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보자. 우리가 포위됐다고?”엄진우는 고개를 들어 이리저리 둘러보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좀 비켜줄래? 당신들 체취가 너무 강해서 음식 먹기 힘들어.”문신을 한 거대한 남자들이 서로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잠시 후, 그들은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죽기 전에 배부르게 먹고 싶다는 거지?”“저승길에 배고프지 않게 많이 먹으려나 봐.”엄혜우는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엄진우가 정말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쥐새끼 같은 것들, 왜 우리가 여기 있는지 알고 있지? 구기광 형님의 돈을 가져갈 때 이미 이 결과를 예상했겠지.”엄진우는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구기광 형님? 어느 구기광?”남자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멍청한 척해도 소용없어.”그 말이 끝나자마자 밖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나며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다. 그 사람은 땅에 떨어지면서 머리가 터져 나갔다.사람들이 즉시 얼굴이 창백해졌다. 바닥에 쓰러진 사람을 확인한 그들은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구기광 형님!”엄진우는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이게 네가 말한 구기광 형님이냐?”“왜 구기광 형님이 죽었지?”문신한 남자가 얼굴이 창백해져 말했다.엄진우는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내가 죽이기로 했기 때문이야.”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들은 모두 상황을 깨달은 듯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엄혜우는 놀라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오빠... 계속 옆에 있었는데 어떻게 구기광을 죽였어?”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빠가 겁준 거야. 아마도 구기광이 평소에 원한을 산 사람이 많아서 누군가 틈을 타서 그를 없앴겠지.”엄혜우는 문득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죄는 지은 대로 간다고 참 말이 맞는 것 같아.”엄진우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그러나 속으로는 웃고 있었다. 개뿔! 이런 양아치를 죽이는 데 굳이 직접 나설 필
집에 돌아온 엄진우는 들어서자마자 갑작스러운 한기에 몸을 떨었다.“이상하네. 집에 에어컨을 켜놨나? 왜 이렇게 춥지?”“엄진우, 돌아왔어?”예우림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예우림 말고도 익숙한 여자 목소리가 있었다.설마... 깜짝 놀란 엄진우는 본능적으로 시선을 돌려 보았다. 눈에 들어온 것은 풍만하고 하얀 피부에 아름다운 엉덩이 라인을 가진 여자였다.“조연설!”엄진우는 놀랐다.“엄진우, 며칠 전에 만난 거 아니었어? 나를 보고 이렇게 놀랄 이유가 뭐야?”조연설은 평소와는 달리 흰 스타킹과 짧은 오피스룩을 입고 있었다.그녀는 엄진우가 들어오자 커피잔을 들어 우아하게 한 모금 마셨다.반면 예우림은 팔짱을 끼고 검은 스타킹과 타이트한 치마를 입고 있었다.“한 시간 전에 메시지를 보냈는데 인제야 돌아와? 차라리 돌아오지 않는 게 나았겠어.”예우림은 엄진우를 비꼬며 차갑게 말하더니 곧 조연설에게 이해심 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조 청장님, 집에서 남편을 꾸짖는 것이 불법은 아니겠죠?”조연설은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예우림 씨도 참, 당신은 유학파 박사잖아요. 국내 법률에 대해 저보다 더 잘 알 텐데. 알면서 왜 물어봐요? 하지만 말이에요. 방관자로서 한마디 해야겠어요. 남편을 그렇게 대하다가 어느 날 다른 여자에게 빼앗기지 않겠어요?”예우림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엄진우가요? 그럴 용기는 없을걸요!”엄진우는 갑자기 등골이 오싹했다.뭔가 잘못됐어. 이 상황은 완전히 이상해!왜 조연설이 이 집에 있는 거지? 그리고 이 두 여자... 겉으로는 친절하게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신경전이 느껴져. 뭐지, 이 일촉즉발의 위기감은!“엄진우, 나 너 찾으러 왔어.”조연설이 말했다.“지난번 그 사건 해결책을 생각해 냈어...”“지난번 무슨 사건? 전 모르는 일인데요?”예우림은 즉시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이건 예우림 씨와는 상관없이 우리 둘의 사적인 일이에요.”조연설이 단호하게 말했다.