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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코끝이 다가와 살며시 닿자 배현수의 숨결이 조유진의 얼굴에 뿜어져 나왔다. 다시 터프하게 키스를 퍼부었다.

조유진은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저는 원하지 않아요. 배현수 씨, 절 강요하면 안 돼요...”

강요? 상관없다. 조유진을 곁에 둘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증오해도 좋고 미워해도 좋다, 조유진을 곁에 단단히 가둬두기만 한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 남자의 큰 손이 조유진의 허리춤으로 파고들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조유진이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당신을 배신하고 당신이 3년 동안 옥살이를 하도록 했는데 왜 아직도 나와 엮이려고 해요?”

배현수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도 왜 그런지 알고 싶었다. 아마... 천한 탓이겠지. 배현수가 여전히 손을 놓지 않자 조유진이 또 말했다.

“당신은 육현수에요. 당신 아버지 육성준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잊었어요?”

그들 사이는 원래 악연인데, 더 이상 얽히면... 다시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배현수의 손이 멈췄다. 조유진는 기회를 틈타 단번에 그를 밀어냈다.

마침 엄창민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후, 열려 있는 현관문으로 바라본 조유진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했다.

엄창민은 조유진이 괴롭힘을 당한 줄 알고 별생각 없이 배현수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인간쓰레기! 여자 하나 괴롭히는 게 무슨 남자야!”

엄창민은 유단자여서 주먹이 세다. 배현수는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입가에 핏자국이 생겼지만 손을 대지 않았다.

엄창민은 아픔을 느끼지 못한 듯 혀끝으로 볼 안쪽을 핥자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엄창민은 두 번째 주먹을 휘두르고 싶었다.

“그만 싸워요. 날 괴롭히지 않았어요. 우리 그만 가요.”

조유진은 바닥에 있는 물건을 주워서 종이 상자에 넣고 일어서서 가려고 했다. 그러자 배현수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저 사람은 가도 돼. 당신은 안돼.”

엄창민은 눈썹을 찡그렸다.

“주먹맛을 덜 봤어요?”

“반격하지 않을게요. 절 때려죽이면 보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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