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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그 말을 끝으로 엄진우는 삽시간에 사라져 버렸고 예우림은 혼자 멍하니 서서 얼떨떨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금의 그녀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뒤섞여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쩌면, 실날같은 희망이라도 있지 않을까?

...

엄진우에게 있어 예우림의 일은 모레라야 해결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엄씨 가문이다.

원수를 갚은 타이밍이 되었다.

엄진우는 하수희를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이 계획을 알려주지 않았다.

이건 엄진우 혼자만의 복수다.

오후 3시, 엄씨 저택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오늘은 엄비호의 딸, 엄지은의 아이가 태어난 지 막 한 달 되는 날이다.

두 달 전, 엄지은은 다른 도시 명문가 아들과 결혼했다.

상대는 비록 고대 무가가 아니지만 명성이 자자한 금융 거물이라 엄씨 가문의 앞날에도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었다.

사실 두 사람은 오랜 열애 끝에 배가 불러서 하는 수 없이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곧 그들은 아들을 낳았다.

엄씨 어르신은 이 혼사를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여인의 몸으로 가문에 강력한 이익을 가져왔으니 그야말로 수지가 맞는 장사이다.

하여 증손주가 태어난 지 한 달이 되는 이날, 큰 잔치를 벌이라고 명령했다.

물론 오늘 가장 기쁜 사람은 엄비호이다. 증손주의 탄생으로 엄씨 어르신은 이 자리를 빌어 그의 후계자 신분을 정식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둘째 형님, 경하드립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우리 엄씨 가문의 운명을 잘 이끌어주세요.”

“고난을 함께 한 우리를 잊으셔서는 절대 안 됩니다.”

엄씨 가문 사람들은 잇달아 허리를 굽신대며 듣기 좋은 말을 내뱉었고 하나같이 귀중한 물건을 선물했다.

잔뜩 신난 엄비호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가족끼리 그런 말은 넣어둬. 내가 엄씨 가문 가주가 되면 다들 잘 돌봐줄 걸세. 적어도 가문 수당은 두 배로 늘려줄 거야.”

그 말에 사람들은 잔뜩 신이 나서 환호를 질러댔다.

“둘째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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