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흥찬의 말에 예우림은 혈압이 올라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실 생각이죠? 잊지 마세요. 전에 호문 소주와 결혼하라고 하셨는데 호문은 이미 멸망했어요. 이패왕은 행방불명이고 그의 아들은 이미 병원에서 죽었다고요.” 예흥찬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지나간 일이야, 우림아. 너도 요즘 창해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들은 바가 있을 거다. 우리 라이벌 진씨 가문은 정제불명의 세력에 의해 멸문당했다. 사대 고대 무가는 이제 삼대 고대 무가가 되었어. 하지만 이 거대한 권력의 공백 속에서 한 가문이 그 기회를 잡고 일어섰는데 바로 공씨 가문이다. 공씨 가문의 공성그룹은 일약 부상하여 이 창해시에서 발전 속도가 가장 빠른 기업이 되었다. 그게 다가 아니다. 공씨 가문의 선조들은 이미 절정대종사에 입문하여 단숨에 기타 세 가문 위에 올라서게 되었어.” 예흥찬은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했다. “공씨 가문의 공자명은 우리 회사에 아주 관심이 많아. 하지만 그건 그저 포장일 뿐, 공자명이 진짜 관심을 가진 건 바로 너야.” 예흥찬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우림아, 공씨 가문은 당시 호문보다 수백 배나 더 강해. 네가 만약 공씨 가문의 며느리가 된다면 우리 예씨 가문은 반드시 창해시에서 고대 무가 다음으로 버금가는 명문가로 부상할 수 있다.” 여기까지 들은 예우림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저기요, 사람은 정말 변하지 않네요? 전 절대 허락할 수 없어요! 또 이런 일로 저 협박하신다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예흥찬의 체면을 전혀 봐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하지만 예흥찬의 다음 말은 그녀를 그대로 얼어붙게 했다. “예우림, 까불지 마. 네 엄마 유골이 내 손에 있다는 거 설마 잊었어? 네 엄마 유골이 물고기 먹이가 되길 바라는 거 아니겠지?” 순간 예우림의 두 눈에는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그거 당신 며느리 유골이자 제 엄마의 유골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수
그 말에 예정국으 사색이 되어 말했다. “아버지, 아버지. 제가 잠깐 머리가 어떻게 됐나 봐요. 마음에 두지 마세요. 우림이 엄마 유골은 아버지에게 전적으로 맡길 게요. 전 아무 의견이 없어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예정국은 절대 예씨 가문을 떠나서 살 수 없었다. 비록 예우림의 어머니에게 감정이 남아있긴 하나 더 중요한 것은 현실이다. 예씨 가문에서 쫓겨나 호화로운 생활을 잃는 거에 비하면 차라리 사랑했던 여자의 유골을 하수구에 버리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다. 예정국의 우물쭈물한 모습에 예우림은 솟구치는 화를 참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예정국! 당신은 죽은 아내도 팔아먹을 만큼 비열한 사람인가요? 당신한테 양심이란 게 있기나 해요?” 그녀는 자기가 이런 더러운 사람의 피를 가졌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너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나 있어?” 예정국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네가 매번 가문의 뜻을 거역하지만 않았더라도 할아버지가 이러셨겠냐고! 예우림, 당장 할아버지한테 그러겠다고 약속해! 정말 네 엄마가 하수구에 버려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 예정국도 이참에 그녀를 밀어붙였다. “개돼지만도 못한 사람들!” 예우림은 화가 나서 치가 다 떨렸다. 이런 사람들이 그녀의 가족이라고? 차라리 고아만도 못하다. 예흥찬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림아. 우린 가족이야. 그러니 넌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우리 예씨 가문의 이익을 위해 몸을 던져야 해.” “어떡하면 우리 엄마 봐주실래요?” 예우림은 두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 “간단해. 첫 번째는 며칠 뒤 공씨 가문과 예씨 가문의 부동산 프로젝트 테이프 커팅식에 반드시 참석하는 거야. 그리고 그날 현장에서 공자명과의 혼사를 확정하는 거지.” 예흥찬은 속사포처럼 요구를 내뱉었다. 예우림은 잠시 침묵하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 “그래요. 그렇게 할 게요.” 어머니는 그녀의 약점이다. 하여 그녀는 어머니의 유골 때문에라도 예흥찬의 조건을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좋아
