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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그러나 임태형의 이 마지막 동작은, 하은철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적나라한 도발이었다.

하은철은 주먹을 꽉 쥐고, 자기가 아끼던 보물을 빼앗긴듯한 분노를 참으며, 차 문을 쾅 닫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슝’ 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쏜살처럼 날아갔다.

차가 멀리 떠나고서야 구경꾼들도 제정신이 돌아왔다.

그들은 자기의 눈을 의심했다.

“방금…… 꿈이야 생시야?”

“나 빨리 꼬집어 봐! 빨리 꼬집어!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지? 윤이서가 글쎄 하은철을 쌩까고 다른 남자 차에 탔어!”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장지완이 말을 듣고 어처구니없는듯 웃었다.

강수지는 상황을 보고 알랑거렸다.

“언니, 방금 그 건장한 근육남이 이서 남편이죠? 겉보기에 돈 있고 권세 있는 사람은 같지 않던데.”

“어쩐지 남편의 정체를 줄곧 숨기더라니, 창피해서 그런 거였네.”

어떤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런데 방금 기세로 봐서는 분명히 하은철이 윤이서에게 대시하는 거 같던데…… 이서는 왜 못이기는 척 하은철과 재결합하지 않을까?”

“모르는 소리…….”

강수지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우선, 윤이서 이미 결혼했잖아. 재결합하고 싶어도 이혼할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랬다간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테니까. 그리고 하은철이 설마 정말 윤이서를 쫓아 왔겠어? 정말 윤이서를 좋아했다면, 둘이 벌써 결혼했겠지…….”

“그럼 하은철은 왜 여기 온 거야? 도련님이 원하지 않는 일을 누가 협박할 수 있다고?”

강수지는 잠시 대답하지 못하고, 장지완에게 도움의 눈길을 청했다.

장지완은 고개를 들어 차가 사라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야. 남자의 소유욕이 얼마나 강한 지 너희들도 알지? 전에는 윤이서가 줄곧 하은철 주위를 맴돌았는데, 갑자기 그런 추종자가 사라지니 익숙하지 않은 거지. 시간이 지나서도, 하은철이 계속 이서를 찾아온다면 내가 성을 간다.”

장지완의 얘기를 듣고 모두들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역시 지완 언니! 세상사를 훤히 꿰뚫고 있다니까.”

장지완은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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