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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사무실로 돌아온 이서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이번 프로젝트는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반드시 잘 해야 한다.’

이서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는 컴퓨터를 켜서 내부 네트워크에 들어가 케빈의 자료를 찾아 프린트했다.

자료에 따르면, 화장품 패키지 디자인 관해 케빈은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을 갖고 있었다. 선명하고 밝은 색 계열에, 대담하고 튀는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서는 전시된 작품 몇 점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진심으로 대가의 안목에 동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캐빈의 인정을 받아야 하기에, 억지로 꾸역꾸역 보고 있었다.

퇴근 시간이 다 되어갈 때까지도 그 어떤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시간이 되자, 그녀는 곧 자료를 정리하고 서랍에서 하은철이 선물한 목걸이를 챙겨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는 이미 카드를 찍고 퇴근하는 동료들로 붐볐다. 다들 이서를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이서는 태연자약하게 카드를 찍고, ‘회사’가 배정한 차에 올라탔다.

“아니지, 아니지, 윤이서 설마 출퇴근 전용차도 있는 거야? 정말 공주님의 인간 생활 체험기네?”

“허허, 윤씨 집안은 벌써 몰락했지. 하씨 집안이 아니었더라면 어떻게 이런 대우를 받겠어?”

“우리 회사의 대보스가 하은철 삼촌이라고 하더라. 그러니까 하씨 집안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윤이서를 서우의 디자인 총괄 디렉터로 임명한 거겠지.”

“……그럴 수 있지. 아무튼 능력은 없는데, 뒷배경이 든든하니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지!”

“…….”

차 안.

이서는 운전기사인 임현태에게 말했다.

“현태 씨, 먼저 하씨 저택으로 가 주세요.”

임현태는 이서에게 편하게 이름을 부르라고 했다. 하지만 이서는 자기보다 족히 10살은 많아 보이는 그에게 차마 직접 이름을 부를 수는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

임현태는 시동을 걸고 천천히 하씨 저택으로 출발했다.

이서는 고개를 숙이고 케빈의 자료를 꺼내 계속 보고 있었다.

곧 차가 멈춰 섰다.

이서가 온다는 것을 알고, 하경철은 아침부터 아래사람들한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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