방법이 없다. 엄진우는 하는 수 없이 문 앞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부대표님! 안에 있는 거 다 아니까 나랑 얘기 좀 해요! 내가 뭘 잘못했어요? 잘못한 게 있으면 말해줘요. 내가 고칠게요.설마 내가 싫어진 거라면 직접 얼굴 보고 말해요! 아무런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이혼 통보만 받았는데 내가 어떻게 이해해요? 그러니까 이유라도 말해 줘요!” 엄진우는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지만 예우림은 귀가 먹었는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았으며 그저 그를 혼자 내버려두었다. 엄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걱정 마요. 절대 부대표님 집에 들어가지 않고 여기서 얌전히 기다릴게요. 나한테 이유 설명해 줄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 거예요. 이유를 듣기 전에는 나 절대 못 가요!” 커튼 뒤에 숨어 엄진우를 보고 있던 예우림은 한숨을 내쉬었다. “엄진우, 천진하네. 진상을 알아도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넌 고작 평범한 회사원이잖아. 됐다. 마음대로 해. 인내심이 소진되면 알아서 떠나겠지.” 어느덧 저녁이 되었고 엄진우는 아직도 예우림의 집 앞에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람이 불고 태양이 내리쬐었지만 그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예우림은 그의 의지가 놀라웠다. “엄진우 벌써 열두 시간 가까이 저기 서있었어. 직업군인이라도 할 수 없는 일이야.” 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측은한 마음이 들어 결국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려갈까?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니 어쩌면 상대는 이미 체력의 한계에 다다랐을지도 모른다. 조금만 더 버티면 떠날 수도 있지 않을까? 바로 이때, 긴급 뉴스가 전해졌다. “긴급 소식입니다. 오늘 밤 태풍이 창해시에 상륙할 예정이며 바람 세기는 15급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규모의 강한 천둥 폭풍우가 동반되어 건물에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 시민 여러분은 반드시 집에 머무르시고 외출을 삼가하십시오.” “태풍?” 예우림은 그제야 깨달았다. 창밖에는 이미 바람이 불고 검은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는데 이건
“엄진우, 너 왜 아직도 여기 있어?”예우림은 벼락에 맞은 듯 그 자리에 굳어져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설마 어젯밤 폭우 속에서 밤새도록 기다린 건가? 맙소사! “내가 그랬잖아. 나와서 이유 설명해 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엄진우는 꿈쩍도 하지 않고 여전히 강인한 눈빛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순간 예우림의 눈동자엔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엄진우를 와락 끌어안더니 그의 가슴을 두드리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 왜 이렇게 바보 같아. 그러다가 죽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상관없어.” 엄진우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 “나한테 넌 세상이야, 예우림. 세상에 여자는 많지만 난 오직 너 하나만 좋아해.” 예우림은 더는 차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내가 그렇게 좋아?” 이 순간, 그녀는 차가운 상장 대기업의 부대표가 아닌 평범한 여자가 되어 자기의 감정을 표현했다. “그걸 꼭 말해야 알겠어?” 엄진우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그래서 대체 무슨 일인데? 사실대로 말해줘, 응?” 예우림은 조마조마한 말투로 말했다. “할아버지가 너랑 이혼하고 공씨 가문의 공자명과 결혼하라고 협박했어. 며칠 뒤 두 기업에서 손잡은 프로젝트 테이프 커팅식에서 혼약을 맺을 거야.만약 내가 거절한다면 우리 엄마 유골을 하수구에 던져버린대.” 그 말에 엄진우는 화가 나서 혈압이 치솟았다. “할아버지 입으로 한 말이라고? 대박이다, 어떻게 손녀딸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개보다도 못한 어른이네. 개도 자기 새끼는 아낄 줄 알아. 하수도의 쥐새끼보다 더 역겹군.” 엄진우는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해결할게.” 그러자 예우림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물었다. “네가 해결한다고? 안돼. 그러다 죽을 수도 있어. 상대는 공씨 가문이야. 사대 고대 무가의 새로운 가문이라고.” “소씨 가문도 두렵지 않은데 내가 고대 무가를 두려워할 것 같아?” 엄진우가 코웃음을 치자 예우림은 어이
