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있던 모두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저 인간이 지금 뭐라는 거지?왕태훈이 자신과 같이 잔을 들 자격이 없다고 말한 건가?왕소연의 부친 왕태훈은 H시 세무서의 부서장직을 맡고 있었다.부서장이라고 하지만 H시는 워낙 도시가 큰지라 S시 시장급 인물과 견줄만한 고위 관료였다.S시의 세무서장이 왕태훈을 만나도 선배님이라고 깍듯이 인사할 정도였다.그만큼 왕태훈이 가진 권력은 대단했다. 정계, 검경 쪽에 모두 그의 인맥이 있었다.그런데 백수 신세인 데릴사위가 이토록 오만한 태도로 나오니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분노한 왕태훈은 술잔을 테이블에 쾅 내려놓고는 자리에 앉아 싸늘하게 말했다.“술은 각자 마시는 거로 하지!”순식간에 룸 분위기가 싸늘해졌다.서연이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서경희에게 말했다.“서경희,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애들 교육을 어떻게 했으면 사위가 어른한테 저런 태도냐고? 감히 H시 세무서 부서장직을 맡고 있는 내 남편이 우스워?”왕소연도 옆에서 거들었다.“강우연! 네 남편은 뭐 하는 놈이야? 우리한테 무슨 불만 있어? 좋은 마음에 같이 밥이나 먹자고 불렀더니 지금 우리가 만만해?”서경희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한지훈을 향해 소리쳤다.“한지훈!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당장 이모부한테 사과 안 해?”그녀는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분명 아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죽은 듯이 밥만 먹으라고 경고했는데!뚫린 입이라고 이렇게까지 결례를 범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강신 역시 싸늘한 표정으로 목청을 높였다.“한지훈! 당장 이모부한테 사과하라니까!”강학주도 잔뜩 화가 난 표정이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우연은 모두가 한지훈을 비난하고 나서자 덜컥 겁이 나서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지훈 씨, 이러지 말고 이모부한테 얼른 사과해요….”한지훈은 강우연을 힐끗 쳐다보고는 왕태훈 일가를 바라보며 말했다.“내 사과를 받고 싶으면 저 여자가 아까 우연이한테 한 일부터 사과하시죠!”왕소연은 한지훈이
서경희는 그 자리에서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멍청한 자식! 당장 이모부랑 기 서방한테 사과하지 않고 뭐 해! 너 때문에 우리 가족까지 피해를 봐야겠어?”강학주도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한지훈, 소란 그만 피웠으면 당장 사과해!”한지훈은 태연한 표정으로 꿈쩍도 하지 않았다.서경희와 강학주는 화근을 강우연에게로 돌렸다.한지훈은 가족들이 아내에게 압박을 가하자 어쩔 수 없이 왕태훈을 향해 잔을 들며 말했다.“이모부, 제가 충동적으로 실례를 범했는데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왕태훈은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고는 입을 다물었다.강우연은 미안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작게 말했다.“미안해요. 다 나 때문에….”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당신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어. 사과 정도는 별거 아니야.”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룸 분위기는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왕태훈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발신자를 확인한 그는 공손한 자세로 전화를 받았다.“네, 네! 지금 당장 나가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기태식과 왕소연에게 말했다.“어서 일어나! 나랑 같이 나가서 이안그룹 이한승 회장님 마중을 나가자꾸나!”그 말을 들은 기태식과 왕소연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며 그에게 물었다.“아빠, 뭐라고 했어? 이한승 회장님이 레드에 오셨다고?”왕태훈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예전에 그분이랑 한번 뵙고 싶다고 통화 한번 했었잖아. 기 서방 가문도 대단하지만 여긴 S시니까 이 회장과 엮일 일이 많을 거 아니냐. 그런데 바쁘신 분이라 좀처럼 만나주지 않더니 오늘 갑자기 여기 오신다고 하네. 비록 나도 H시에서는 잘나가는 세무서 부서장이지만 이 회장님 앞에서는 고개 숙여야지. 당장 마중하러 나가자고.”말을 마친 왕태훈은 앞장서서 룸을 나갔다.기태식과 왕소연도 얼른 뒤따라 나갔다. 룸을 나가려던 왕소연이 고개를 돌리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한지훈에게 말했다.
