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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배현수가 말했다.

“유진아, 다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널 만지게 하지 마. 난 견딜 수 없어.”

그는 그렇게 집착이 강한 사람이었다. 사랑도 원망도.

“초윤아, 난 그 사람이 나한테서 선유를 뺏어갈까 봐 겁이 나. 선유를 뻇어서 나한테 복수할까 봐.”

남초윤은 깜짝 놀랐다.

“배현수가 충분히 변태라 정말 그렇게 할 수도 있어!”

그때 남초윤의 휴대폰이 울렸다. 신문사에서 결려온 전화였다.

“네, 편집장님?”

“너 어디 갔어! 배현수의 스캔들 기사가 인기 검색어 1위까지 올라갔어! 우리 신문사의 단독 기사가 또 상대한테 빼앗겼다고!”

배현수에 관한 단독 기사?

전화를 끊은 후 남초윤은 얼른 트위터를 확인했다.

트위터 실검 1위: “배현수와 송인아 약혼!”

이 검색어는 클릭 수가 폭발적으로 많았다.

“미친! 무슨 일이야!”

남초윤은 너무 놀라 욕이 튀어나왔다.

조유진은 그녀의 신문사에 일이 생긴 줄 알았다.

“무슨 일이야?”

남초윤은 휴대폰을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배현수에 관한 기사야, 봐봐!”

송인아, 조유진은 그 여자가 누구인지 모른다.

하지만...

“약혼했네, 잘 됐어. 축하해.”

남초윤은 눈을 크게 뜨고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조유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조유진의 표정에서 속상한 감정을 찾아내려고 애를 썼지만 조유진의 표정은 지나치게 평온했고 조금의 변화도 없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

“너... 이거 정상 반응이 아닌데? 너 예전에 배현수랑 죽고 못 살 정도로 사랑했잖아. 그 사람 때문에 아버지에게 반항까지 했으면서, 지금은...”

조유진은 입꼬리를 올리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어떤 반응을 보여야 정상인데? 내가 울어도 배현수는 내 곁으로 돌아오지 않아. 그리고 그 사람이 약혼했다는 것은 과거를 잊겠다는 뜻이고, 나에게는 좋은 소식이야. 아마 그 사람이 지금의 약혼녀랑 잘 지내면 나에게 복수하는 것도 잊을 거야.”

남초윤의 입꼬리를 떨렸다.

“그래. 그 생각 괜찮네.”

남초윤은 편집장의 재촉에 불안해하며 황급히 신문사로 돌아갔다.

조유진은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조선유가 물었다.

“엄마, 눈이 왜 빨개?”

“어? 바람이 불어서 그래. 병원에서 에어컨을 차갑게 틀었네, 선유야, 너 춥지 않아?”

조유진은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안 추워!”

그런데 조유진은 넋이 나갔다.

선유에게 물을 따라줄 때 컵 하나를 깼다.

...

저녁에 신준우는 야근을 하고 있었다.

조유진은 그에게 아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하고 다시 술집에 아르바이트하러 갔다.

병실에 있는 선유는 배가 너무 고파 이모가 준 봉투에서 간식을 찾아 먹었다. 그러다가 돌돌 말려있는 잡지 하나를 발견했다.

남초윤은 기자이다. 오늘은 아마 병실 오는 길에 물건이 너무 많아 잡지를 들 손이 없어 자연스럽게 봉투 안에 넣었을 것이다.

할 일이 없어 심심했던 조선유는 그 잡지를 펼쳐 보았다.

선유는 6살이라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지 않아 아는 글자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조유진은 간단한 글자들을 많이 가르쳐주었다.

“시, 대, 주...”

“간”을 모르는 선유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데 이 표지에 있는 아저씨 참 멋지다!

준우 아저씨보다 더 잘생겼어!

선유의 두 눈이 반짝였고 하얗고 통통한 손으로 잡지 표지의 남자를 짚으며 말했다.

“우리 엄마랑 잘 어울리네, 딱 좋아!”

저녁 9시가 되었고 선유는 잡지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많이 펼쳐봤지만 엄마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혼자 병실에 있는 조선유는 심심해서 이불을 젖히고 노란 오리 슬리퍼를 신고 병실을 나섰다.

신준우가 조선유에게 아저씨가 2층에 있으니까 일이 있으면 간호사 이모한테 말하고 같이 찾아오라고 했다.

선유는 간호사 이모를 찾으러 안내 데스크에 가는 길에 한 멋진 아저씨가 유리창문 앞에 서서 통화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선유는 그 사람을 좌우로 훑어보더니 깜짝 놀라 소리 지를 뻔했다!

이 사람 잡지 표지 그 아저씨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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