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한지훈도 즉시 배치를 마친 후 용일에게 말했다. "이곳은 너에게 맡기겠다!""사령관님, 어디 가십니까?"용일이 다급하게 물었다.그러자 한지훈은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탁자 위에 놓인 총을 집어 허리에 차고, 단검 두 자루와 수류탄을 집어 들며 대답했다."용국을 배반한 자는 반드시 처단한다! 월조가 30만 대군을 출동시켜 국경선으로 쳐들어가면 그들의 후방에 있는 수도의 수비가 느슨해질 거다! 본 사령관은 왕을 잡겠다!!!"이 말을 들은 용일, 이고성 및 다른 사람들은 모두 눈썹을 치켜세웠고, 얼굴은 공포로 가득 찼다! 한지훈은 실제로 월조의 수도로 향해 왕을 잡으려 한다니! "사령관님, 말도 안 됩니다! 이건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용일은 즉시 그를 설득했다.그는 한지훈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만약 한지훈에게 무슨 차질이라도 생긴다면 그는 북양 30만 파용군에게, 용국에게 설명하기 어려울 것을 걱정했다. 그러나 한지훈이 한 번 결정하면 그의 마음을 바꾸기란 어려웠다. 그는 용일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나에게는 다 계획이 있으니!"그 후 한지훈은 작전 지휘부를 나와 입구의 군용 지프차에 뛰어올라 가속 페달을 밟았고, 마치 날카로운 검처럼 어둠 속으로 돌진했다! 그리고 30분 후, 한지훈의 지프차는 국경의 정글을 통과해 용국과 월조의 국경선에 도착했다. 여기는 울창한 정글로 가득한 깊은 산속이었다. 한지훈이 차에서 내린 후, 그는 국경선을 따라 월조의 영토까지 들어갔다. 도중에 그는 월조의 행군 정찰병들을 수없이 발견했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한지훈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 순간, 한지훈은 막 한 무리의 행군 정찰병을 죽였고, 입에 비수를 문 채 거대한 고목 나무 위에 몸을 숨겼다. 그의 빛나는 눈동자는 밤의 독수리처럼 아래에 있는 다섯 구의 시체를 응시하고 있었다! 한지훈은 계속해서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몇 분 후, 총을 든 월조 특전사들이 조용히 그 부근에 접근하고 있었다. 그들은
대장은 눈살을 찌푸렸고, 십여 명의 팀원들은 바깥의 정글과 관목, 그리고 주변의 고목을 향해 총을 겨눴다. 지금 이 순간, 숲에는 살을 에는 듯한 살기가 몰려오고 있었고 사방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월조 특전사들은 엄청난 압박과 죽음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고, 그들의 이마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이때! 덤불에서 한 형체가 순식간에 튀어나와 손을 들자, 그의 손에서 십여 개의 비침이 터져 나왔고, ‘푸슉’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앞에 있는 5명의 특전사의 팔과 가슴, 복부를 관통했다! 이 5명은 재빨리 총을 쏘고 싶었지만, 팔이 순식간에 마비되어 전혀 들어 올릴 수가 없었다! 그들은 겁에 질린 채 입에 단검을 물고 있는 유령 같은 형체를 보았고, 그 형체는 순식간에 그들의 눈앞을 지나갔다! 다음 순간, 5명의 특전사들은 온몸에 살기를 느꼈고, 순식간에 피를 토하며 눈을 크게 뜨고 그들 앞에 있는 형체를 보았다! 퍽!이 5명의 특전사들은 그대로 피 웅덩이에 쓰러졌고, 한지훈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비수를 들고 있었다! 탕, 탕, 탕! 순식간에, 남아 있던 월조 특전사들이 즉시 한지훈을 향해 총을 쐈다! 하지만, 한지훈의 손에 있던 오릉군 가시가 튀어나왔고, 그는 마치 슈퍼맨처럼 공중으로 날아올라 그들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그들의 총구는 정글을 누비는 한지훈의 모습을 쫓아가며 쏘았지만, 모두 빗나가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한지훈의 형체가 공중에서 튀어나왔고, 그의 손에 들린 오릉군 가시도 순식간에 아래에 있는 나머지 월조 특전사들을 향해 발사되었다. 허공에 떠 있는 오릉군 가시는, 창백한 달빛에 굴절되어 번쩍였다! 퍽! 선홍색 피가 공중에 흩뿌려졌다! 남아 있던 월조 특전사들이 모두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 예외 없이 그들의 가슴은 오릉군 가시에 찔리고 말았고, 이 모든 일이 단 2분 만에 일어났다. 피 웅덩이에 누워 있는 시체를 보며 한지훈은 상대방의 장비를 확인했고, 무전기 중 하나를 집어 들어 유창한 월조 언어
