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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선유는 말이 어찌도 많은지 배현수는 선유의 수다를 한참이나 가만히 들어주었다.

그리고 그 수다는 조유진이 꿀물을 가지고 침실로 들어오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배현수는 전화 건너편의 선유에게 다시금 말을 건넸다. “인제 그만 자자. 그래도 무서우면 게임 좀 놀고.”

배현수의 목소리는 더없이 부드럽고 인내심이 있었다.

조유진은 방문 앞에 멍하니 서서 차마 들어가지 못했다.

‘송인아와 통화하는 건가?’

한편 조선유는 못내 아쉬운 듯 말꼬리를 늘어뜨리며 말을 건넸다. “알겠어요. 그럼 이만 전화 끊을게요, 아저씨. 잘 자요!”

“그래, 잘 자.”

조선유와 배현수는 서로 잘 자라는 인사말을 나눈 뒤에야 배현수가 전화를 끊었다.

전화가 끊긴 뒤 배현수는 통화기록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이 꼬맹이, 정말 너무 친근한 거 아니야?’

‘그래도 귀엽기는 하네.’

배현수는 분명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조선유만큼은 싫지가 않았고 마음이 잘 맞았다. 그 이유는 배현수도 막상 떠오르지 않았다.

같은 시각, 조유진은 이 모든 광경을 눈에 담고 있었다.

배현수가 정말로 송인아를 사랑하게 된 것 같았다.

그가 핸드폰을 붙잡고 정말 너무 행복한 미소를 띠고 통화를 하는 것은 아마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는 시점일 것이다.

조유진은 애써 마음속의 서운한 감정을 지우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꿀물 다 됐어요.”

조유진은 꿀물을 배현수에게 건네주며 말을 건넸다.

천천히 꿀물을 마시고 나니 통증도 많이 완화되는 느낌이었다.

조유진은 갑자기 낮에 매장에서 송인아와 조선유를 마주했던 일을 떠올렸고 배현수가 너무 깊이 빠져들어 송인아가 그를 배신한 것을 알게 되면 더욱 절망하고 모든 것을 엎어버릴까 걱정되었다.

조유진은 한참을 머뭇거리다 결국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최근 인아 아가씨와는 잘 지내시나요?”

배현수의 꿀물을 들고 있던 긴 손가락이 조유진의 물음에 순간 뜨끔했다.

배현수는 조유진의 갈구 욕망이 가득 찬 깊은 눈망울에 조금 의아했다.

‘조유진이 이렇게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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