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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갑작스럽게 봉변을 당한 장지완은 30초 뒤에야 정신이 되돌아왔다. 그녀는 눈을 감고 얼굴의 물방울을 훑어냈다.

그리고 손을 들어 이서의 뺨을 한 대 후려치려 했다.

이서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차가운 소리로 그녀에게 따지고 들었다.

“부총괄님이 말했잖아요, 사소한 일을 크게 만들지 말자고!?”

앞서 한 얘기가 있다 보니, 장지완은 화를 억누르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속이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 그녀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윤이서!”

이서는 입꼬리를 씨익 올리고는 몸을 돌려 모든 구경꾼들에게 말했다.

“내가 디자인팀에 있는 한 직장 따돌림이나 괴롭힘이 일어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또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알아서 짐 싸서 나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동종업계에 퇴사이유를 다 뿌릴 테니까요!”

말을 마치고, 심소희를 보았다.

“가자.”

심소희는 존경심 듬뿍 담은 눈으로 이서를 바라보다가, 이서가 저 멀리 가서야 꿈에서 깨어난 듯 총총걸음으로 이서를 따라갔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심소희는 우상을 보는 듯 말했다.

“언니, 방금 짱 멋있었어요.”

이서는 살짝 웃었다.

“소희 씨, 앞으로 이런 일 당하면 되갚아 주는 걸 배워야 해. 사람이 착하면 괴롭힘 당해. 정글의 법칙 같은 사회에서 살아 남으려면 반드시 다른 사람보다 더 모질어야 해. 알겠어?”

심소희는 이서를 몸에서 발산되는 아우라를 느꼈다. 그녀는 감동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언니, 언니가 한 말 잘 기억해 둘게요.”

“그래, 가서 일봐.”

……

장지완의 사무실.

이서가 나가고 한참이 지나서야 강수지가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얼른 문을 닫고 아직 충격에서 깨어나지 못한 장지완에게 말했다.

“언니, 괜찮아요?”

장지완은 얼굴의 물을 훔치며 말했다.

“윤이서! 이번 경합이 끝나면, 내가 널 반드시 서우에서 쫓아 버린다!”

강수지는 급히 각티슈 몇 장을 뽑아 장지완에게 건네주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래요, 언니, 윤이서 정말 해도 너무해요. 어디 머리에 피도 안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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