엄진우는 순간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엄진우는 아연실색했다. 왜 문을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이상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 두 여자는 완전히 물과 불이었고 방금까지는 억지로 평온하게 말하고 있었는데 그가 들어오는 순간 폭발해 버린 것이다.함께 씻으며 몸매를 비교한다고?이건 엄진우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정말 어이가 없어. 거실에서 이 황당한 상황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욕실에서는 곧 두 여자의 과장된 칭찬이 들려왔다.“흥! 실제로 보니까 더 크네요.”“당신도 나쁘지 않네요. 옷이 너무 꽉 끼어서 몸매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나 봐요.”“이렇게 말하면 우리 둘이 서로 보는 것만으로는 누가 더 좋은지 비교할 수 없다는 거네요?”“선수와 심판을 동시에 할 수는 없으니 제3자를 찾아서 평가해야겠어요.”“엄진우, 들어와서 우리 둘 중 누구 더 몸매가 좋은지 평가해 봐!”조연설이 단호하게 말했다.이 말에 욕실 밖의 엄진우는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가만히 있어도 하늘에서 떡이 떨어지다니! 이런 좋은 일이!그는 기뻐서 서둘러 대답했다.“응. 알겠어.”하지만 다음 순간 예우림은 차갑게 말했다.“어딜 들어와? 여자들끼리 단결해야죠. 어부지리로 저 남자를 이득 보게 해서는 안 돼요.”“맞아요. 엄진우, 한 발짝이라도 들어오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두 여자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 팀이 되어 그를 막았다.엄진우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알았어, 알았어. 들어가지 않을게.”그러니까 여자는 정말 신기한 생물이야.하지만 그 순간 욕실에서 두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꺅! 엄청 큰 바퀴벌레다!”“막 날아다녀!”“빨리 옷 입고 나가요.”두 사람은 안에서 갑자기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하며 말했다.“꺅! 왜 우리 둘의 옷을 변기에 떨어뜨려요. 다 젖었잖아요.”급해서 옷도 입을 수 없었다.“조연설 씨, 당신은 집행청 청장이라 싸움도 잘하잖아요. 빨리 이 바퀴벌레 잡아요. 저한테 날아올 거 같아요. 꺄아악!”예우림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조연설도 말이 잘 나오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최상의 몸매가 또 한 번 엄진우의 눈에 확연히 들어왔다.마치 두 개의 공개 전시된 예술품처럼 엄진우는 감상하는 눈빛으로 보았다.“두 사람 엉덩이에 다 점이 있네.”그는 말하면서 손을 자연스럽게 올렸다.“긴장하지 마. 부끄러워하지도 마.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 이미 다 봤어. 하지만 이렇게 비교하면서 보는 건 처음이네. 예 대표, 여기서 양심적인 말을 해야겠어. 당신의 엉덩이는 확실히 조연설 씨보다 못해. 조 청장, 당신도 내가 일방적이라고 생각하지 마. 있는 그대로 말하는 거야. 당신의 몸매는 예 대표처럼 그렇게 입체적이지 못하고 풍만하지 않아. 이렇게 보면 두 사람에겐 각자 장단점이 있어서 우열을 가릴 수가 없네. 두 사람에게 각각 90점씩 줄게.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싶으면 나한테 미인계를 써야 할 걸...”찰싹! 찰싹! 예우림과 조연설이 동시에 엄진우의 얼굴을 때렸다.“변태!”“쓰레기!”“꺼져!”두 사람은 화가 나서 수건을 집어 들고 빠르게 욕실에 나갔다. 엄진우는 얼굴을 감싸며 여전히 웃고 있었다. 두 사람의 손길이 전혀 강하지 않고 오히려 부드러웠기 때문이었다.쩝! 이게 바로 츤데렌가? 아니면 그가 한 칭찬을 묵인한 건가?약 5분 후, 옷을 새로 갈아입은 조연설이 혼자서 엄진우의 방으로 들어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예우림 씨와 말다툼하느라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을 거의 잊을 뻔했어.”엄진우가 비웃으며 말했다.“날 탓하지 마. 이 일은 조금도 내 잘못이 아니야. 내가 들어와서 몇 마디도 안 했는데 두 사람이 욕실로 가서 몸매 비교했잖아.”조연설은 그를 훑어보며 화를 냈다.“그거 다 당신 때문이잖아. 엄진우, 내가 이번에 온 이유는 사실 아주 중요한 일을 말해주기 위해서야. 어쩌면 성안 각종 세력의 표적이 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라.”엄진우는 놀라서 눈을 가늘게 떴다.“요즘 사라진 게 이 일을 위해 뛰어다녔던 거야?”“결국 나 때문에 생긴 일이니까.”조연설은 여전히 내심 미안해하며 상세
