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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방법이 없다.

엄진우는 하는 수 없이 문 앞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부대표님! 안에 있는 거 다 아니까 나랑 얘기 좀 해요! 내가 뭘 잘못했어요? 잘못한 게 있으면 말해줘요. 내가 고칠게요.

설마 내가 싫어진 거라면 직접 얼굴 보고 말해요!

아무런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이혼 통보만 받았는데 내가 어떻게 이해해요?

그러니까 이유라도 말해 줘요!”

엄진우는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지만 예우림은 귀가 먹었는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았으며 그저 그를 혼자 내버려두었다.

엄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걱정 마요. 절대 부대표님 집에 들어가지 않고 여기서 얌전히 기다릴게요. 나한테 이유 설명해 줄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 거예요. 이유를 듣기 전에는 나 절대 못 가요!”

커튼 뒤에 숨어 엄진우를 보고 있던 예우림은 한숨을 내쉬었다.

“엄진우, 천진하네. 진상을 알아도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넌 고작 평범한 회사원이잖아. 됐다. 마음대로 해. 인내심이 소진되면 알아서 떠나겠지.”

어느덧 저녁이 되었고 엄진우는 아직도 예우림의 집 앞에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람이 불고 태양이 내리쬐었지만 그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예우림은 그의 의지가 놀라웠다.

“엄진우 벌써 열두 시간 가까이 저기 서있었어. 직업군인이라도 할 수 없는 일이야.”

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측은한 마음이 들어 결국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려갈까?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니 어쩌면 상대는 이미 체력의 한계에 다다랐을지도 모른다. 조금만 더 버티면 떠날 수도 있지 않을까?

바로 이때, 긴급 뉴스가 전해졌다.

“긴급 소식입니다. 오늘 밤 태풍이 창해시에 상륙할 예정이며 바람 세기는 15급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규모의 강한 천둥 폭풍우가 동반되어 건물에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 시민 여러분은 반드시 집에 머무르시고 외출을 삼가하십시오.”

“태풍?”

예우림은 그제야 깨달았다. 창밖에는 이미 바람이 불고 검은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는데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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