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오호는 떨리는 눈빛을 한 채, 돌아선 연로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사실 연로는 동방 가문 10대 공양 중의 한 명이었다. 이미 꽤나 진화를 한 그의 실력은 진작에 종사는 초월하였고, 어느새 천왕의 경지까지 다다르기도 했다. 그런 연로가 직접 나서려고 하자, 동방 오호는 더 이상 우연 그룹을 얻지 못할 걱정은 아예 지워버렸다. 한편 연로가 막 자리를 떠나자마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 하인이 재빠른 걸음으로 들어와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가주님, 천자각에서 사람을 보내왔습니다.”“천자각?” 그 말을 들은 동방 오호는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얼른 들어오라고 해!”이내 동방 오호는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입구에서는, 군복을 입은 장교가 여섯 명의 병사들을 데리고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동방 오호는 재빨리 나서서 그들을 맞이하였고 일일이 악수까지 나누며 호의를 표했다. “장군님, 먼 곳에서 이곳까지 찾아와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얼른 앉으시죠! 차 한 잔 따라 드리겠습니다!”하지만 장군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사양할게요, 괜찮습니다. 사실 제가 이번에 찾아온 것은 신군의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폐하의 명령이요?”그 말을 들은 동방 오호의 안색은 약간 부자연스럽고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곧이어 장군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긴장하실 필요는 없어요. 동방 가문의 원자 일맥뿐만 아니라 이따가 다른 가문에도 직접 이 소식을 전하러 갈 거거든요.”“그렇군요. 그럼 폐하께서는 대체 어떤 명을 내리 신 건가요?” 동방 오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공손하게 물었다. 그러자 장군은 직접 품에서 금빛 성지를 꺼내 들어 펼쳤다. “폐하께서 동방 오호에게 직접 내린 명령입니다!”눈치 빠른 동방 오호는 상황을 파악하고는 얼른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렸다. 장군은 말을 이어갔다. “자세한 이유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신군의 뜻은 매우 간단해요. 동방 가문의 원자 일맥을 폐하에게 넘
뜻밖에도 동방 한문이 주동적으로 10퍼센트를 추가하여 무려 40퍼센트의 이윤을 신군에게 넘겨줬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동방 오호는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됐다. 그러나 그는 제 멋대로 따라서 10퍼센트를 추가할 수는 없었다. 이 일은 반드시 어르신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했다. 곧이어 장군은 더욱 머물지도 않고 얼른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동방 오호는 복잡한 마음으로 그를 직접 문어귀까지 바래다주면서 공손하게 한마디 물었다. “장군님, 제가 감히 한마디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원 씨, 당 씨 그리고 이 씨 가문 모두 아무런 원망도 않던가요?” 그러자 장군은 고개를 돌려 동방 오호를 바라보며 웃어대기 시작했다. “원망 안 하던데요. 감히 원망할 용기도 없어 보였고요.”그 말을 마치자마자 장군은 다시 자리를 떠났다. 동방 오호는 어두운 안색을 한 채, 재빨리 몸을 돌려 뒤뜰로 달려가 이 일을 할아버지께 보고했다. 결국 이날, 4대 가문은 각자 긴급회의를 열어 대처 방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4대 가문의 가주들은 비밀리에 당 씨 집안까지 찾아 대면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논의한 결과, 그들은 결국 일단 참기로 했다. 금방 직위에 오른 신군은 위세를 떨치고 싶어 안달 난 상황이었고, 그의 첫 번째 계획이 바로 4대 가문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패기는, 분명 전임 국왕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았다. 만약 이 상황에, 4대 가문이 명령을 거절하게 된다면 그들은 용국과 등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다. 때가 되면 신군도 그들을 정당하게 처리할 핑계가 생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4대 가문은 곧 천자각과 용국 백성들로부터 삿대질을 받을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4대 가문 역시 이 이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이 순순히 넘긴 그 30 퍼센트의 이윤은 일단은 신군를 달래주는 용도였다. 한편 천자각에서는, 신군이 지난번 한지훈과 바둑을 두었던 경험을 되새기면서 조용히 혼자서 연구하고 있었다. 그는 낙로와
