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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이서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회의실로 불려갔다.

모두들 숙연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서를 보는 순간, 다들 좋은 구경거리를 기대하는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장지완.

조소와 멸시가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김청용은 양심의 가책을 느낀 듯한 어투로 이서에게 말했다.

“윤 총괄님,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오늘 아침에 케빈 씨의 수행비서가 연락 왔습니다. 우리와 합작하는데 동의하셨고 합니다!”

이서는 입술을 오므리고 옅게 웃었다.

“잘 됐네요.”

“그런데…….”

김청용은 이서의 눈을 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케빈 씨 쪽에서는 장지완 씨의 디자인 시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웃고 있던 이서의 표정이 잠깐 경직되었다가 곧 다시 입꼬리를 올렸다.

“케빈 씨가 제 시안을 보셨나요? …… 안 보셨죠? 보실 생각이 없대요?”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이서는 살짝 웃었다.

“그래도 한번 보여 드리는 게 좋을 듯합니다만…….”

“어디서 나온 배짱일까?”

장지완은 경멸하며 웃었다.

“케빈 씨가 그렇게 한가한 분이신 줄 아나 봐요. 당신이 뭐라고, 그 분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해? 참나 원…….”

이서는 차분한 표정으로 장지완을 바라보았다.

“그분은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패키지 디자인에 대해 진심인 사람입니다. 저도 이번 시안에 모든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장지완은 냉소하였다.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

“윤 총괄님, 그렇게 안 봤는데, 근자감이 넘치는 분이셨군요. 혹시 그거 아세요? 자신감이 지나치면 교만입니다…….”

재무팀 팀장도 무시하는 어투로 말했다.

“이런 자신감은 ‘뷰티 페이스’ 입상하면서 생긴 거겠죠? 그러나 그걸 아셔야지, ‘뷰티 페이스’는 아마추어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콘테스트였다면,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장지완 씨 디자인 업계에서 10년 동안 몸담고 있으면서 실력을 갈고 닦은 사람이에요, 연공서열을 따져도, 아마 선배라고 불러야 할 텐데요. 그러니까 장지완 씨에게 졌다고 해서 X 팔려 할 필요 없어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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