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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이서의 말에, 하경수는 아니나 다를까 마음에 드는 표정을 지었다.

박예솔은 상황을 보고 허벅지의 살을 꽉 꼬집으며, 대범한 척 연기하는 이서의 얼굴을 갈기갈기 찢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이 일은 일단락된 셈이다.

CCTV 영상이 계속 재생되자, 곧 이서와 박예솔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는 장면이 나왔다.

이천은 동영상을 늦추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숨죽이며 봤다.

화면에는 이서가 박예솔의 가방에 손을 넣는 장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미연은 어리둥절해졌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네가 CCTV에 손댔지?”

이서는 입꼬리를 보기 좋게 올렸다.

“아주머니,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네요. 이 영상은 제가 식사하던 그날 저녁에 받은 거예요. 조작 같은 거 아니에요. 믿지 못하겠으면 전문기관에 의뢰해 보세요.”

지환은 나른하게 이서의 등을 쓰다듬으며 어조에 약간의 장난기가 띠었다.

“일이 이미 충분히 명확해졌다고 보는데…… 암튼 이서가 한 건 아니에요.”

박예솔은 곧 무너질 것 같았다.

그녀의 원래 계획대로 라면, CCTV를 재생하는 동시에 이서에게 도둑, 악랄한 의부증 환자 등의 꼬리표를 붙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녕 지환이 이서를 용서한다고 해도 하경수가 나서서 절대 이 혼사를 결사반대하는 것, 이게 그녀의 전반적인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서가 CCTV 영상을 갖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신속하게 평정심을 찾았다.

“그래요, 보아하니 이 일은 정말 이서 씨가 한 짓이 아닌 것 같아요. 아마도 아저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누군가가 고의로 사건을 일으켜 우리 두 집안의 갈라놓으려고 한 것 같아요.”

말하면서 그녀는 이서를 바라보며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이서 씨, 미안해요.”

이서는 가볍게 웃으며, 눈 깜짝 안 하고 박예솔을 바라보고 있었다.

박예솔은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았다.

일이 갑작스레 180도 반전이 일어나자, 이미연은 멋쩍게 혼자서 중얼거렸다.

“네가 아니면 누구야?”

“엄마.”

박예솔은 다급하게 이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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