“연로? 내가 아는 동방 가문 10대 공양 중 한 명인 그 연로 말이야?” 신군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낙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바로 그 사람이요.”신군은 뒷짐을 진 채 눈썹을 찌푸리고는 용경 상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각 가문에는 모두 실력 좋은 공양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은 용국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인 상황에도 한 번도 나서서 도와주지를 않았어. 응당 용국에 남아서는 안될 사람들인데, 하도 야심이 큰 사람들이라 여태 오랫동안 용국에 남게 된 거지.” “사실 나라가 실력이 없는 게 두려운 게 아니야. 반대로 너무나도 강대한 실력을 갖게 될까 봐 두려운 거지. 그랬다가는 내가 통제하기도 어려워질 가봐.” “낙로, 네가 보기에는 이 가문의 공양들이 굳이 계속 살아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이 말을 들은 낙로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폐하, 그들을 건드리는 건 곧 다른 여러 가문들도 건드리게 되는 겁니다. 괜히 움직였다가는 다른 가문들도 마찬가지로 나서서 반격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심지어 이 가문들의 공양들은 실력이 범상치도 않아요. 제가 보기에는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차라리 사람을 시켜서 대신 죽이는 게 나을 것 같아요...”그러자 신군은 바로 몸을 돌려, 낙로를 보며 그저 웃기만 했다. 곧이어 그가 물었다. “무신종 쪽은 지금 어떤 상황이야?”낙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폐하, 마침 폐하께 보고 올리려고 했습니다. 사실 무신종은 최근 이상한 낌새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종주 무적천은 최근 무종 종묘의 장로 10명과 각 무종 문파의 종주들을 비밀리에 만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미 반기를 든 것 같습니다.”그 말을 들은 신군은 미간을 찌푸렸다. “무신종이 용국에 이름을 날린 지는 이젠 꽤 오래되긴 했지. 하지만 이런 전설적인 존재가 계속해서 존재하게 되면 용국에는 어느 정도 불리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무신종, 이제는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돼.
“엄마, 나 너무 무서워. 나 이대로 죽는 거 아니지? 아빠... 아빠 보고 싶어. 나 진짜 아빠 있는 거 맞지? 나 이렇게 아프면... 아빠가 나 보러 와줄 거지? 흑흑...”눈물범벅인 얼굴의 강우연이 온통 피로 물든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꼭 부여잡았다.“그럼. 아빠 분명 오실 거야. 그러니까 우리 고운이 조금만 더 힘내자, 응?”아이를 겨우 달랜 강우연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5년 동안 단 한 번도 걸지 않았던 그 번호를 눌렀다.“한지훈, 나... 강우연이야. 고운이가... 고운이가... 우리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어. 우리 고운이... 정말 잘못 되면 어떡하지? 지훈아, 제발... 제발 우리 고운이 보러 와주면 안 돼? 네가 너무 보고 싶대. 내가 이렇게 빌 테니까 제발 돌아와줘. 너 지금 도대체 어디 있는 건데.... 흑흑흑...”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털썩 주저앉은 강우연의 가냘픈 등이 슬픔으로 파르르 떨렸다.한편, 수화기 저편. 봉장대(封將台) 위에 서 있던 한지훈의 손이 살짝 떨렸다.눈앞에 모인 십만 병사들의 얼굴이 순간 흐릿해졌다.오늘은 10년에 한 번씩 거행되는 용국(龍國)의 봉장대전, 단 30만 명의 파용군을 이끌고 8국 연합 100만 대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한지훈을 5대 구역 중 하나인 북양구 장군으로 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그 어느 때보다도 기뻐야 할 순간이지만 5년 만에 걸려온 전화를 듣는 순간, 한지훈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다급하게 다시 전화를 걸어왔지만 들리는 건 차가운 연결음뿐...‘안 돼...’그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을 바로 앞둔 그 시각, 한지훈은 수많은 대신들과 장군들이 지켜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태산을 달리고 또 달렸다.그 모습에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봉장대전, 가문의 명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광스럽고 빛나는 자리, 그 자리를 제쳐두고 어딜 가는 걸까? 그것도 저렇게 굳은 표정으로...쿠궁!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내달린 한지훈이 산발치에 세워둔