이 순간, 궁전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군사 대표 중 한 명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은 월조 군 전체의 총사령관이자 월조의 영혼이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이 한 사람이 월조의 전체 군사 구역을 장악했기에 월조에서는 왕군 조차 그의 꼭두각시일 뿐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 사람이 바로 카밀로 장군이다! 그는 월조의 오성 장군으로, 군구 계급이 가장 높은 인물이다. 카밀로는 담담히 시가를 피우고 있었고, 그는 순금으로 만들어진 의자에 앉아 있어 주변의 있는 다른 사람들의 나무 의자와 잘 구별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에게 감히 뭐라고 하지 못했다. 월조 조정 내부의 일부 지식인들은 카밀로의 행동에 줄곧 불만을 품고 있었지만, 그들은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결국, 카밀로를 무시하거나 뒤에서 그를 험담하는 사람은 모두 암살당했다! 카밀로는 손가락에 금과 옥반지를 잔뜩 낀 채 시가를 피웠고, 그의 어깨에는 월조 군구 황금 계급장 5개가 달려 있었으며 가슴에는 월조 훈장이 가득했다.그는 담담히 높은 곳에 앉아 있는 왕군을 바라보며 웃었다. "왕군, 걱정하지 마십시오. 용국과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계획한 일입니다. 이번에 우리 배후에는 서방 국가의 지원과, 이국의 물자 지원이 있습니다. 우리가 용국을 전쟁으로 끌어들이는 한, 이국 등 9개국 정상회가 용국의 동쪽, 북쪽, 남령해 등 지역에서 용국과의 전쟁을 시작할 것입니다!""때가 되면 10개국의 부대가 합류해 용경에 올 것이고, 용국 전체가 저희 손에 들어올 겁니다!"카밀로의 얼굴은 자신감과 오만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입안에 있는 금니 몇 개를 드러냈다. 월조 왕군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용국은 이미 강국이고, 우리가 그들과 전쟁을 시작하면 우리가 마주하게 될 것은 10만 북양군일세. 이는 용국의 불패 군대이며 8개국의 백만 대군을 두려워 떨게 하는 군대이지 않은가. 그러니 우리가 서방 국가들의 지지를 얻기도 전에 북양군에게 먼저 패배할
그러자, 모든 사람들의 공포에 질린 눈동자에는 살의로 가득한 그림자가 돌계단을 한 걸음씩 밟으며 입구에 나타난 모습이 보였다! 한지훈이 아니면, 누가 있겠는가?! 이 순간, 그는 한기가 가득한 눈을 하고 있었고, 궁전 홀에 있는 월조의 모든 핵심 인물을 응시했다!카밀로 장군은 벌떡 일어나 입구에 나타난 형체를 화난 얼굴로 노려보며 고함을 질렀다."당신 뭐야?! 누가 당신을 쳐들어오도록 허락한 거지?! 여기, 당장 저 자식을 잡아라!!"그러자 궁전 사방에서 총을 들고 완전무장한 수십 명의 특수부대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월조의 왕군 앞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일곱여덟 명의 특수 경호원이 나타났고, 모두 굳은 얼굴로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홀 안에 갑자기 나타난 한지훈을 겨냥했다!!한지훈은 담담히 주변의 중무장한 병사들을 흘끗 보았고,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밀로 장군을 노려보며 말했다."본 사령관은 당신들의 입에서 나온 용국의 북양왕이다!"두둥! 그의 말은 마치 천둥과 같이 궁전 홀에 울려 퍼졌다! 모두의 눈빛은 두려운 기색이 역력했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용국의 북양왕이 이렇게 늦은 밤 홀로 월조의 궁전 홀에 오다니? 게다가, 그는 매우 젊어 보였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카밀로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한지훈을 가리키며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당신이 용국 북양왕이라고? 전혀 믿지 못하겠다!!"카밀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믿지 못했다! 비록 그들은 용국의 북양왕을 본 적이 없었지만, 그의 행적과 전설에 대해서는 다 꿰뚫고 있었다. 영웅적 기개를 지니며, 8개국의 백만 대군을 진퇴시킨 최고의 인물이 어찌 이렇게 젊을 수 있단 말인가!이것은 가능하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았다!!그러자 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힘없이 고개를 내저었다. "역시 원숭이 무리들은 지능이 낮고 미개하군. 당신들 앞에 서 있어도 믿으려 하지 않으니 말이야. 좋다, 내가 오늘 온 목적은 단 하나
순식간에 총을 든 수십 명의 경비병들이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어 그를 잡으려 했다! 한지훈은 사방에서 달려드는 월조 병사들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죽음을 자초하는군!"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한지훈의 손에 쥔 오릉군의 가시가 터져 나와 황금으로 빛나는 궁전 홀에 의해 눈부신 한기가 번쩍였다! 그 후! 오릉군 가시는 그 자리에서 총을 든 병사들의 가슴과 목덜미를 관통했다! 그들은 모두 얼굴을 들자마자 피 웅덩이에 쓰러졌고, 오릉군 가시는 피를 뚝뚝 흘리며 한지훈의 손으로 다시 날아갔다. 홀은 온통 피비린내로 가득했고,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넋을 잃으며 공포에 휩싸였다! 카밀로는 더욱 겁에 질려 몇 걸음 뒤로 물러서서 땅에 떨어진 시체를 바라보았고, 그의 눈은 공포와 망설임, 그리고 분노로 번쩍였다!"젠장! 감히 월조의 궁궐에 있는 장군과 왕군 앞에서 월조 병사들을 죽이다니!""당신이 북양왕이든 아니든, 우리 월조는 당신 용국에 전쟁을 벌일 수 있다!!!""13명의 금강 호위대는 왕군을 보호하고, 저놈을 죽여라!!!"