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오호는 떨리는 눈빛을 한 채, 돌아선 연로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사실 연로는 동방 가문 10대 공양 중의 한 명이었다. 이미 꽤나 진화를 한 그의 실력은 진작에 종사는 초월하였고, 어느새 천왕의 경지까지 다다르기도 했다. 그런 연로가 직접 나서려고 하자, 동방 오호는 더 이상 우연 그룹을 얻지 못할 걱정은 아예 지워버렸다. 한편 연로가 막 자리를 떠나자마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 하인이 재빠른 걸음으로 들어와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가주님, 천자각에서 사람을 보내왔습니다.”“천자각?” 그 말을 들은 동방 오호는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얼른 들어오라고 해!”이내 동방 오호는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입구에서는, 군복을 입은 장교가 여섯 명의 병사들을 데리고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동방 오호는 재빨리 나서서 그들을 맞이하였고 일일이 악수까지 나누며 호의를 표했다. “장군님, 먼 곳에서 이곳까지 찾아와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얼른 앉으시죠! 차 한 잔 따라 드리겠습니다!”하지만 장군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사양할게요, 괜찮습니다. 사실 제가 이번에 찾아온 것은 신군의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폐하의 명령이요?”그 말을 들은 동방 오호의 안색은 약간 부자연스럽고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곧이어 장군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긴장하실 필요는 없어요. 동방 가문의 원자 일맥뿐만 아니라 이따가 다른 가문에도 직접 이 소식을 전하러 갈 거거든요.”“그렇군요. 그럼 폐하께서는 대체 어떤 명을 내리 신 건가요?” 동방 오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공손하게 물었다. 그러자 장군은 직접 품에서 금빛 성지를 꺼내 들어 펼쳤다. “폐하께서 동방 오호에게 직접 내린 명령입니다!”눈치 빠른 동방 오호는 상황을 파악하고는 얼른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렸다. 장군은 말을 이어갔다. “자세한 이유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신군의 뜻은 매우 간단해요. 동방 가문의 원자 일맥을 폐하에게 넘
뜻밖에도 동방 한문이 주동적으로 10퍼센트를 추가하여 무려 40퍼센트의 이윤을 신군에게 넘겨줬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동방 오호는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됐다. 그러나 그는 제 멋대로 따라서 10퍼센트를 추가할 수는 없었다. 이 일은 반드시 어르신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했다. 곧이어 장군은 더욱 머물지도 않고 얼른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동방 오호는 복잡한 마음으로 그를 직접 문어귀까지 바래다주면서 공손하게 한마디 물었다. “장군님, 제가 감히 한마디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원 씨, 당 씨 그리고 이 씨 가문 모두 아무런 원망도 않던가요?” 그러자 장군은 고개를 돌려 동방 오호를 바라보며 웃어대기 시작했다. “원망 안 하던데요. 감히 원망할 용기도 없어 보였고요.”그 말을 마치자마자 장군은 다시 자리를 떠났다. 동방 오호는 어두운 안색을 한 채, 재빨리 몸을 돌려 뒤뜰로 달려가 이 일을 할아버지께 보고했다. 결국 이날, 4대 가문은 각자 긴급회의를 열어 대처 방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4대 가문의 가주들은 비밀리에 당 씨 집안까지 찾아 대면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논의한 결과, 그들은 결국 일단 참기로 했다. 금방 직위에 오른 신군은 위세를 떨치고 싶어 안달 난 상황이었고, 그의 첫 번째 계획이 바로 4대 가문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패기는, 분명 전임 국왕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았다. 만약 이 상황에, 4대 가문이 명령을 거절하게 된다면 그들은 용국과 등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다. 때가 되면 신군도 그들을 정당하게 처리할 핑계가 생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4대 가문은 곧 천자각과 용국 백성들로부터 삿대질을 받을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4대 가문 역시 이 이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이 순순히 넘긴 그 30 퍼센트의 이윤은 일단은 신군를 달래주는 용도였다. 한편 천자각에서는, 신군이 지난번 한지훈과 바둑을 두었던 경험을 되새기면서 조용히 혼자서 연구하고 있었다. 그는 낙로와