한편, K대 대학병원.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갑자기 병실에 들이닥치더니 한고운에게 응급처치를 취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전부 내쫓아버렸다.다급한 마음에 강우연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당신들 뭐야! 저 사람들을 왜 내쫓아! 이러다 내 딸 진짜 죽는다고!”또각또각.저승사자의 목소리 같은 남자의 구두굽 소리가 찰나의 정적을 꿰뚫었다.곧이어 보디가드들이 홍해 갈라지 듯 양쪽으로 갈라지고 그 사이로 흰 정장을 입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분명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입가에 걸린 서늘한 미소가 수상한 남자였다.“강우연, 어떻게? 내가 말한 조건은 좀 생각해 봤어? 이번 사고는 그냥 경고일 뿐이야. 내 말대로 그냥 나랑 몇 번만 만나. 네 딸 지금 바로 구해 줄 거니까.”남자의 말을 듣던 강우연이 고개를 홱 돌렸다.혐오와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던 강우연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았다.“김태우! 우리 고운이 사고, 네가 낸 거야? 왜! 왜 그랬어 왜! 차라리 나한테 그러지. 왜 애꿎은 애한테 그러냐고! 우리 고운이 이제 겨우 네 살이란 말이야...”가슴 터져라 소리치던 강우연이 결국 오열하며 작은 주먹으로 남자의 가슴을 내리쳤다.“이게 어디에 손을 대!”짝!거침없이 강우연의 뺨을 날린 김태우가 그녀의 가는 팔목을 꽉 부여잡았다.“강우연, 왜 이래?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내가 그 동안 들인 돈이 얼만데. 튕기는 것도 정도껏이어야지. 딸이 있어서 나한테 관심을 안 주는 건가 싶어서 말이야. 그래서 내가 사고 냈어. 커다란 트럭이 저 조그만 애랑 부딪히는데... 어우, 내가 시킨 거지만 좀 잔인하긴 하더라.”“으아아악! 김태우, 이 악마만도 못한 자식! 이 사이코패스, 변태 자식아! 내가 너 경찰에 신고할 거야!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강우연은 있는 힘을 다해 악을 쓰며 김태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돌아오는 건 그의 거센 따귀뿐이었다.그리고 강우연의 머리채를 꽉 부여잡은 김태우가 눈물로 범벅진 얼굴을 흥미롭다는
같은 시각, S시 공항은 완벽하게 봉쇄된 상태, 세계를 놀라게 만든 3대 신의가 동시에 도착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이에 S시 시장 소지성과 재계 1위 이안그룹 대표 이한승을 비롯한 각계 유명 인사들이 공항 VIP 휴게실에 모였다.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하여 신의 손, 화타의 환생이라고도 불리는 3대 신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정치인들, 재벌그룹 회장들은 줄을 섰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의 진료비용에 몇 년 뒤로 밀려있는 웨이팅 때문에 얼굴 한번 보기가 힘든 인물!그런 그들이 S시를 방문했다니 어떻게든 연이 닿지 않을까 싶어 모인 이들이 대부분이었다.가장 앞에 선 소지성과 이한승이 감격에 찬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손강수 신의님, 하시윤 신의님, 이나희 신의님. 저희 S시를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하지만 소지성의 인사 따위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세 사람은 초조한 얼굴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우우웅!그리고 그 순간, 군용 지프차 세 대가 총알처럼 달려오더니 군복 차림의 용육, 용칠, 용팔이 각기 차에서 내렸다.시장이니 재계 1위 그룹 회장이니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모습에 덩그러니 남겨진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시장님,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입니까? 신의님들이 이렇게 떠나시다뇨. 방금 전 그 군인들은 뭡니까?”시의원 송호문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소지성 시장 역시 잔뜩 굳은 표정이다.군 장교 출신인 그는 방금 전 세 군인의 차림새를 다시 되새겨 보았다.‘북양구 파용군 소속이 왜 여기에.’“어서 사람들을 보내 저들의 움직임을 주시하세요. 단, 저들이 하는 짓을 막아선 안 됩니다. 그저 상황 보고만 하시면 되는 거예요.”소지성이 송호문에게 말했다.고개를 끄덕인 송호문이 부랴부랴 자리를 뜨려는 소지성에게 물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어딜 이렇게 급하게 가시는 거예요?”“장군님한테 가봐야겠습니다.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아요.”이 말을 마지막으로 소지성은 빠르게 차에 올라탔다.한편, 파용군 비밀 임무 수행