카밀로가 소리쳤다!순간, 궁전 홀 밖에서 13개의 괴물 같은 살의가 뿜어져 나왔다!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뒤를 돌아보니 바깥 광장에 공포의 기운을 내뿜는 열세 개의 그림자가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열세 쌍의 눈은 음산한 기운을 풍기며 입구에 서 있는 한지훈을 주시하고 있다. 한지훈의 눈썹이 뒤틀렸다!오존 이성현급 총사령관 강자.육존 삼성지급 총사령관 강자.일존 오성지급 총사령관 강자.그리고, 일존 육성 강자!!이러한 라인업은 월조를 통틀어서 가장 높은 계급의 사람들일 것이고, 작은 월조에 이렇게 많은 강자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13명의 강자를 바라보았고, 날카로운 전의를 뿜어냈다. 그리고 그 13명의 강자들도 한지훈을 싸늘한 눈빛으로 주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람한 체구에 까무잡잡한 피부, 각진 얼굴, 턱수염과 한 쌍의 호랑이 눈을 가진 육성 강자가 무서운 살의를
무려 열세 명이나 되는 사령관급 강자가 있으니 상대를 쓰러뜨리기에는 충분할 것 같았다.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한지훈은 뚜벅뚜벅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한지훈 주변의 기운이 급속도로 강렬해지기 시작했다.2성 현급 사령관 강자 한 명이 당황하더니 허리춤에서 단도를 꺼내 한지훈의 가슴을 노리고 달려들었다.하지만!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한지훈이 손을 뻗어 상대의 손목을 잡고 살짝 비틀자 손목뼈가 그대로 부서져 버렸다.챙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가 들고 있던 단도가 바닥에 떨어졌다.상대는 고통스럽게 일그러진 얼굴로 뒤로 빠지려 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한지훈의 우악스러운 손아귀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며 말했다.“내가 도와주지!”말을 마친 그는 그대로 주먹을 뻗어 상대의 복부를 강타했다.푸흡!주먹에 맞은 상대는 복부를 움켜잡고 엄청난 양의 피를 뿜었다.한지훈이 다시 손을 뻗자 2성현급 사령관의 실력을 가진 강자는 그대로 멀리 날아가서 바닥으로 추락해 즉사했다.단 한 개의 초식으로 상대를 완벽히 제압한 것이다.남은 강자들, 특히나 6성 용수의 실력을 가진 강자의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떠올랐다.“같이 달려들어서 놈을 죽이자!”6성 강자가 소리쳤다.분노한 고함과 함께 그는 가장 먼저 진한 살기를 가지고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한지훈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열두 명의 무인을 보고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너희들이 그렇게 죽음을 바란다면 그 소원, 내가 이루어 주지!”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훈의 몸에서 풍기던 6성의 기운은 갑자기 위로 치솟더니 천왕경에 도달했다.지구를 멸망시키고도 남을 엄청난 기운이었다.천왕경!진정한 천왕 강자가 나타났다는 것을 직감한 열두 명의 무인은 기세에 눌려 잠시 공격을 멈추었다.마치 은연 중에 커다란 손이 월조의 왕궁을 뒤덮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한지훈이 천왕경 기운을 방출한 순간부터 6성 강자를 포함한 열두 명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무시무시한
한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그대로 주먹을 뻗어 상대의 주먹을 쳐버렸다.우드득 하며 뼈가 부스러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5성 용수의 팔이 그대로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단 일격으로 상대의 주먹과 함께 팔을 부숴버린 것이다.상대는 피가 철철 흐르는 팔을 감싸며 경악한 표정으로 뒤로 뒷걸음질쳤다.이미 오른팔은 뼈가 전부 부러져 볼품없이 되어버린 상태였다.눈앞의 사내는 죽음의 사자가 따로없었다.한지훈은 싸늘한 시선으로 남은 무인들을 둘러보다가 6성 용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더 할 거야?”그 시각 궁 안에 있던 카밀로 장군과 월조왕,그리고 조정의 핵심 인물들은 경악에 빠진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이렇게나 많은 강자들이 죽어간 것이다!그들은 전부 월조국의 기둥과도 같은 존재들이었다.월조왕의 가슴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카밀로 장군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상대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카일! 놈을 죽여!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여야 해! 이 인간은 우리 월조 왕국의 가장 큰 적이다! 놈이 북양왕이고 놈만 죽이면 용국은 월조의 소유가 될 것이다!”