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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임하나는 이상언이 조심스럽게 자기 비위를 맞추는 것을 보며, 마음이 언짢았다.

“나 그렇게 까탈스러운 여자 아니에요.”

말을 하며 그녀는 알약 몇 개를 입에 털어 넣고는 컵을 들고 물을 꿀꺽꿀꺽 마셨다.

이상언은 그녀가 약을 삼키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부자리는 이미 깔아 놨는데…….”

“잠깐!”

임하나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극히 부자연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상언 씨, 지난번 일은 우발적 사고였을 뿐이에요. 당신은 지환 씨 친구이고, 나는 이서 친구입니다. 앞으로 우리 틀림없이 자주 볼 텐데……, 우리 오늘 얘기 터놓고 합시다.”

이상언은 멍해졌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없었던 일로 합시다.”

이상언은 순간 멍해졌다. 임하나는 능글맞게 이상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설마 나더러 책임지라는 건 아니겠죠?”

말을 마치자,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쳤다. 마치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임하나는 당황하여 재빨리 시선을 옮기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요, 지금이 무슨 시대인데…… 조선시대도 아니고, 그냥 하루 밤 같이 잔 거잖아요. 뭐가 그리 대수롭다고?”

“그러니까…… 이 일은 하나 씨한테는 별일이 아니라는 거네요?”

이상언은 담담하게 말했다.

임하나는 그의 말 속에서 약간의 애절함이 느껴졌다.

그녀는 재빨리 눈을 깜박거렸다.

“아니면요? 지금 남녀가 원나잇 하는 거, 다 서로 원해서 하는 거잖아요, 설마 다들 사랑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상언은 서늘한 웃음을 지었다.

“하나 씨는 그런 거군요. 그래요, 하나 씨 뜻은 잘 이해했어요.”

임하나는 그의 표정을 보면서 왠지 초조해졌다.

“그…… 그럼 저는 이만 갈게요…….”

그녀는 인사를 하고 쏜살같이 나갔다.

아래층에 도착할 때까지 그 초조함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다 까놓고 얘기했는데도 이렇게 불안한 거지?’

……

이튿날 아침.

이서는 일어나서 침대 옆에 둔 꿀물을 보았다.

“일어났어?”

지환의 훤칠한 그림자가 침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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