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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이때 엄진우가 비스듬히 눈을 뜨고 담담하게 말했다.

“소 비서님, 5만 원 아까우니까 서 있지만 말고 빨리 자요.”

순간 소지안은 얼굴이 달아올라 괜히 앙탈을 부렸다.

“나 쉬운 여자 아니에요! 진우 씨는 날 뭐로 보고.”

비록 소지안은 바람기가 많지만 그래도 남자에게 몸을 쉽게 줄 수 없었다.

게다가 특히 상대는 엄진우이다. 여자 마음이란 조그만 치도 모르는 엄진우.

무슨 일은 하든 다 순서가 있기 마련인데 엄진우는 늘 직구만 날렸다.

엄진우는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아니, 잠만 자라는데 뭐가 쉬운 여자죠? 누워서 눈 감고 푹 자면 돼요.”

소지안은 순간 멍해졌다.

“아, 그러니까 자자는 말이... 잠을 잔다는 말인 거죠?”

그러니까 그게 남녀 사이의 그런 게 아니라 정말 잠만 잔다는 말인가?

“아니면요?”

엄진우는 귀를 후비며 입을 삐죽거렸다.

“아니면 그 여우 같은 놈들을 어떻게 속여요? 아마 지금쯤이면 멀리 갔겠지만 그래도 돈 낭비는 안 되죠. 잠이라도 자고 나가야지.”

소지안은 순간 화가 솟구쳤다.

“엄진우! 이 나쁜 자식!”

말을 끝낸 그녀는 베개 하나를 집어 들더니 엄진우를 향해 사정없이 내리쳤다.

영문도 모른 채 얻어맞은 엄진우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소 비서님, 왜 이래요? 나 소 비서님 도와줬는데?”

“내 첫 키스 빼앗았으면서 책임도 안 진다 이거죠?”

소지안은 화가 나서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엄진우의 얼굴에 발길질을 해대고 싶었다.

“젠장, 첫 키스라고요?”

순간 엄진우는 가시방석에라도 앉은 듯 안절부절못하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전혀 몰랐다.

그는 소지안같이 농염한 여자는 적어도 열 명 이상의 남자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또 한 여자의 ‘처음’이 되었다.

“소 비서님... 그게... 내가...”

당황한 엄진우는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소지안은 엄진우를 싸늘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이젠 말하기도 싫어요! 샤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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