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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지환은 이서의 쇄골에 코를 파묻고 그녀의 익숙한 향기를 맡으며, 머리속에는 성지영과 윤재하가 딸 이서에 대해 저지른 종종 만행이 스쳐지나 갔다.

이렇게 연약한 몸으로 그동안 어떻게 부모의 배신을 견디고 버텨냈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는 더욱 힘껏 이서를 안았다.

“괜찮아, 그냥 안아주고 싶어.”

이서의 심장은, 손으로 꽃잎을 튕기듯 가볍게 떨렸다.

그녀는 지환이 안도록 내버려 두었다.

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마치 보이지 않는 끈이 멀리 떨어진 두 심장을 연결시켜주는 것 같았다.

지환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이서의 눈꺼풀이 감기기 시작했다.

갑자기 쇄골에서 서늘한 기운이 번졌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순간 쏟아지던 잠도 온데 간데없이 달아났다.

눈을 떠보니 지환이 쇄골에 키스하며 가볍게 깨물고 있었다.

“개띠에요? 왜 물어요?”

이서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지환은 눈을 들어 쇄골 부위 새겨진 예쁜 빨간색을 쓰다듬었다.

“앞으로 너는 내 것이야.”

이서는 별로 개의치 않고 그를 밀었다.

“나 배고파요.”

지환은 일어나서 주방에 가서 음식을 내왔다.

이서는 젓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

지환은 이서 맞은편에 앉아 말없이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말했다.

“이서야, 우리 아이 갖자.”

이서에게 아이 얘기를 꺼낸 건 벌써 두 번째다.

지금의 심경은 그때와는 사뭇 달랐다.

그녀는 잠깐 멈칫 하더니 계속 밥을 먹었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요.”

지환의 눈동자가 굳어졌다.

“당신은 분명히 좋은 엄마가 될 거야.”

입안의 음식이 모래알 같이 느껴졌다. 이서는 코가 시큰거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슬그머니 눈가의 눈물을 훔쳤다.

“그건 모르는 거예요. 사람은 변하잖아요. 엄마가 된다는 것은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인데…… 아마도 처음에는 모든 상황을 받아들일 거예요. 그러나 현실과 타협해야 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삶에 회의감이 느껴지고 후회하고 포기하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지환은 이서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눈꺼풀도 깜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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