카밀로 장군이 6성 용수를 향해 소리쳤다.카일은 차마 자신이 질 수도 있다는 말은 못하고 곤혹스러운 표정만 짓고 있었다.눈앞의 사내는 명실상부 천왕 강자였다.6성을 네 명 더 추가한다고 해도 절대 이 사내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천왕 강자란 모든 것을 초월한 존재였다.그들이야말로 이 세상을 주도할 수 있는 절정에 선 자들이었다.카일은 굳은 표정으로 한지훈을 빤히 바라보다가 마지못해 허리춤에서 단도를 꺼내들었다.남은 무인들도 각자 허리춤에서 무기를 꺼내들고 음침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주시했다.그 모습을 본 한지훈은 냉소를 짓고는 말했다.“그런다고 날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아?”카일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쓰러뜨리지 못해도 우린 해야만 해! 우린 월조인이니까! 월조 왕궁을 호위하고 국왕 폐하와 카밀로 장군을 지키는 것이 우
푸흡!허공을 맴돌던 무기들은 카일 일행의 경악한 시선 속에서 그들의 몸을 관통하며 대량의 피를 바닥에 흩뿌렸다.털썩!곧이어 카일 일행은 전부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그 많은 무인들이 자신의 무기에 의해 심장이 관통되어 즉사했다.카일은 피가 철철 흐르는 가슴을 붙잡고 겁에 질린 눈빛으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패배!완전한 패배였다!그는 처참한 웃음을 지으며 마치 사신처럼 자신을 내려다보는 한지훈에게 말했다.“이게 바로 천왕 강자의 실력인가?”한지훈은 싸늘한 시선으로 상대를 내려다보며 답했다.“맞아.”그러자 카일이 실소를 터뜨렸다.“날 죽여.”한지훈은 진지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자를 존중해.”말을 마친 그가 손을 뻗자 허공에서 오릉군 가시가 나타나더니 그대로 카일의 목을 관통했다.털썩!카일은 완전히 생기를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월조의 6성 강자는 영원히 역사가 되어 사라지고 말았다.그 순간 광장에 싸늘한 한풍이 불었다.하지만 역한 피비린내를 걷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궁궐 입구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월조왕과 카밀로 장군 일행은 경악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열세 명이나 되는 용수급 강자들이 전부 한 사내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한지훈은 사신이라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었다.한지훈이 뒤돌아서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자 사람들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대부분 사람들은 한지훈에게서 풍기는 압도적인 살기에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 애원하기 시작했다.한지훈은 모두를 무시하고 카밀로 장군과 월조왕을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병사를 철수해!”이미 넋이 나가버린 월조왕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아… 알았어. 바로 철수할게.”하지만 카밀로 장군은 버럭 화를 냈다.“안 됩니다! 지금 병사를 철수하면 월조국은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늪에 빠지게 돼요. 서방 국가들은 우리가 첫 승전보를 울려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 병사를 물리면 그 국
“모욕이라니? 네가 모욕당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한지훈은 오마르를 더 이상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로 무대 방향으로 향했다.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진왕검을 잡을 기세였다. “너... 나를 물리치게 되면 카일 가문으로부터 저 검을 손쉽게 뺏어낼 수 있을 것 같아?”오마르는 땅바닥에 웅크리고 있으면서도 크게 소리쳤다. 지금의 그는, 더 이상 한지훈의 적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엄연히 아직 천왕계 강자에 지나칠 뿐이었다. 그런 그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천신계 앞에서는 그저 땅강아지 같은 존재일 뿐이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아무리 강해도 천신계 강자와 견줄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방금 심상치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는 것은, 바로 이 배에 또 다른 천신계 강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설사 일성 준천신이라 하더라도 그 실력은 한지훈이 절대 우러러볼 수 없을 정도였다. “뺏어내다니? 우리가 방금 말했듯이, 진왕검은 예로부터 용국 국왕의 패검이야. 