그 말을 끝으로 엄진우는 삽시간에 사라져 버렸고 예우림은 혼자 멍하니 서서 얼떨떨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금의 그녀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뒤섞여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쩌면, 실날같은 희망이라도 있지 않을까? ... 엄진우에게 있어 예우림의 일은 모레라야 해결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엄씨 가문이다. 원수를 갚은 타이밍이 되었다. 엄진우는 하수희를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이 계획을 알려주지 않았다. 이건 엄진우 혼자만의 복수다. 오후 3시, 엄씨 저택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오늘은 엄비호의 딸, 엄지은의 아이가 태어난 지 막 한 달 되는 날이다. 두 달 전, 엄지은은 다른 도시 명문가 아들과 결혼했다. 상대는 비록 고대 무가가 아니지만 명성이 자자한 금융 거물이라 엄씨 가문의 앞날에도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었다. 사실 두 사람은 오랜 열애 끝에 배가 불러서 하는 수 없이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곧 그들은 아들을 낳았다. 엄씨 어르신은 이 혼사를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여인의 몸으로 가문에 강력한 이익을 가져왔으니 그야말로 수지가 맞는 장사이다. 하여 증손주가 태어난 지 한 달이 되는 이날, 큰 잔치를 벌이라고 명령했다. 물론 오늘 가장 기쁜 사람은 엄비호이다. 증손주의 탄생으로 엄씨 어르신은 이 자리를 빌어 그의 후계자 신분을 정식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둘째 형님, 경하드립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우리 엄씨 가문의 운명을 잘 이끌어주세요.” “고난을 함께 한 우리를 잊으셔서는 절대 안 됩니다.” 엄씨 가문 사람들은 잇달아 허리를 굽신대며 듣기 좋은 말을 내뱉었고 하나같이 귀중한 물건을 선물했다. 잔뜩 신난 엄비호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가족끼리 그런 말은 넣어둬. 내가 엄씨 가문 가주가 되면 다들 잘 돌봐줄 걸세. 적어도 가문 수당은 두 배로 늘려줄 거야.” 그 말에 사람들은 잔뜩 신이 나서 환호를 질러댔다. “둘째 형님,
흑백의 영정 사진에 가장 분노한 사람은 엄씨 어르신이다. 그는 격노하여 소리를 질렀다. “네 이놈!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냐! 당장 치우지 못해!? 경사스러운 날에 감히 불길한 물건을 들고 오다니! 우리 가문을 능멸하는 것이냐!” 엄비호도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여봐라! 저 영정 사진 당장 밖에 던져 버려!” 좋은 날에 불길한 행동을 하면 액운을 가져오기에 엄씨 가문은 치를 떨며 말했다. “누가 감히!” 엄진우의 날카로운 눈빛에 경호원들은 순간 겁에 질려버렸다. 그들은 마치 남극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을 맞은 듯 온몸이 얼어붙어 도무지 움직일 수 없었다. 화가 난 엄비호는 발을 동동 구르며 욕설을 내뱉었다. “모자란 것들! 너희들이 그러고도 나한테서 월급을 받아?” “비호야, 넌 엄씨 가문의 후계자야. 그러니 체통을 지켜.” 엄씨 어르신의 싸늘한 호통에 엄비호는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 “네, 아버지. 죄송합니다.” “큰일을 할 사람은 감정을 쉽게 드러내서는 안 돼.” 엄씨 어르신은 용두 지팡이를 들고 엄진우에게 천천히 다가오더니 그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엄진우, 넌 엄영우를 평생 사내 구실도 못하게 만들었고 또 정씨 가문의 힘을 빌어 우리 엄씨 가문의 수많은 자제를 죽였어. 그래도 난 다 용서할 수 있어. 하지만 오늘은 우리 가문에 경사가 있는 날이야. 그런데 영정 사진을 들고 온 건 어떤 의미지?” 엄씨 어르신이 싸늘하게 물었다. “너와 비호 사이의 원한은 사적으로 해결해. 엄씨 가문 전체에 도발하는 건 너한테도 이득이 될 게 없어. 어쨌든 너도 엄씨 가문의 혈육이니 네 아버지 영정 사진 들고 당장 떠나. 그러면 없던 일로 해 줄 수 있어.” 사실 이건 진심이 아니다. 엄씨 어르신은 엄진우의 실력을 목격한 적 있기에 사실은 그가 두려워서 일부러 관대한 척 말했다. 만약 여기서 싸움이 일어난다면 엄씨 가문은 큰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럴 바엔 차라리 뒤로 물러서서 상대에게도 물러설 기회를 주는 것이 엄씨 가
