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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예전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대여섯 살 이전의 일에 대해 나는 전혀 기억이 없어요. 하은철은 우리가 납치된 적도 있다는데 저는 전혀 기억이 없어요. 그래서 그때 어머니가 나를 정신과 의사에게 데려갔을 가능성이 높아요. 나에게 최면을 걸어 5, 6살 때 일어난 일을 잊게 만든 거죠.”

이서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왜 그랬을까요? 설마 내가 그 참혹한 납치를 잊게 하기 위해서였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함께 납치되었던 윤수정과 하은철에게는 왜 과거의 기억을 잊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할수록 이서의 머리가 아파졌다.

이서가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지환은 가슴 아파하며 그녀를 꼭 안았다.

“여보, 생각하지 마. 최면 치료만으로도 나는 이미 엄청 양보한 거야. 전기 치료요법은 말도 안돼. 만약 더 이상 치료가 안 된다면, 나는 당신을 데리고 이곳을 떠나 외국으로 나갈 거야. 이 환경을 떠나면 아마 나을지도 모르잖아.”

이서의 뺨은 지환의 가슴에 붙어있었다. 그의 강력한 심장박동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서의 심장이 저려졌다.

‘아니야. 괜찮아지지 못할 거야. 설령 하늘 끝까지 도망친다 해도 난 낫지 않을 거야.’

‘오직 심리치료를 받아야만 난 평생 고통에서 벗어나 살 수 있을 거야.’

‘만약 내가 줄곧 고통 속에서 살게 된다면, 지환 씨도 역시 불가피하게 고통 속에서 살게 될 것이고...’

이서는 자신 때문에 지환이 불행해지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좋아, 만약 치료받고 나서 내가 걸어 나오지 못한다면, 외국으로 나가요. 아마도 외국에 가면 나의 상황이 좋아질지도 몰라요.”

이서가 지환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서가 아무렇지 않은 척할수록 지환의 심장은 더욱 쥐어뜯기는 느낌이었다.

“우리 돌아가자.”

그는 이서의 손을 꼭 잡고 놓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요.”

이서는 깜찍하게 지환을 따라 차에 올랐다.

가는 길 내내 이서와 지환 둘 다 말이 없었다.

집에 도착한 이서는 화장실에 들어갈 틈을 타 자신이 고용했던 사설탐정 구택우에게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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