너희 카일 가문이야말로 뻔뻔하기 그지없는 강도들이라고!”“그리고 방금 내가 한 말들 명심해! 카일 가문은 용국 국기를 반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용국 국왕에게 직접 사죄까지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 유럽을 피바다로 만들어서라도 카일 가문을 짓밟아버릴 거야!”잔잔한 바다 위, 한지훈의 목소리는 오랫동안 메아리쳤다. 오마르는 여전히 땅에 떨어진 장검을 힘없이 쥐고 있었다. 그의 어깨뼈는 이미 한지훈에 의해 밟혀 깨져버려 더 이상 일어서지도 못했다. 그나저나 이 상황까지 돼서도, 자신의 스승이 왜 여전히 가만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지훈이 이렇게 날뛰는 것을, 그냥 빤히 보고 있겠다는 건가? “팍!”바로 이때, 한지훈은 손을 뻗어 나무상자를 손에 쥐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백발의 노인을 힐끗 보았다. “가져가! 우리 카일 가문이 베푸는 아량이야!”노인의 눈빛 속에는 두려운 기색이 가득했지만, 말투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이것이 바
“이... 이건 조석이잖아!”오마르의 얼굴에는 순간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성신바다의 진법은 매우 강하긴 하지만, 조석만큼은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조석은 자연계에서도 가장 신비롭고 통제하기 힘든 기운이었다. 그런데, 한지훈이 손을 들자 뜻밖에 조석을 불러일으키게 됐다. 무대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백발노인은, 입을 벌름거리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렇게 한 갈래의 보이지 않는 힘은, 마치 크나큰 그물처럼 단번에 배 위의 모든 사람들을 덮쳐버렸다. 오마르는 눈앞의 이 장면을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장검을 든 그의 손은 끊임없이 떨려났다. 그 이유는 두려움 때문만이 아니라 지금 그는 비할 데 없이 강한 위압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의 실력이 약했더라면, 아마 진작에 이 위압에 눌려 처참한 몰골이 되었을 것이다. 칼을 휘두르기는커녕 손에 든 장검을 꽉 쥐기도 벅찰 것이다. “이 진법은 어때?”그때, 한지훈은 얼굴이 창백해진 오마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오마르는 마치 하늘이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다닥!”이내 사람들은 오마르의 골격이 끊어지는 소리를 똑똑히 들어냈다. “안돼!”곧이어 오마르는 고개를 들어 노호하기 시작했고, 5성 용급 천왕계 기운을 뿜어내며 어떻게든 이 보이지 않는 위압에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결코 헛수고일 뿐이었다. 그가 들어 올린 두 팔은 곧바로 아래로 처지게 됐다. 지금 그는 마치 두 손으로 한 행성을 대처하고 있는 것처럼, 상대적인 두 개의 힘은 전혀 같은 차원이 아니었다. “푸!”결국 오마르는 갑판 위에서 털썩하고는 주저앉아 피를 뿜어냈다.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깜짝 놀란 표정으로 갑판 바닥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느끼게 됐다. 이 힘은, 그가 일생 동안 마주한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힘이었다. “이럴 수가! 이럴 수가!”오마르는 중얼중얼 혼잣말을 했지
“하하! 정말 가소롭기 그지없네. 용국 무종 문파는 비록 많긴 하지만 그중 진정한 천왕계는 손에 꼽을 정도야! 너희 용인들은 그들의 진법이 과연 얼마나 대단할지 영원히 알 수도 없는 거라고!” “가소로운 용국인들, 설령 너희 용국의 조상들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내 앞에서는 그저 땅강아지처럼 비천한 목숨이야!”“오늘 나 오마르, 이 배 위에서 널 죽여버릴 거야!” 붉은 망토를 걸친 오마르의 은발은 바람에 가볍게 흩날리고 있었다. 한편 하늘의 천둥소리는 끝없는 천위를 띠고 있었다. 사실 그의 성신바다는 장 씨 집안의 삼절진과도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곤륜 뇌해에 비하면 정말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 그 시각, 배 위의 사람들은 모두 더없이 놀란 표정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굉음에 귀를 기울이며 온 하늘의 먹구름을 보고 있었다. 마치 이 거대한 유람선이 당장이라도 거대한 파도 속에 뒤집힐 것 같았다. 모든 사람들은, 죽음이 이미 자신의 지척까지 다가왔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네가 방금 그랬지, 우리 용국의 진정한 천왕계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그리고 용인들은 그 진법이 얼마나 강한지 전혀 모른다고.”한지훈은 입가에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내 말 맞지 않아? 너희 용국 무종 강자들은 힘만 강할 뿐이지 진정한 힘에 대해서는 잘 모르잖아. 