"으악!"순간 엄비호의 손가락은 뼈와 살이 분리되었고 온몸은 경련을 일으켰다. 그는 미친 듯이 엄진우를 향해 덮쳐들었다. "개 같은 자식! 나 너 죽여버릴 거야! 당장 죽여버릴 거야!" 엄진우는 머리도 들지 않은 채 상대의 무릎을 향해 다리를 휘둘렀고 엄비호의 무릎은 그대로 부서져 버렸다. 털썩. 이내 엄비호는 다리가 부러져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는데 장면은 아주 처참했다. "으아아악!" 그는 가슴속에 꽉 찬 분노를 터뜨릴 곳이 없어 처참한 비명을 질러댔다. 엄씨 가문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무리 천부적인 기질은 없다지만 그래도 상대는 엄씨 가문의 둘째 아들이다. 엄씨 어르신의 배양과 엄씨 가문의 수많은 수행 자원 덕분에 그도 50세의 나이에 내력대만원종사가 될 수 있었는데 이는 대종사인 엄씨 어르신과는 고작 한 끗 차이였다. 그런데 엄진우의 한 방에 저렇게 무너진다고? 저게 사람인가? 엄씨 어르신도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크게 벌렸다. 그는 엄진우의 실력이 단지 비슷한 또래에서 강한 편이라고, 레벨로 치면 대략 외경절정종사쯤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내력대만원종사를 너무 쉽게 이겨버렸다. 엄진우가 말했다. "감히 내 앞을 막는 자가 있다면 똑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될 거야. 엄비호보다 더 강한 자가 있으면 어디 한 번 나와."살기등등하던 엄씨 가문 무도종사들은 순간 풀이 죽어 서로의 눈치만 보았다. 시선을 엄비호에게 돌리니, 엄비호는 이미 거품을 문 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모두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비록 가문의 명예도 중요하지만 일단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엄진우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빈정거리며 웃어 보였다. "나설 사람이 없어? 이게 창해시 전설, 사대 고대 무가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소유한 엄씨 가문인 건가? 수천 년의 역사가 만들어낸 게 고작 이런 쪼다들이야?"말을 끝낸 엄진우는 허리를 쭉 펴고 기세등등하게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엄진우가 로비에 가까워질수록
두 사람은 비록 여태 조용히 살아왔지만, 이런 큰 행사에서 누군가 공공연하게 엄씨 가문을 도발한다면 반드시 강자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줘야 가문의 체면을 잃지 않는다. 그런데 엄진우는 그들이 상상한 것과 다르게 시큰둥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그래서 내 앞을 막겠다고?" "당연한 소리!"엄전호는 쌀쌀맞게 말했다. "반역자 엄비왕의 영정 사진을 엄씨 저택 로비에 건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 새끼한테 그럴 자격이나 있어?" 엄무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은혜도 모르는 놈은, 유골을 아주 바닥에 쫙 깔아줘야 해요. 우리 가문 사람들이 오며가며 전부 짓밟을 수 있게.""엄진우! 네 아비뿐만 아니라 너도 곧 한 줌의 재가 될 거야." 두 사람의 건방진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갑자기 공포의 기운이 사면팔방으로 몰려왔다. 깜짝 놀란 두 사람은 순간 머리를 쳐들고 진기를 내뿜으며 그 기운을 물리치려고 했다. 엄진우의 강력한 기운은 강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들을 진압했다. 엄진우가 말했다. “나한테 덤비고 싶어? 당신들은 자격 없어.” 그는 상대를 완전히 무시한 채 계속 로비에 들어섰다. 그런데 이 순간, 엄전호와 엄무호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사시나무 떨듯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이건 공포의 경지를 벗어난 진압이다. 그들이 겪어본 가장 강력했던 기운은 바로 대종사인 엄씨 어르신의 기운이었는데, 엄진우의 기운은 엄씨 어르신보다 최소만 배는 강력했다. 마치 인간이 우주의 은하수에 홀로 서있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어떻게 된 거지?” 엄씨 가문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격렬한 싸움이 발생할 줄 알고 미리 몸을 풀고 있었는데 이게 끝이라고? 엄씨 가문 신세대 최강자라 불리는 두 인물이 이렇게 무릎을 꿇었다. 심지어 싸우지도 못하고 말이다. “어이가 없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두 사람 오줌까지 지렸어. 바지 다 젖었잖아. 그 정도라고?” “설마 지금 엄진우한테 겁먹은 거야?” 사람들은 도무지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