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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문자 보내는 게 귀찮았는지 임하나가 바로 전화를 걸어왔다.

[흑흑흑, 자기야 사랑해! 너 언제 들어와? 내가 크게 한 턱 쏠게.]

“곧 돌아갈 거야.”

[그럼 나 곧 핸드폰을 받을 수 있겠네. 와우, 대박! 그럼 내가 국내에서 세 번째로 ‘드래곤’을 쓰는 사람이 되는 거야? 생각만 해도 흥분된다. 핸드폰을 회사 동료들에게 보여주면 다들 부러워 죽겠지?]

이서는 웃으며 핸드폰을 박스에 잘 담아두었다.

[새 동료들에게 줄 선물은 다 준비했어?]

이서가 막 답장하려고 할 때 지환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서와 지환과 가볍게 인사를 하고 계속 임하나와 얘기를 주고받았다.

“아직 뭐 살지 모르겠어. 어제 물어봤더니 디자인 팀은 대부분 여직원이래. 그래서 화장품을 살까 생각 중이야.”

지환은 임하나와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는 이서를 보면서 질투 아닌 질투를 느꼈다.

그는 소파 테이블 옆으로 가서 일부러 인기척을 냈다.

이서는 전혀 무관심했다.

“남자 직원한테는 게임기 선물하려고.”

[사실 가능하다면 직원들에게 ‘드래곤’ 한 대씩 돌리면, 완전 개간지지.]

“나도 그러고 싶은데, 너도 지난 번에 말했잖아. ‘드래곤’이 한정판 출시라, 외국에서도 사기 힘들다고……. 디자인 팀에 직원이 적어도 수십 명이 될 텐데 내가 무슨 수로 그렇게 많은 핸드폰을 구하니?”

임하나는 뺨을 받치고 고민했다.

[그래, 그럼 화장품이랑 게임기 선물해.]

“응응.”

이서와 임하나는 또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서야 전화를 끊었다.

이서는 오늘 YS 회장을 만난 걸 지환에게 이야기하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글쎄 지환의 눈동자가 침울한 것이 마치 화가 난 것 같았다. 게다가 눈빛에는 서러움 같은 것도 서려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이서가 다가와 지환의 팔에 찰싹 붙었다.

지환은 몸을 안쪽으로 물러 앉으며 이서와 거리를 두었다.

“오늘 나갔었어?”

“응.”

이서는 행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 오늘 YS 회장도 봤어요!”

지환은 발가락으로 티테이블을 찼지만 얼굴빛은 바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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