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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발표회가 시작되면서, 회의장 내에서 핸드폰 사용 및 촬영 금지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핸드폰을 전원 끄고 나서야 박예담이 돌아왔다. 아까보다는 안색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말 괜찮아?”

이서는 가방에서 진통제 한 알을 꺼냈다.

“진통제라도 좀 먹을래?”

박예담은 쓴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괜찮아요.”

이때 ‘드래곤’ 출시를 전담한 총책임자가 무대에 등장하면서 이서의 주의력이 그쪽으로 쏠렸다. 그제야 박예담은 비로소 숨돌릴 기회를 얻었다.

‘예솔 누나가 지환 형한테 얘기했는지 모르겠네.’

그는 불안해서 자기가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기조 연설까지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같은 시각, 백그라운드.

이천이 들어왔다.

“회장님이 곧 도착하신다. 비밀 유지 작업에 특별히 신경 쓰도록……. 알겠나?”

무대 뒤에서 모두 직원들이 일동 동작을 멈추고,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천의 오랜 부하들로, 그들의 업무능력에 대해 이천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몸을 돌려 두 걸음 걸어가다가 다시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아, 맞다, 오늘 행사 참석자 명단 보여줘.”

참석자 등록을 맡은 직원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덜덜 떨며 이천에게 명단을 건넸다.

이천은 힐끗 쳐다보더니 물었다.

“왜 글씨체가 똑같지?”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직원은 창백한 손가락을 배배 꼬며 말했다.

“방금 제가 실수로 명단에 물을 쏟아서…… 다시 한 부 베껴 썼습니다.”

이천은 힐끗 훑어보고는, 다음부터 조심하라는 주의만 주며 참석자 명단을 직원에게 돌려주고, 지환에게 갔다.

이천의 뒷모습을 보며, 직원들은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천이 뒷문을 나섰다. 뒷문 밖에 검은색 차 한 대가 조용히 세워져 있었다. 전혀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다가가 차 안을 향해 말했다.

“회장님,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15분 후에 나가시면 됩니다.”

차창이 내려가며 지환의 조각 같은 잘생긴 얼굴이 드러났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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