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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CCTV에서, 지환이 이서를 불러내면서 마침 박예솔과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 있었다.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은 매우 좁았다. 정상 속도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느린 속도에서는 모든 동작이 확대되어 보였다.

그리고 이서가 박예솔을 스쳐 지나갈 때, 신속하게 박예솔의 가방에 손을 넣어 물건을 슬쩍 한 게 보였다.

이서가 정신 집중하여 보지 않았더라면 정말 눈치채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제야 이서는 박예솔이 왜 이렇게 침착한지 알게 되었다.

그녀는 일찌감치 CCTV에 손을 댔다.

이 여자는 계략적인 데다, 똑똑하기까지 하다.

정말 상대하기 힘든 까다로운 연적이다.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일부러 큰 소리로 물었다.

“예솔 씨, 아직 더 볼게 남았나요?”

박예솔은 입술을 깨물고 이미연을 한 번 보았다. 이미연도 실눈을 뜨고 CCTV를 보고 있었지만, 아직 이 CCTV 속에 숨겨진 뜻을 간파하지 못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더 느린 속도로 CCTV를 재생했다.

“아직요, 다시 한번 볼게요.”

이서가 빙그레 웃었다.

이때 이미연이 마침내 CCTV의 ‘비밀’을 발견하고 CCTV를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

“잠깐만……. 솔아, 잠깐 멈춰봐, 맞아, 다시 뒤로 돌려 감아…….”

박예솔은 무덤덤한 표정 아래, 심장은 두근두근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그녀는 프로그래스서 바를 당겨 이서가 손을 가방에 넣는 순간에 정확하게 정지했다.

이번에는 지환도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면서도 웃음을 머금으며 이서를 바라보았다.

이서는 살짝 웃으며, 두 손으로 팔짱을 끼고, 한가로이 박예솔의 연기를 보고 있었다.

이미연은 화면을 가리키며 난리를 쳤다.

“여기 봐봐! 정말 훔쳤어! 이번에는 증거가 확실하네, 경수 씨, 지환아, 뭔 얘기라도 해봐, 솔이 인생, 모두 쟤 때문에 망했어.”

하경수도 보고 믿기지 않았다. 그는 지환을 바라보았다.

“지환아.”

지환은 손가락으로 이서의 부드러운 허릿살을 매만지며 말했다.

“자기야, 하고 싶은 말 있어?”

이서는 가볍게 웃었다.

“마침 저도 CCTV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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