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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지환은 이서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턱을 들어올렸다.

“차가 왔네.”

이서는 그제야 알아차렸다. 이미 9시가 넘었다.

그녀는 부리나케 입에 빵 한 조각을 밀어 넣고 집을 나섰다.

“나 먼저 출근해요.”

차에 오른 이서는 지환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케빈이 요 며칠 정통 이탈리아 피자를 미친 듯이 찾고 있다고?’

그녀는 입술을 오므렸다.

이서는 디자인부에 도착하자마자, 주위 사람들의 이상한 눈빛을 느꼈다.

하나같이 남의 불행을 고소해하며 남몰래 기뻐하는 시선들이었다.

뭔가 큰 일이 일어난 것 같았다.

이서는 사무실로 들어가 심소희를 불렀다.

심소희는 들어오자마자 다급하게 말했다.

“언니, 어떡해요?”

“왜?”

“방금 케빈이 다녀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

이서는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럼 지금은 어디에 계시는 거야?”

“방금 갔대요. 부총괄님이 모셔왔다고 하던데, 게다가 부총괄님 디자인 시안 보고, 크게 칭찬하고 매우 만족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말할수록 심소희의 목소리는 작아졌다.

“언니……. 이제 어떡해요?”

이서는 잠깐 침묵을 하다가 곧 웃으며 물었다.

“케빈 씨가 장지완의 디자인 시안을 채택하기로 확정했어?”

“아직요, 하지만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거의 그런 것 같아요.”

이서는 여전히 웃었다.

“그럼, 아직 최종 결단을 내린 건 아니잖아.”

“윤 총괄님은 정말 갈 데까지 가봐야 납득할 건 가봐요.”

케빈을 막 배웅하고 돌아오던 장지완은 이서 사무실을 지나다가, 마침 둘의 대화를 듣고 참지 못하고 조롱하듯 말했다.

이서는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으며, 장지완을 바라보았다.

“내 유일한 장점이 인내심이 있다는 거예요.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장지완은 몸을 곧게 펴고 비꼬듯 말했다.

“또 이런 ‘존버정신’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네. 하지만 어제 저녁에 보니 하은철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물 건너 간 거 같은데?”

이 말은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장지완은 이서에게 몇 걸음 다가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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