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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박예담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흔쾌히 승낙했다.

두 사람은 19일에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

박예담을 떠나보내고 이서는 순간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절친에게 줄 핸드폰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은철 삼촌도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으니.

그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부엌으로 들어가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지환은 요 며칠 바쁜지, 오후에 나갔다가 저녁을 먹고 들어왔다.

이서는 지환의 행보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거나 하지 않았다. 그를 100% 믿었다.

문이 열리고, 지환의 늘씬한 그림자가 들어왔다. 그는 이서가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행복감으로 가득 찼다. 그는 다가가 뒤에서 이서를 껴안았다.

깜짝 놀란 이서가 고개를 돌려 지환을 보며 투정을 부렸다.

“소리도 없어…… 깜짝 놀랐잖아요.”

“뭐 맛있는 거 하는 거야?”

손을 뻗어 냄비뚜껑을 열자 맛있는 냄새가 올라왔다.

“어묵 볶음이요.”

이서는 지환을 밀어냈다.

“나가 계세요, 곧 다 됩니다.”

지환은 문 앞에 서서 꼼짝하지 않았다.

“키스해 주면 나갈게.”

이서는 어이없는 듯 몸을 돌려 다시 요리에 집중했다.

“오늘 예담이 왔었어요.”

지환은 양복을 벗으며 물었다.

“어, 무슨 일로 왔대?”

“당신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말하는 사이에 이서는 이미 완성된 어묵 볶음을 내놓았다.

“뭐라던데?”

지환이가 밥을 푸는 것을 도왔습니다.

이서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웃으며 말했다.

“천재 의사 친구 얘기했어요……. 어, 그나저나 그 분 성함이 어떻게 돼요?”

그녀는 이제야 왜 지환이 짧은 기간에 이상언과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두 사람 모두 의학을 전공했으니, 틀림없이 공통된 관심사와 대화거리가 있을 것이다.

눈동자가 굳어진 지환은 이서를 품에 안고 손가락으로 이서의 하얀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또 뭐 얘기했어?”

“암튼 당신이 학교 다닐 때의 일에 대해 얘기해줬어요. 아, 맞다…….”

흥분한 이서는 자세를 바꾸어 앉아서 말을 이었다. 지환의 이상 반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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