“연로? 내가 아는 동방 가문 10대 공양 중 한 명인 그 연로 말이야?” 신군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낙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바로 그 사람이요.”신군은 뒷짐을 진 채 눈썹을 찌푸리고는 용경 상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각 가문에는 모두 실력 좋은 공양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은 용국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인 상황에도 한 번도 나서서 도와주지를 않았어. 응당 용국에 남아서는 안될 사람들인데, 하도 야심이 큰 사람들이라 여태 오랫동안 용국에 남게 된 거지.” “사실 나라가 실력이 없는 게 두려운 게 아니야. 반대로 너무나도 강대한 실력을 갖게 될까 봐 두려운 거지. 그랬다가는 내가 통제하기도 어려워질 가봐.” “낙로, 네가 보기에는 이 가문의 공양들이 굳이 계속 살아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이 말을 들은 낙로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폐하, 그들을 건드리는 건 곧 다른 여러 가문들도 건드리게 되는 겁니다. 괜히 움직였다가는 다른 가문들도 마찬가지로 나서서 반격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심지어 이 가문들의 공양들은 실력이 범상치도 않아요. 제가 보기에는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차라리 사람을 시켜서 대신 죽이는 게 나을 것 같아요...”그러자 신군은 바로 몸을 돌려, 낙로를 보며 그저 웃기만 했다. 곧이어 그가 물었다. “무신종 쪽은 지금 어떤 상황이야?”낙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폐하, 마침 폐하께 보고 올리려고 했습니다. 사실 무신종은 최근 이상한 낌새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종주 무적천은 최근 무종 종묘의 장로 10명과 각 무종 문파의 종주들을 비밀리에 만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미 반기를 든 것 같습니다.”그 말을 들은 신군은 미간을 찌푸렸다. “무신종이 용국에 이름을 날린 지는 이젠 꽤 오래되긴 했지. 하지만 이런 전설적인 존재가 계속해서 존재하게 되면 용국에는 어느 정도 불리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무신종, 이제는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돼.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이더니, 이내 방금 사 온 식자재들을 한쪽 난간에 걸어놓았다. 그 모습에 노인은 눈썹을 비틀며 말했다. “위협? 건방진 녀석. 네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내 눈에는 그저 땅강아지나 개미정도에 불과해. 난 얼마든지 닥치는 대로 너를 깔아 죽일 수 있다고!”“그래?” 하지만 한지훈은 그저 가볍게 비웃기만 했고, 곧이어 그의 몸에서는 기세가 갑자기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천왕의 기운은 순식간에 사방을 휩쓸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크게 놀란 노인은 두 눈을 부릅뜨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너, 너 설마 2성 현급 천왕인 거야? 아니... 이 정도 기세는 2성 현급 천왕도 쉽게 초월해 버린 건데, 설마 삼성 지급 천왕의 경지에 오른 거야?”상상치도 못한 상황에 연로는 매우 당황했다. 그는 이제 막 무도 종사를 돌파하여 겨우 천왕계에 이른 상황이었다. 사실 그는 지금 이 나이에 천왕계에 오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기적이라 생각하며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눈앞의 이 어린놈이 뜻밖에도 2성 현급 천왕의 경지를 넘어서게 된 사실을 알게 되자, 연로는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존재였다. 곧바로 연로는 몸을 돌려 도망가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허무하게 죽게 된다면 너무나도 억울한 것 같았다. 그러나 이때, 한지훈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이왕 여기까지 온 바에는 나랑 붙어봐야지.”말이 떨어지자마자, 한지훈의 손에 들린 오릉군 가시가 갑자기 폭발하기 시작하더니 마치 날카로운 화살처럼 연로의 등으로 날아가버렸다. 땡! 절체절명의 순간, 연로는 재빨리 몸을 돌려 날카로운 자신의 발톱을 휘두르며 오릉군 가시를 막아냈다. 얼떨결에 막아낸 덕에 오릉군 가시는 다시 허공으로 날아올랐지만, 연로의 손은 결국 피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방금 있었던 오릉군 가시의 한 방으로 그의 오른손은 완전히 망가져버리게 됐다. “제발 그만해! 한 번쯤은 용서해 줄 수 있잖아. 나 오늘은 굳이 너랑 싸우고