“사령관님, 이제 저흰 어떡하죠? 파용군이 S시에 나타나면 상황이 복잡해질지도 모릅니다. 기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요.”홍진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한편, 무슨 생각을 하는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을 침묵하던 서효양이 말했다.“어서 원로님들에게 이 사실을 아려. 그리고 참모장 자네는 직접 S시로 가봐. 최대한 빨리!”스크린을 통해 파용군의 위치를 다시 확인한 서효양이 또다시 명령을 내렸다.“S시 시장 연결해. 앞으로 30분마다 S시의 상황을 보고한다. 한민학 군단장더러 직접 움직이라고 해. 이번 일 제대로 못해내면 다들 옷 벗을 각오해야 할 거야!”퍽!분노에 찬 서효양의 펀치와 함께 의자가 산산조각 났다.한편,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S시는 거센 폭풍을 앞둔 바다처럼 기이한 고요함을 풍기고 있다.S시 교외의 한 별장.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기댄 한지훈의 얼굴이 보인다.극도의 흥분과 분노로 인해 과거 전투에서 입은 내상이 다시 도져 피까지 토하며 쓰러진 한지훈이었지만 3대 신의인 손강수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사령관님, 더 이렇게 흥분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제가 아니라 정말 화타님께서 환생하신다 해도 사령관님을 구할 수 없을 겁니다.”이미 환갑을 넘긴 손강수가 금색 침을 집어넣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고맙습니다.”아직 무리를 하면 안 된다는 손강수의 말에도 한지훈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제 딸... 우리 고운이는 어떻습니까?”“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른 두 분께서 치료를 하고 계시니 아가씨께서도 무사히 깨어나실 겁니다.”손강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의 말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 듯 한지훈은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일어섰다.터벅터벅.한고운이 누워있는 방 앞에 도착한 한지훈은 혹시나 아이가 깨어날까 훨씬 더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곱게 잠든 한고운을 보니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물었다.“우리 고운이 괜찮은 거
송호문의 분노에 조명한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병원에서 신고를 받고 밤새 CCTV까지 뒤져가며 용의자들 위치를 파악했다.사망자가 워낙 많은 큰 사건이다 보니 이번 일만 깔끔하게 해결하면 특진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그런데... 칭찬은커녕 불호령이라니.‘게다가 왜... 오히려 저 남자를 두려워하는 것 같은 눈치지?’“청장님, 저희 용의자 체포하러 온 겁니다. 전체 철수라뇨. 그게 지금 말이됩니까? 저 자식들 7명이나 죽인 흉악범들입니다!”송호문의 말에 반박하며 조명한은 한지훈 일행을 힐끗 바라보았다.‘방금 전, 내가 느꼈던 건 분명히 살기였어. 청장님이 중간에 끼어들지 않으셨다면 정말 총격전이 벌어졌을지도 몰라!’“조명한, 너 미쳤어? 네가 뭔데 나대! 너만 경찰이야? 너만 경찰이냐고! 좋게 말할 때 당장 철수해, 알겠어?”송호문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시장님 특별 지시란 말이다, 이 자식아! 너나, 나나 자리 보전하고 싶으면 제발 내가 시키는대로 하라고!’비록 송호문 본인도 한지훈의 진짜 정체는 물론, S시까지 온 이유를 알지 못했으나 소지성 시장을 그렇게까지 벌벌 떨게 만들 사람이라면 결코 그가 상대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나 보군요. 정의감에 심취한 경찰이 일으킨 해프닝 정도로 생각해 주십시오.”송호문은 최대한 친절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려 애를 썼지만 한지훈의 차가운 얼굴에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다리마저 후들후들 떨려오기 시작했다.정말 강제 진압이 진행되기 전에 달려왔으니 망정이지 단 몇 초라도 늦었더라면 조명한을 비롯한 경찰특공대 팀 전체가 전멸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며 두려움은 점점 더 몸집을 키워나갔다.이때 한지훈 대신 용일이 앞으로 한발 나서며 비아냥거렸다.“하, 일개 경찰특공대가 이런 짓을 벌여요? 정말 미치신 겁니까?”분명 존댓말이지만 단어 하나하나 사이에 박혀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