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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지환은 곧 전화를 받았다. 기분이 좋아 보였다.

[우리 자기가 어쩐 일일까나?]

전류에서 가늘게 들려오는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고막에서 메아리 치자, 이서는 자기도 모르게 팔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차분하게 말을 꺼냈다.

“오늘 밤, 회사에서 환영 파티 하는데……, 저랑 같이 갈래요?”

지환은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

“당신 회사 환영 파티인데, 내가 가서 뭐해? 난 자기 회사 사람도 아닌데……?”

“…….”

그녀는 왠지 지환이 일부러 이런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뭔데?]

지환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어안이 벙벙해진 부하 직원을 뒤로하고, 낮은 목소리로 계속 물었다.

[뭐긴…… 가족이지! 맞지?]

이서는 어이가 없었다.

지환의 목소리는 더 낮아졌고, 남자다운 중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오늘 드디어 나를 가족으로 인정한 셈인가?]

“암튼 올 건가요? 말 건가요?”

이서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이렇게 좋은 기회에, 나도 당연히 가고 싶은데……, 오늘 선약이 있어 갈 수가 없네.]

지환은 아쉬움을 내뱉었다.

지환의 못 온다는 말에 이서는 살짝 실망감을 느꼈다. 그녀는 더 이상 캐묻지 않고 답했다.

“응, 알겠어요.”

전화를 끊고, 지환은 휴대전화 배경화면으로 설정한 이서의 사진을 보며 가볍게 웃었다.

“이천…….”

그는 일어나서 양복을 들고 밖으로 걸어 나가며 물었다.

“사람 왔어?”

“네, 이미 밑에 와있습니다. 지금 약속 장소로 가실 겁니까?”

“응.”

지환은 긴 다리를 활보하며 눈 깜짝할 사이에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다. 이천은 바로 2층 버튼을 눌렀다.

“하경철 어르신 쪽도 출발했다고 합니다.”

지환은 속눈썹을 내리고 가볍게 ‘응’ 소리를 냈다.

오늘 밤 하경철과 만나기로 했다.

그의 아내를 보여줄 시간이다.

환영 파티 장소는 사무실 반대편의 술집으로 정했다. 퇴근 후 이서와 심소희는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전에 이서를 멀리하던 때와 달리 오늘은 동료들이 하나 둘씩 열정적으로 이서의 곁에 둘러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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