사람들은 표정 관리도 잊고 입을 떡 벌리고는 한지훈의 손을 잡은 이한승을 바라보았다.이안그룹 이 회장이, S시 재계 요지부동 1위 재력가 이한승이 한지훈에게 굽신거리다니!수많은 고위 관료들이 그와 친분을 쌓으려고 다가가도 모두 거절했던 인물이었다.그런 사람이 왕태훈을 무시하고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한지훈에게 굽신거리다니 믿기지 않았다.사람들은 숨을 쉬는 것조차 잊고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한지훈은 품에 아이를 안고 있었기에 담담히 고개를 끄덕인 뒤, 이한승이 내민 손을 잡지 않았다.그 모습이 더욱 꼴사나웠다.왕태훈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건방진 자식!이한승이 먼저 손까지 내밀었는데 저 멍청한 자식은 보는 체도 하지 않다니!왕태훈은 이한승이 자신을 보지도 않고 지나쳤다는 사실도 있고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한지훈! 지금 뭐 하는 거야! 이 회장님이 손까지 내밀었는데 그걸 무시해? 예의가 없어도 분수가 있지!”왕태훈의 목소리에 다른 사람들도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기태식도 덩달아 한지훈을 비난했다.“한지훈! 넌 너무 건방져! 이분은 이안그룹 회장님이시라고! 글쎄 넌 당연히 모르겠지만 딱 봐도 대단한 인물이라는 게 안 보여? 당장 이 회장님께 사과드려!”“당장 사과해!”왕소연도 앙칼진 목소리로 소리치고는 음침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한승에게 다가갔다.“이 회장님, 죄송해요. 그런데 사람을 잘못 보신 거 아닌가요? 이 사람은 강운의 데릴사위인데 현재 백수예요. 회장님께서 극존칭을 쓸만한 사람은 아닌데요?”서경희 일행은 대화에 낄 수 없었다.이한승이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더니 왕태훈 일가를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무엄하다! 한 선생한테 이 무슨 무례야! 나랑 한 선생은 오래전부터 우정을 쌓아온 사이야! 비록 한정그룹은 사라졌지만,난 옛정을 저버리는 인간이 아니라고! 한 선생은 당신들이 말하는 백수도 아니야. 이분은 북….”이한승은 다급한 마음에 하마터면 한지훈의 진짜 신분을 발설할 뻔했다.한지훈이 싸늘한 표정으로
바로 이때 한지훈은 한고운을 품에 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아니라 제 아내랑 그리고 아내 가족에게 사과하시죠.”“한지훈, 너 선 넘지 마! 네가 상가견이라는 걸 우리가 모를 줄 알아? 이갑부만 믿고 까불지 마!”왕소연은 한지훈이 한 말을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라 즉시 본 모습을 드러내고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서연은 딸이 소리를 치며 화를 내자 덩달아 순간 안색이 변하면서 따라서 소리쳤다.“그래! 네가 뭔데 우리 보고 사과하라는 거야! 너 우리 사위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이러는 거지? 우리 사위는 H시 기 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참, S시에서 회사 차리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야!”물론 서연은 홧김에 한 소리고 기태식은 당연히 그녀의 말에 반대했다.두 사람의 말을 듣고 한지훈은 눈썹을 들썩였다.그리고 이미 멍해진 강우연을 데리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 뒤를 이한승도 따라갔다.화난 모습으로 콧방귀를 뀌면서 말이다.모두가 떠나는 모습을 보이자 왕태훈은 조급해졌다.한걸음에 다가가 왕소연의 뺨을 때리고 호통쳤다.“닥쳐! 당장 사과해! 이갑부에게 미움을 사면 우리가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이러는 거야? 당장 사과해!”갑작스러운 상황에 왕소연은 제자리에 굳어졌다.두려움이 가득 찬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보았다.아버지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딸을 때린 적이 없다.“미안해, 내가 와인을 네 몸에 쏟아서 미안해. 우연아, 언니 한 번만 용서해줘.”왕소연은 당황한 채로 화끈거리는 얼굴을 어루만지며 마지못해 사과했다.왕태훈은 또다시 서연을 노려보며 눈치를 줬다.그러자 서연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서경희에게 사과했다.“경희야, 언니가 잘못했어. 내가 워낙 좀 생각이 없는 편이라 말이 막 나가. 그러니 마음에 두지 마.”그러자 서경희는 대범한 척하며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말했다.“어머, 언니, 가족끼리 이러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그렇게 속이 좁은것도 아니고.”그렇게 기고만장하던 모녀는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했다. 한
