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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2화

신군은 뒷짐을 진 채, 깊은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난 대원수 직위와 북양 왕의 직위를 가지려 해.”

신군은 한마디로 자신의 뜻을 당당히 밝혔다.

그는 바로 군사 정권을 빼앗으려는 것이다.

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린 채, 차가운 눈빛으로 신군을 바라보았다.

한편으론 끊임없이 들려오는 바깥의 동정을 신경 쓰기도 했다.

천자각 정문과 창문 밖에서는, 중무장한 흑갑 병사들은 이미 총알을 장전하고 있었다.

그 병사들을 거느린 대장은, 큰 손으로 주먹을 꽉 쥔 채 긴장한 마음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일단 명령만 떨어지기만 하면 그들은 바로 돌진하게 된다.

심지어 홀 안에서는 이미 정문과 창문 밖 사람들의 그림자를 훤히 보아낼 수가 있었다.

곧이어 한지훈은 갑자기 웃더니 탁자 위에 놓인 식은 찻잔을 들고는 망설임 없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 나서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폐하께서 가져가려 하신다면 제가 굳이 안 넘겨줄 이유는 없죠. 이 차, 식었네요.”

말이 끝나자마자 한지훈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신군은 한지훈의 뒷모습을 보고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한 사령관, 이 길대로 천자각을 나가면 너는 더 이상 용국의 대원수도 북양 왕도 아니라 그저 평범한 백성이 될 거야.”

그 말에 한지훈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뒤도 안 돌아보며 말했다.

“저도 피 터지게 싸우는 게 싫어서 그러는 겁니다. 폐하께서 저의 통솔권과 병권을 원하신다면 전 얼마든지 흔쾌히 넘겨줄 의향이 있어요. 오늘부터 전 더 이상 용국의 대원수도, 북양 왕도 아닙니다. 앞으로는 폐하께서 저희 용국을 더욱 휘황찬란하게 이끌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말이 끝나기와 바쁘게 한지훈은 자신의 품 속에서 금색 영패를 하나 곧바로 신군의 손에 건네주었다.

그것은 바로 대원수 영패였다.

이 영패를 두 눈으로 확인한 신군은 그제야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떠나기 전,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나저나 폐하께서 제 말을 믿어주실지는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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