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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이서의 온몸에 홍조가 빠르게 퍼졌다.

“나 지금 진지하단 말이야, 어떻게 매번 이렇게 장난질이야?”

임하나는 붉은 입술을 가리고 이야기했다.

[장난 아냐, 아주 진지한 방법이라니까. 날 믿어. 이 방법은 백발백중이야. 에이, 테스트해 보고 반드시 나에게 피드백을 줘!]

“…….”

영상통화가 끊고, 임하나는 더욱 환하게 웃었다.

웃고 나니 또 실의에 빠졌다.

‘내 순진한 친구…….’

우울하던 참에 이상언이 보낸 문자를 보았다.

[오늘 저녁 식사 어때요?]

눈에 초점을 잃은 임하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카카오톡을 꺼버렸다.

지난번 이상언과 관계 이후로, 둘은 만나지 않았다.

그는 아무 일 없는 사람인 양 가끔 그녀와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임하나는 솔직히 화가 났다.

그녀는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는데 그는 까맣게 잊고 있다니…….

그렇다고 다짜고짜 찾아가서 이상언한테 한바탕 퍼부을 수도 없는 노릇.

괜히…… 자기만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임하나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짜증이 나서 손에 일도 안 잡혔다.

이쪽.

이서는 문 앞에 서서 망설였다.

임하나의 말은 마치 메아리처럼 그녀의 머릿속에 끊임없이 맴돌고 있었다.

그녀는 심지어 진지하게 그 방법이 먹힐지에 대해 고민했다.

이서는 말없이 눈살을 찌푸리다가 문득 뭔가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그분이 화내는 건 처음도 아니고, 자주 있는 일인데, 왜 굳이 내가 달래야 하지?’

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문을 벌컥 열었다.

그러나 침대에 누워 그녀를 등지고 있는 지환을 보자, 또 마음이 다시 약해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부끄러워 빨개진 얼굴을 참으며 지환의 옆에 누워 뒤에서 그를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작은 손은 덩굴처럼 지환의 튼튼한 허리를 감쌌다.

눈을 뜬 지환은 온몸의 근육들이 긴장하여 팽팽해졌다.

소녀의 부드럽고 가는 작은 손은 마치 신비한 마력을 가진 듯 가볍게 몸속의 잠재되었던 욕망을 일깨웠다.

그는 혀끝을 아래턱에 대고 눈을 감고 계속 자는 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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