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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30분이 넘어서야 이서는 이상언이 말한 그 술집에 도착했다. 한적한 곳이라고 하기에는 주위의 차량 통행량이 너무 많았다. 이서는 순간 깊은 의심에 빠졌다.

‘……여기는 번화가인데?’

‘왜 대리를 못 부른다는 거지?’

그녀는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멀리서 그녀를 향해 손짓하는 이상언을 보았다.

“여기요!”

이서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멀지 않은 곳의 기둥에 기대어 서있는 지환을 보았다.

가로등이 멀리 있어 이서는 그의 이목구비를 똑똑히 볼 수 없었다. 몇 걸음 다가서야 그가 눈을 살짝 감고 고통스러운 듯 미간을 찡그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몸에는 술냄새가 진동했다. 정말 많이 마신 것 같았다.

“지환 씨!”

그녀는 지환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지환이 눈을 뜨자 약간 빨간 눈동자가 이서의 시야에 들어왔다.

이서는 깜짝 놀랐다. 마치 다친 새끼 고양이 보듯 동작도 한결 가볍고 부드러워졌다.

“집에 가요.”

지환은 가만히 서 있었다.

이서가 그를 잡아당기자, 그의 몸은 마치 뼈가 없는 사람처럼 제대로 서있지 못하고 이서의 어깨에 기대였다.

이서는 그의 몸을 받치며 밀어내려고 했지만 지환의 몸은 ‘돌부처’마냥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지환의 허리를 안고 안깐힘을 써서 겨우 차에 태웠다.

이상언은 비틀거리며 걷는 지환의 걸음걸이를 보며 마음속으로 연기천재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고는 곧 이서 차 주위를 눈빛으로 ‘스윽’ 살피며, 함께 온 차량이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마음이 서늘해진 그는 차 옆으로 몇 걸음 다가가 무심한 척 물었다.

“혼자 왔어요?”

겨우 지환을 차에 밀어 넣은 이서는 코끝에 땀방울이 맺혔다.

“아니요, 상언 씨 픽업할 사람도 곧 도착할 거예요.”

이상언의 마음속에는 또다시 희망이 불꽃이 타오르며 온화하게 웃었다.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귀찮기는요.”

이서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멀지 않은 곳에서 차 한 대가 오는 것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저기 왔네요.”

이상언은 이서의 시선을 따라 가보았다.

차가 천천히 이쪽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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