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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1화

한쪽 켠에 서있던 낙로는 묵묵히 두 사람의 대국을 보고 있었다.

한지훈은 보기에는 아무렇게나 수를 두는 것 같지만 사실 매번 수를 둘 때마다 다 전략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국왕은 계속하여 그를 압박하며 끊임없이 공격을 이어갔다.

이 간단한 바둑판 위에서도 격렬한 대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세는 엎치락뒤치락하며 변화하기만 했다.

한참 동안 한쪽 켠에 서서 지켜보고 있던 낙로의 이마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막상막하인 이 바둑판의 승부를 헤아릴 수가 없었다.

한편 그 시각, 천자각 사방에는 어느새 1만 명의 중무장한 병사들이 조용히 모습을 나타냈다.

그들은 순식간에 천자각을 에워쌌다.

천자각을 중심으로 반경 5리 이내는 전부 계엄령이 떨어지게 되었다.

곧이어 한 무리의 흑갑 병사들이 총을 들고 칼을 찬 채 조용히 천자각으로 몰려들어 각 층을 봉쇄했다.

어느새 9층 밖에는 이미 5천 명의 중무장한 흑갑 병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의 총구는 일제히 창문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문에서는, 금성 세 개를 어깨에 달고 있는 상도위가 엄숙한 표정을 한 채 귀를 기울이며 천자각 내부의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때 이미 바깥의 인기척을 들어낸 한지훈은 입가에 웃음기를 살짝 드러냈다.

그러나 그는 담담하게 행동하며 계속하여 바둑알을 두었다.

곧이어 신군은 손에 흑자를 들고는 이내 바둑판을 쓱 훑더니 한참 동안 바둑알을 놓지 못했다.

이내 신군은 웃으며 바둑알을 다시 내려놓고는 한지훈을 보며 말했다.

“한 사령관의 실력은 내가 들어온 소문보다도 훨씬 대단하네. 내가 졌어.”

한지훈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폐하께서 양보해 주신 덕분이죠.”

“하하하.”

곧이어 신군은 웃으며 차 한 잔을 우려내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

“내가 새로 우려낸 차야. 한번 마셔 봐.”

한지훈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들여다보고는 즉시 마시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폐하께서 우려낸 차는, 사실 제가 평소에 즐겨 마시지는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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