그날 밤 용경에서는, 연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동방 오호는 크게 놀라 아연실색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천왕 강자인 연로가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되다니?’ 동방 오호는 잔뜩 어두워진 안색을 하며 집사에게 명령을 내렸다. “당장 가서 강중 우연 그룹의 모든 배경에 대해서 샅샅이 알아와! 특히 그중에서도 한지훈, 그놈을 똑똑히 조사해 와. 그리고 동방풍더러 요 며칠은 일단은 좀 조용히 지내고 있으라고 해! 한지훈의 실력을 제대로 알아내기 전까지는 경거망동하지 않게끔 해!”“네, 가주님.”집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명령을 받아들였다. 동방 오호는 생각할수록 너무나도 화가 났다. 연로는 여태 오랜 시간 동안 동방 가문 원자 일맥의 공양이었다. 그런 그가 강중에서 허무하게 죽게 된 건, 동방 원자 일맥에게 있어서도 매우 큰 손실이었다. 생각보다 적이 이렇게나 강할 줄은 몰랐다. 곧이어 동방 오호는 뒤뜰로 향하여 이 일을 바로 동방 원자 일맥의 어르신에게 알리기로 했다. 한편 뒤뜰에서는, 흰색 태극복을 걸친 한 노인이 태극권을 수련하고 있었다. “아버지."”동방 오호는 매우 공손한 태도로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노인은 천천히 자세를 거두더니, 이내 한편에서 하녀가 챙기고 있던 수건을 들고는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표정이 왜 이렇게 안 좋은 건데?”바로 그때, 동방 오호는 직접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아버지, 연로께서 방금 강중에서 사망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 직접 놈들한테 벌을 내려주세요!”그 말을 들은 어르신의 얼굴은 굳어졌고, 이내 그는 날카로운 눈빛을 한 채 잔뜩 분노하며 수건을 다시 내던졌다. “대체 연로가 어떻게 강중에서 죽게 된 거야? 그는 천왕의 강자잖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결국 동방 오호는 모든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어르신의 안색은 더욱 어둡게 가라앉았다. “넌 동방 원자 일맥의 가주라는 사람이, 대체 일을 왜 이렇게 멍청하게 해?”어르신은 노발대발하며
사실 모심이와 강우연의 관계는 처음부터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대학교 1, 2학년 때만 해도 절친으로서 서로 못하는 말도 없었다. 그러나 대학교 3학년이 되고 나서는, 학생회 회장을 좋아하게 된 모심이가 그에게 강한 구애를 펼쳤지만 상대는 전혀 관심이 없어 매번 무자비하게 거절만 당하게 됐다. 거절을 당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 학생회장이 강우연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모심이는 곧바로 강우연과 크게 싸우게 됐고, 그녀는 강우연을 자신의 행복을 박탈하는 나쁜 놈이라 여기며 그야말로 강우연을 증오하였다. 결국 대학교 3, 4학년 시기에는, 모심이는 틈만 나면 강우연에게 시비를 걸었다. 강우연은 괜히 자신 때문에 모심이가 그 학생회장과 이루어지지 못한 것 같아, 그 후로는 늘 모심이를 피했다. 나중에 졸업하게 된 후, 두 사람은 더 이상 연락이 닿지를 않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모심이가 생일파티에 자신을 초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무슨 속셈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참 고민을 하던 강우연은 결국 가기로 결정했다. 이 기회에 만나지 않으면 모심이가 자신을 더더욱 미워할 것 같았다. 강우연은 마음 같아서는 한지훈을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혹시나 모심이가 싫어하게 될까 봐 그냥 혼자 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일단 한지훈에게 이 사실을 전하기는 했다. “그래, 가서 조심해.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한테 전화하고.” 한지훈이 걱정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별장을 떠나 파티 장소로 향했다. 장소는 강중의 한 5성급 호텔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있던 강우연은, 가득 주차돼 있는 고급 승용차들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다들 그래도 잘 지내나 보네.”강우연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호텔의 서비스는 꽤나 친절했다. 강우연이 주차장을 나서자마자 한 종업원이 나타나 그녀를 직접 파티 룸까지 안내해 주었다. 강우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심이가 통이 크게도 호텔 전체를 빌릴 줄
