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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하지만 엄진우가 방에서 나간 이유는 따로 있었다.

청용의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엄씨 가문에 대한 공격은 이미 시작했습니다. 사흘 안에 엄씨 가문의 모든 산업은 문을 닫게 될 겁니다. 그리고 엄비룡과 엄비호의 가족들도 모두 우리의 감시하에 있습니다.”

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르신은 아직 건들지 마. 내 생각엔 어르신도 그 일을 몰랐을 것 같아.”

청용은 멈칫하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명왕님, 정말 많이 변하신 것 같습니다.”

“뭐라고?”

엄진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예전의 명왕님이었다면, 아마 5분도 안 돼 그들을 전부 학살했을 것입니다.”

북강 폭군이라는 타이틀은 장난이 아니다. 그건 무수한 시체로 쌓아 올린 것이다.

엄진우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네가 틀렸어. 난 그들이 쉽게 죽는 걸 바라지 않을 뿐이야. 제발 죽여달라고 나한테 싹싹 빌 때까지 아주 천천히 괴롭혀 줄 거야. 아니면 너무 시시하잖아.”

엄진우는 하찮은 미소를 지으며 또박또박 말했다.

죽이는 건 너무 쉬운 일이다.

하지만 죽음으로 다가가는 절망은 죽기보다 더 괴로운 느낌이 될 것이다.

엄진우의 말에 청용은 순간 소름이 돋더니 식은땀이 흘리기 시작했다.

역시 엄진우, 역시 명왕이다.

“아, 명왕님. 오윤하가 엄진우라는 이름으로 뒤를 캐고 있습니다. 심지어 북강의 인맥을 동원하여 명왕님의 군인 시절 기록을 뒤지려고 합니다.”

청용의 말에 엄진우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야? 이 여자 지금 날 캐고 있다고?”

만약 엄진우가 바로 명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맨날 그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닐 것이 뻔하다. 생각만 해도 무섭다.

“너 내 입대 서류 대충 조작해서 그 여자 좀 속여줘.”

지금으로선 다른 방법이 없다.

청용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명왕님, 근데 약혼녀가 보통 인물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계속 속일 자신 있으십니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하루라도 더 미루는 거지.”

엄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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