“당장 내려!”두목인 장한이 손에 들고 있는 몽둥이 휘두르면서 보닛을 마구 내리쳤다.그러자 보닛은 순간 움푹 꺼져 들어가 버렸다.차 안에서 강유연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채 한고운을 꼭 안고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저 사람들 다 뭐예요? 지훈 씨, 우리 그냥 신고해요.”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뒷좌석에 앉아 있는 강우연을 지그시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내가 나가서 처리하고 올 테니 고운이랑 차에 있어. 무슨 일이 생겨도 절대 차에서 내리면 안 돼! 알았어?”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한지훈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는 내내 긴장하며 불안해했다.“조심해요.”“아빠, 파이팅!”한고운은 솜 주먹을 꼭 쥐고 더없이 진지하게 아빠에게 응원을 해주었다.예쁜 딸의 응원에 한지훈은 미소를 지었다.그러다가 눈빛이 확 달라지더니 차 문을 확 밀고 나갔다.문 주위에 있던 괴한 세 명은 그 자리에서 날아가고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한지훈은 덤덤한 모습으로 차에서 내려 문을 꼭 잠갔다.그리고 여유롭게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피우기 시작했다.담배 연기 한 모금을 내뿜고서 아주 평온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누가 보냈어?”쓰러졌던 괴한들은 힘겹게 일어나 분노가 가득한 채로 소리를 질렀다.“X발! 이런 미친 X을 봤나! 죽고 싶어 환장했어!”그러면서 그중 한 괴한은 야구 방망이를 들고 한지훈의 머리를 향해 달려들었다.팍!시간이 정지라도 된 듯이 야구 방망이는 공중에서 한지훈에게 잡혔다.괴한이 아무리 힘을 써도 야구 방망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모든 과정을 목격한 다른 괴한들은 순간 멍해졌다.그러나 친구가 장난하는 줄 알고 대뜸 웃으며 놀리기 시작했다.“철아, 너 X발 뭐 하는 거야? 그냥 때려! 여자 생기더니 마음이 약해진 거야?”철이는 지금 당황하기 그지없다.“나도 때리고 싶어! 근데 이 X 힘이 너무 세!”말이 떨어지자마자 한지훈은 발로 철이의 복부를 강하게 차버렸다.그러자 철이는 연처럼 훨훨 4, 5미터나 날아가 가로등을 박았
”아아아! 귀신이다! 얼른 도망가!”괴한 중 누군가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순간 남은 괴한들은 몽둥이를 버리고 미친 듯이 승합차로 달려가 도망치려고 했다.가장 먼저 도망간 괴한은 당연히 제일 기고만장했던 우두머리다.육덕진 몸으로 좌석을 비집고 들어가 미친듯이 소리쳤다.“X발! 오늘 X됐어! 얼른 밟아!”그러나 차안의 여러 명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장면을 목격하게 됐다.하늘에서 내려온 신처럼 승합차 앞에 우뚝 서서 무서운 살의를 토해내고 있는 한 남자를 보았기 때문이다.우두머리는 이를 보고 험상궂은 얼굴로 다시금 소리를 질렀다.“밟아! 저 X죽여!”우웅!삽시간에 승합차는 스포츠카에 불과한 느낌을 자아내며 액셀을 끝까지 밟아 가로등 아래에 서 있는 한지훈을 박으려고 했다.하지만 한지훈은 이내 덤덤한 얼굴로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듯한 괴한들의 승합차를 보면서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그리고 모두가 보고 있는 상황에서 한지훈은 손을 들어 고속으로 달려오는 승합차를 내리쳤다.쿵!천지가 뒤흔드는 듯한 진동이 크게 울렸다.승합차는 큰 충격을 받으며 보닛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관성에 의해 차 뒷부분도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차안에 있던 괴한들은 일제히 앞으로 쏠려 나왔다.쿵쿵!앞 유리가 와장창 깨지면서 세 명의 괴한이 그대로 유리를 뚫고 나왔다.운전기사는 앞 유리에 몸이 박힌 패 피범벅으로 되어 그 자리에서 죽었다.우두머리도 몸 절반이 승합차를 뚫고 나가 얼굴에 유리가 가득 박혀 선혈이 낭자했다.한지훈은 단번에 우두머리의 옷깃을 잡아당겨 차에서 억지로 끌어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누가 보냈어?”피투성이가 되어버린 이 괴한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모른다고! 너 인제 끝났어! 우리 형님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절대!”이를 듣고 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발을 들어 괴한의 무릎을 세게 찼다.순간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거리 전체에 널리 퍼졌다.괴한은 눈동자가 붉어지고 얼굴에 핏줄이 가득한 채로 비명을 질