“어머, 우연아. 너 오늘 너무 예쁜데? 대학 시절부터 자타 공인 우리 학교의 비주얼담당이었는데, 이젠 강중에서도 대표 미인으로 불리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우리의 롤모델이야.”“맞아. 우연이 네가 여기 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말 기뻤어. 전에 졸업 회식 후에 우리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잖아. 모심이, 너 영광인 줄 알아. 우연이가 직접 여기까지 와서 너의 생일을 챙겨주잖아.”“우연아, 너 요즘 사업도 잘 돼가고 있다며? 청운종과 협력 관계를 맺었을 뿐만 아니라 강중의 온병림 회장과도 꽤나 가깝게 지내고 있다던데. 심지어 그 온 회장의 뒤에는 명성이 자자한 북양 왕도 있잖아! 그나저나 너 북양 왕이랑은 아무 사이도 아닌 거지? 소문을 듣기로는 너랑 북양 왕의 관계가 매우 심상치 않다고 하던데.”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강우연에게 몰려들어 축하와 아부의 인사를 올리자, 강우연은 오히려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너희들이 오해한 거야. 나랑 북양 왕은 그냥 친구 사이일 뿐,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그런 관계는 아니야.”강우연은 나서서 해명했다. 그녀도 이런 장소에서 굳이 한지훈의 신분을 폭로하고 싶지는 않았다. 설령 사실대로 말한다고 해도 다들 믿을 것 같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현재 한지훈은 더 이상 북양 왕이 아니었다. 만약 다시 북양 왕의 이름을 걸고 나선다면 그것은 군주를 배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리하여 차라리 핑계를 대고 대충 에둘러 말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에이, 우연아. 모른 척하지 마. 어떻게 두 사람이 아무런 관계가 아닐 수 있어? 내가 듣기로는 우연 그룹 배후의 진정한 사장은 바로 북양 왕이라던데!”“그래, 우연아. 굳이 옛 동창들 앞에서 겸손할 필요는 없어. 과도한 겸손은 오히려 자만으로 느껴질 수도 있거든.”“우연아, 네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는 모두들 잘 알고 있으니까 다들 널 축복해주고 있어. 그러니까 나중에 제대로 출세하게 되면 우리 옛 동창들을 한번쯤은 도와주는 거 잊지 마.”사람들은 한결같이 겸손한 태도를
“내가 추측하건대 강우연의 우연 그룹이 지금의 엄청한 규모를 가지게 된 건, 틀림없이 북양 왕의 도움이 컸던 거야! 강우연, 너 대체 몇 번이나 잤길래 우연 그룹이 이렇게나 커진거야? 사실대로 말해봐.”동창들은 괴상한 웃음을 지으면서 더욱 모질게 말했다. 강우연은 너무나도 화가 치밀어 오를 것 같았다. “정말 역겨운 놈들!”“우리 회사 직원들은 모두 나를 존경하고 잘 따르고 있어. 그 이유가 뭔가? 내가 언제나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야. 내가 야근을 할 때 너희들은 술집에 있었고, 내가 고객이랑 업무 논의를 할 때 너희들은 쇼핑을 했겠지. 이것이 바로 너희랑 나의 차이야.” “우리 우연 그룹의 회사 규모는 너희들 모두 것보다도 더 크다고 장담을 할 수는 없어. 하지만 이 모든 건 내가 조금씩 천천히 이루어낸 결과야. 누구와는 달리 난 절대 부모한테 의지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악에 받친 강우연은, 동창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그들을 대놓고 조롱했다. 그녀가 마지막에 언급한 ‘누구’의 정체에 대해서는, 사실 다들 눈치채고 있었다. 한창 유유히 와인을 마시고 있던 모심이는, 자신을 조롱하는 강우연의 모습에 표정이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누굴 말하는 거야? 대체 누가 부모님한테 의지한다는 건데?”모심이는 강우연의 코 앞까지 다가가 그녀를 노려보았다. “나는 그게 누구라고 실명을 밝히지도 않았는데, 괜히 마음이 찔려서 이렇게 흥분하지는 마. 누가 독립적인 사람이고, 누가 부모한테 의지하는 불효자식인지 내가 굳이 지적할 필요가 있어? 그 누구보다도 본인이 가장 잘 알 텐데.”강우연은 여유롭게 매실 주스를 한 모금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 “너...” 분노가 극에 달한 모심이는 숨을 가쁘게 쉬기 시작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녀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건 바로, 다른 사람이 그녀를 부모에게만 의지하는 불효자식이라고 조롱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남들이 보기에도 그녀는 부모한테 충분히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천박한 년 같으니라고!”모심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