진정한 힘은, 이 우주에서도 이 세상에서도 직접 보아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거야!”“그 말은 즉, 너희 용국에는 진정한 강자란 없고 전부 쓰레기들이라는 거야!”오마르의 말에 진우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말대로 여태까지 진우는 진법이 가장 쓸모없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렇기에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그는 전혀 일격을 가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방금 한지훈과 오마르가 진법을 이용하여 비로소 천지를 뒤흔드는 모습에 그제야 자신이 보잘것없음을 깊이 느끼게 됐다. “그래? 정말 그렇게 생각해?”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사방의 뇌해를 바라보았다. 해수면에 떨어진 한 갈래의 필련은 마
이곳은 엄연히 카일 가문의 개인 영지이기에, 그들이 한지훈을 어떻게 처단하든 누구든지 비난할 수가 없었다. 설령 용국이라 할지라도 간섭할 권리는 없다. “죽어!”바로 이때, 한지훈은 머리도 돌리지 않고 손바닥을 툭 쳤다. “쾅!”그러자 한지훈의 손바닥을 중심으로 갑자기 기랑이 일었다. 기랑에 부딪힌 세 갈래의 기력은 점점 사라져 갔지만, 반면 기랑은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푸! 푸! 푸!”이내 놈들은 연달아 피를 뿜어냈다. 그렇게 2성 천왕계 강자 세 명은 동시에 피를 흘리며, 저 멀리로 몸이 날아올라 갑판을 따라 바로 바다로 떨어졌다. 그 광경에 많은 사람들은 감탄하였다. 정말 강자 중 강자였다. 닥치는 대로 2성 현급 천왕계 강자 세 명을 격파하다니. 어쩐지 젊은 놈이 미쳐 날뛰더라니, 역시나 탄탄한 바탕이 있었구나. 한편 구원항 역시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한지훈을 고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진우의 작은 졸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 목격한 충격적인 장면에, 그는 비로소 한 사람을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이 말의 참뜻을 깨달았다. “가져와!”한지훈은 무대에서 5 보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다가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무대 위의 노인은 식은땀을 흘리며 다소 두려워하는 기색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카일 가문의 저력은 절대 이렇게 단순할 리가 없었다. “건방진 놈!”바로 그때, 선실에서는 우레와도 같은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은발에 두 눈이 붉은 한 젊은 남자가 갑판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등장에 모두들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진우조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바로 오마르였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세속에 관여할 수 있는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의 수제자다. 그는 5 성 용급 천왕계 실력을 지니고 있는 진천왕이다. 사실 5성 용급 천왕계 중, 진법이나 현기에 대해 잘 모르는 천왕계 강자들은 단지 반천왕이라고만 할 수 있다. 반
“가소롭네!”이내 얼음장같이 차가운 소리가 군중 속에서 들려왔다. 모두들 놀라서 영문도 모른 채 한지훈을 바라보았는데, 놀랍게도 그 네 글자는 바로 한지훈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다.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 거죠!”순간 노인의 얼굴에 띤 웃음은 수그러들었고, 그는 차가운 눈빛을 보이며 무대 아래의 한지훈을 주시하며 물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사람들을 조롱하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카일 가문을 조롱하고 있는 겁니까!”노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2성 현급 천왕계 강자의 기운이 한지훈을 휩싸였다. 그저 평범한 애국 상인일뿐인 구원항은 이 기운을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털썩하고는 자리에서 몸이 떨어지게 됐다. 이내 한지훈이 가볍게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누르자, 그제야 구원항은 편안함 느낌을 받게 됐다. “조롱? 조롱이라 하면, 너희들이 용국을 조롱하고 용국의 천위를 무시하고 있는 게 더욱 크지!”곧이어 한지훈은 천천히 일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진왕검은 예로부터 용국 국왕의 패검이야!”“백여 년 전, 만약 너 같은 유럽의 강도들이 용국의 수도에 쳐들어가 불태우고 사람들을 죽이고 약탈하지 않았더라면, 진왕검이 어떻게 너희들의 손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그러고도 강도란 놈이, 이젠 나더러 돈을 내고 물건을 가져가라는 거야? 