“음...”엄진우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예정현의 승계는 원래 그가 주도한 일이었다.예흥성은 너무나 잔꾀를 부리기 좋아했다. 하지만 엄진우는 그런 잔꾀를 부리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총명한 사람은 그렇게 급히 수단을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예우림이 놀라며 말했다.“이렇게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도 어떻게 그렇게 침착할 수 있지? 혹시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그럴 리가. 예흥성 그 늙은 여우가 워낙 음흉하고 교활해서 이렇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엄진우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부인했다.“그 새 주인 예정현은 당신과 접촉했어?”“방금 예정현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우리에 대한 지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더 많은 지지를 해준다고 했어.”예우림은 눈빛이 빛났다.“보아하니 예흥성보다 좋은 사람인 것 같아.”엄진우는 미소를 지었다.“그렇다면 다행이네.”자기가 세운 꼭두각시가 예우림에게 잘해주지 않을 리가 없었다.사실 창해시 예씨 가문을 무너뜨리는 것은 엄진우에게 아주 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는 예우림의 강한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일부 일에는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예우림이 여전히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걸 보니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았다.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왜 그래? 더 좋은 동맹을 얻게 되었는데 기쁘지 않아? 오늘은 요리하지 말고 밖에 나가 먹자. 축하하는 의미로.”그러나 예우림은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엄진우, 방금 당신과 조연설의 대화를 다 들었어.”“그때 당신은 나 때문에 홍의회를 쓸어버리고 9대 수진 가문과 적이 되었어. 이제 그들이 복수를 하려는 거야?”엄진우는 순간 멍해졌다. 조연설의 방문은 당연히 예우림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엿듣는 것도 당연했고 결국 숨길 수 없었다.“예 대표, 너무 자책하지 마. 당신의 사건은 단지 도화선일 뿐이야. 나와 9대 수진 가문 사이의 갈등은 그 정도뿐만 아니야...”“그러면 왜 조연설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녀는 화가 나면서도 두려웠다. 그러더니 눈가가 저도 모르게 촉촉해졌다.“안 돼. 내가 살아있는 한 엄진우가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어. 혼자서 어떻게 9대 수진 가문과 싸울 수 있겠어.”상대는 성안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 9대 수진 가문이다.각 가문의 뒤에는 강남성에서 순위권에 드는 무도종사들이 있다고 들었다.매 세대 강남성 무도랭킹 20위 안에 드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이 9대 수진 가문에 있다.더구나 은거하고 있는 무도 괴물들은 강남성 무도 순위를 훨씬 능가하는 강자들이다.“하지만 지금 성안에서 누가 9대 수진 가문을 막을 수 있을까?”예우림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드래곤 크루? 안 돼. 엄진우는 이미 드래곤 크루를 완전히 적으로 만들었어.성부도 안 될 거야. 가진 인맥만으로 9대 수진 가문과 맞서게 할 수 없어.“사실 한 사람이 더 있었어.”문득 예우림은 깨달음을 얻은 듯 머리를 치며 말했다.“북강 공주 오윤하!”하지만 오윤하는 그녀의 라이벌인데...어릴 때부터 자존심이 강한 예우림이 그 교만하고 성격이 더러운 오윤하에게 부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았다.하지만 잠시 고민 후 그녀는 결심을 하고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어쨌든 지금 엄진우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해. 그에 비하면 체면 같은 것은 정말 중요하지 않아.”오윤하는 높은 지위와 권력을 가져서 예우림 같은 평범한 사업가가 접근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하지만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강남성의 갑부 금복생이다.예우림은 적극적으로 전화를 걸어 부탁했고 금복생은 자기의 인맥을 총동원하여 어렵게 오윤하와 연락이 닿았다.......성안 시 중심에 위치한 어느 한 별장에서 오윤하는 화려한 수영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끼고 우아하게 수영장 옆 파라솔 아래에 누워 있었다.그리고 예우림은 그녀를 마주 보고 서 있었다.오윤하는 집사가 건네준 고급 과자를 받아 한 입 물어뜯고는 옆의 개한테 던져줬다.집사는 즉시 눈치채고 말했다.“아가씨, 혹시 새로 온 미
