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3화

마치 배현수가 무슨 짓을 해도 화를 내지 않을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조유진이 이렇게 고분고분할수록 배현수는 오히려 점점 더 짜증이 났다.

그때, 한줄기의 큰 검은 그림자가 조유진의 몸을 완전히 덮어버렸다.

방안에는 무드등의 불빛만이 은은히 비추고 있었고 배현수는 조유진의 눈앞에 멈춰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 나한테 고마우면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알 텐데.”

“그러면 대표님은 제가 무얼 해주길 원하십니까?”

배현수는 더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이어 배현수는 조유진을 그대로 소파로 밀어붙였다.

그러고는 조유진을 자신의 품 아래에 가둔 채 무릎을 그녀의 몸 양켠에 꿇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키스해줘.”

까맣게 그을린 깊은 눈동자가 조유진을 지긋이 바라보았고 그 호수와도 같이 깊은 눈동자 속에는 애정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저 차디찬 싸늘함만이 냄돌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현수는 여전히 조유진의 얼굴을 붉히고 가슴을 설레게 하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는 했다.

조유진은 화끈 달아오른 얼굴을 뒤로하고 배현수에게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젖히고는 조심스레 자신의 입술을 붙였다. 하지만 그녀의 키스 속에는 예전의 모습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도무지 예전처럼 깊게 그의 입술을 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조심스러운 행동이 오히려 더욱 불을 붙이는 것만 같았다.

배현수는 큰 손을 조유진의 머리카락 사이에 넣은 채 그녀의 뒤통수를 잡아당기며 고개를 숙여 더욱 깊게 입술을 포개 숨을 붙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혀가 섞이고 너 나 할 것 없이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배현수를 마주할 때마다 조유진은 그를 감당해낼 능력이 없었다.

조유진은 계속하여 저도 모르는 사이에 배현수에게 더욱 깊이 빠져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분명 그들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하여 숨을 섞으며 조유진의 눈가에서 뜨거운 물기가 볼을 타고 주륵 흘러내렸다.

순간 조유진은 자신의 몸이 가벼워진 것을 느꼈고 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