근 100년 동안 거듭하여 용국의 국기를 이런 식으로 되팔면서 너희들이 벌어낸 돈은 얼마나 돼? 너희들 설마 용국이 여전히 백여 년 전 그 빈약한 용국이라고 생각하는 거야!”“당장 진왕검을 내놓고, 용국 국왕에게 사죄의 뜻을 밝혀. 그럼 난 나는 용서해 주고 너희들을 죽이지도 않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난 반드시 유럽에 재앙을 안기고 카일 가문까지 평정할 거야!”우렁찬 한지훈의 목소리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고막을 진동시켰다. 일부 겁 많은 사람들은, 어느새 자신들이 이 배에 올라타 경매에 참가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지금 이들은 공해상에 놓여있었기에, 일단 쌍방이 맞붙게 되면
더 이상 가격을 올리는 사람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자 구원항의 얼굴에는 희색이 나타났고 이내 가격을 7억까지 올렸다. 경쟁자들은 잇달아 탄식을 쏟아냈다. “7억 한 번 외칩니다!”“7억 두 번 외칩니다!” 망치를 든 노인이 단번에 경매를 종료하려는 순간, 구원항의 뒤에서 매우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8억!”바로 그 몇 명의 부상인 들이었다. 저도 모르게 마음이 가라앉은 구원항이 다시 입을 열어 가격을 부르려 하자, 한지훈이 먼저 팻말을 들고는 말했다. “1000억!”그의 패기에 구원항은 기절할 뻔했다. 천억? 모든 사람들은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심지어 부상인들도 매우 보기 흉한 얼굴로 한지훈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 누구든지 아무도 감히 카일 가문의 경매에서 함부로 가격을 부르지는 못한다. 만약 부른 가격대로 현금을 낼 수 없다면, 그때는 재앙을 맞이하게 될 거니까. 그리하여 부상인들도 망설이게 됐다. 그들이 더 높은 가격을 외쳤다가 한지훈이 더 이상 받지 않는다면, 그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돈을 내야만 한다. “이 사람 누구야, 감히 카일 가문 유람선에서 이렇게 함부로 값이나 부르고. 죽고 싶어 환장한 건?”“그럴 리가. 카일 가문 경매 규칙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겠어?”“아무리 그래도 천억에 검 한 자루를 사다니, 미친놈 아니냐고!” 주위 사람들은 한바탕 소곤소곤 속삭였다. 한지훈은 그렇게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초점이 되었다. 동시에 주변에 서 있던 검은 정장의 사람들도 모두 한지훈에 눈을 고정시켰다. 혹시나 한지훈이 도망가기라도 할까 봐 다들 무거운 위압을 보였다. “한 선생님, 이... 이건 장난이 아니에요. 천억이라니,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긴 하냐고요!” 구원항은 창백해진 얼굴로 물었다. “하도 급하게 와서 돈을 챙겨 오는 걸 잊어버렸네요!” 하지만 한지훈은 평온한 안색으로 말했다. “네?”그 말에 깜짝 놀란 구원항은 기절할 뻔했다. 한 푼도 없는데 천억을 외
진우와 한지훈은 일단 구석진 자리를 찾아 앉았다. 이내 진우는 손으로 그 나무상자를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 저기 봐, 저 나무상자 안에 있는 것이 바로 진왕검이야!”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빛은 여전히 주위를 수색하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진왕검은 중요하지 않았다. 한지훈이 오직 찾고 싶은 건 용칠이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여전히 용칠의 종적을 찾지 못했다. 설마 용칠이 이 배에 없는 건 아니겠지? “한지훈, 뭐 찾아?”진우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한지훈의 모습에 작은 소리로 물었다. “용칠이 이 배에 없는 건 아니겠지?” 한지훈은 답답한 말투로 말했다. “반드시 있을 거야. 그런데 이 배는 개조를 거쳐 우리가 아는 구조랑은 좀 달라. 게다가 카일 가문에는 본래 무도 고수들이 많아. 그래서 이런 무자들의 기운을 차단하기 위해 수를 썼을 수도 있어. 그러니 인내심 갖고 찾아보자!” 진우는 작은 목소리로 충고했다. 바로 이때 명품 양복을 걸친 10여 명의 사람들이 갑판에 올라왔다. 얼핏 보아도 모두 동아시아의 얼굴들이긴 하지만, 한눈에 봐도 그들은 부상인 들이었다. 왁자지껄 쉴 새 없이 지껄이는 사람들의 소리에, 한지훈 일행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의 손짓에서, 그들이 이야기하는 주제가 바로 진왕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내 부상인들이 자리에 앉고 나서야 무대 위 노인은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마이크를 향해 말했다. “여러분 조용히 하시길 바랍니다. 이제 곧 경매가 정식으로 시작됩니다!”“경매에 앞서, 몇 마디 주의점을 얘기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경매에 내놓을 물품 중에는 솔로몬 왕의 정복자의 검, 용국 대 진시황제의 진왕검 그리고 수많은 유럽 궁정의 진품들이 있습니다!”“그렇기에 여러분들 중 누가 이 국보들을 얻게 되든, 다들 꼭 비밀을 지키셨으면 합니다. 더욱이는 이번 경매의 일을 입 밖으로 내서는 안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카일 가문이 절대 가만있지 않을 테고, 그 결과는 여러