“단 이 일이 나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면요.” 오윤하는 교활하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순간 예우림은 심장이 철렁해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떤 이득을 원하죠?” “간단해요. 엄진우 옆에서 떨어져요. 가능하다면 영원히 사라지는 게 좋겠네요.” 오윤하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 “뭐라고요?” 예우림은 마치 천둥에 맞은 듯 몸을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그대로 넘어질 뻔했다. 예상을 벗어난 요구지만 일리 있는 요구였다. “엄진우는 내 남자예요. 난 그 사람이 완전히 내 남자가 되길 바랄 뿐이죠.” 오윤하는 턱을 괴고 말했다. “예우림 씨는 나한테 너무 큰 위협이죠. 이번에 도움을 줬다고 하더라도 그 멍청한 남자는 나한테 고마워하지 않아요. 예우림 씨가 떠나지 않는 한.” 예우림은 깊은 고민에 빠진 채 복잡한 표정을 지었지만 엄진우를 구하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엄진우를 떠나면 확실히 구해줄 수 있어요?” 예우림이 더듬거리며 물었다. “물론이죠. 겨우 9대 수진 가문 따위, 난 안중에도 두지 않아요. 그들은 단지 강남에서만 설쳐댈 수 있을 뿐, 북강에서는 악취 나는 벌레 취급도 못 받아요.” 오윤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사실 그녀는 속으로 많이 놀랐다. 예우림이 여태 엄진우의 진짜 신분을 모르고 있었다니. 그렇지 않았다면 직접 찾아왔을 리가 없었다.풉, 보아하니 엄진우 마음속에서 예우림의 지위도 별로 높지 않은 것 같군. 예우림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좋아요. 그렇게 할 게요.” 오윤하는 살짝 놀라웠다. “이렇게 쉽게 찬성한다고요? 흥정은 안 하고요?” “필요 없어요. 엄진우만 살릴 수 있다면 난 뭐든 할 수 있어요.” 예우림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평온하게 말했다. “다만... 내가 떠난다고 해서 오윤하 씨가 그 남자를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해요? 그 남자에게는 여자가 나 하나뿐이 아니에요.” 예우림의 도발적인 말에 오윤하는 안색이 일그러졌다. “그건 예우림 씨가 신경 쓸 일이 아니에요. 나
예우림은 태연하게 말했다. “좋아요. 오윤하 씨의 술, 고맙게 받죠. 하지만 머리에 끼얹는 건 별로니 그냥 마셔도 괜찮겠죠?” 말을 마친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상대의 손에서 술병을 빼앗아 뚜껑을 열었다. 오윤하는 순간 당황했다. “30년 된 술을 단숨에 마시겠다고요?” 이렇게 독한 술을... 술을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이렇게 마시지는 않을 텐데. 만약 이걸 다 마시면 구급차를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자 예우림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왜요? 내가 여기서 죽기라도 하면 엄진우가 당신을 원망할까 봐 두려운가요?” 그러자 오윤하는 순간 화를 내며 말했다. “좋아요. 그렇게 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상대해 줄게요.” 오윤하는 고개를 돌려 부하직원에게 명령했다. “내 주치의한테 연락해서 팀원들 전부 데리고 오라고 해. 마시다가 쓰러지면 응급조치해서라도 끝까지 다 마시게 해!” 오윤하의 눈에는 전에 없던 분노가 치솟았다. “죽고 싶어요? 그렇다면 내가 친히 도와주도록 하죠.” 예우림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누가 먼저 쓰러지는지 두고 보죠.” 예우림은 바로 고개를 들어 올리고 술병을 입에 댔다. 이때,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그녀의 손에서 술병을 빼앗았다. 꿀꺽꿀꺽! 엄진우는 술병을 빼앗아 단숨에 마셔버렸다. “엄진우!” 두 여자는 동시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언제 온 거지? “술 좋네. 북강에서 공수해 온 30년 된 술이라, 정말 그리운 맛이군.” 엄진우는 2초 만에 한 병을 다 마셔버리고 입가를 닦으며 말했다. “이런 좋은 일은 나한테 알려줘야지. 술도 마시고 여자들의 싸움도 구경하고, 얼마나 재밌어.” 예우림과 오윤하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예우림이 물었다. “여긴 왜 왔어?” “금 회장님이 바보야? 오윤하를 찾는 이런 큰일을 나한테 말 안 했겠어?” 엄진우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난 당신이 오윤하를 찾을 줄 생각도 못 했어. 그런데 오윤하,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