굴은 불타는 듯 뜨거웠다.그가 누구인가?발 한 번 구르면 오륙 전체가 떨며 그 앞에 무릎 꿇게 만들 수 있는 안드레였다!그런 그가 지금, 굴욕을 삼키고 있었다.평소라면 일국의 국왕조차 함부로 알현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던가. 국왕이라 할지라도 그를 만나려면 삼고초려를 해야 했고, 막상 만난다 해도 깍듯하게 예를 갖춰야 했다.하지만 지금은?한지훈의 눈앞에서 그는 그저 굴욕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나의 용국 백성에게 사죄하라 명할 것이다. 불만 있나?!”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진왕검은 섬뜩한 빛을 뿜어냈다!“없… 없습니다!”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무릎 꿇어라!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