일찍이 한지훈을 따라 남북을 오고 가며 전투에 참여했던 용칠은 그동안 수없이 한지훈과 생사를 같이 하였다. 그렇기에 용칠의 상황을 한지훈은 당연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용칠이를 잡아둔 상대가 누구든지, 무조건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곧이어 진우는 한지훈과 함께 무장 헬리콥터에 올라 동남 연해로 곧장 달려갔다. “우린 이번에 홍콩섬의 한 중개인을 통해 유람선에 올라야 해. 그렇지 않으면 설령 네 실력이 초연하다 하더라도 허무하게 당하게 될 거야. 그러다가 놈들을 놓칠 수는 없잖아!”진우는 말하면서 의자를 가볍게 두드리며, 기장더러 속도를 내라고 재촉했다. 반면 한지훈은 그저 잠잠할 뿐이다. 아무 말도 않는 한지훈의 모습에 진우는 다시 한번 유람선의 상황을 한지훈에게 이야기했다. 이내 그는 인피탈 한 장을 꺼내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 “한지훈, 이거 갖고 가. 다른 사람들이 너의 진짜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도록!”한지훈은 가면을 받자마자 진우가 가르친 방법에 따라 탈을 썼고, 역시나 아무런 허점도 없이 완벽했다. “역시 흑병대의 위장술은 제일이야!”한지훈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진우는 웃음을 보였다.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이술이야. 전 세계에서도 오직 우리 흑병대만 할 줄 아는 거지.” 뒤이어 거울 하나를 들어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 남들만 알아보지 못하는 게 아니라 한지훈 본인조차 자신의 위장을 꿰뚫어 볼 수 없었다. 이는 천신계 강자들의 눈을 속이기에는 최적이었다. 몇 시간 뒤 비행기는 홍콩섬의 한 군용 비행장에 착륙했다. 이때 명품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구 선생님, 안녕하세요!”진우와 한지훈 두 사람은 곧바로 비행기에서 뛰어내렸고, 진우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가 중년 남자와 악수를 했다. “진 선생님, 저희 빨리 가봐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경매 시간을 놓칠 수 있어요. 일단 경매가 시작되면 누구도 더 이상 배에 오를 수가 없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용칠 선생은 위험
크게 당황한 진우의 표정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야?”진우는 흑병대를 관리해 온 거의 20년 동안, 그 어떤 큰 풍랑도 겪은 적이 없었다.엄청난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서야 그는 절대로 이렇게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용칠이 잡혔대. 그리고 지금은 공해의 유람선에 있대. 내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그 유람선은 카일 경매장을 통해 얻은 가족 유람선이라고 하더라고. 게다가 그 배에는 고수들이 매우 많아서, 아마 무사히 구해내기도 어려울 거야!” “뭐?”그 말에 한지훈은 대경실색했다. 용칠이 잡혔다고? “어떻게 된 거야, 대체 용칠이가 어떻게 잡힌 건데? 그동안 계속 용경에 있었잖아?”한지훈이 의아하게 물었다. 진우는 마른 입술을 핥고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얼마 전에 국기 몇 개의 행방을 알아내고는 국왕께서는 원래 나더러 직접 가보라고 명령을 하셨어. 그런데 그때, 마침 너랑 동방 가문의 충돌이 발생한 거야!”“그래서 난 용칠더러 나 대신 가보라고 한 건데, 그 결과…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한 거야!”“사실 며칠 전, 흑병대는 용칠이 이미 잡혔다는 소식을 듣게 됐어. 게다가 지금은 유람선에 압송됐지만 머지않아 유럽까지 압송될 거야. 그 말은 즉, 우리가 용칠을 구해낼 수 있는 시간은 3일도 안 돼!”그는 이리저리 생각을 굴려봤지만, 역시나 한지훈과 함께 가는 것이 가장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필경 한지훈은 현재 천신계 강자니까. 비록 아직 금지령이 있긴 하지만, 곧 그 금지령도 해제될 것이다. 때가 되면 그 누구도 감히 한지훈을 추궁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물며 이번에 한지훈은 또 다른 하나의 특별한 신분으로 사람들의 눈앞에 나타나려는 것이지, 더 이상 용국 북양 왕 한지훈의 신분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고 나서야 진우가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카일 경매장? 흑병대도 그 유럽 가문을 상대할 수 없다는 거야?”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진우는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