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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그 순간, 육지율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고 문득 뭔가가 떠오른 듯 두 손을 마주쳤다. “설마 조유진, 그 여자가 준 건 아니지? 나 방금 생각났어. 어제 남초윤이 조유진을 데리고 우리 아버지께 시가를 사드리려고 쇼핑몰로 갔었어. 이 침향목, 조유진이 사준 거지?”

배현수는 잔뜩 굳어버린 얼굴로 결코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아니야.”

“그래. 네가 아니라면 아닌 거겠지 뭐. 뭘 또 그렇게 엄숙하게 말해. 너는 다 좋은데 그 입이 문제야. 그런데 그 여자도 어차피 가는 김에 보이니까 너한테 사줬겠지. 이것 때문에 마음 약해지지는 마. 담배 같은 취미는 기껏해야 중독되는 게 다겠지만 사랑은 빠지면 답도 없어. 그 속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고.”

조유진은 배현수에게 있어서 맹독과도 같은 존재였다.

육지율은 배현수가 또다시 절망하여 무너져버릴 가봐 두려웠다.

배현수는 무뚝뚝한 얼굴을 유지한 채 싸늘한 목소리로 답했다. “알아. 난 같은 곳에서 두 번 넘어지지 않아. 난 같은 실수를 반복할 만큼 멍청하지도 않고 조유진이 그럴 만큼의 매력이 있지도 않아.”

육지율은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로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보기엔 조유진이 그럴 만큼의 매력이 있는 건 확실히 아니야. 하지만 네가 정말 교훈을 섭취했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은데.”

한창 대학원을 다닐 때 배현수가 자기보다 5살 어린 후배와 연애하면서 그 여자에게 푹 빠졌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얼마나 사랑했으면 상대가 담배 냄새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친구들이 건넨 담배도 모조리 끊었다.

배현수의 주머니 속에는 조유진의 박하 향 사탕이 가득했다.

당시 배현수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딸 미래만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창창한 미래가 조유진의 손에서 모두 망가져 버리고 말았다.

가끔 육지율은 배현수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체 조유진의 무엇이 그리도 좋아서 아직도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지 말이다. 그 감정이 원망이라 할지라도 자그마치 6년 동안 배현수를 따라다녔다.

“아 맞다. 곧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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