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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아침 햇살이 소리 없이 대지를 스치며 창문 틈새를 투과해 그들의 몸에 떨어지며 아름다운 유화 한 폭을 만들어 냈다.

한참이 지나서야 걸음을 멈춘 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이서를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

머리가 잠시 다운됐다가 드디어 이성을 되찾은 이서가 두다리로 발버둥 쳤다.

“지환 씨, 지금 뭐하는 거예요? 나는 오늘 출근해야 된다 말이야…….”

지환은 이서를 욕실로 안고 들어갔다.

“알지, 하지만 너도 이렇게 출근하고 싶지는 않을 거 같은데…….”

말하는 사이에 두 사람은 마침 욕실 거울 앞에 와 있었다.

발그스름한 얼굴, 흐리멍덩한 눈빛……, 이서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지환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사람을 욕조에 넣었다.

“먼저 목욕이나 하자.”

이서는 지환의 말을 따르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은 순순히 며칠간 쌓였던 정욕을 깨끗이 비워냈다.

다시 나왔을 때, 그녀는 다른 검정색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지환은 실눈을 떴다.

이서는 그에게서 멀리 떨어져 말했다.

“저 출근할 거예요.”

말을 마치고는, 황급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서 차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서가 나오자 운전기사는 즉시 차에서 내렸다.

“윤이서 님…….”

이서는 멍해졌다.

“누구시죠?”

“회사에서 보내서 왔습니다. 앞으로 제가 총괄 디렉터님의 출퇴근을 책임지게 됩니다. 임현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회사에 이런 복지도 있어요?”

‘왜 지금까지 몰랐지?’

기사는 웃으며 차문을 열었다.

이서는 시간을 보고는 곧 늦을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고 차안으로 들어갔다.

차가 떠나는 것을 본 지환은 그제야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숙여 전화를 받았다.

[회장님…….]

이천이 말을 이었다.

[민씨 집안에서 줄곧 회장님의 개인정보를 찾으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경고를 주어야 할까요?]

지환은 창턱에 놓인, 이서가 심은 화초를 만지작거렸다. 목소리에 유쾌함이 묻어났다.

“그럴 필요 없어.”

[예.]

이천은 오늘 지환의 기분이 좋다는 것을 단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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