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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이튿날, 이서는 등도 쑤시고, 허리도 시큰거렸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일어나 지환과 함께 디즈니랜드에 갔다.

줄을 서야 할 줄 알았는데, 안에 들어가니 직원 말고는 관광객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왜…… 관광객이 없지?”

이서가 의아한 듯 물었다.

한국에 아직 디즈니랜드가 없어 가까운 홍콩이나 도쿄로 가본 적은 있지만 갈 때마다 인산인해였다.

‘너무 한산한데?’

‘한산한 게 이상할 정도로…….’

게다가 가는 곳마다 스태프들이 최대한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반겨주었다.

지환은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우리가 너무 일찍 왔나 봐. 어디 가보고 싶어?”

이서는 지도를 펴고 그 중의 한 곳을 가리키며 신나서 말했다.

“우리 여기 가요.”

지환은 한 번 훑어보았는데, 지도에는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래, 나 전화 좀 하고 올게.”

“네.”

이서는 제자리에 서서 잠시 기다렸다. 잠시 뒤 지환이 돌아왔다.

“가자.”

<카리브 해적: 전쟁의 물결>은 디즈니의 가장 핫한 프로젝트이다. 최신형 선적 레일 기술을 이용한 리얼리티 몰입형 체험시설로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번 홍콩에 갔을 때도 대 기줄이 너무 길어 울며 겨자 먹기로 포기했었다.

오늘 드디어 재미있게 놀 수 있게 된다니, 이서는 생각만 해도 신이 났다.

그들이 막 도착하자마자 앞에 한 커플이 줄을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도 사람이 있네요.”

이서가 웃었다.

역시 그들이 너무 일찍 왔다.

지환은 웃으며 아무 말 없이 이서를 끌고 입구로 갔다.

안내원은 여학생이며 한국 사람이었다. 그녀는 고개는 푹 숙인 채 바닥만 보고 있었다.

이서는 그녀의 빨간 귓불과 떨리는 손만 보았다.

그녀는 별생각 없이, 지환을 따라 들어갔다.

안에 도착하자 해적선은 이미 대기 중이었다. 일찍 들어온 커플은 맨 뒤에 앉았다.

두 사람 모두 설렌 기분으로 앉아 탑승할 놀이기구가 기대되는 눈치였다.

이서는 그들이 노는 걸 좋아하는 어른이라고 추측했다.

그녀가 중간 자리에 앉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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