S시, 어느 별장 안.현재 방성훈은 단정하게 별장 안 소파에 한 여인을 안고 앉아 있다.품속의 여인은 속옷만 입은 채 예쁘게 빠진 몸매를 더없이 섹시하게 움직이고 있다.방성훈은 흡족하는 듯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시가를 피우고 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현금이 자그마치 2억이나 있다.“하하하하! 그래! 좋아!”방성훈은 전화를 끊고 웃음이 만발한 얼굴로 테이블 위의 현금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옆에 있는 여인을 단김에 확 잡아당겨 부드러운 피부를 어루만지며 말했다.“오늘은 너랑 사랑해야겠어! 내가 깊게 사랑 해줄게!”“아이, 부끄러워요.”쿵!별장의 정문이 누군가에 의해 차여 문 전체가 그 자리에서 터졌다.문 앞을 지키고 있던 부하들은 고속으로 날려가 큰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한쪽에 있는 술상에 깡그리 쓸어 넘어지고 입으로 피를 뿜어내며 생사를 알 수 없었다.살의로 가득 찬 한지훈은 그렇게 별장 안에 나타났다.한지훈은 사신처럼 차가운 시선으로 공포에 질린 모습이 역력한 방성훈을 보고 물었다.“네가 방성훈이야?”방성훈은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듯이 화를 내며 한지훈을 삿대질하고 물었다.“X발! 너 뭐 하는 XX야!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쳐들어 와!”“지키고 있던 X들은 다 어디 갔어!”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한 걸음씩 서서히 다가가 태연자약한 얼굴로 방성훈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문 앞에 있던 네 부하들 그러는 거야? 다 죽었어.”별장 안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말 한마디에 별장 안 전체가 꽁꽁 얼어붙은 것 같았다.방성훈은 아무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평온한 모습으로 자기 앞에 앉아 있는 어린 남자를 바라보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자식, 좀 하나 봐? 근데 감히 겁도 없이 이곳으로 쳐들어온 걸 보면 죽으려고 아주 환장을 했구나?”한지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비웃으며 자기 앞에 서 있는 방성훈을 보고 답했다.“아직 내가 누군지 모르나 봐?”“하하하!”방성훈은 웃음을 터뜨리며 험상궂은 얼굴로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왜 전화도 안 받는 거야!”방성훈은 핸드폰에 대고 욕을 하였다.그리고 마침내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오빠, 왜 그래요?”옆에 있던 여인도 차츰 걱정되기 시작했다.불안하기는 방성훈도 마찬가지이지만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말했다.“괜찮아, 신호가 없어서 그런가 봐.”말을 마치고 방성훈은 고개를 돌리고 차가운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정체가 뭐야?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한지훈은 그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오늘 내 차 뒤에 사람 붙이고 우리 일가족 습격하라고 지시 내린 사람이 너 방성훈 아니야?”한지훈의 답을 듣고 방성훈은 그제야 무거운 돌이 내려지는 느낌이 들었다.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시가를 피우며 웃으며 답했다.“하하하, 난 또 누구라고, 너였구나! 강씨 가문의 하찮은 사위, 한씨 가문의 상가견, 한지훈이었구나! 네가 이곳에 나타났다는 건 영호 걔들이 실패했다는 뜻인데, 너도 어느 정도 좀 하나 봐? 그럼, 그냥 고개 숙이고 내 밑으로 들어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정도로 많은 돈도 여자도 만져주게 할게. 어때?”방성훈은 인심 좋은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가슴속 깊은 곳에서는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마저 우러나왔다.한지훈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우선 네 제안은 너무 별로야! 네가 착각하고 있는 게 있어. 난 복수하러 온 거야! 나 말이야, 다른 건 어느정도 참을 수 있어도 우리 아내랑 딸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가만히 못 있어. 아니, 너 같은 놈 입에서 우리 아내랑 딸 언급되는 것도 역겨워! 넌 가장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했고 내 마지노선을 건드렸다는 말이야! 누구야? 네 배후에 있는 사람.”한지훈의 말을 듣고 여유로웠던 방성훈은 다시금 당황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다시 마음을 부여잡고 태연한 척하며 소리쳤다.“X발! 너 지금 나 겁주는 거니? 내가 S시에서 지금까지 일하면서 단 한 번도 배후를 불어 본 적이 없어! 내가 3살짜리 얘도 아니고 네 말에 겁먹고 빌 줄 알았어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