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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7장

달빛에 기대어, 도윤은 풀숲과 나뭇잎으로 뒤 덮인 땅 위를 바스락 거리는 소리만 내며 점점 빨리 달아나는 한 남자를 보았다.

부드럽게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남자의 발걸음이 얼마나 날쌘지를 의미했고 솔직히 말해서 땅 위를 달려간다기 보단 미끄러지듯 가로질러 가는 듯 느껴졌다.

도윤은 이 남자의 기술이 상당히 수준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자신과 이 남자 사이에는 큰 차이는 없었다.

‘어딜 도망가려고..?’ 도윤은 살짝 비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신발 머리를 이용해 땅에서 나뭇가지를 발로 찼고 아주 정확하게 손가락으로 나뭇가지를 튕기자 마치 화살로 쏜 듯 도망치고 있는 남자에게로 나뭇가지가 날라갔다.

머지않아 나뭇가지는 남자의 등에 닿았고 요란한 ‘쿡’ 소리를 냈다. 나뭇가지의 충격이 너무 커서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산비탈을 굴러 내려갈 떼까지 몇 번이나 땅바닥에서 뒹굴었다.

놀랍게도, 도윤이 분명 다쳤을 그 남자를 보러 내려가자, 그 남자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런 흔적조차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상하네… 허공으로 사라진 것도 아니고’

그는 계속 주변 지역을 둘러보면서 자신이 방심했음에 눈살을 찌푸릴 뿐이었다. 잠시 뒤, 도윤은 정말로 아무 흔적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서 조용히 현장을 떠났다.

다른 곳에선, 어떤 한 사람이 비틀거리며 호텔 문을 삐걱 소리를 내며 열고서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그 사람의 팔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복면을 벗자, 아름다운 얼굴과 길고 검은 머리가 드러났다. 그녀의 흑발 머리는 가히 얼굴 빛을 더 창백해 보이게 했다.

‘정말 놀랍네’ 여자는 숨을 고르면서 헐떡이며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 거즈를 가지고 상처를 감싸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새, 셋째 날이 밝았고 드디어 공개 경매가 시작하는 날이었다.

지난 며칠동안 모든 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해 보였지만, 평화는 분명 겉모습일 뿐이었다.

어쨌거나, 3일 동안, 몇몇 세력들은 수많은 보이지 않는 전투와 견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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