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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이틀 뒤 귀국일정이 잡혔다.

하경수와 박씨 일가족이 배웅하러 왔다.

박예담과 하경수는 이서와 지환이 떠나는 걸 진심으로 아쉬워했다.

박기태와 이미연은 체면 때문에 온 것이었다.

“이서 누나.”

박예담은 이서를 다른 쪽으로 끌고 갔다.

“우리 누나가 누나에게 줄 선물이 있다고 하면서, 나더러 전해달라고 했어요. 지환 형한테 들키면 안 된다고 …….”

이서도 박예솔이 나타나지 않은 걸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굳이 묻어보기도 그랬다. 마침 박예담이 언급하자 이서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왜 네 누나는 직접 오지 않고?”

박예담은 머리를 긁적였다.

“나도 물어봤는데, 이서 누나 앞에 나타나면 안 된대요. 저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는 포장이 정교하고 아름다운 선물세트를 이서에게 건네주었다.

“누나, 제 임무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서가 받아보니, 묵직한 게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분명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서 누나…….”

박예담이 귀를 붉히며 물었다.

“언제 또 올 거예요?”

“잘 모르겠어. 하지만 기회 봐서 또 올게. 너도 시간 나면 H국에 놀러 와.”

“정말요? 네, 꼭 갈게요. 그 때 저 반겨주실 거죠?”

웃고 떠드는 두 사람을 보며 지환은 눈살을 찌푸렸다.

지난 번 카톡 이후로 그는 줄곧 이서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천을 한 번 흘겨보았다.

이심전심, 이천은 바로 이서 곁으로 걸어갔다.

“사모님, 비행기 탑승 시간이 다 됐습니다.”

이서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말했다.

“아직 한 시간 남짓 남았어요.”

이천은 헛웃음을 지었다.

“비싼 돈 주고 비즈니스석 샀는데 일찍 탑승하셔서 제대로 즐겨야 돈이 안 아깝죠.”

그 말에 드디어 이서의 맘이 움직였다. 박예담과 또 몇 마디 더하고는 하경수와 작별 인사를 하고 탑승 통로로 들어갔다. 그 때까지 지환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지환은 이서의 뒷모습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술꼬리를 올렸다. 그러고는 곧 이서의 뒤를 따라 출국장으로 걸어갔다.

기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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